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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영화보면 듣고 싶은 음악 The Mountain by PJ Har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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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쳐블스와 드레스드 투 킬로 친숙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예전에 비해 영화 보는 빈도 수도 줄고 내 머리 속에 거의 잊혀졌던 이름 중에 하나였다.
기분도 꾸리꾸리한 날 공짜 티켓을 어따 사용할까 하다가 브라이언 드 팔마의 이름을 발견하곤 "블랙달리아 두장이요"

사실 드 팔마 감독의 영화가 어딘가 나사가 빠져 있는 듯한건 사실이다. 특히나 내러티브 상의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계성 같은 부분도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자주 가는 코엑스 극장 매표소엔 '쪽집게' 언니가 한 분 계신다. 잘 모르겠는 영화면 대충 '재밋어요?' 물어보면 몇 마디 던지시는데 거의 쪽집게다.. ^^ㅋ
헌데 그날 그 분 안계시더라는...

어쨋든 옛날 기억과 느낌도 되살릴겸 달리아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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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부터 말하자면

역시 예상에 벗어나지 않게 스토리 꽝, 개연성 없음, 후다다닥 결말...꾸당 쾅쾅쾅...
그리고 연기.... 흠...
가장 욕먹을 대상이 스칼렛 요한슨이 아닌지.. 뭐..
한국 드라마에서 얼굴 이쁘장한 신인이 처음나와 하는 연기보다는 괜찮다만...
조쉬 하트넷.. 감정 표현 안되는 연기는 못봐주겠지만.. 오히려 그게 코믹적인 요소를 더하는 듯..
그래도 한 때 사랑했던 여자를 죽이고 돌아오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눈빛하나 감정 표현 하나 없고 시종 일관 같은 감정으로 승부하는 그는 냉혈인인가?
어찌하였건... 그 썩소와 썩은 표정은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듯 하다. 플러스... 그의 분위기에서 나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브래드 핏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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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에크하트는 오버연기긴 하지만 그나마 볼만했고, 힐러리 스웽크는 기본 가다가 있으니 연기는 볼만하나... 미아 커쉬너와 닮았다는 설정은 정말 억지 중에 억지였고 캐릭터에 잘 어울리지도 않아보인다.

이런 이유인즉슨 내 머릿 속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배의 '밀리언달라 베이비'의 이미지가 너무나 박혀 있어서리... 팜므파탈로서의 힐러리 스웽크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말 이스트우드 할배가 한 여배우 이미지 제대로 아작냈다는 ^^ㅋ
오히려 벅키와 만났을 때 '서로 복싱선수끼리 만났네'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며..아, 이건 블랙달리아지..ㅜ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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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미아 커쉬너... 그 옛날 영화에 빠져 살았을 때 어톰 에고이양 감독을 통해 처음 만났던 미아 커쉬너.. 그 빠질 수 밖에 없는 매력 덩어리...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빠져들게 만드는 캐릭터를 뽑으라면 미아 커쉬너일 것이다. 테스트샷 영상 속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더 신비롭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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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단골 조연 배우... 힐러리 스웽크의 어머니 역할.. 이분도 전율이 싹 돋을 만큼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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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여러 단점들을 뒤로 하고 나는 왜 이 영화를 보며 순간순간 눈을 떼지 못했을까? 스토리 전개는 전형적인 B급 스릴러에 명단은 화려하다만 연기력은 다들 제각각이고... 하지만 단 하나 이 영화가 엄청난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아닐까? (이미 그에게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관심은 없어 보인다.)



이 드 팔마라는 관음증의 대 마왕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영화의 카메라가 되어 영화 속의 공간에 실제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의 그런 능력은 예전을 초월해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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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으로 관객의 감각을 빨아들이는 복싱 오프닝 씬,
취조실에서 캐릭터들의 주위를 한바퀴 도는 동시에 낮아지는 시선 등은 물론이고
두 형사가 자동차를 타고 흑인 여성과 함께 살해당하는 악당의 씬은 동선과 운동 미학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한 여인이 시체를 발견하고 도움을 외치며 뛰어가는 장면부터 시작해 그녀를 외면한 자동차가 천천히 코너의 골목길을 돌아 악당의 길 건너편까지 정차하는 모습을 카메라는 버즈 아이 뷰의 동선을 타고 천천히 따라간다. 거기다가 이 카메라  동선의 운동은 인간의 실제  지각하는 시간, 자동차를 따라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움직이는 신체의 움직임의 시간등과 기가막히게 일치하며 관객을 영화 속의 공간으로 단번에 옮겨 놓는다. 거기다가 두 가지의 다른 사건을 (여성이 발견한 시체와 자동차에 타고 있던 형사들) 마지막에 다시 합쳐 놓는 이 장면은 정말 기가막히다라고 밖에는 표현 할 수 밖에 없다. 

거기다가 힐러리 스웽크의 집 안 장면들은 마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공간에 옮겨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온몸을 서스라치게 만드는 괴기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또한 드 팔마 감독 특유의 미장센 연출도 빠질 수 없다. 기가막히게 떨어지는 라이팅에 의한 그림자 실루엣 등은 여전히 드 팔마 감독의 감각은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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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블랙 달리아에서 영상 미학을 보았다.
이 영상 미학이 너무나 잘 떨어지는 나머지 조잡한 연기들과 스토리 전개 등을 지각할 여유 조차 없었다.
아마도 내러티브와 연기의 비중을 더 두는 이들에게는 심한 반감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드 팔마 감독의 연출력을 통한 동선과 운동의 영상 미학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강추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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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조잡한 스토리 전개에 의해 임팩트 없고 장면 장면마다 파편적이지만 눈을 뗄 수 없고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이 영상에 있다.
마치 내가 그 곳에서 그들과 함께 있는듯한,
하지만 그들은 나의 존재를 전혀 모르는,
그런 관음증적 미학을 여지 없이 보여주는 영화다.



숨막히는 반전과 깜짝 놀래키는 선정적인 장면도 부재한 이 영화는 극장을 나선 순간에도 몸안에 칠을 계속 느끼게 한다...

하지만... 정말 정말... 스토리 중요하고 연기력 따지면 보지 않는 것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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