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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절한 처지에 어울릴까나?
A Dear John Letter
by Nada Ubankova & Ladislav Vodic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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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요약 하자면,

아마도 레드포드는 영화미학에 대한 많은 걸 포기하면서까지
관객에게 무언가를 호소하고 싶었겠지만
아무리 그런 간단한 교육영화 순준의 깊이라도,
그 진의들은 뉴스 속 자막과 같이 밑에 읽혀지지 않은 채로 흘러갈 뿐
대신 메인 뉴스거리가 된 연예인 가십에 집중하는 현대인처럼
레드포드, 스트립, 탐 크루즈의 늙어버린 모습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태반일 듯 싶다.


실망
정치 영화를 좋아하고 요즘 워낙 기근 현상을 보이는 지라 아주 반가이 맞이한 레드포드의 라이언즈 포 램즈..

뚜껑을 열어보면 그 화려한 캐스팅과 포장에 비해 많이 실망스러운 영화다...
한마디로 받은 느낌은 어느정도 알맹이와 깊은 논의를 다 짤라버린 대중용 교육 영화랄까?

더군다나 교수라는 캐릭터를 직접 떠맡고 관객에게 '강의'하고 '설득'시키려는 레드포드를 바라보는 내 입장은 거침없는 선댄스키드도 아니오 일저리 동분서주하는 대통령의 사람들의 기자도 아닌 저 구름 위 신의 의자에 앉아 있는 레드포드의 모습이라 심이 불편했다.

같은 '테러' 테마의 영화인 [킹덤]의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는데 전쟁터, 의회, 학교 이렇게 3부분으로 나뉘어 6 명의 메인 캐릭터를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은 완전히 실패한 듯 보인다. (물론 연출에 있어서도)

또한 이러한 느슨한 전개와 연결성에 의해 맥이 풀리는 내러티브와 이러타 할 평가도 내릴 수 없는 그저 안정스럽기만 한 영상 또한 마지막의 애매한 클라이맥스 (1.항복하려 한걸까? 2.탈레반 따위에게 잡힐 바에 죽자라고 총쏘는 척을 한걸까?)를 더욱 애매하고 맥 풀리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한 번 쯤 보고 생각할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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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영화가 감동이라던지 어떠한 깊이를 가진 것 처럼 '치장'한 반동스러운 상업 주류 영화라고는 평가하기도 애매하다. 오히려 자본주의에 몸과 정신을 팔며 너무나 가벼운 삶을 살아가는 무지해진 우리 현대인에게 한번쯤 봐볼만한 영화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물론 중고등학교 수준의 교육 영화다. 하지만 중학교 수준의 교육 영화라 하더라도 과연 현대 성인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이런 문제 말고도 신경쓰고 스트레스 받을 일 많은 성인들에게...

레드포드가 모두에게 보여주고픈 교육 영화로서 사람들이 너무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미학적인 요소, 예를 들어 메타포의 사용 등을 과감히 절제했고, 또 너무나 재미 면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자극적인 면도 차단해버린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주관적으로 받은 영화의 핵심은 바로 '가상 Virtual'이었다.
이 한 단어가 모든 내러티브와 영상의 핵심이 된다.
로스트 라이언즈의 뒤에는 보드리야르의 그림자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듯 했다.

현실을 살아가며 현실에 대한 액션을 취하는, 현실과 부딪히며 사는 이들의 모든 배경, 근거, 논리, 경험 등은 가상적인 경험에 베이스를 두고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허튼 짓거린가 싶지만...
우리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

탁상공론에 대한 비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가상 경험에 따른 현실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물론 거시적으로는 똑같은 맥락이긴 하지만)


1.탐 크루즈 (정치 의회)와 메릴 스트립 (미디어)의 대립
 -역시 똑같다. 정치나 미디어나 우매한 대중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전설 따위를 만들며 현실의 가상을 꾸며 현실화 시킨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 서있는 우두머리들은 지독하게도 가상적 경험에 따라 모든 것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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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해 대중을 선동해 테러 관련 공화당 정책을 관철시키려는 탐 크루즈는 육군 사관학교 출신 고급 엘리트라는 아우라만을 뒤집어 썼을 뿐 그의 머리에서 나오는 모든 정책에 대한 베이스는 너무나 초라하게도 사무실 안 전화기라는 커뮤니케이션 매체 뿐이다.

메릴 스트립 또한 탐 크루즈와 대치하며 베트남 전의 히피나 민주당 배경적 성격을 약간 불러 일으키고 전형적인 '정의'의 심볼이 되지만 그녀 또한 정확한 현실이 아닌 가상에 따른 가상을 만들어내는 저널리스트에 불과하다. 이 부분은 마지막 장면에서 참전 용사 무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 듯한 여기자... 하지만 그녀의 감정 또한 자신의 직업이 제공하는 물리적 공간에 갖혀 끌어낸 가상적 경험에 따른 판단에 의한 슬픔과 정의의 감정일 뿐이다.
이렇게 되면 탐 크루즈나 메릴 스트립이나 가상적 경험주의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모두 동일하다. (메릴 스트립 또한 그녀가 만들어 내는 현실은 펜촉과 메모장에서 시작한다)
 
2.레드포드와 학생
 -신이시자 교수님이시자 스토리텔러이시자 설교자이신 레드포드를 보느라 불편하지만 어찌하였건 정치 과학학도 학생 또한 자신의 머리와 마음에서 나오는 '학교 안의 학생'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더군다나 마지막 장면에서 이 학생이 보는 뉴스의 메인은 연예인 가십거리였고 밑에 자막으로 테러 관련 자막이 짧게 흘러나온다. 분명 자극적인 미디어의 수용에 의해 길들여지고 가벼워지는 우리 현대 대중을 질책하는 씬이긴 해도 너무 너무 직설적이기에 너무 너무 뻔하고 가벼워 보일 뿐이다.


3.전쟁터
 -두 명의 마이노리티 출신 학생 지원군들보다도 아미 베이스가 더 인상적이다.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며 한 때 '유행'했던 미디어 자극의 극치였던 그 녹색영상!
가상적 토대를 통해 두 명의 목숨을 좌지우지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그 작은 아미 베이스야 말로 영화에서 보여주는 가상 경험에 의해 돌아가는 의회, 미디어, 학교 등의 사회 공간의 가장 작은 집합체다
.
언제 꺼져버릴지도 모를 것 같이 치직 데는 영상 안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조무래기인냥 꼼지락 거리는 작은 점들이 바로 현실 속의 숨쉬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우리는 알아도 깨닫지 못한다. 그 영상 자체가 이제는 현실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논의 또한 상당히 진부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상황은 더욱 지독하게 악화 되가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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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치가들과 미디어가 순간순간 던져주는 떡밥을 물고 이리저리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우리 대중이라는 물고기 무리가 사는 곳이 연못이던, 강이던, 바다던 무슨 상관인가?
떡밥만 보고 쫒아다니면 공간이 넓건 좁건 벽(땅)의 경계에 맞딱뜨릴 염려는 없다
왜? 그들이 인도해주니까... 그들이 그런건 용납할 수 없으니까..
머리를 박으면 대중이 정신 차리게 될테니까
대중이 재정신을 차리면 모두 상황이 무섭게 격변해 버릴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으니까...
자본주의에 의해 정신과 몸이 황폐해져 이젠 노예라고도 부를 수 없는 사회...
적어도 노예에겐 근성이라도, 혹은 희망이라도 존재할 지 모르지만,
자본주의의 노예를 초월해 몸을 파는 존재가 되어버린 현대인에게는 오히려 떡밥의 존재에 감사해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딘가에서 한없이 우리를 비웃으며 피를 빨아먹고 사는 '그들'의 논리에 따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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