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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살 것 같다. 


뽑고 나서 맨 죽만 먹으니 설사만 주륵주륵 하고 힘들었는데 이제 잇몸이 좀 아물기 시작해서 그런지 먹을 것도 좀 먹는다.

양쪽 위아래 어금니 들이 없으니 확실히 불편하긴 하지만 죽만 먹던 시절 생각하면 정말 살 것 같다. 


한 열흘 정도 지나고 2주차에 들어스니 죽에서 졸업한 것 같다. (그래도 불편하니 지금도 종종 먹긴 한다 주식으로 안 할 뿐이지)


주로 앞니랑 송곳니로 앂어야 하는데,

앞니도 가치아라 씹을 때 약간 슴칫슴칫 한다.


일반식이라도 부드러운거 위주로 먹어야 되고 고기도 잘게 잘라서 오래 씹어 먹어야 한다.

근데 씹는게 한계가 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대충 씹고 그냥 삼켜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장이 소화를 못 시켜 금방 배가 아프다. 


항암 이후로 안 먹던 아이스크림과 과자 섭취가 좀 늘었다. 씹는게 힘드니...

앞으로 다시 끊거나 줄여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안 그래도 면역력이 걱정이 되는데 반 년은 쭉 이 상태일 것 같다. 


삻이 좀 불편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골치아프던 이 썩고 노아내린 불편하던 이빨들을 다 빼버리니 너~무 시원하긴 하다.

그리고 빨리 새 이빨이 붙어서 음식 좀 자유롭게 먹었으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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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볼은 많이 붓진 않았다.

애기 고사리 손 정도만큼? 요기조기 좀 부은 정도다.


다만 장시간 수술로 작은 입을 계속 벌리고 있어야 했던 것 때문인지,

입 양쪽 찢어져 상처난게 아직은 쓰리고 아프다. 입벌릴 때 당연히 아프고. 보기도 안좋고.


항생제랑 소염제를 꾸준히 먹고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잇몸 통증은 심하지 않다.

약간의 진통은 있어도 아주 미약한 정도다.


3일차가 들어스면서 잇몸들이 미친듯이 가렵고 살짝 욱신욱신 거린다.

아마도 아물어 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정작 미칠 것 같은건 속이다.

양쪽 위 아래 어금니들이 없는데다가 앞니도 두 개나 뺀 상태니 당연히 죽이나 수프 같은 것 밖에 못 먹고 있으니,

속이 난리가 난다.


죙일 물만 들어가니 속은 죙일 꾸륵꾸륵 거리고,

하루에 설사만 10번은 하는 것 같다.

밥을 먹다가도 숟가락 놓고 화장실에 가야 하니 이것 또 괴롭다면 괴롭다.


비인두암 후유증 때문에 농이 계속 쌓이는데 코를 풀 수 없으니 이걸 입으로 내 보내려하니 진짜 괴롭다.

증...말....ㅜㅜ 으휴..,.. 그 짓을 하고 있는 중간에도 내가 역겨워서 토가 나올 지경이다. 재대로 나오면 또 몰라 중간에 걸려서 한 참...ㅜㅜ


짜증나서 수술 후 3일 간은 내내 수면제 먹고 잠을 자고 있다. 

빨리 잇몸도 좀 아물고 '덩어리'를 좀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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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발치하고 왔다. 

너무 많이 빼는거라 좀 걱정했었는데 한 이틀 전부터는 오히려 홀가분 할 생각에 좀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 동안 이빨 때문에 고생도 너무 많이 했고,

항암치료하고 함부러 이빨 치료 할 수 없었는데 뭔가 풀려난 기분도 있었고.

비인두암 치료 후 2년, 폐전이 치료 후 약 8개월의 시점이다. 


그리고 일반 치아를 빼는 것도 아니고, 이미 방사선/항암으로 2년여의 시간 동안 뿌리만 남을 정도로 괴멸되고 녹고 내리고 부러지고, 

이미 제정신이 아닌 치아들이 많아서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니 10개 발치를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안된다고 했다. 

그 말에 맘이 좀 더 안정이 되었다. 


이빨은 총 10개 뺏다. 추가로 뼈이식, 상악동거상술, 가치아 3 개...


암튼 아침에 집에 나서 치과로 향했고,

이것저것 수술 전/후 주의 사항 확인하고 수술 방으로 들어갔다. 


치과 수면마취는 '미다졸램'이란걸 사용한다는데 위내시경 때 하는 거랑은 좀 다르게 잠에 푹 드는 건 아니다. 

가수면 상태로 들어가 의사쌤이랑 어느 정도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물로 나도 그랬다.


인터넷 찾아봤을 때는 다들 기억도 안 나고 고통도 없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는데,

불행하게도 나는 그런 깔금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수술이 끝나고 기억을 하느냐 마냐의 차이는 있다고 하던데, 

나는 어느 정도는 기억이 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프던 순간들만...ㅜㅜ


중간에 내가 계속 진통 표현을 하자 마취를 4에서 5로 올렸다. 이 단위가 무슨 의미인진 모르겠다. 

하지만 아프긴 계속 아팠다. 


다만 수술 전체 시간이 기억나는 건 아니고, 

10개 중 몇 반 정도 발치하던 기억만 확실히 나던 것 보니 일단 마취 상태이긴 마취 상태인데 좀 약한 상태였나보다. 


아프긴 아팠지만,

주로 아픈 곳만 계속 아팠다. 수술 끝나고 나서도 한 동안 계속 아팠다...ㅜㅜ

항암치료 하면서 진통/고통 이런 거에 정말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안 그래도 치과 무서워 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진통을 팍 느끼니 나도 모르게 손이랑 발을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계속 떨었다.

움직이면 안된다고 간호사님이 팔을 한 동안 계속 붙잡고 계셨다.

(수술진들은 좀 짜증 많이 났을 듯...ㅜ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립하는 건 전혀 아프지도 않았는데 그 놈의 드릴 우와와오우ㅐ우ㅐ우ㅐ우ㅐ웨에에엥 돌아가는 소리에 마치에 혼미해진 정신이 더욱 더 혼미해졌다. 상악동거상술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진 전혀 모르니 아예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수술이 끝났고 나서는 자리를 이동해서 가치아를 붙이러 갔는데 마취 땜에 상당히 비틀비틀 거렸다...


암튼 수술은 총 4~5시간 진행되었던 것 같다. 





총평을 하자면,

아마도 수면없이 진행하는 일반적인 치과 치료에 (발치/신경/임플란트)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참을 수는 있을 만한 진통일거다. 

하지만 난 너무 공포스러웠고 아팠다...ㅜㅜ


다만 이건 보장하는데 방사선/항암치료보다는 한 2억만배 정도 나았다. 그 육체적/정신적 진통과 고통의 수많은 나날을 기억하면 분명 이건 껌이다. 껌에 껌 정도도 안된다. 그러니 나 같은 케이스가 있다면 그리 큰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여기서 말하는게 '수면마취 안 아프다는 거 다 뻥이~에요'하는 것도 아니니, 걍 나 같은 케이스도 있다는 것만 참고 하는게 좋겠다. 

인터넷 후기들 보면 죄다 고통없이 기억도 안난다는 이야기만 봐서 원래 잘 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인 것 같으니 수면 마취를 앞두고 있다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난 내 암도 그랫듯 수면마취도 희귀 케이스가 아니였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암튼 일반인이 아니다보니 너무 힘들긴 해서 집에 와서 빈 속에 약 먹고 하루종일 잤다. 

다음 약 먹을 타임 한 시간 전 즘에 일어나서 병원에서 싸 준 죽을 미지근하게 해서 먹고 다시 처방약을 먹었다. 

출혈은 5 시간은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 같고 거즈를 계속 하고 있었고 공격적으로 얼음 마사지를 하고 있지는 않은데

24~48시간 동안은 얼음찜질을 계속 해 주는게 나중에 덜 붓는다고는 한다; 붓기는 보통 2~3일차에 피크 때리고 3일차부터 내려가기 시작한다고 한다. 


암튼 지금 이 시점까지는 아직 남들이 말하는 그 마취 풀릴 때의 그 극심한 고통은 아직 느끼지 않았다. 

안 느끼고 싶어서 빨리 또 약을 먹었다. 



항생제랑 소염제랑 뭐 이것저것 먹어야 한다. (참고로 두 개의 캡슐은 발치와는 상관 없이 원래 신경염증 때문에 먹고 있는 뉴론틴이다.)

항생제니 꾸준히 먹어주는게 중요하겠지...


일단 한 동안 식사로 고생할 것 같은데,

부드러운 것 위주로 먹어야 할 것 같고 김치, 나물, 고기, 씨 있는 과일 이런 건 좀 피해야 하는 것 같다. 

한 2~4주 정도면 식사는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모양인데,

나는 양 옆 위아래 어금니들이 모두 빠진 상태라... 앞니도 가치아 상태고... 임플란트 과정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좀 불편할 것 같긴 하다. 

항암환자로서 영양분 섭취를 충분히 못하게 될 점이 가장 큰 걱정이긴 한데 뭐 이것도 어떻게든 풀어 나가는 것이 좋겠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시간 여유가 충분한 사람들이라면,

이 식사를 고려해서 반 쪽 반 쪽 나눠서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 그리고 비인두암 환자로서 좀 껄끄러운 주의 사항이 있는데,

상악동 수술 때문에 한 달 동안 코를 풀면 안된다. 기침, 재채기도 안된다고 한다. 부득이할 때는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코를 푸는 행위는 절대 피하라고 한다. 

상악동에 들어가는 압력 때문이라고 한다. 


발치 덫 나는 것 때문에 빨대 사용하지 말라는 것 까지는 참겠는데,

비인두암 환자들을 다들 공감할 텐데 코 속에 생기는 이 어마어마한 농 때문에 하루하루가 고생인데 좀 많이 걱정이다. 

특히 코를 많이 풀어야 하는 겨울 시즌이 그나마 좀 막바지에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일단 더럽지만 (뭐든 더럽지만) 가래로 뱉어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건 내 자신도 너무 기분 나빠서 싫은거긴 한데....

일단 숨을 내 뱉으면서 발생하는 압력이 문제지, 들이키는 건 크게 문제가 아니라고 하니 당분간은 입으로 빼내는것으로 해봐야 할 것 같다.  (이것도 힘들긴 하다 나름 기술도 필요하고 식염수 넘어가는 도움도 받아야 해서...--ㅋ)


여긴 병원이 컨셉이 일정을 크게 줄이는 부분이라,

암튼 오늘 이렇게 여러 수술을 진행하고 앞으로 5개월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보통은 3개월 정도인데 나는 암이력 때문에 휴식기간을 더 가지기로 했다) 

그 때 신경 (ㅜㅜ 이것도 열라 겁남....ㅜㅜ)치료 등등 몇 절차를 더 거치고 임플란트가 끝나게 된다.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이 모든 것에서 해방 되는 그 날이. 



아, 추가로 방사선 치료 들어가기 전에 항암쌤들이 꼭 치과치료 받고 오라고 하는데,

말 들어야 한다. 

나는 비인두암 발견 시점이 늦고 치과 치료 진행하기에는 일정이 너무 없어서 그냥 진행했다.

결국 결과는 차 값 한 대 수준의 임플란트 가격과 정신/육체적인 고통이다. 난 치과 보험도 없었고 5년 완치도 아닌 온고잉 폐전이 추적검사 환자라 보험회사에서 받아 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암 치료하고 나면 여러가지 이유로 치과 치료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주치의 쌤들이 몸상태보고 판단하고 "이제 받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소견을 내어 주시는데,

나는 이렇게 2년차에 발치와 임플란트 소견을 받았지만 몇 년에 가깝도록 소견 못 받고 없는 이빨로 고생하는 암환우들이 한 두명이 아닌걸로 알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건강하자. 그리고 이빨은 빨리 치료 받자. 결국 흔들리는 것은 나의 이빨 뿐 아니라 집 기둥도 같이 흔들리며 발치 해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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