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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하나 문제 삼고 싶은 것은 국내의 하우스 밴드들의 사운드를 들어보면 (솔직히 많이 듣진 못했기 때문에 어폐가 심할 수도 있다) 분명 유럽이나 미국의 하우스 사운드 보다는 일본 시부야 케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 뿐만이 아니라 광고, 디자인, 예술 등 온갖 문화가 일본에서 영향을 지대적으로 받아왔기 때문에 이를 한마디로 좋다/나쁘다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도 문화적 식민주의 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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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음악들에 있어 하우스 뿐만이 아니라 시부야 케이의 언급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대중 뽕짝 댄스가요들이 영향 받은 유로댄스 또한 일본의 필터링을 거쳐 들어온것을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물론 하우스 음악이라는 말 자체는 틀리지 않다. 하지만 들리는 사운드를 보면 대략 공식은 하우스 > 시부야케이 > House를 표방하는 Kpop 순으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여기서 "과연 한국적인 HOUSE 음악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너무 고리타분해 보인다. 물론 까대기를 위한 것이라면 더욱더 없이 좋은 시작이지만 말이다. (한국형 XX, 한국형YY 등등....머리가 아플지경이다.) 하지만 쓸데없고 시간낭비의 탁상공론으로 빠져버릴 것이라면 그런 심오한 질문을 함부로 내뱉는 것도 많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오히려 여기서는 결론을 내고 대안을 찾는 것보다 서로가 어떤 관계 속에 또 어떠한 연장선 안에 놓여져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더 먼저이고 흥미롭지 않나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일렉 가요와 시부야 케이의 접점을 가장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부분 중 하나가 여성 보컬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같은 동양인이라 유사한 발성의 영향력 안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주나 시작 부분에서는 강한 하우스 사운드를 표방할 지는 몰라도 보컬이 시작되면 영락없는 시부야케이로 (시부야 케이 필터링이 들어간 하우스 음악)으로 변하게 된다.

또 한 예는 벗어나기 힘든 M-Flo 사운드의 영향과 댄스 펑크나 일렉트로 팝 음악 사운드와 결합되는 한국식 시부야 케이 사운드의 현상들 (예를 들어 클래지콰이의 Lover Boy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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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여성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백그라운드의 남성들은 비단 시부야케이 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 때 락음악 쪽에서도 Angel Voice 혹은 Angelic 보이스라 하여 락 밴드 안에서의 천사표 여성 보컬의 활약이 이제는 벌써 성숙기가 지난지 오래고 일렉트로니카만이 가진 샤머니즘 특성에서 나오는 모계사회로의 회귀 효과 인진 몰라도 일렉음악에서 여성 보컬의 영향력이 남성 보컬보다는 훨씬 더 크다.  아무튼 한국형 시부야 케이나 일본형 시부야 케이도 팀 멤버의 구조에 있어서도 그 사운드 만큼이나 많은 유사성을 띈다. 하지만 한국형이 일본형에서 영향을 받은 만큼 여성 캐릭터에 있어서의 authenticity는 조금 떨어져 보인다. 그리고 좀 다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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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형 시부야케이 같은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여성 보컬들은 Quirky하고 retro-fututristic (괴상하고 / 복고와 미래의 동시지향성)한 캐릭터를 거의 절대적으로 따르고 있는 반면 하우스룰즈의 피쳐링 보컬 이윤정과 클래지콰이의 호란을 보면 복고와 미래지향적 이미지는 일종의 텀이 짧은 trend나 fed로 교체된 느낌이 난다.  예를 들어 이윤정의 복고는 '지금 유행하고 있는 2006년의 레트로' 분위기로 오리지널리티라기 보다는 주류에 더 편승되어 보인다. 또한 헤드칸디와 샌프란시스코 하우스를 연상시키는 하우스룰즈의 음악과 이윤정의 시부야케이식의 보컬의 오버랩은 또 하나의 하이브리드 현상이 지나가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하우스룰즈의 음악 보다는 헤드칸디나 유사 사운드에 더 익숙한 기존 리스너들에게는 디바 하우스 보컬이 더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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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이고 이윤정의 보컬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 색소폰 소리 또한...)또 클래지콰이의 호란의 분위기 또한 한국에서 (혹은 한국 미디어에서 요즘 여성은 이래야 된다는 식으로 이래라 저래라 떠들어대는) 지향하는 현대적 젊은 여성의 이미지가 강하게 어필된다. 이는 결국 시부야 케이와 한국형 시부야 케이 구성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여성 보컬의 이미지가 나타내는 authenticity의 다름이라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 그리고 그 여성 보컬이 포함할 수 있는 시간적 범위에서 느끼게 해주는 깊이와 다양성의 영향 또한 크다.
* 시부야 케이의 여성 보컬에서 느낄 수 있는 문화적 다양성/깊이의 한 예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복고 미학을 차용하면서 미래를 껴안는 테크놀로지를 향한 괴상하고도 솔직한 테크네적 페티시즘이다. 이 맥락을 이해하면 I-Pod에 의한 전 세계적 스캔달이라던지 Mondo 2000/Wired/Stuff 등의 하이테크놀로지와 하이 스타일을 지향하는 잡지들이 그려내는 기계찬양적, 기계일체적, 기계를 향한 현대인의 성적 페티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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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무난히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헌데 만약 하우스룰즈나 클래지콰이에서 지금 보여 지는 여성 보컬의 의미가 현대 한국 사회의 여성을 그대로표현했다던지 혹은 어떠한 식으로 의도되었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티비나 스테이지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이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여성들의 겉모습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 오히려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세상의 이미지에 편승되어 가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그렇다면 낸시 랭이 선택한 방식. --> '현대 여성이 어느 때보다도 살기 힘들고, 돈에 환장하고 보수적이고 편협된 가부장적 남성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란 존재가 생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진화된 모습' (즉 자신의 '몸'을 무기로 하게 되는)과 별반 달라보일게 없어 보인다. (이 여성 진화론은 낸시 랭의 것이라기 보다는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있는 중요한 담론이다.) 우리는 그런 문화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해석하기 보다는 (선동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그 현실 속에 던져 그 안에서 (자본주의와 남성우월주의라는 문화적 담론 혹은 적자생존의 현실 속에서) 생존 혹은 기생하는 방식이 바로 낸시 랭의 모순이며 하우스룰즈와 클래지콰이의 여성 보컬의 이미지에서 보여지는 모순이다.

이러저러한 상황을 맘대로 갈겨써보았는데...
가장 큰 걱정은 그게 아니었다 싶다...
결국은 언론매체...

솔직히 UCC란 생 단어로 어필하는 것 보고 놀랐는데...
지금 음악 미디어를 보니 일렉트로니카와 하우스의 언어 남발이 장난이 아닌게 의심스럽다...
결국 수십, 수백, 수천만의 블로그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국내 일렉트로니카의 선두주자 누구누구" 혹은 "하우스 음악의 선두주자 누구누구"라는 식으로 포스팅 될게 뻔하다.
사실상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듣는 사운드는 오히려 시부야케이에 더 가깝지만 하우스와 더욱 큰 대분류인 일렉트로니카로 알려진다.
분명 장르 놀이는 환영받지 못하는 짓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나눔이지만 갑자기 하루아침에 절대적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그 동안 그것을 인지해왔던 사람들의 선입견은 무시무시한 오류를 범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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