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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정말 정말 잘 듣지 않는 편이라 그냥 들었을 때는 걍 편안한 소녀 감성의 음악이다라고 생각 하지만,

가사를 한 번 듣기 시작하면 너무 혼란스럽게 만드는 앨범이다. 


사실 모든 곡들의 관점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영원한 내사랑 우리 오빠") 왜 들어가 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 '얄짤무'란 곡을 빼고는, 가사와 함께 들으면 들을 수록 머리가 너무 아프다. 


과연 내가 초중고딩 때 이 앨범을 들었다면 진심으로 받아 들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나 많이 들게 만든다. 

내가 나이가 든 성인이고 감수성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이 앨범을 받아 들이기가 힘들걸까 하는 자괴감 같은 생각도 잠깐 해본다... 아님 착각인건지.


개인적인 느낌은 이러하다. 

015B의 정석원이 공을 들여 진두지휘한 앨범인 만큼 이 앨범에서 지속적으로 정석원이 보인다. 다른 말로 하자면 015B > 윤종신 > 토이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찌질송의 감성이 마음을 후벼판다...-_-

다만, 위 세 아티스트들이 오로지 찌질한 남성의 관점에서 노래를 불렀다면, 이가희의 앨범은 여성의 관점으로 보면서 오빠를 바라보는 청승맞은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혹은 015B에서 보아 왔던 그 남성이 자신이 원하는 여성 (그러니까 자신만을 바라보는 어린 소녀)인 척 하며 (혹은 상상하며) 정신적 자위를 하고 있는 모습도 느껴지기도 한다. 어린 소녀의 감성으로 바라보는 사랑의 느낌이라는 취지를, 노래를 들으면 들을 수록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수가 없는 이유다. 


대한민국 찌질송의 대명사인 정석원의 손에서 나온 여성 관점의 가사, 그리고 그것을 소화하며 감성을 전달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의 보컬이란게 머리를 더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특유의 찌질함으로 인한 컬트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정석원 표 발라드와 '포이동 드림팀(?)' 제작진의 노력 그리고 말도 안되는 감성으로 다가오는 진짜 소녀의 보컬의 케미가 돋보이는 앨범임에는 확실하다. 

이가희의 마술 같은 보컬에 빠져볼 만 하다? 하지만 경악할 만큼 찌질하다?.... 모르겠다... 정말 2000년대 혹은 지금까지도 보기 힘든 기괴한 앨범이다.

단, 015B의 정석원표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사랑할 만한 앨범이다.


직설적 가사와 비속어(?) 사용 등의 사유로 이 찌질한 감성 앨범의 대부분 곡들을 또 금지곡 처리 해 버린 그 시절 대중 가요계의 분들에게도 어마어마한 찌질함을 느낄 수가 있다. (지금 보면 정말 ㅈ병신 같은 이유로 금지곡 처리가 되어 있는게 대부분이다....)


'그냥 묻혀져 버렸다'라고 할 만큼 대중의 곁에서 사라져 버린 이가희는 영상 또한 구하기가 참 힘들다.

하기의 대표곡 외에도 머리를 아프게 할... 논쟁 할 거리가 많은 트랙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꼭 한번 즘은 들어보기를 권장한다.


내가 지금 칭찬을 하는 건지 악평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도 즐겨 듣고 있는 앨범이다 ㅎ 



원래 이가희 노래를 좋아 했다거나 다시금 매력에 빠진다면 하기 링크를 통해 제작 뒷 이야기를 봐 보면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



이가희 앨범 제작 뒷 이야기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15054739






오빠는 황보래용, 2001


천계영의 90년대 만화, 오디션의 메인 캐릭터. (IQ 170)

사실 상 슈스케도 이 만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세상을 왕따시켜 주세요,오빠 돈 못 벌어도 괜찮아요...." 





바람 맞던 날, 2001


'오빠는 황보래용'이 왕따 조성 및 대머리 비하라는,

 말도 안되는 ㅈ병신 같은 사유로 금지곡 철퇴를 맞자 교체된 타이틀 곡.


유희열의 보컬로 음악은 시작된다.


"정말 미안해 못 나갈 것 같아.. 좋은 사람 만나 잘 지내야 돼"


그리고부터는 늦을 까봐 택시까지 잡아타고 온 소녀의 청승맞은 모놀로그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여기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저 남자의 말을 직접 들은게 아니라,

 가사의 모든 내용이 바람 맞은 여자가 그저 혼자 상상하며,

 찌질함의 미궁 속으로 들어가며 혼자 인셉션을 찍고 있는 건 아닌건지... 

실은 그냥 바람 맞은 것 그 이하 이상도 아닌데 말이지...


그렇다면 정말 '텅빈 거리에서'에 견줄만한 역대급서리얼 찌질송의 여자 버젼이 될 수도 있겠다.


그냥 그런 생각을 잠깐 해 봤는데...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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