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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Dark Knight]는 기존 배트맨 (쓰레기였던 3,4편 제외)이 고수해왔던 영웅으로서의 배트맨 이미지에서 가장 큰 컨셉츄얼한 변화를 이끌었다.

배트맨의 인간 내면과 선과악의 그 얇은 경계의 테마를 벗어나 일종의 공동체 사회 안에서의 개개인들을 그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어쩔 수 없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선택이었을까?

수퍼맨과 같은 초기 영웅 영화 시리즈는 아무래도 그 무지막지한 힘과 이데올로기적 사회 정의 구현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 이념적인 요소들이 지저분할 정도로 여기저기 박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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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 버튼은 배트맨 시리즈를 맡으며 획기적인 영웅 영화의 초석을 마련했으니 바로 인간으로서의 영웅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심리적 내면의 세계의 탐구였다.

더군다나 배트맨2 (개인적으로 아직도 배트맨 시리즈의 최고작품이라고 생각된다)에 다달아서는 아예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며 이데올로기적 영웅 신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큰 혼란과 패러다임적 변화을 이끌었다.

아마도 이런 대규모 히로 영화에서 영웅의 심리적 측면을 다룬 것은 배트맨 시리즈가 최초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수퍼맨, 스파이더맨 등의 야심찬 속편들이 2000년을 기점으로 출현하며 '인간으로서의 영웅의 내면과 고뇌 그리고 번뇌'라는 테마를 장착하며 고도의 소비사회 속에서 지독한 개인주의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 맥락만 따지고 보자면 죠지 클루니의 [마이클 클레이튼]도 일종의 영웅 영화의 케테고리에 집어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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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이러한 기존 영웅들의 고도의 '심리화'라는 내러티브의 흐름이 시작되며 이제 그것은 배트맨 고유의 것이 아니었다. 다른 영웅들이 배트맨을 닮아가며 기존의 배트맨 컨셉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곧 배트맨을 낙후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것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전작의 제목을 [Batman Begins]으로 발표하고 이번 [dark Knight]를 통해 새로운 배트맨 내러티브의 Prelude를 장엄하게 울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무엇이 바뀌었을까?
어쩔 수 없이 비교는 모체인 팀 버튼 버젼의 배트맨일 수 밖에 없다.


리얼리티, 빛 그리고 미장센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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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과 고모라를 뜻하는 고담 시티는 연극 무대를 떠올리는 전형적인 미장센이라는 장치를 통해 보여졌다. 더군다나 팀 버튼이라는 괴기한 테이스트를 가진 감독의 손에서 누벨바그 감독들처럼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뛰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이나 메트로폴리스 같은 독일의 인상주의 영화를 연상시키며 연극이 그러하듯 배트맨과 그의 적이지만 선인지 악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그 캐릭터들 자체에 엄청난 초점이 맞추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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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다크 나이트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고담시티는 더 이상 연극 세트가 아니며 실제 뉴욕의 도시이며 태양의 빛이 그 도시를 감싸고 있다. 기존의 배트맨 내러티브가 어둠에서 일어나는 암흑의 악의 활동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부분에 낯의 장면을 집어넣었다는 점은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결국 이러한 설정자체가 이미 배트맨 내러티브 안에서 어둠의 자식이자 주인공인 배트맨을 어느정도 격리 시키고 때놓으려는 장치라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나약한 인간, 우매한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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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밤은 어둡고 두려우며 낯은 밝고 활기차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따라가보면 낯에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바로 사회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법의 무리들이다. (경찰이라던가 검사들이라던가)
그리고 자연스레 초점은 그 공동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도시인들 개개인에게로 돌아간다.

그렇게도 조커가 부르짖는 것은 바로 인간이 가진 나약함이며 그 마지막 순간에서 인간이 얼마나 타락하거나 비겁해지고 경멸스러운 '작은' 존재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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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그 '작은' 개개인들이 서로 엉겨 붙어 만들어진 사회 공동체는 고로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우매한 때거지들로 구성된 군중심리는 기복이 심하며 항상 혼란을 일으키며 극한 상황에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또한 미디어나 '정책'이라는 것에 그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


지금 너는 샴페인 잔을 들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결국 너도 드럽고 비겁하고 나약한 무리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확인시켜주려고 한다...



혼란 속의 질서는 혼란을 통해서 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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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커의 관점으로 배트맨을 바라보면 한없이 멍청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복잡계 속에서 정의를 구현하고 질서를 되찾으려는 일개 '좀 특별한 힘을 가진' 개인의 몸부림...
(그리고 그것이 일종의 힘이나 권력이 되어 '통제'의 세기가 더욱 심화될 때의 치명적인 결과는 나중 핸드폰 도청 장치를 이용하는 브루스 웨인에게서 얼핏 암시가 되기도 한다.)

제품 User interface에서는 일종의 맥락과 테두리가 정해져 있으므로 혼란을 질서로 되찾는 작업이 수월하다. 하지만 사회는 다르다. 수많은 심리와 생각과 믿음, 그리고 그들을 지배하려는 미디어와 법과 같은 '엉성한' 공동체적 장치 속에서 무한히 확장하는 공동체, 도시, 국가란 혼란과 혼란을 거듭하며 흘러가는 거센 물결과 같다.

하지만 영화는 이내 그토록 배트맨이 구현하고자 노력해왔던 이러한 혼란 속의 질서는 한 개인의 힘으로 찾아질 수 없다는 '영웅주의적' 관점을 털어내려 한다.

혼란 속의 질서는 찾아질 수 없으며 짧게 나마 어느 일정 시간 동안의 질서를 찾기 위해서는 혼란에 더 큰 혼란을 충돌시켜야만 한다라는 지극히도 과학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을
내놓는다. (카오스나 엔트로피같은 복잡계 이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리고 그 충돌을 통해 일어날 유익하고 창의적인 '창발성'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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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히 그 주인공은 배트맨, 히딩크, 이명박 같은 한 명의 리더이자 영웅이 아닌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매한 대중을 '제어' 하기 위한 엘리트 위주의 위험한 사회적 관점에 반기를 들며 국가는 대중의 손에 의해 나아가야 한다라는 클리세지만 지극히 민주주의적인 관점에 손을 들어 준다.
(일정한 적정치로 유지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유난히 튀는 한 요소가 여기저기 부딪힐 수록   알 수 없는 혼란만 더 가중시키게 될 뿐이라는..)

이렇게 되면 왜 영화 다크 나이트의 배경이 더욱 어두워 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밝아지려 하며 배우의 연기에 비중을 둔 연극무대가 아닌 여러가지 삶의 요소가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 세계로 그 카메라를 돌리려 하는지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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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태생적 선과악의 얇은 경계 그리고 영웅의 심리적 내면세계라는 테마는 [다크 나이트]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지만 그닥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뒤늦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스파이더맨과 수퍼맨보다 더욱 일찍 사춘기의 틀을 깨고 나와 본격적인 성인 그리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진화되고 성장하고 성숙한 배트맨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도시의 정의와 질서를 구현하는 비이성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이며 비현실적인 영웅의 캐릭터가 아니라 혼란 속에 또 다른 혼란을 통해 질서를 찾아가는 도시 속 '정의'와 '희망'의 상징으로서 배트맨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며 일종의 'Urban Legend'가 되어 도시와 일체화 되어버린다.. 그의 물질적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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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조커의 열연 히스 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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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찟섬찟할 정도로 그의 조커 연기는 관객을 빨아드린다. 배트맨1의 조커로 출연했던 조커가 울고 갈듯...
거기가다 가부키 화장이 비에 맞아 지저분해진듯한 그 분장 또한 섬찟함에 한 몫한다.

요즘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캐릭터가 연기자로 안보이고 캐릭터가 캐릭터로 보여지는 훌륭한 연기를 선사한다.
고인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아무래도 미디어와 아카데미에게는 히스 레져의 열연과 죽음이 아주 좋은 떡밥이 될 것 같다... 고인의 이러한 열연이 쇼비지니스와 미디어의 떡밥으로 작용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소비사회의 생리현상이 아닐까...

rest in peace....


다크나이트 속에 보여지는 다른 영화들, 패러디일까?

우연일지 패러디일지는 확실치 않지만 연상되는 영화들...
배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영화들을 통해 다크 나이트의 내러티브를 연결시킬 수있는 고리라는 관점에서 ...

우선 3가지 영화가 생각난다.

1. Killing Z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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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시작인 은행털기 씬은 킬링조이의 은행털기 씬과 상당히 색감이나 구성자체가 흡사하다.
그러다보니 로져 에버리 감독이 타란티노 식의 새로운 빈티지 느와르의 '유행'을 탈피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옛 프랑스 갱영화의 자취를 찾고 오마쥬를 바친다라는 영화의 컨셉트를 통해 직접 카메라를 실제 거리로 돌린 것이 어딘가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바로 미장센을 버리고 판타지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도시 이미지로서의 고담시티를 보여주고자 한 측면이 바로 연결 고리가 아닐까 한다.

퀸튼 타란티노 감독의 [Pulp Fiction] 시나리오의 숨은 주인공이자 타란티노의 오랜 영화 친구 로져 에버리 감독의 영화로 에릭 스톨츠와 쥴리 델피가 주연했던 영화

2. Jerry Mag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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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르네 젤위거에게 프로포즈하는 명대사, "You complete Me"
사랑하는 두 연인이 하나되는 그 가슴벅찬 '일체'의 현상은 바로 조커와 배트맨 사이에 일어난다...
조커의 You Complete Me는 ... 커... 대박이다...






3. V for Vend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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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포벤데타를 본 이라면 마지막 건물 폭파씬에서 상당한 통쾌함을 느꼈을 것이다. 보수/정부 무리들의 상징을 날려버리며 울려퍼지던 그 심포니!

조커는 악당답게 도시의 생명과 복지를 담당하는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병원을 날려버린다.. 그것도 떨떠름하고 일관된 표정에다 화장까지 벤데타의 브이가 연상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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