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카오] 100년의 레트로 감성: 호텔 센트럴 Hotel Central 후기

groovie 2025. 1. 12. 18:59

건물의 화룡정점 같은 레트로 느낌의 매력적인 빌보드
저 빌보드를 보고 왜인지 단번에 <2046> 호텔 간판이 떠올랐었다.

마카오 여행의 결심은 홍콩의 <중경삼림>이 품은 반환 전 식민지의 정서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닌 마카오 영화 <이사벨라>(2006)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홍콩 1997년 반환, 마카오 1999년 반환)

영화, <이사벨라> 포스터

그래서 마카오의 레트로 감성과 옛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숙소 선택은 중요한 고민이었다


| 산바호텔 대신 택한 100년 호텔

처음엔 <이사벨라>, <2046>, <도둑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100년 여인숙 ‘산바호텔 SanVa Hotel’을 노려봤다. 하지만 시설이 너무 낡고 날 것 같은 후기 문에 과감히 패스. 그 대신 같은 100년급이면서 2024년 전면 리뉴얼을 마친 호텔 센트럴 Hotel Central을 선택했다. 1928년생 건물에 1930~50년대 마카오의 정취를 현대적으로 덧입힌 곳이라 이번 레트로 콘셉트 여행에 딱 맞았다.

신마로(新馬路)에 서서 세나두 광장을 내려다 보는 신중앙 호텔의 전경 ❘ 출처: macaomagazine.net
2024년 현재 모습: 두기봉 감독의 홍콩영화, <Vengeance>와 <암화 The Longest Nite>에서는 호텔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호텔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 마카오 100년 역사를 품은 공간이다. 1950년대까지만해도 도시의 랜드마크였지만 1980년대엔 낡은 모텔로 전락했고 2000년대엔 에어컨도 안 돌아가고 Wi-Fi조차 없을 만큼 흉물 여인숙 수준으로 쇠락했다.

전성기의 마지막 50년대의 모습과, 이후 몇 십여년 허름한 모텔 수준으로 버티던 시절의 모습 ❘ 출처: Pinterest(Niart ML), Wikipedia

현 소유주가 7년 협상 끝에 매입한 뒤 문화유산 가치를 인정받아 마카오 문화청 감독 아래 디자인과 안전성 기준으로 전면 복원했고 2024년 4월 부티크 호텔로 재탄생했다 (현재 기준 1년도 안된 것이니 새끈한 것은 덤).


 

| 이언 플레밍의 호텔 센트럴: 쾌락의 상징

이언 플레밍의 마카오 방문시 모습 ❘ 출처: daidoanket.vn/

"... higher up the building, the largest in Macau, the more beautiful and expensive are the girls, the higher the stakes at the gambling tables, and the better the music." - Ian Fleming, "The Thrilling Cities"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건물. 위를 향할수록 더 우아하고 값비싼 만남, 더 높은 배팅, 더 화려한 음악이 기다린다"

1959년 이곳을 찾은 007 작가 이언 플레밍은 단 한 문장으로 호텔 센트럴을 ‘당시 마카오 쾌락의 상징’이라 요약했다. 하나의 숙소를 넘어 도박 도시 마카오의 향락과 화려함이 응축된 공간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호텔센트럴 역사 소개 공간에서 소개되는 007 관련 내용

정확히는 이 호텔 5층과 7층에 있던 Tai-Heng 도박장에 더 의미를 둔 표현인데 바로 그의 소설, <007: 황금총을 든 사나이> (1965)에 등장하는 카지노의 모델이 됐다고 할 만큼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이다 (물론 현재 호텔에 카지노는 없다).

"<2046>을 떠올리는 저 빌보드에, 문화유산에, 007 제임본드라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숙박은 물론 저녁 코스와 조식까지 예약하며 마카오 여행의 시작과 마지막을 여기서 장식하기로 했다.

판탄(Fan Tan) 도박 테이블을 상징하는 1층 로비의 안내 데스크 (1~3층과 옥상은 퍼블릭 공간; 리셉션은 4층)

자세한 이야기는 시간이 될 때 다루기로 하고 요약 포스팅만 먼저 해본다. 

옛 호텔 명함 ❘ 출처: macaulifestyle.com

🔍 토막 역사 - 도박사(事)도 빼놓을 수 없다. 호텔 센트럴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던 Tai Heng 컴퍼니는 24년간(1937–1961) 마카오의 도박 독점권을 쥐었다. 마카오 최초로 바카라를 도입해 서양식 테이블 게임 문화를 퍼뜨린 장본인이다. 동시에 중국 전통 게임인 판탄(Fan Tan) 역시 대부분의 도박장에서 돌았는데, 호텔 1층 안내 데스크 디자인이 바로 그 판탄 테이블을 오마주한 것이다. 1962년 ‘밤의 황태자’ 스탠리 호가 등장하면서 Tai Heng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호텔 역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1. 상징적 역사를 지닌 100년 건물

저녁모습

1928년에 지어진 호텔 센트럴(옛 President 호텔)은 당대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포르투갈 제국 전체에서 최고층 호텔이었다. 마카오 최초로 엘리베이터를 갖춘 이 건물은 도시 부흥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1940–50년대 전성기에는 카지노 · 카바레 · 고급 레스토랑 · 댄스홀까지 갖춘 종합 오락장으로 홍콩과 중국 본토의 부호들이 몰려들어 호사스러운 밤을 즐기던 곳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미궁의 사원> 촬영 스폿에서 찍어본 신마로. 좌측 민트색 건물이 호텔

호텔이 서 있는 ‘알메이다 리베이로 대로(신마로 新馬路)’는 길이 650 m의 구도심 주간선으로, 내항(현 소피텔 폰테 16)과 외항을 잇는 상업·교통 축이다. 버스 정류장이 빼곡해 지금도 이동이 편리하며 ‘신마로’라는 중국식 이름에는 당시 사람들의 기대가 담긴 ‘새로운 거리’라는 뜻이 숨어 있다.

지어진 당시 건물의 모습들 (호텔센트럴(신중앙), 삼일빌딩, 남산힐튼호텔)

막상 직접 호텔 센트럴을 바라보니 삼일빌딩(1970)과 남산 힐튼호텔(1983)이 자연스레 겹쳐졌다. 두 건물 모두 완공 당시 ‘서울에도 이런 현대식 고층 빌딩·국제급 호텔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며 도심 스카이라인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센트럴과 삼일빌딩은 리뉴얼로 새 생명을 얻었지만 남산 힐튼은 철거를 앞두고 있어 보존·재생의 향방에 따라 도시 기억이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하게 한다. 

 

| 복원 배경

연말 주말 저녁, 세나두 광장에서 바라본 호텔 센트럴, 역시 저 신중앙 빌보드는 메력적이다

호텔의 복원 배경에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어린 시절 호기심에 호텔 안을 기웃거리다 쫓겨난 한 가난했던 소년이 “언젠가 꼭 이 건물을 사겠다”고 다짐했고, 훗날 자산가가 된 뒤 7년 협상 끝에 호텔을 매입해 복원까지 주도했다는 것이다. 진위는 둘째치고 실제로 이 건물은 긴 매입 협상과 정부·문화청의 승인 절차를 거쳐 2024년 다시 문을 열었다. 덕분에 100년 전 역사와 최신 편의가 공존하는 ‘타임머신 같은 레트로 공간’으로 부활했다.

대로 쪽 호텔 파사드 (메인 엔트란스는 골목 쪽에 있다)

 

| 1층의 역사 · 문화 회랑(回廊)

옛 모습 미니어처 - 호텔 주변 거리
옛 모습 미니어처 - 호텔 발코니 공간
옛 모습 미니어처

1층에는 역사·문화 회랑(回廊, Historical Cultural Corridor)이 자리한다. 이곳에는 1928년 당시의 건물 미니어처와 복원 과정을 담은 전시물이 놓여 있어 호텔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옛 마카오의 화려했던 시절을 알려주는 미니 역사박물관 같은 인상을 준다.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복원 과정에 참여한 이들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서브 출입구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

약 10m 남짓한 회랑에는 옛 지도와 건축도면, 프레젠테이션 패널 같은 자료들이 양쪽 벽면을 따라 이어진다. 좌측에는 마카오 거리와 도시 맥락을, 우측에는 이 건물의 역사—과거부터 오늘까지의 변화—가 차례로 담겨 있다. 단순히 직진해 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한쪽을 보고 나서 다시 돌아오며 반대쪽을 훑게 되는 구조라 더 깊이 머무르게 되는 동선이다. 

1층: 2층은 아직 막혀있었다
1층에서 대로 쪽 서브 출입구를 바라본 모습

🔍 1~3층과 옥상은 일반에 개방되어 있으며, 2·3층은 향후 상업 시설로 채워질 예정이나 방문 당시엔 아직 운영되지 않았다.


 

2. 각 시대상을 테마로 한 레트로 감성 객실

참 오랜만에 보는 레트로 느낌의 핍홀 Peep Hole. 혼자 007 첩보놀이 망상 중

단순히 스타일만 복원한 것이 아니라 층마다 각기 다른 시대의 정서와 미감을 디자인에 녹여냈다. 투숙객들에게는 각 층마다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1930년대를 표현한 8층 복도

  • 5~6층은 1920년대 : 호텔 초기 시절의 향수를 재현하는 아늑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 7~8층은 1930년대 : 클래식한 세련미와 당대 상류층의 우아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 9~10층은 1940년대 : 도시 특유의 품격과 고전적 우아함을 반영 (포르투갈이 세계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아 마카오도 중립 도시로 남았고 전시의 혼란을 피해 잠시 머무는 도피지로 각광받으며 초호황기를 누렸다)

1920년대를 표현한 5층 복도 모습

5층 일반실에서 며칠 지내다 마지막 날은 살짝 업그레이드된 기분을 누리고 싶어 8층 발코니룸에서 묵었다. 일반실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막상 8층에 올라오니… 음, 확실히 여기가 한 수 위다 :)

묵었던 518, 815호의 카드 홀더

배정 받은 객실 카드 홀더. 518호, 815호라... 우연이지만 숫자 조합을 보고, 엇? 했다 :) 암튼 마카오는 광둥어 사용 비중이 높고 영어 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택시타고 호텔 돌아올 때 이 카드홀더 보여주면 기사분들이 바로 끄덕끄덕! 거의 만능 백업용으로 편리했다.

 

| 8층 발코니 객실

동그라미는 발코니룸, 화살표는 내가 묵었던 5층과 8층 방 ❘ 원본 이미지 : tripadvisor.com

발코니/테라스가 있는 객실은 호텔 센트럴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 중 하나로, 단 4개만 존재한다. 예약 시에는 개인 버틀러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나는 중앙에 배치된 프리미어룸(Premier Room with Balcony)에 묵었고, 방 위치에 따라 전망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도 이 객실들의 매력 중 하나다.

중앙 발코니에서 그랜드 리즈보아와 세나두 광장 방향을 바라봄 (각도 때문에 리스보아가 거의 안나옴)

8층에는 총 4개의 발코니룸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고, 이 중 중앙에 위치한 두 개신마로(알메이다 리베이로 대로) 쪽을 바라본다. 그래도 8층이라 안전철사 사이로 고개 내밀고 밑을 보면 살짝 아찔하다 (고소공포증 좀 있음).

각도가 살짝 애매해 그랜드 리즈보아가 잘 안보이는데, 조금만 몸을 틀면 확인이 가능하긴 하다

반면 코너룸 두 개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다.

폰테16 방향 (좌측)과 세나두/그랜드 리스보아 방향(우측) ❘ 출처: Agoda.com

  • 하나는 중국 주하이 방향으로 트여 있으며 내항구였던 소피텔 폰테16을 조망할 수 있다.
  • 다른 하나는 신마로 동선을 따라 그랜드 리스보아와 세나두 광장을 조망할 수 있다.

뷰 상관 없이 발코니에서 야외 느낌을 즐기고 싶다면 중앙 객실도 물론 훌륭하지만, 뷰가 더 중요하다면 정면/측면이 모두 뚫려있어 더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코너룸의 발코니가 확실히 ‘한 수 위’ 느낌이다. 중앙실보다 가격이 조금 높고 연말 시즌에 가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비성수기보다 비싸다.

묵었던 중앙발코니 모습 ❘ '24년 신축 건물인데 누가 벌써 소파에 와인을 거나하게 쏟은 자국이 있다. 안타까웠다.
목욕 후 선셋을 바라보며 즐기는 🤭여유로움
중앙 발코니 앞 풍경을 찍고 있는 나의 오랜 친구 고프로, 마카오 구도심의 서쪽을 바라본다

나는 중앙 815호에 묵었는데 하루의 일정을 접고 호텔에 머물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만 쑥 내밀면 소피텔과 그랜드 리즈보아 코너 뷰도 의외로 제법 확보된다 :) 물론 옆 객실에 사람이 있었다면 어렵겠지만 다행히 이 날 8층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였다. 전체를 대여한 듯한 고요한 시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프로가 찍고 있었던 풍경 (좌측에 살짝 마카오타워도 보인다)

신마로

바로 밑 신마로 거리뷰다. 

인디아나 존스와 Auburn-Cord-Duesenberg 자동차 ❘ 출처: x.com/Barnett_College

<인디아나 존스 미궁의 사원> 오프닝에서 꼬마 쇼티가 연회장에서 탈출한 인디와 윌리를 하얀색 오번 코드 듀젠버그에 태우고 엑셀을 힘차게 밟으며 골목에서 튀어나와 대로 방향으로 코너를 도는 그 곳의 촬영지다.

소피텔 폰테16 방향을 바라본 전경 (코너쪽 방으로 팔 쭉 뻗어서 뷰 확보하고 찍어봄 :))

연박 투숙임을 배려해 체크인을 오후 1시 30분까지 미리 준비해준 덕분에 도심 좀 거닐다 점심 먹고 오니 바로 발코니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첨엔 버틀러?라고 해서 막 이런거 머릿 속에 가득해서 부담시러웠는데 여성분이기도 했고 캐쥬얼 했다 ㅋㅋ

개인 버틀러 서비스는 영국 사극 드라마 마냥 특별할 것 까진 없지만 영어도 잘 하시고 프론트부터 방까지 오면서 호텔 소개와 마카오 여행 관련 스몰토크하기 좋았다. 세심한 서비스와 고층에서 즐기는 탁 트인 공간만으로도 이 호텔의 진가는 충분히 느껴졌다.

8층 발코니룸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 둘러본 객실 내부 모습이다. 발코니룸이라 커튼을 걷으면 채광을 잘 받는다. 

암막 커튼을 치면 안락한 공간 분위기가 완성된다 (물론 버튼 하나로 딸깍하는 자동이다). 

침대쪽에서 바라본 뷰다. 딱히 볼일을 없었지만 TV도 더 크다 :)

발코니는 좌측 문으로 나갈 수 있다.

8층 발코니룸 밤의 아늑한 모습

내부는 전체적으로 옛 마카오의 느낌을 엿볼 수 있는 고전적 느낌이 있다. 색상과 감성 때문에 그런지 영화 <2046>의 산바호텔의 낡디 낡은 양조위의 방의 느낌을 가지되 더 업그레이드된 듯한 느낌이랄까? 

스페셜 객실이라 그런지 과일들이 세팅되어 있는데 포도가 특히 맛있었다. 좌측 식기는 4층 식당에서 쓰는 것과 동일하다. 

발코니룸 욕조

일반실에는 없던 롤탑 클로우풋(Clawfoot) 스타일의 빅토리아풍 욕조가 딱 눈에 들어왔다. 클래식한 곡선과 빈티지한 다리가 호텔의 레트로 콘셉트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마지막 날 소금 목욕제를 풀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기 좋았다. 어메니티는 에비바 Evviva가 구비되어 있다.  

소품들도 일반실과 동일하면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것들이 배치되어 있다

발코니룸의 소품은 기본적으로 일반실과 같지만, 한층 더 고급스러운 업그레이드 버전이 배치돼 있다. 5층과 8층 모두 고전적 감성을 유지하면서 각 시대를 반영한 디테일이 다채롭지만 확실히 발코니룸의 섬세한 인테리어에서는 한 수 위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 5층 일반 객실

그 시절 카지노가 위치했었다는 5층의 일반실의 모습 (518호)

5층 일반 객실인 슈페리어룸(Superior Room)은 창 너머 구도심 뷰가 살짝 아쉽지만 이 곳 내부도 레트로 감성 가득하다. 고전풍 조명과 나무 소재가 아늑한 분위기를 살려준다.

바깥뷰다. 이런 뷰도 좋아하는데 양 쪽 코너뷰가 비교불가라 ㅎㅎ

일반객실도 자동 커튼 시스템이다

다만 암막 커튼을 쳐도 가장자리에 미세한 틈이 남아 빛이 새어드니 빛에 민감하다면 참고. 그리고 일반실이라 하더라도 뷰는 세나두 광장이나 반대 쪽으로 잡을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게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

아늑한 인테리어. 

화장실 및 샤워실

커튼 및 조명 버튼과 블루투스 스피커

장식품이 아니라 진짜 이걸로 또르르 또르르 또르르르르 전화를 건다

엘리베이터 층 표시 방식부터 작은 돋보기까지 골동품스러운 장식품과 데코가 굉장히 많은데 룸, 리셉션, 복도 등등 공간부터 하나하나의 작은 데코레이션까지 디자이너들이 가졌을 깊은 고민들이 느껴진다 + 이런 것들은 또 어디서 구했는지 참... 이 것들 하나하나 보는 것도 재미다.

커피 그라인더도 있고

다 무료긴 한데 배부를까봐 먹어보진 못했다. 페낭 커피는 궁금해서 두 봉 챙겨옴 ㅎ

무료로 제공되는 것들. 소식이라 배부를 까봐 먹어보진 못했고 페낭 화이트 커피는 궁금해서 두 봉 챙겨 와서 집에서 마셔봤는데 맥모골 보다는 진함에서는 더 라이트 하지만 달달함은 그 이상이었다.  

5층의 미니바. 8층도 거의 동일하다. 음료는 같고, 차 같은게 하나 더 있었던 듯?? 기억 안남.

그. 리. 고. (발코니, 일반 모두) 객실에 있는 미니바의 모두 음료도 무료로 제공된다. 생수는 냉장고 말고 외부에도 몇 통이 더 비치되어 있다. 

오프닝 프로모션으로 일반실·발코니룸 할 것 없이 레드 와인 한 병이 무료로 제공된다. 미니바 음료는 룸 클린 시마다 리필되니 시원한 물을 밖에서 굳이 안사고 미리 배낭에 챙기고 나갈 수 있다. 단, 와인의 경우  마시진 않아서 리필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이 모든 혜택을 고려하면 3성급이라느게 너무 저평가라 생각이 든다. 외관과 전망, 분위기만으로도 분명 3.5~4성급의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청소해주신 분의 땡큐 메모, 걍 뭐든 서로서로 부담없이 좋은게 좋다

마카오도 팁이 필수는 아니지만 화장실 바닥에 물을 많이 쏟은 바람에 나 혼자 처리하긴 힘들어서 소량의 팁을 두고 나갔는데 "땡큐" 메모와 함께 청소 진짜 깔끔하게 잘해주셨다. 


 

3. 마카오 반도를 360도로 경험할 수 있는 전망대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

호텔 센트럴의 백미는 역시 유네스코 유적들로 가득한 마카오 반도를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옥상 전망 공간이다. 전망대의 더 자세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 참조

 

[마카오] 호텔 센트럴 루프탑 전망대 - 마카오 반도의 도심 속 무료 야경 스팟

지난번 호텔 센트럴 후기(링크)에 이어 이번에는 루프탑 전망대의 야경을 소개 [마카오] 100년의 레트로 감성: 호텔 센트럴 Hotel Central 후기마카오 여행의 결심은 홍콩의 과 같이 식민지에서 중국

electronica.tistory.com

 

호텔 센트럴에서 조망 가능한 마카오 반도의 주요 포인트들(이미지); 빨간 포인트들은 개인적으로 가려고 꽂아놓은 곳들

  • 세나두 광장, 성 바오로 유적, 리스보아 호텔, 소피텔 등 마카오의 주요 랜드마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
  • 밤낮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방문할 수 있어 문화유산 중요성을 내세운 호텔의 특별한 배려와 노력을 느끼게 함

신중앙 간판의 라이팅에 의해 붉게 물든 전망 공간, 360도로 한바뀌 삥~ 돌면 된다

이 루프탑에서 몇일 간 낮과 밤, 몇 번이고 시간을 보냈다. 혼자 사색에 잠기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며, 그 사이사이에 마주친 사람들의 짧은 순간들이 공간의 분위기에 사르르 녹아드는 듯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그런지 매번 한적하게 머물 수 있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다.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알 수 없는 현지어로 열띤 대화를 나누던 현지인들, 풋풋한 풋사랑 감성을 교감하던 틴에이지 커플, 대형 렌즈로 전망 하나하나를 세심히 담던 솔로 사진가, 長衫(총삼)을 입은 직원에게 루프탑 투어를 받던 노부부, 종료 시간이 임박하자 밤공기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던 황비홍 복장의 호텔직원까지… 이 작은 공간에서 보는 마카오 반도의 풍경은 마치 각종 채소가 어우러진 샐러드처럼 다채롭다. 그 위에 얹힌 사람들의 풍경은 샐러드에 바삭한 식감을 더하는 크루통처럼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총삼 스타일 ❘ 출처: https://www.facebook.com/cheongsamconnect

🔍 - 총삼은 처음 접하는거라 찾아보니 193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로 상하이 치파오처럼 몸에 딱 달라붙는 것이 아닌 허리만 살짝 강조하고 전체적으론 더 느슨하고 전통적인 느낌이라고 한다

저녁 9시30분 경 세나두 광장 뷰

이 루프탑 전망공간은 특별 행사가 없을 때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마카오의 문화유산을 이어간다는 호텔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로, 탁 트인 전망이란 것이 몇몇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무료로 활짝 열려 있다는 사실이 특히 감동적이다—그것도 백 년 역사를 품은 이 역사적인 스폿에서 말이다! 숙박객이 아니어도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1층에서 엘베타고 꼭대기로 올라가면 됨). 세나두 광장에서는 도보 1~3분 거리, 알메이다 리베이로 대로(신마로) 인근이라 버스 이용도 편리하다(택시 잡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음).


4. 그 외: 로비와 팔래스 식당에서 혼밥

4층 리셉션 층에 위치한 팔래스 레스토랑

팰러스 레스토랑(Palace Restaurant)은 1970년대 이 호텔에서 운영되던 레스토랑을 복원하고, 음식을 통해 그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파인다이닝이다. 마카오 전통 맛과 서양 요리 기법을 결합한 ‘매캐니즈(Macanese) 퓨전’ 메뉴가 특징이며 여행 마지막 날 저녁에는 Tasting 코스, 다음 날은 조식 세트를 미리 신청해 다채로운 식사를 경험했다. 출발 전에 이메일로 예약 요청을 보냈는데 하루 만에 빠르게 확정 답장을 받아서 깜짝 놀랐다. 한국도 이렇게 빠르진 않진 않나??

| 마지막 날 저녁 Tasting 코스

프라이빗룸

여행의 최종 하이라이트로 계획한 팔래스 호텔 혼밥 솔로 다이닝은 아늑한 프라이빗 룸으로 배정 되었다. 들어오자마자 기분이 좋다. 

보이차 세트

직원분이 추천해준 26년산 보이차 세트, 식기류도 전체적으로 예쁘고 맛있었다.

부채

부채는 기념품이었다. 코스 시킬때만 주는건진 모르겠지만 다음 날 조식에서는 주진 않았다. 코스 시키면 주는 굿즈가 아닐까 싶다.

이번 여행 유일한 기념품, 부채

자리 앉고 나면 이 뷰를 파티션으로 가려준다. 밖은 살짝 보이되 프라이버시는 보장되게.

어차피 난 솔로 여행객이라 공간의 전체 분위기 보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프라이빗함도 막상 나쁘지 않고 편안하니 좋았다. 

솔로다이닝을 위한 세팅

이번 마카오 여행은 가는 곳마다 식전 빵이 너무 맛있었다. 기교 없이 전통적인 맛이랄까?

전채요리인 식전빵과 캐비어부터 시작해서

수프 등등

뚜껑이 인상적이었던 메인요리인 비둘기 구이 및 전복,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아스락하게 사라지는 디저트 

메뉴에는 없지만 미리 신청하면 와인 페어링도 당연히 가능하다.

솔직히 말 해 맛이 뛰어난 곳은 아니다 (가격 대비 나쁘진 않은 정도였다). 하지만 세심한 요리 설명 및 스몰 토킹으로 분위기를 이끌어준 서비스 덕분에 좋은 경험을 가졌다. 끝나면 음식 맛부터 서비스까지의 간단한 서베이를 하는데 어떠한 직업이라도 본업에 진심이라면 당연히 존중하거나 응원하게 되는데 그런 열정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 

조식 먹을 때 바라본 홀 모습

조식은 홀에서 먹을 수 있어서 전체적인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중국식 조식을 먹었는데 맛은 비추다, 과일만은 괜찮았디. 직원분들은 언제나 다름없이 매우 친절하다.  

중국식 조식의 모습.
오픈라이스 리뷰가 아직 없다

홍콩앱이긴 하지만 웬만한 마카오 음식점도 등록되어 있는 오픈라이스, 팔래스 식당에 대한 리뷰가 아직 없으니 첫 리뷰어가 돼 보는 것도? 나는 첫 깃발 꽂는 거 부담스러워서 나중에 리뷰 쌓이면 조용히 올릴 예정이나 저녁코스와 조식이 궁금하면 아래 간단 리뷰 포스팅 참고.

 

[마카오] 그냥 먹고, 걷고, 다시 먹다: 4박 혼밥 후기

여러 의미로 개인의 빗장을 푼 먹방 여행이었다 (ft. 영화 촬영지 답사)너무 맛있게 먹고 온 나머지 현재 귀국한 나는 급속히 입맛을 상실하여 현타가 온 상태다이 짧은 시간에 오로지 먹기 위해

electronica.tistory.com

 

참 좋았던 건 연말 시즌이라 그런지 로비와 식당에서 낭만적인 스윙재즈 음악이 주구장창 흘러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여러 번 흘러나오던 알 보울리 Al Bowlly의 "Midnight, the Stars and You"는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잭 니콜슨 주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OST, 알 보울리의 음악

무서운 영화인 <샤이닝> OST 삽인곡인데 그것과 상관없이 낭만적인 인생 음악 중 하나다. 공공장소에서 알 보울리의 음악을 듣는 건 여기가 처음이어서도 그런지 굉장히x2000000 특별했다.

4층 리셉션 데스크 모습. 다들 여기 편안한 소파에 쉬어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룸과 마찬가지로 박물관 마냥 이런 저런 골동품 같은 레트로 감성 아이템들이 많이 보인다
돋보기
저택 속 서재 같은 모습이다

여행, 특히 혼자만의 여행은 현실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혼자만의 망상도 엔딩 에피소드 전 은하철도 999 마냥 끝없이 펼쳐지는 매력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더할 때 호텔 센트럴은 마카오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타임캡슐 같은 감성을 더해주었다.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편리함, 그리고 역사적 유산을 한데 담은 이곳에서의 경험은 마카오 여행의 마지막을 잘 장식해 준 것 같다. 다음에 마카오를 찾는다면 주저 없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 같다. 

P.S. 마카오에서는 ChatGPT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로밍 데이터를 활용하니 문제없었다 (Wi-Fi 연결하면 안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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