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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바라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란 [맥락]과 [역사]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현 일렉트로니카 문화를 바라보기 위해 그 관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시차는 한 5년 정도가 있으니 지금와서 조금 안맞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등록이 되어있는 글이므로 불펌 바랍니다...

이번은 지난 인트로에 이어 일렉트로니카를 하나의 음악적 사건과 현상으로 바라볼 때 그 컨텍스트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보았던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술과 음악의 상호적 관계를 인트로 식으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ELECTRONICA의 역사2:

Context ::: Art History & Music



"음악은 그 시대나 세대가 지닌 심리적인 현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음악은 감정표현, 미적 즐거움, 오락, 커뮤니케이션, 상징적 표현, 신체적 반응, 사회적 규범, 사회와 문화의 연속성에 기여 등의 기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도시" 또한 회화의 경우 예술의 한 부분으로서 시대별의 주제를 통해 음악과 마찬가지로 (과학과 달리) 주관적인 평가와 과정을 통해 표출 된다. 하지만 음악과 회화는 그 주관적 특성으로 인해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는데, 이는 음악과 회화가 그 시대마다의 사람들의 생활과 조건을 반영해 왔으며 어떻게 사회와 삶에 영향을 미쳐왔는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악과 회화는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보여준다는 성격에 있어서 상호적 관계를 가지게 된다. 중세기 기독교적 신앙이 사람들의 세계관을 지배하던 시절 회화와 음악의 주 테마가 대부분 신앙과 전설이었다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고대 시대의 벽화에서 볼 수 있던 글들의 주제는 신성한 자연과 신에 관한 것이었다. 고대의 음악은 존재하지 않아 그 특성을 알기에는 불분명 하지만 이미 기원전 1만 8000년 경에 그려진 동굴 벽화에는 이미 음악가들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다 - 웍스. 또한 악보를 옮겨 놓은 듯한 그림들에서는 그리스와 같이 음악을 우주와 인간의 연결점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이 발견된다. 그리스와 로마 왕국의 파멸 이후 기독교적 세계관의 지배를 받던 중세기에도 표면만 기독교적인 것이 되었을 뿐, 코랄 Choral과 그레고리오 성가 Gregorian Chant의 음악과 회화의 주제는 신성함과 인간의 정신적 믿음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 의식 등을 전달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고대 시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르네상스 Renaissance시대에 접어들며 회화가 발전하고 원근법 perspective 등이 처음 도입되었다. 이는 회화의 주제가 아직도 종교적이고 신상한 성향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인간의 손을 통해 실상이 왜곡 된다는 인식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또한 회화에서 보다 인간 중심의 표현 기법과 세계관이 시작되었다는 효시가 되었다. 세큘러 음악 Secular, 세레나데 Serenade 등 음악의 표현 기법 또한 그 전문성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데스페레즈 Desperez 같은 전문 음악인들도 등장했다. 바로크 시대 Baroque의 특징은 회화에서 주를 이룬 주제들이 르네상스의 정적인 측면에서 벗어나서 훨씬 역동적이 된, 신이 아닌 인간의 모습들이었다는 것이다. 음악의 경우 또한 16세기에 그 시대의 대중 음악이라 볼 수 있는 오페라 Opera가 탄생했으며 17세기 중후반의 바하 Bach의 등장으로 음악은 더 이상 신앙 사회의 중심이 아닌 보편적 인간 중심의 문화적 사회적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즈음해서 Classical 음악이 탄생했고 이는 비발디 Vivaldi, 하이든 Hydn, 모차르트 Mozart, 베토벤 Beethoven 등의 손을 걸쳐 그 전성기를 맞는다.


19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와 산업혁명 그리고 민주주의가 발달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교회와 군주세력이 그 장악력을 잃어버리는 급변의 시대가 도래한다 - 스트릭랜드. 인간의 세계관 또한 보다 기계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변해 갔으며 이는 인류 문명에서의 신의 죽음을 의미한다. 이 즈음에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같이 하나의 양식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현상 또한 멈추었고 사회의 급변화에 맞물려 예술 분야도 과도기를 맞게 된다. 이 과도기에는 사조 -ism가 탄생한다. 그리고 "음악은 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거나 귀족들을 위한 점잖은 오락이어야 한다는 사고는 점차 자기 표현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 윅스.


제국주의의 팽창, 산업 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도시화와 이에 따라 심화된 빈부 격차, 그리고 프랑스 혁명 등은 인간의 권리에 관한 정치적 문제들을 야기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이성과 합리주의에 대한 반발로 낭만주의 Romanticism가 시작되었다. 생산과 소비를 통한 진보와 축적을 향해 자연을 갈취하며 끝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산업 사회에 대한 반발로 신성한 자연 그리고 초자연적인 힘 등에 대한 느낌과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낭만주의자들은 중세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바로 "인간과 자연은 어떤 초자연적인 힘을 통해 서로 감응할 수 있으며 인간 내부에 숨겨진 신성함을 끌어낼 수 있다고 믿으며 직관에 의지하며 그들의 신조를 지키려 한 것이다-스트릭랜드."


낭만주의와 같은 사조 이후, 서로에 대해 반동적인 수많은 사조가 끊임없이 탄생했다. 18세기 중반의 만국 박람회를 기점으로 아르 누보 Art Nouveau와 같은 상업적 예술이 태어나기도 했으며 사실주의 Realism, 자연주의 Naturalism회화들은 주로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 즈음해서 음악의 분야 또한 서민을 위주로 한 플라멩고 Flamenco, 럼바Rhumba, 칼립소 Calypso 등이 유행했다.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모두 사실, 현실, 과학이란 요소로 축약할 수 있는데 이것은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론적 세계관과 과학과 수학을 진리로 보는 근대 사회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상주의 Impressionism와 같은 예술 운동은 낭만주의를 계승하여 인간 내면의 모습과 고뇌를 표현했다. 인상주의는 신과 자연의 신성함이 무의미해진 근대 사회에서 기댈 곳을 잃고 내면으로 파고 드려는 인간의 의지와 고독함에 대한 페티쉬적 성향을 보여준다.



20세기에 이르러 음악과 회화는 모두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된다. 또한 디자인 Design이란 개념의 탄생과 발달 그리고 재즈 Jazz의 등장 등에서는 르네상스나 바로크와 같이 통합적인 예술 과학 대신 예술과 과학 그리고 대중 문화가 서로 분리 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쇤베르크 Schoenberg의 음렬주의 Serialism는 전통적 작곡 양식에서 과감히 탈피했으며 현 시점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상주의 작곡가인 드뷔시 Debussy를 비롯하여 사티 Satie, 말러 Mahler 등은 음악의 해방과 새로운 표현을 위해 노력했다. 이른바 전통에서 탈피한 음악의 해체주의 Deconstruction가 시작 된 것이다 - 질버만. 20세기 초반의 많은 작곡가들이 과학의 발달로 등장한 새로운 악기와 그에 따르는 음악적 가능성을 시사하였고, 1940년대에 이르러 이른바 전자음악 Electronic Music이란 장르에 대한 구체적인 예술적 탐구가 시작된다. 이것은 곧 기계와 인간의 합성화 Synthesis, 기계를 통한 음악의 본질로의 접근, 기계를 통한 인간의 내면적 성숙과 인간성의 재발견으로 이어진다.


20세기 초에는 보다 많은 사조 -ism들의 탄생을 볼 수 있다. 또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통해 상업화된 예술과 보다 더 과학적인 측면의 예술적 표현 방식을 볼 수 있었으며 회화의 주제들 또한 음악과 같이 해체되기 시작되었다. 이것은 고대 및 중세의 회화들과 대조하면 잘 드러난다. 시대별로 살펴보면 회화의 주제는 공통적으로 그 시대의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생활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한 예로, 고대 시대의 주제는 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과 자연의 신성함에 대한 숭배와 책임감이었다. 하지만 입체주의 Cubism, 구조주의 Structuralism등 현대 미술의 주제는 신과 자연의 세계가 아닌 인공적인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더니즘 Modernism에서 비롯된 그리드 Grid 및 모듈러 Modular의 개념과 맞물리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을 다시 해체 함으로서 그 본질을 파고 드는 것이다.


또한 재즈 Jazz, 팝 Pop, 락큰롤 Rock n Roll 등의 음악은 대중 문화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대중음악과 문화 또한 예술사조와 상호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달했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와 같이 과학, 예술, 문화의 발달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보이지 않았고, 그 3가지 요소가 세분화되고 서로 간의 색깔이 뚜렷해 졌으며, 그들을 연결해주는 다리 bridge의 모습이 희미해졌을 뿐이다. 그 좋은 예는 60년대 사이키델릭 락 Psychedelic Rock의 부흥을 들 수 있다. 표면적으로 사이키델릭 락의 발달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류 문명이 우주에 대한 이미지를 확인 하며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근원은 미래주의 Futurism와 초현실주의 Super Naturalism다. 회화의 사이키델릭적 표현은 옵아트 Op art, 팝아트 Pop Art에서 나타난다. 미지에 대한 신비와 자연에 속한 인간의 책임과 의무감을 통한 구원이라는 고대의 사상이 현대 문명의 과학과 맞물려 그 실제를 확인하려 하는 노력이 예술과 대중 문화의 결과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의 발달이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질버만이 그의 저서에서 지적했듯이 "중요한 것은 기술적 힘이 사회질서를 선도하고 구조화시키는 영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것은 기술에 의해 역사가 결정된다는 개념을 우리가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음악적 경험의 거래 수단, 즉 집단의 도구 장비가 어떤 의미에서는 집단 성원들에게 사회적 질서를 인도하고 결정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생산과 소비 중심의 대량 생산에 의해 무의미하게 터져 나오는 대중 문화 산물이 곧 사회는 과학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역사 속에서 보아 온 그리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창의적인 예술과 문화의 생산자들과 수용자들에 의해 과학이란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성을 다시 되찾기 위한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그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 제기하는 문제들을 예술이 다루게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것으로부터 기술이 가져오는 영향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 질버만". 따라서 이러한 요소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내체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문화의 보다 많은 연구와 확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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