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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비인두암 치료 중이나, 치료 후의 후유증 중에서도 가장 괴롭히는 증상이 바로 구강건조증 그리고 코막힘이다. 

내가 경험한 대표 증상과 그에 따른 보조적 처방 방식인 아래와 같다. 


[증상]

- 목과 코가 항상 바싹바싹 말라있음

- 매우 큰 량의 코가 말라서 안에 붙어 있음.

- 음식을 잘 못먹음

- 숨쉬기 어려움

- 수면 장애

- 심할 땐 말하기도 힘듬


그리하여, 

1. 식염수가 든 스프레이로 항상 코를 적셔줌.

2. 너무 힘들 땐 침셈이 나오도록 살라겐정을 먹음.

3. 항상 가습기를 틀어 놓고 살음.

4. 그리고 잊지 말자 코세척!


먼저 [코막힘].

제일 괴로운 건 코가 항상 막혀 있다는 거다. 일반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과는 차원이 다르다. 

코 안에서도 점액이 나와서 부드럽게 해 줘야 하는데, 방사선 치료로 인한 후유증으로 점액이 모자르다 보니 코가 안에서 다 말라버리는 느낌이다. 


고렇게 마른 코가 안에 딱 붙어 있기 때문에 풀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음식 생킬 때 달랑달랑 붙어 있는 듯한 이 코에 부딪히는 기분이 있는데, 정말 참으로 참으로 더럽고 구역질 난다... (그래도 참고 먹는다)


그리고 가장 큰 하일라이트는 바로, "왕코딱지"다. 

진짜 코를 적시고 적셔서, 끙!꽝!끙!꽝!하며 코에 힘을 주어 힘들게 코를 풀면 겨우 이 코가 나오는데, 말 그대로 왕코딱지다. 

말라 있기도 하고, 바싹 말라있기도 한 청크가 묻어져 있다.

정말 자신이 보기에도 너무 드러워서 보호자한테 보여주기 싫고, 입으로도 꺼내기 싫을 정도다. 


왕코딱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사이즈 때문에....

한 엄지 손가락 반에 반만한 사이즈인데.... 그 큰 놈이 항상 생성되어 항상 내 코안에 달싹 붙어 있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샤워할 때 잘 나오는 편인데 (아무리 수분 천지라 코풀 때 좀 용이하다), 종종 변기에다 따로 버릴 정도다. (아니면 막히니까...)


치료 중에는 주로 피딱지가 많이 섞여서 나오는데, 치료 후에는 거의 초록색이거나 누리끼리한 덩어리가 나온다. 


이런 놈들 때문에 하루종일, 심지어 자면서도 불편해 해야 하고, 하루에 몇 번 이상을 이 놈들을 코를 풀어 내보낸다... 정말 괴롭다...


암튼 이로 인한 코막힘으로 숨쉬기도 힘들고 밥먹기도 힘들고 수면장애도 오고... 심하면 말하기도 힘들다...



코를 항상 촉촉하게 해 주기 위해 필수로 저런 포켓용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뿌려준다. 정말 필수!!

[나자린]은 처방 받아야 구입 할 수 있고, 마침 떨어 졌을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왼쪽의  Xuzulex 같은 처방 필요 없는 아이들을 사던지, (저건 옛날에 홍콩에서 비염 때문에 구입했던 건데 효과가 좋았다. 국내에도 다른 유사 제품들이 꽤 있는 걸로 안다)

2. 오른 쪽처럼 아예 식염수를 한 통 구입해서 다 써버린 나자린이나 기타 스프레이 통에 넣어서 리필하면서 쓴다. 


개인적으로는 2번을 추천한다. 식염수 1000ml에 한 천원 정도 밖에 안하고, 스프레이통만 잘 세척해서 쓰면 된다. 

나자린도 떨어진 후에는 다시 사지 말고 그냥 식염수로 대체하면 된다. 

나자린 통이 좀 커서 저 Xuzulex 다 쓴 후에 저기다가 식염수 채워서 가지고 다닌다. (사이즈가 딱 좋다)


안 좋은 뉴스는.... 이런건 그냥 보조차원의 수단이다. 아무리 뿌리고 뿌려도 나아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 

이런 것보다는 코 세척을 해 주는게 가장 좋다고 하는데, 잘못하면 귀에 물이 차기 때문에 제대로 배우고 해야 한다. 



두번째 고생은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목구멍 후유증]..

밥 잘 먹고 영양분을 잘 섭취하고 면역력도 올려야 하는게 환자에겐 필수인데 그걸 못하게 가로 막는 놈이다. 


나는 방사선 때문에 침샘을 조금 잃어버려서 침이 잘 나오지가 않는다. 

한동안 밥 잘 먹다가 치료 후 5,6개월 차부터 갑자기 목구멍 막힘이 굉장히 심해졌다. 

그 전에도 목구멍 막힘은 달고 살았지만, '본격적'으로 심해져서 일상 생활에 장애가 올 정도다. 


침이 나오질 않으니 목구멍이 딱 막혀서 위 코막힘 증상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로 환자를 괴롭힌다. 

침을 삼켜도 마른 목구멍에서 쩍쩍 거리며 불편하게 넘어간다. 


항상 물을 가지고 다니지만 물 많이 마신다고 저 마른 목구멍 쩍쩍거리며 막힘 현상은 좋아지지 않는다. (잠깐이라도 좋아 지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물은 많이 마시는게 좋다)


상태가 이러다 보니,

밥도 잘 안넘어가고 많이 못 먹게 된다. 억지로 먹으려고 해도 구역질이 나서 못먹는다.

밥 먹을 때 국이나 찌개 없이 그냥 음식만은 먹질 못한다. 

밥 먹으면서 물도 많이 마시게 된다. 


밥도 문제지만, 잠도 잘 못잔다.... ㅜㅜ



나도 5,6개월 차부터 밥을 정말 많이 못 먹고, 수면장애가 너무 심해서 결국 저 살라겐이라는 약을 처방 받았다. 

안 나오는 침을 나오게 하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약이다.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쇼그렌 증후군을 위한 처방 약품으로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마법의 이면엔 무서움이 도사리고 있다. 


쉽게 말 해 안나오는 침을 억지로 쥐어 짜서 내 보내는 거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찾아 보면 물론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땀이 많이 나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억지로 침을 쥐어 짜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몸에 좋지만은 않다고 한다. 

물론 내성도 생겨 나중엔 더 많이 복용해야 한다고 한다.


치료약이 아닌, 임시방편의 보조제인 것이다. 


의사쌤도 하루에 두 번만 먹으로 하셨는데, 원래 약 먹는 걸 좋아 하지 않는 관계로 참다참다 정말 힘들 때만 먹는다.


약효가 그리 오리 가지는 않던데, 먹으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한다. (근데 항상 증상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약을 먹어도 마른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암튼 그래서 주로 자기 전에 먹곤 한다. (안 그러면 숙면을 취할 수가 없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오래 복용하기 무서운 약이다.

이것이 의존하기는 좀 그렇다....


잠깐 증상을 고쳐주는 약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상황에 먹는게 좋을 것 같다. (Ex. 원만하게 대화를 해야 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난다거나, 발표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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