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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hUgC4Sfd1s

이번 유튜브 플리 PLAY ▶️

 


[PLAYLIST] 
1. I'm Ready - 청하
2. Bappy - The Deep
3. Dream ft. The Deep - DPR Artic
4. Truth or Dare - Pixy
5. 연극 - 우기
6. 화성의 밤 - Rosalyn Song
7. TOUCHIN&MOVIN - 문별
8. C'mon ft. Aminé - JINI
9. One Spark (House ver.) - TWICE
10. Fast Forward (왜그걸 먹어요 Remix) - 전소미
11. Back II Analog ft. Babylon & Lauren Evans - 업타운

문별

요번 플레이리스트에서는 유독 헤드폰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업타운 원년 멤버 정연준의 아직도 흥한 모습. 그리고 베이비론과 (구)스피카였던 보컬 루비

봄도 오고 하니 밝은 느낌의 운전할 때 듣기 좋은 노래 플리를 만들기로 하고, 업타운의 'Back II Analog'가 꽤 끌려서 Funky 한 쪽으로 가보자~ 하다가 뒤늦게 한 달 전 릴리즈 된 청하의 'I'm Ready'를 듣고 정말 꽂혀 버려서 아이돌 튠으로 급 선회,

청하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EDM 댄스곡을 들고 나왔다. 서브우퍼 빵빵한 스피커에서 듣고 싶음

엔믹스 탈퇴 후 솔로 활동하는 JINI
PIXY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 몇 개 투척하고...  PIXY의 'Truth or Dare'는 뒤늦게 듣고 걸그룹 노래 중에선 2023 노래 중엔 라임라잇의 'Madeline'과 함께 아직도 자주 듣는 곡. PIXY와 Purple Kiss가 이미지가 좀 비슷한데 둘 다 수록곡들 중에 은근 띵곡들이 꽤 발견된다. 그리고 (여자) 아이들 우기의 솔로 음악인 '연극'도 편안히 드라이브할 때 듣기 좋다.

마마무 해체 후 솔로 활동 중에서는 제일 취향이 맞는 Funky Groovy 문별도 있고. 암튼 플리 짜면서보니 세삼 느낀게 진짜 아이돌판에서 여성댄스 솔로 기근 현상은 아~~~주 오래되었는데 (그나마 청하와 선미가정도가 명맥 유지)... 액트들이 꽤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the Deep

원래 Funky 한 곡들과 즐겨 듣는 the Deep, 캐리건 메이, 코코나, 아이롬 등과 같이 인디/힙합/댄스곡들을 주로 하려 했는데... 쨋든 the Deep은 본인 곡과 DPR ARTIC에 피처링한 곡 하나씩 들어 있는데 특히 DPR ARTIC의 'Dream'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사이키델릭 한 트랜스 장르도 떠올리게 하는 클럽하우스 풍이라 좋다

로잘린송

수록한 곡들과 결이 같은 댄스음악은 아니지만 사이키델릭한 느낌이 좋은 인디, 로잘린 송의 '화성의 밤'도 들썩들썩하기 괜찮음

 

유튜브 왜그걸먹어요 채널

그리고 전소미의 'Fast Forward'는 훑고 간지 좀 되긴 해서 넣을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히 유튜브 왜그걸먹어요 라는 채널에서 리믹스를 발견했는데 듣기 괜찮아서 함께 추가했다. 클라이맥스 부분에 funky 한 리프가 들어가 있다. 블로그 쓰려고 채널 링크 추가하려고 들어가 봤더니 어제 벌써 청하의 'I'm Ready' (Tech Remix)가 소개되어 있어서 해당 곡 링크로 대신함. 하... 청하 노래들 참 좋아하긴 하는데 역시 또 듣고 들어도 취향저격이네...

업타운 MV

끝은 원래 플리의 시작 곡이었으나 청하에 밀려 빠졌다가 도저히 빼긴 싫어서 마지막 곡으로 넣은 업타운의 'Back II Analog'. 갠적으론 이런 Funky 그루비한 느낌이 젤 좋긴 하다. 리더 정연준의 흥은 여전히 정말 파워풀하다. 소울이라는 뿌리가 있으니 힙합이나 브레이크 댄스 요소의 추가가 전혀 어색하지 하지 않고,,, 아니 부드러운데 요 씬을 보니 자주 듣던 옛 J-Pop음악들이 있어서 소개하고 정리함

 

yon yon

DÉ DÉ MOUSE & YonYon의 'Step in Step in'이라는 음악인데 대문의 자몽색 팬츠의 댄서의 브레이크 댄스가 그루브를 더 돋구어 주는 곡이다. Yon Yon은 Kirinji의 'Killer tunes kills me' 듣다가 "어? 왠 한국말 랩이?" 나와서 알게 된 아티스트인데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DJ라고 한다.

이분 찾아보다가 한국 래퍼, 용용 (Yong Yong)을 알게 됨. 암튼 작년인가 제 작년 인가부터 멜론 국내 음악에서도 이름이 종종 보이는데 한국 활동도 같이 하는 것 같다. Yon Yon 노래를 들으면 한국어와 일본어가 섞여 있어 이를 즐기는 것도 리스닝 포인트 중 하나다.

MALIYA - Breakfast In Bed feat.Ryohu (Prod. by STUTS)(Dance Session)

동작에 따른 이런 이펙트도 느낌 참 좋음

 

Ra.D - YOU (Night ver.) vocal 홍지은 / prod by 라디

팝핀준호의 그루브

이런 그루브 타는 소울풍 Funk 음악에 브레이크 댄스를 보면 항상 생각나는 두 영상이라 아마 블로그에서 언젠가 소개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암튼 아래 거는 팝핀준호의 댄스가 더 소울과 그루브의 쫄깃함을 더해주는 Ra.D의 'You (Night ver.)' 

Dall-E 3

내가 심각한 몸치라 춤을 진~짜 못 추다 보니 춤추는 거 보는 건 항상 즐겁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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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들  좌측부터 시계방향  구름, 김혜림, 옥상달빛, 김사월, 초승

오직 게임 하나로 가득 찼던 2024년의 1분기를 보내며 다시 열심히 무슨 노래들 나왔나 파 보다가 귀에 딱 꽂혔던 국내 앨범들 (싱글 제외) 추천

전체적으로 포크 분위기로 편안하게 듣기 좋은 힐링 감성의 음악들로 꾸며져 있다. 굳이 나누자면 낯 = 옥상달빛, 저녁+밤=김사월 김혜림, 밤+새벽=초승의 느낌이다.

좋은 노래들은 많은데 언제 또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넣을까 싶어 블로그에 먼저 소개해 봄. 


 

 

초승의 어항

[사랑형] - 초승 2024.03.21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포크, 라운지 느낌의 편안한 감성에 살살 녹는 초승의 보컬도 매력적. 멍 때리고 싶은 연휴의 어정쩡한 오후나 새벽에 쭉 틀어놓기 좋은 5개 곡을 담은 EP

 

 

OTT로 인지도를 높인 배우 김소진이 출연한 옥상달빛의 다이빙 MV

[40] - 옥상달빛 2024.03.15

참 오랜만에 듣는 이름 같다, 옥상달빛. 조곤조곤 힐링한 음악 대비 콘서트 가서 나름의 재밋는 입담에 놀랐었던 팀. 옛날 어느 날 너무나도 힘든 일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서 음악을 켰는데 첫 노래가 "수고했어, 오늘도".... 그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들고 다니는 노래가 너무 많아 항상 셔플을 켜두는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이 음악이 나왔었다) 이제 그들도 40대가 되어 발표한 이 앨범은 옥상달빛 특유의 힐링은 여전하며 너무 처지지 않고 밝은 느낌으로 들을 수 있는 곡들도 있다.  역시 삶의 용기를 주는 옥상달빛 특유의 응원과 감동 때문에 눈물을 떨어뜨리게 하는 감성도 그대로 담겨 있다. 인트로 외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주옥 같다. (그렇다. 인디긴 한데 메이저 인디, 옥상달빛)

 

김사월의 디폴트

[Default] - 김사월 2024.03.19

언제부턴가 4월하면 생각나는 가수, 김사월 하면 클리셰일까. 벌써 데뷔 10년 차라는 게 놀라웠다. 역시 음악에서 느껴지는 그 깊은 '짬바'가 괜한 것이 아닌 것이었구나 싶었다. 혹시 김사월이란 아티스트가 처음이라 궁금하다면 그 감성이 총망라된 느낌의 이 앨범을 추천하고 싶다. 그동안 발표되었던 곡들 포함 총 12곡으로 이루어졌고 포크 위주의 사운드다.  특히 타이틀 곡인 "디폴트"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메시지일까 궁금했다.

개발자나 UI 디자인 하는 사람들은 일하면서 '디폴트'라는 단어를 워낙 많이 쓰기 때문에 '기본 값'이란 의미가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종종 경제 관련 지인들과 대화하다 직업병처럼 일반 대화에서도 '디폴트'란 단어를 섞어 쓰면 상대방(경제)이 흠칫! 하곤 한다고 한다. 그분들한테는 또 직업병처럼 '기본 값' 아니라 '국가부도'라는 치명적인 의미로 뇌 속에 먼저 인풋이 되어버릴 때도 있다나...ㅎㅎ 쨋든 곡을 들어보니 전자의 의미인 것 같다. 세상엔 사랑이 모자르다!가 기본 값이다. 그래, 그래도 그게 디폴트 값이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도 난 사랑을 갈망하고 갈망한다라고 속삭이거나 흘리지만 외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고요하게 치명적인 김사월.

 

 

구름의 잘지내나요

[나폴리탄 악몽 산책] - 구름

매력적인 사운드의 베이시스트 이루리와 함께 했던 바이바이배드맨, 감성적 보컬의 원타임 랩신(?!) 달총과 함께 했던 CHEEZE를 떠나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구름. 치즈 시절 'Madeleine Love'와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솔로곡 + 쏠 SOLE의 루프탑 커버로도 유명한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은 지금도 즐겨 듣는데 구름의 감성을 잘 표현해 주는 걸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저 살짝 밝기도 하거나 쳐지는 분위기 속 약간의 텐션을 유지하는 선타기라고 느껴졌었을 수 있는 그 느낌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중간중간 과감히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들쑥날쑥한 급격한 전개 같은 것들이 좋은 예일 것 같은데 오히려 나름대로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발칙'한 앨범이었다

추가로 '잘지내나요'처럼 종종 변주 속에서 '꺾고' '끌어올리고' '내 치고' '흘리는' 보컬로 분위기를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장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체적인 감성도 그렇지만 이게 또 묘하게 중독적이다. 이 앨범은 나폴리탄 악몽 산책이라는 앨범 이름에 걸맞게 산책과 같은 일반적인 편안함과 힐링을 추구하지만 구석구석 들쑥날쑥하는 정서적 불안과 분열, 변덕스러움, 그리고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낭만과 환상이 잔뜩 가미된 느낌이다. 물감으로 예쁘게 잘 칠하다가 갑자기 확 뿌려버리기도 하는 식이랄까? 참 매력적이다.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팀 버튼 감독 영화 영상들이 떠오른다. 속된 말로 '기스 (흠집)'난 힐링이랄까... 

블로그쥔장 봄맞이 유튜브 플리의 첫 곡, 구름의 지금부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그나마 안정적인 멘탈을 유지하는 '지금부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이지만 지난 봄맞이 유튜브 플리에 추가 했었으니 다른 곡으로 대문을 장식해 봄. 

 

 

김혜림 메들리 

[참 간절했던, 참 행복했던] - 김혜림 2024.03.27

발라드는 주로 혼자 듣고 블로그나 유튜브 플리에는 추가를 안 하는데 나름 인상적인 발라드 앨범이 3월에 나왔다. 국내 대중가요 신에서 꾸준히 나오는 '지르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파워발라드 범주인데 '24년의 3월은 이 앨범이 잘 채워주는 것 같다. 보통 발라드는 싱글이나 짧은 EP로 나오는 수준인데 김혜림은 발라드만 (무려) 8곡으로 채워진 '앨범'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찾아보니 김혜림은 케이팝스타 준우승 > 아이돌 서바이벌인 걸스 플래닛을 거쳐 싱어송라이터로서 이 앨범에 다 달았다.

개인적으로 발라드는 (나쁜 의미 아님) 청승맞은 감성일 때 청승떨기 위해 주로 듣는데 이건 앨범이라 그냥 쭈욱 틀어놓고 듣기 좋다. 혹시라도 이 여덟 곡으로 콘서트를 한다면 진짜 끝까지 다 부를 수 있을까 싶은데, 그런 명장면은 옛날 윤하의 콘서트에서 한 번 본 기억이 있다. 시작부터 아무 말 없이 거의 한 시간가량을 윤하 특유의 파워 보컬로 수놓은 다음 그제야 "반가워요 여러분 윤하입니다~" 했던 (그리고 그것이 콘서트의 시작이었음. 한 두세시간???). 암튼 그것의 미니미니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의 앨범 메들리의 유튜브 영상을 추가했다.

나는 음악들을 때 사운드를 주로 즐기다보니 보컬도 그냥 전체 사운드의 요소 중 하나 자체로 인식해버려서 가사의 의미나 메시지 같은 건 잘 듣진 못하거나 인식 못한다. 예를 들어 영화볼 때 시나리오 보다는 영상을 즐기는 식?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의 개인픽은 'ㅁ'과 'ㄹ'의 라임이 인상적인 마지막 곡, '돛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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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떠돌며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글들을 보고 싶을 때 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터넷 책장같은 개인 아카이브 입니다. 원글의 링크는 최대한 찾아 놓지만 커뮤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전해지고 전해지는 경우도 있으니 혹시 보시고 원글 링크를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6년의 글이다. 나에게 소매물도란 곳을 가야할 이유를 만들어 주었던 '어떠한 끌림'이 있었던 글. 내가 갔을 때도 (지금도 아마도) 관광객들로 가득한 섬이었지만 이 글은 무언가 날 것의 느낌의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소매물도를 연상시켜 주며 토막 같은 역사(?)도 살짝 알 수 있게 해준 

특히 회사에서 강제퇴직을 당하고 정처없이 향한 무인도 같은 섬에 갔다가 파랑주의보가 발생하며 그 곳에 갇혀 버려 일주일을 보낸 한 도시인의 갑작스런 섬생활이 감성적으로 표현된 여행기로 짧지만 몰입감을 경험했다

글 속에 등장하는 다솔찻집, 언어장애인 아주머니의 해산물 모듬, 폐교... 그리고 갑자기 쏟아지던 비.... 글을 읽으며 상상했던 이미지를 직접 가서 직접 경험할 때마다 이 글의 기억이 떠오르며 소매물도 여행에서 신비한 느낌을 가지게 해준 고마운 글.  


[원글 링크] https://motorpower.co.kr/world/view.php?id=60&tbl_name=drive_board&page=28&key=&searchword=%20class=f_link_bu%20f_l&pos=4&type=

 

모터파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HOME > VAD월드 > 드라이브 추천명소       크리스마스에 그 섬에 가야 하는 이유... 작성자 공태호(g1003tho) 조회수 683 EMAIL IP 125.134.77.184 등록일자 2006-10-21 11:42:13 작년 혼자 찾았던 소매물도. 일주

motorpower.co.kr

 

작년 혼자 찾았던 소매물도.

일주일간 폭풍우때문에 섬에 갇히면서 춥고 외롭던 나를 유일하게 위안해주었던 소박하고 따뜻한 찻집.

다솔찻집.

지금도 나의 뇌리에 여전히 남아 마음의 안식을 줍니다.

특별한 날에 다시 찾으려 꼭꼭 숨겨놓은 곳... 정말 소중한 사람과 비밀스럽게 꺼내 펼쳐봅니다.

 

그곳에 가면 화려하진 않지만 창가에 앉으면 바다를 다 가질 수 있습니다.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하루종일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셨습니다.

창가에 꽂힌 수많은 사람들의 방명록. 그리고 벽엔 낡은 시계.

이곳에 오면 현실을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 크리스마스날 이 섬을 다시찾아야 할 기억을 더듬어볼까요?

 

경상남도 먼 바다끝 섬...이름만 들어도 가슴설레이는 소매물도...
그 해 여름 나는 왜 그 멀고도 먼 섬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고 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어야만 했을까.

감원이라는 명목으로 회사에서 강퇴되어 깊은 방황끝에 배낭하나 달랑매고 세상과 동떨어진 그 곳...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정보만을 가지고 소매물도를 찿았다.
전날 자정무렵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밤차를 타고 통영시내에 도착한것이 새벽 5시.
배가 떠나는 시간 아침 7시까지 피씨방에서 기다렸다가 오른 배 안에는 섬주민들 외에는 여행자는 나 혼자인것 같았다.
배가 출발하자 서너명 되는 아저씨들은 승객이 없어 휑하게 비어있는 좌석에 자리를 잡고 드러누웠다.

끝도 없을것 같은 수묵화를 닮은 바다풍경을 가로지르며 배는 천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폭풍우가 올 낌새인지 잿빛 바다와 하늘은 안개로 뒤덮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분간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1시간도 넘게 파도를 헤치며 나가던 배는 비진도를 비롯한 몇몇 섬에 들러 섬주민을 내려준 후 버스정류장의 종점격인 소매물도에서 나를 내려주었다.
조그마한 섬마을 선착장에 내려 너무나 단촐하게 소박한 집들과 사람의 흔적이 별로 묻어나오지 않는 섬 구석구석 풍경에 흠뻑 빠지고 말았고 이 고립안에서 나도 모를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걱정하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내일 오후 3시경에 떠날 배를 타고 다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룻밤 묵을 숙소로 정한곳은 외지인이 들어와 폐교를 숙소로 개조한곳이었고 그 외지인이란 마흔을 넘은 근육질의 아저씨였다.
젊을땐 중학교 교사를 하다가 어찌 어찌하여 아프리카 등지에서 용병생활을 하다 이곳에 터를 잡고 숙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의 속사정은 알 수 없었다.
일단 짐을 내려놓고 섬을 둘러보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혼자 기르는 콜리종의 개의 데리고 안내를 해주겠다며 자청했다.
소매물도는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민들이 살고 있는 본섬과 하얀등대만이 놓여있는 등대섬이 바로 그것이었다.
소매물도는 잠시동안 머물다 가기에는 벅찰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소매물도에는 자전거조차 다닐 길이 없으니 경운기라던지 승용차라던지 바퀴달린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 도시에서의 지치게 만드는 소음이 있을리가 없었고 오직 파도와 바람소리만이 귓가를 스칠 뿐이었다.
아저씨가 만든 카레라이스로 함께 식사를 한 후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이방인에게 베푸는 아저씨의 친절함에 고마울 따름이었다.

 

문제는 다음날...
배가 파랑주의보로 인하여 뜨지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침배도 들어오지 않았고 오후배도 뜨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주의보에 대해 무신경했던 나는 어제 오후배를 이용해 육지에 또 다른 집이 있는 섬주민들 몇몇 마저 이미 빠져나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민박손님도 없으니 다들 육지로 나갔던 것이다.
하늘은 대낮임에도 더욱 어둑어둑 해져갔고 파도의 높이또한 거칠고 높아져만 갔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통영여객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파랑주의보가 해제되기전에는 배가 며칠동안 뜰 수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나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에 걱정거리가 하나 둘씩 떠올랐다.
숙박비도 숙박비지만 식사비하며 거기다 갈아입을 옷가지등등...또 걱정하실 부모님 생각도 그렇고.

 

비옷을 입고 선착장을 내려가 서있으니 동네 할아버지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갈 수 있으니 어서 올라가라고 멀리서 외치며 손짓을 했다.
어쨌든 섬에 머무르는동안 무엇인가 할 거리를 찾아야만 했다.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그칠줄 모르고 폐교 운동장을 적시고 낡은 창문을 때렸다.
나는 혼자였다. 그런데... 외롭다기보다 혼자안에서 느껴지는 이 자유로움은 무엇인가.
식사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숟가락 하나만 엊으면 된다면 아저씨의 말에 부담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대신 설겆이는 내 차지였다.
동네에는 벙어리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곧잘 이 폐교를 찾아오고는 했다. 수화를 배우지 못한 아줌마, 아저씨가 끙끙거리시며
손짓, 발짓을 하실때는 판토마임을 보고있는 듯한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순박한 눈빛 그리고 정겨운 미소는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친숙한 느낌을 절로 가지게 하였고 하루 이틀 지나서는 나까지도 아저씨가 말하시려는 의도를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 특히나 콜리종의 개흉내를 내실땐 절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벙어리아줌마는 해녀였고 전복, 해삼, 멍게등을 팔아 섬여행객들에게 팔고 벙어리아저씨는 배로 섬관광을 시켜주며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벙어리 아줌마에게서 만원주고 산 푸짐한 자연산 전복과 소라를 먹었다. 정말 꼬들꼬들한것이 얼마나 맛있던지.

 

일주일을 머무는 동안 비가 오는 와중에도 나는 매일 섬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풀숲을 거닐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주어졌으며 아무것도 나를 방해하지는 못하였다.
섬의 꼭대기로 올라오는 중턱에는 섬의 유일한 찻집 '다솔찻집'에서 바다를 보라보며 차를 마셨다.
황토흙벽으로 발라진 찻집의 소박함과 따스함, 수많은 사람들이 남기고간 낡은 방명록의 사랑과 우정의 흔적들.
그러나 다솔찻집이 주는 가장 큰 바다를 한없이 바라볼 수 있다는 데에 있었다.
이 다솔찻집의 주인부부는 젊은 여인네 혼자 여행을 왔다가 이혼하고 혼자 사시는 주인아저씨와 마음이 통하여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고 하는데 참으로 소설같은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섬은 밤 12시만 되면 섬 전체의 불이 꺼진다.
발전기로 전기를 돌리기 때문이고 발전기를 돌리는 아저씨가 보통 12시면 발전기를 끄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주말의 영화라도 할라치면 영화가 끝날때까지도 발전기는 돌아간다.
그리고 낮에는 아침 12시까지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끊기고 저녁 6시가 되어야만 다시 전기가 돌아간다.
핸드폰도 터지지않고 그러니 더욱 고립의 공간일 수 밖에 없었다.
밤엔 폐교를 개조해 만든 숙소의 교실창문이 태풍에 덜컹거리고 창문으로는 일정하게 등대의 불빛이 깜깜한 방안을 비출때면 긴장감섞인 공포감을 주었다.
새벽 5시경 합판으로 만들어진 2층침대 위에서 눈을 뜨면 창밖으로 뿌연 안개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뭔가 형언할 수 없는 몽환으로 다가왔다.

 

비도 이제는 그치고 주의보도 해제되어 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아름다운 섬도 휴가기간을 맞아 이제 시끌시끌 해질것이다.
내가 갈 시간이 다가왔다는 얘기다.
남겨두었던 올라가는 차비를 식사비와 숙박비로 계산하려고 하니 아저씨께서는 올라가서 잘 살라고 하시며 한사코 돈 받기를 거절하셨다.
아저씨께서도 혼자 있는동안 재미있으셨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하셨다.
낯선 이방인에게 베풀어주시는 아량에 고맙기 그지없었다.
남에게 간섭받기를 극히 싫어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외로움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간혹 느끼기도 했었는데 좋은 사람 만나서 잘사세요.
도착한 날부터 떠나올때까지 내내 섬은 안개와 비에 휩싸여 있었다.
지금도 내 머리속에는 소매물도는 비, 안개, 태풍, 운동장... 이 단어로 가득차 있다.

잊을 수 있을까. 이렇게 마음을 두고 가는데...
다음에라도 다시 찾게된다면 이렇게 애틋한 마음일 수 있을까.
배가 선창장에서 멀어질때 벙어리아저씨가 손을 흔들고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해 여름 폭풍우속에 내 방황의 쉼터가 되어주고... 내가 현실속으로 사라지듯이
안개속으로 서서히 가려지는 섬...소매물도.

 

 

 


[그리고 나의 개인 기록 조금... (블로그쥔장)]

갑자기 쏟아지던 비가 개이고 있던, 2017년에 다시 찾았던 소매물도의 선착장

 

글에서 등장하는 언어장애인 해녀 아주머니의 해산물 모듬 

 

 

소매물도에 '쿠크다스섬'이라는 애칭을 만들어 주었던 1986년 크라운제과의 광고

 

출처 국립공원공단 공홈

바닷물이 빠져야만 저 중간의 길로 건너가볼 수 있는 '등대섬'을 바라보는 섬의 전경

 

그리고 어느 날, 내 기억 속 환상의 섬 이미지를 박살내주었던 뒤늦게 발견했던 한 기사...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40419000019

 

[What] '환상의 섬' 소매물도에 무슨 일이…

남해 바다를 수놓은 보석 같은 섬들 중에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 경남 통영의 소매물도다.지금은 철새도 쉬어가게 만든다는 절경으로 한 해 60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을 끌어 모으는...

www.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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