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 OST 하이라이트 모음
[비오는날 수채화] 1990-2-17 - 강인원
감독: 곽재용 출연: 이경영, 옥소리, 강석현
(00:06) 비오는 날 수채화 - 김현식, 강인원, 권인하
[난 깜짝 놀랄 짓을 할거야] 1990-9-29 - 홍종화, 이수만
감독: 이규형 출연: 이경영, 조민수, 김세준, 최양락
(00:28) 난 깜짝 놀랄 짓을 할거야 - 현진영
(00:44) 그대를 향해 - 김광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12-29- 정성조
감독: 이명세 출연: 박중훈, 최진실
(01:13) 당신은 모르실거야 - 최진실
[돈아 돈아 돈아] 1991-5-4 - 전인권, 강인원, 11월, 이종석
감독: 유진선 출연: 김상중, 김인문
(01:41) 자유 - 전인권
[하얀 비요일] 1991-8-3 - 서영진
감독: 강정수 출연: 변우민, 옥소리
(02:10) 그대의 품에 다시 안기어 - 신해철
(02:41) 또 다른 만남을 위해 - 김민종
(03:15) 하얀 비요일 - 신해철
[달은... 해가 꾸는 꿈] 1992-2-29 - 신재홍, 박광현
감독: 박찬욱 출연: 이승철, 나현희
(03:50) 그대가 나에게 - 이승철, 나현희
(04:18) 이별은 시작되었는데 - 나현희
[그대안의블루] 1992-12-25 - 김현철
감독: 이현승 출연: 안성기, 강수연
(04:43) 그대안의블루 - 김현철, 이소라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1993-1-22 - 신해철, N.EX.T
감독: 유하 출연: 최민수, 엄정화
(05:30) 눈동자 - 엄정화
[백한번째 프로포즈] 1993-6-19 - 송병준
감독: 오석근 출연: 문성근, 김희애
(06:12) Say Yes - 라종민
(06:28) Say Yes Part.2 - 김희애
[그 여자, 그 남자] 1993-7-24 - 정석원
감독: 김의석 출연: 강수연, 이경영
(06:57) 그 여자 그남자 - 김돈규
[가슴달린 남자] 1993-9-25 - 박광현
감독: 신승수 출연: 박선영, 최민수
(07:31) 아주 오랫동안 - 박광현, 강유진
[비오는날 수채화 2] 1993-9-25 - 강인원
감독: 곽재용 출연: 김명수, 옥소리, 이경영
(07:59) 언제나 아침이면 - 고현정
[세상밖으로] 1994-5-28 - 김종서
감독: 여균동 출연: 심혜진, 문성근, 이경영
(08:28) 세상밖으로 - 김종서
(08:54) 그건 너 - 블랙 신드롬
[키스도 못하는 남자] 1994-8-6 - 박진호, 이상우
감독: 조금환 출연: 최수종, 김혜선, 이상우
(09:22) 심리테스트 - 박진호
[계약커플] 1994-11-19 - 이동준
감독: 신승수 출연: 이종원, 김혜리
(09:51) 난 사랑한거야 - 정해연 (다운 타운)
(10:21) 널 처음 만났을 때 - 이종원
[젊은남자] 1994-12-17 - 배병호
감독: 배창호 출연: 이정재, 신은경, 이응경
(10:54) 길이 끝난곳에서 - 이정재
[사랑하기 좋은 날] 1995-1-15 - 박정운
감독: 권칠인 출연: 최민수, 지수원
(11:27) 이 순간을 영원히 - 박정운
(11:59) 그대모습 (눈물의 뜻) - 우순실
(12:13) 사랑하기 좋은 날 - 김용호, 여정인
* 영상: SAPZIL깡순씨 유튜브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1995-2-25 - 김현철
감독: 이현승 출연: 문성근, 채시라
(12:31) 끝난건가요 - 김현철
(12:58) 그냥 이렇게 - 이소라
* 영상: 동시 상영 유튜브
[아찌아빠] 1995-9-8 - 손무현
감독: 신승수 출연: 최민수, 심은하
(13:41) 슬픔속의 너 - 이신
[돈을 갖고 튀어라] 1995-12-16 - 최만식
감독: 김상진 출연: 박중훈, 정선경, 김승우
(14:13) 슬픈인연 - 정선경
(할리우드 영화와 맞짱 뜰 체급으로서) 한국영화의 부흥은 90년대 후반으로 보는데 90년대 초중반은 아마도 그 기틀을 조금씩이나마 다져가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서편제>가 한국 영화 사상 첫 서울 100만 관객을 기록했고 '92년 즈음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와 함께 X-세대의 새로운 감성의 물결을 통해 영화 콘텐츠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많아졌고, OST 부분도 70,80년대와는 확연히 다르게 그나마 좀 더 체계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하던 것은 영화를 테마로 하여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모은 옴니버스형 OST도 어느 정도 잘 된 구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오리지널 스코어도 발전은 하고 있었으나 아무래도 90년대 후반 <쉬리> 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나오며 산업이 발전하면서 같이 자리를 잡아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번 영상은 오리지널 스코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주제가와 수록곡 위주로 짜 봤다. 음악 위주기 때문에 더더욱 90년대의 한국 걸작 영화를 다루는 건 전혀 아니다. 흥행/작품성 실패 영화들이 수두룩 하다 ㅎㅎ
유튜브 시리즈는 70년대, 80년대 중후반, 이번의 90년대 초중반까지 3개를 다뤘는데, 첫 두 번째는 약간 추억의 노래들 관점에 더 치우져 졌다면 이번엔 마니아들을 위한 "그렇지 이런 명곡들도 있었지"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수채화'는 우리의 추억 회로를 자극하겠지만 '그 여자 그 남자' 같은 음악은 "어, 이런 노래도 있었나?" 할 수도 있다. 암튼... 덜 대중적이다란 말을 길게 해버렸...ㅜㅜ
개인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좋았던 OST들과 리서치와 정리하면서 찾은 좋은 곡들과 이야기 위주로 정리했다. 작업을 하며 느끼고 배운 9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의 특징은 아래와 같았다.
1. 도시적 감성의 K-Pop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몇 년간 꽤 인기를 얻는 도회적 느낌이 강한 시티팝 스타일의 원형 같은 음악들이 특히 90년대에 많이 나왔었는데 이는 영화음악들 안에도 반영되었다. (특히 김현철, 손무현, 박광현 등) 아마도 97년 IMF 사태 이전까지의 산업 발전과 도시 쏠림 현상들로 인한 많은 통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실험적 관점들과 그에 따라오는 낭만이 낳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국 영화판은 '언제나처럼' 힘들었던 시기이긴 했다)
2. 옴니버스 식 OST의 출현이 보편화 되어가고 있었다
옴니버스 식 OST로는 지난 포스팅에서 80년대 <이장호의 외인구단>을 다루기도 했는데 90년대에 들어 더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이 90년대 초중반에는 박정운의 <사랑하기 좋은 날> 앨범이 특히 눈에 띄며, 신해철, 김민종 등이 참여한 <하얀 비요일>, 김종서의 <세상 밖으로>, 강인원의 <비오는날 수채화>, 홍종화-이수만의 <난 깜짝 놀랄 짓을 할 거야> 등이 좋은 예였다. 동시에 김현철의 <그대 안의 블루>, <네온 속으로 노을 지다>처럼 한 두 개의 주제가/수록곡과 경음악/스코어들이 조화를 이룬 앨범들도 눈의 띄는데 이는 이후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영화 OST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타입의 구성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K-Pop의 현대적 사운드들의 주역들이 영화음악에서 눈에 띄였다. 강인원, 김현철, 신해철, 손무현, 정석원, 박광현, 조규찬 등 그리고 이는 음악 기획뿐 아니라 보컬, 세션들의 참여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아직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그 여자 그 남자>나 <백한번째 프로포즈>처럼 정식 OST가 발매되지 않거나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들은 꼴랑 거의/싹 다 빼먹고 대중적 음악들로만 채워지는 경우는 많았던 시기였다.
3. 배우들의 OST 참여가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당시 홍콩 영화 붐에 따른 영향이었는진 몰라도 배우/가수 겸업 혹은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현희, 변우민 같은 배우들은 개인 앨범 발매까지 이어졌고, 김희애, 옥소리, 이정재, 이종원처럼 음반 제작은 하지 않았지만 주제가나 수록곡을 부른 케이스도 자주 볼 수 있었다.
4. 역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을 다시 보는 맛이 있었다
남자 배우로는 위 이경영 포함 문성근, 변우민, 박중훈 등이 있었는데 역시 뭐니뭐니 해도 최민수는 이 시절 거의 그때 당대급 여배우들과 많은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은막의 여배우들도 좋았다. 강수연, 옥소리와 심은하는 지금 봐도 지존이고, 나현희, 김희애, 엄정화, 지수원, 심혜진, 정선경, 김혜리 등도 시대를 대표하던 아이콘으로서 다시금 옛날의 추억에 젖게끔에 충분했다. 그리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 최진실까지...
5.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흥행을 했건 아니건을 떠나서 이제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영상, 음악 모두. 영상만처도 디지털 복원은 그냥 배 부른 소리일 뿐이다. 이젠 그나마 비디오 가게들도 없어져서 유튜브, OTT, 웹하드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의지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 시절 아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멜론, 벅스 같은 음악 플랫폼이나 심지어 유튜브에서조차 구할 수 없는 음원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가령 <하얀비요일> 같은 경우 찾아봤을 때 LP판이 30만원 이상이었지만 그마저도 매물이 없을 정도였다.
올드보이, 기생충, 싸이, BTS, 오징어게임 다 좋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밝은 혹은 어두웠던 과거라도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의 소중한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고 다시 복각되고 복원 되어 소중히 간직되었으면 더할 바램이 없겠다. (그리고 당장 '90년대 서울야경'으로 검색 해봐도 찾기 힘것들이 많다.)
기타: (OST에서 벗어나서...) 이경영은 이 때부터 모든 곳에 존재했다
정리하고 보니 크레딧에 이경영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진짜 많다. 최근이야 신스틸러나 비중 있는 조연급 다작 배우로 많이 회자되지만 이 때는 주연, 준주연 급이었다. 진짜 대한민국 영화 다작의 최고봉이 아닐까 싶다. 유비쿼터스형 배우.
일단 이번은 전체적인 이야기만 하고 다음엔 유튜브 영상 속 영화들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곡 당 30초 정도로 끊어버리다 보니 영상 속에서는 한 두 마디밖에 못 전한 게 아쉬어서 ㅎㅎ
주절주절 주인장의 뒷풀이 이야기:
이 유튜브 시리즈는 보니까 1년에 한 번 정도 만드는 것 같다. 항암 하고 나서 인생의 모토가 되도록이면 스트레스 안 받고 편하게 살 자로 변하다 보니 너무 무언가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도 피하려고 한다. 왜냐면 그것도 스트레스이니까. 유튜브도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의 결과를 얻어낼 확률이 훨씬 높아지겠지만 시간에 쫓겨 콘텐츠에 쫓겨 내 인생 바쳐 몰두하다 보면 (절대 나쁘다는 건 아니고) 번아웃 현상이 올 확률도 굉장히 높다. 현실 회사 생활에도 치이면서 이 블로그 하루하루 여얼~심히하다 결국 10여 년 전 번 아웃돼서 결국 7년을 그만뒀다가 다시 조금씩 여유를 두고 하려 한다. 공들인다기보다는 그냥 어쩌다가 하고 싶은 것을 내뱉는 마음으로... 암튼 이러다 보니 정리할 것이 많아지는 콘텐츠가 이런 OST류 시리즈라 정작 정리하고 편집하는 것보다 "해야지~" 하며 마음 잡는 시간의 텀이 더 길어지는 것 같다. 암튼 그래도 드디어 90년대 초중반을 건드렸다는 것에 개인적인 의미를 많이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