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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옛날 기억에 꽂힐 때가 있다. 그리고 내 손아귀에 쥐고 있지 않을 경우 바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간다. 아무리 정보의 호수가 넘친다는 인터넷이지만 정작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지 못할 땐 정말 낙심하게 된다. 

 

이번에 노블하우스가 그랬다. 

그때의 미니시리즈 외화들의 파급력이란.. 아마 지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런 느낌과 많이 비슷할 것 같다. 영화 못지않은 퀄리티와 연출/서사를 드라마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때 4부작 미니시리즈 외화로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 피어스 브로스난 주연의 1988년작, [노블하우스]를 미친 듯이 다시 보고 싶어 넷플과 왓챠를 검색해 봤지만 없었다. 유튜브에도 없었다 몇 분짜리 조각난 영상들 모음 외에는... (내 기억 속 그 시절 최고의 미니시리즈 외화는 아마도 노블하우스와 남과 북일 듯싶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 보니...)

 

 

암튼 급기야 웹하드도 뒤져 보았지만 없었다.

아마존을 뒤져보니 DVD로 팔고는 있었다. 거기다가 쇼군과 함께 사면 $34.98이다. 

하지만 컴퓨터에서도 DVD 플레이어 없앤 지가 몇 년인데.. 이것 하나 때문에 DVD 플레이어까지 새로 사야 하나... 하고 있는데 DVD 플레이어도 웹에 싼 거 있나 찾아보니 5,6만 원 돈은 한다.

 

"왜 그렇게 보려 하냐?"

"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다!"

"그건 니가 어렸을 때나 재밌는 거다, 못 모르던 시절에 재밌게 본거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재미없다"

"ㅆㅍ...."

 

'별 시답지 않은 취미생활 하나로 10만 원을 써야 하냐'는 내무부장관의 엄청난 반대로 인해 꿈은 무산되었지만.. 언젠가 다시 빈틈을 노려 재 도전을 할 계획이다. 

별.시.덥.지.않.은.취.미.생.활.이라니....

암튼 이래저래 다른 루트를 찾아보다가... 영상은 포기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영상인데...) 할 수 없이 원작 책으로 눈을 돌렸으나, 여기서도 암초를 만났다. 

 

1981년 상/하권으로 번역본이 나왔는데 죄다 절판이다. 보니까 [쇼군], [타이판] 등 제임스 클라벨 관련 작은 죄다 절판이다. 중고도 '나쁜 상태'의 (상)권만 발견했다. 그것도 배달비 별도 15000원... 흐음....

 

 

항상 동양을 배경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준 작가 제임스 클라벨의 평들을 몇 읽어보면 대체적으로 나오는 말이, 사실적이지 않다, 문학적이지 않다, 지나치게 길고 상업적이다...

어떻게 풀이하면 그냥 트렌드에 맞춘 블럭버스터 같은,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처럼 서양인이 바라보는 동양의 무대 배경.. 뭐 이런 느낌인듯하다. 

하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누구도 쉽사리 손에서 땔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부인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클라벨은 대중의 눈에서 사라졌고 현재는 출판사도 관객도 찾지 않는 (그래서 추 가판이라던가, 새로운 번역도 나오지 않는...) 그런 상태라고 한다. 워낙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라 저작권은 높을 텐데, 그 상업적 특성 때문에 시기는 이미 지났고, 책은 또 워낙 길어서 번역하려면 일이 태산이고...

근데 뭐 아예 구할 수도 없으니...

 

결국, 원서를 구입했다. 하지만 이것도... 외국에서 오는 건지 4~6주 이내 출고 예정이라고 한다 ㅜㅜ 한 4월 달에나 온다는 얘기니 따듯한 봄내음 느끼면서 여유 있게 읽어볼 만할 것 같다. 

하지만 1171페이지의 분량은 압박으로 다가오긴 한다. 

 

한 외국 유튜버의 제임스 클라벨 관련 영상인데 저 책의 두께...ㄷㄷㄷ

다만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경험인 게,

이미 1988년의 외화를 본 상태지만 그 외화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기 때문에 조각조각, 흐림, 어렴풋이 나의 기억 속에 들어 있는 상태다.

 

 

Paul Chihara의 훌륭한 노블하우스 오프닝 OST

소설을 읽을 때 어쩔 수 없이 나만의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번 [노블하우스]를 읽게 되면 아마도 이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기억들이 좋은 상상의 맥락을 마련해 줄 것 같다. 

중요한 건 이미 내러티브 전개의 순서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읽는 경험을 그다지 헤치지는 않으면서도 적당한 상상 속 시각의 배경을 잘 마련해 줄 것 같은 느낌이다. 

 

피어스 브로스난과 쥴리아 닉슨

거기다가 주인공은 [레밍턴 스틸]을 발판으로 [노블하우스]의 주인공을 꿰찼던 리즈 시절의 피어스 브로스넌으로 내 상상 속의 주인공의 모습으로는 최고일 것이고, 여주는 아니지만 올란다 라모스 역의 쥴리아 닉슨을 이렇게 다시 상상속의 캐로 다시 만나게 된다니!! 정말 기대된다. (저 씬 정말 숨막힐 정도로 예뻣음...ㅜㅜ)

 

60년대, 80년대, 90년대의 홍콩

원작의 시대 배경은 60년대의 홍콩이지만 미니시리즈의 배경은 80년대로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뭐 작가 자체도 시대 배경을 무시(?)한다는데 20년의 오차야 뭐... ㅋㅋㅋ 더군다나 개인적으로 90년대 홍콩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도시가 이미지는 딱 90년대일 것이어서 대단히 서리얼 한 짬뽕의 경험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월스트리트 1987],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2013], [빅 쇼트 2015] 이런 기업, 비즈니스 스토리도 참 좋아하는데, 기업은 물론 영국-미국-소련-중국의 첩보가 넘쳐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러브 스토리와 재난 등등 오랜만에 요즘은 느낄 수 없는 고전물의 느낌을 다시 만나 볼 생각 하니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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