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비인두암 투병 일지]


Week.0 1.8~1.14 || 치료전

- 일반병원 조직검사: 매우 아픔....ㅜㅜ. "비인강암확정" 

- 대학병원 트랜스퍼 후 정밀 검사 (X-Ray, CT, MRI, PET-CT, 뼈, 조직, 초음파유도하 생검검사- 갑상선과로 이동해서 같이 받음) :"비인강/비인두암3기 확정"

- 1.11: 20년 치료가 확정되어, 마지막 담배 한 대 피고 남은 각과 함께 휴지통에 던져 버림

Week.01.15~21 || 방사선 2차, 항암 1차

-사형수에게 마지막 주는 식사처럼 마지막 만찬은... 브런치... 그리고 그 날 맥주도 하고 술도 끊음.

  • 마지막으로 뭘 먹지 하는데 막상 생각나는게 없었다...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강남역이 있다가 가까운 서초 사리원에 가서 육수 불고기나 먹을까 하다가 어릴 때 맛있게 먹던 브런치가 생각나서 강남역 근처에 있는 버터핑거로 갔다. 서울에 처음 가봤을 때 미친 가격 때문에 상욕하고 나온 곳인데 다시 그 곳을 찾을 줄이야... 정작 더티하고 불량한 맛을 그나마 제일 잘 내는 곳이라.. 

-1.19 방사선과 항암주사 시작

  • 씨스플라틴... 다행히도 항암에 의한 '단기' 후유증은 많지 않았다...


- 방사선/항암 모두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 특히 항암의 경우 처음 약간 구역질이나 구토만 동반했을 뿐 다른 큰 건 없었음.

-식사도 잘 하고 있고, 일반체중 대비 6키로 정도 더 쯰운 상태

- 매일 어마 무시한 량의 약을 복용해야 함.....

Week.02 1.22~1.28 || 방사선 6차, 항암 2차

-1.26 항암 주사실에서 어느 분이 핸폰으로 'My Way'를 듣고 계심..(당황스러웠음.. 결국 암을 이기지 못해 죽는 주인공이 나왔던 영화의 주제가로도 쓰였던 이력이 있었던지라... 걍 가만히 있었음)

- 병원 안에서도 그냥 아무거나 잘 먹었음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칼국수 등) 그리고 계속 물

- 1.27: 목이 따갑기 시작, 미각도 조금씩 잃어가는 기분

- 1.28: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 "Resident Evil"

-1.29: 목이 따가워서 죽/샐러드 위주로 식단 조정 시작; 아침에 꽃등심을 구워 먹는데 미각을 완전히 상실 (종이 씹는 맛)

Week.03 1.29~2.4 || 방사선 10차, 항암 3차

- 슬슬 아픈 진통이 시작; 일반인 대비 통증이 좀 빨리 시작되었다고 하며, 마약성 진통제와 패치 처방

- 방사선 때문에 스트라타 XRT 사용중이었으나 피부 트러블로 사용금지; 

- 1.30. 지인들과의 오리고기 식사와 응원

- 처방 가글 시작

- 5시 기상, 9시 취침이었으나, 통증으로 인해 리듬이 모두 깨짐

- 2.2: 목 통증으로 주 식사가 죽이됨; 심지어 콜라도 쓴 맛이남

- 마약 진통제를 먼저 먹어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태 (펜토라 박칼정) 

  • 마약 진통체라고 해서 중독되고 뭐 그런거 없다. 오히려 저거 없으면 고통 때문에 미친다... 아니 먹어도 통증이 너무 심하다...ㅜㅜ 너무 심하면 몰핀 주사까지 간다는데 나는 몰핀은 안 맞았다. 

Week.04 || 2.5~2.11 || 방사선 14차, 항암 4차

- 탈모시작 -> 바로 삭발

- 목/구강 통증으로 죽 위주로 밖에 먹을 수가 없음... "마약진통제 > 죽 > 아이스크림"이 패턴의 연속...

- 가끔은 마약진통제에 기대어 샤브샤브나 삼계죽 같은 걸 먹고 있으나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뭘 씹어 먹는거 자체가 힘듬...

- 고통 2막의 시작, 새벽에도 중간에 깨서 진통제를 먹고 자야됨, 입과 목은 다 헐어서 제작동을 멈추기 시작한 듯,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음

-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기력을 최고치로 올려도 비틀비틀 ㅋ) 삼계탕 몸보신은 지속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

- 밥을 먹지 않을 때는 리도카인으로 입을 마비 시켜줌... 그래야 그나마 고통이 조금 줄음... 치과에서 이빨 빼기 전 마취약 느낌이 좀 남

- 바나나군, 자몽군, 오렌지군, 포도양 등등 비타민 공급체들... 니들은 입 안 통증을 너무 주는 관계로 당분간 안녕...

- 스태미너 충전은 중요하기에 꾹 참고 고기는 먹음

Week.05 || 방사선 19차 , 항암 5차

- 피부과 진료, 디푸코 연고 중단함

-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마약진통 패치를 12그램으로 올림, 양 가슴에 붙였다가 효과가 너무 쎼서 속이 울렁거려 토할 뻔함...

- 본격적으로 입이 바싹바싹 마르기 시작하여 침도 안나오고, 코는 엄청나게 막힘

- 중간 MRI 및 2차 모의치료 실시

- 너무 못 먹다 보니 영양제를 맞기 시작함 (이게 주식이 될 줄이야....)

- 2.18... 왠지 모르겠지만 그날따라 밤을 하얗게 지샜음....

Week.06 || 방사선 23차, 항암 6차

- 몸무게가 55로 빠짐

- 방사선 치료 2/3 지점이 지났고, 의사쌤은 여기까지 왔으니 완주를 위해 이제 무조건 버티기 들어가자고 함.

- 아로니아, 자몽, 오렌지, 카뮤카뮤 조합의 쥬스를 다시 마시기 시작해서 비타민 보충

- 목이 그야 말로 ㅈ됨... 밥은 당연히 못먹고 팥죽마저 넘길 수가 없어 다 남겨버림...

- 이 시점부터 매일 영양제 처방됨

- 예민함의 수치가 극도로 상승, 정신이 제정신이 아님.. 주차장에서 삐딱 주차한 것만 봐도 열받아 스마트 국민 앱 어플 다운 받음 (기력이 없어 신고는 못함...)

             [아... 저런 개 ㅅㅄㄲ... 안그래도 주차할데 없는데 줄을 먹고 주차해??? 분노의 절정...]

- 혀랑 목이 완전히 아작 난 상태라, 마약 진통제 두 알을 먹어도 팝죽을 목으로 넘길 수가 없음.

- 고통으로 인해 물도 못 마심, 가글도 힘듬, 부드러운 건데도 치약이 아파서 양치도 힘듬

-입 안은 쩍쩍 말라가는데 침만 생켜도 죽을 것 같은 고통...

- 전복, 주꾸미, 양파, 당근, 두부, 매생이, 햄프시드 등으로 비빔죽을 만들어 먹어봄 

Week.7 || 방사선 치료 중단 , 항암 7차

- 차도 못삼키겠음 (3.1)

- 마지막 (3.2) 7차 항암 치료 완료, 다행히도 항암에 대한 부작용은 많이 없어서 무사히 완료

- 목에 화상이 너무 심해서 결국 방사선 치료 중단 선언.

- 아침에 호박죽을 먹었는데 목으로 삼킬 때 너무 아파서 결국 진통을 못견뎌 병원 식당에서 울음. (1/5도 못 먹고 남김)/..... 너무 아파서 눈물이 그냥 또로록 떨어짐...)

- 하모닐란... 화상이 4도에서 3도 까지 떨어질 때까지 주식이 됨.

- 하모닐란은 겨우 200미리인데 빨대 꼽고 다 먹는데 두 시간이 걸림. 욕심 내서 한 번에 두 모금 쑤욱 빨았다가 5분동안 침대에서 목잡고 뒹.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싶어도 목 통증이 너무 심해 비명도 죽으라고 참아야 함.

- 나이 뱃살이 사라짐 (띠용!) - 3.4

Week.08 || 휴식주

- 치료 중단으로 1주일 휴식

- 영양제는 주말에도 계속 투여, 근데 이제 주사를 꽂을 데가 없음. 팔이 말 그대로 너덜너덜 해져서 주사를 꼽을 데가 없음 (위 사진은 훨씬 전에 찍은거라 멀쩡하게 나옴 ㅎ)

- 억지로 주사를 꼽지만, 혈청 통증이 말이 아님. 아픔.

- 몸 이상, 구토 울렁증에 결국 토를 함.

- 구강, 목 통증으로 리도카인 추가 처방

- 혓바늘 엄따시 큰 거 (새끼 손가락 1/3 크기 정도?의 어마무시한 놈들) 두 개,,,, 너무 아픔....

- 매일 먹는 약이 너무 많음...

Week.09 || 방사선 33회 치료 종료

- 목화상은 약간 내려가서 다시 방사선 시작 및 종료 (드디어!)

- 영양제는 맞아야 하는데 계속 주사 바늘 꽂을 데가 없어서 계속 고생.... 오른팔/왼팔 다 너덜너덜...


우여 곡절 끝에 이렇게 치료는 끝이 났다. 

하지만 그 때는 몰랐다. 아직 아무 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일단 치료 후 한 달 후 종양 상태에 대한 상담을 마지막으로 하게 된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도 동반되었던 단기적 후유증의 여파에 심하게 허덕이고....

그리고 다시 중장기적 후유증이 다시 쳐 밀고 올라오게 된다. 


후유증 일지는 파트.02에서 다시 정리를 해 볼란다...

 

728x90
반응형
반응형


솔직히 이제 암치료 4개월 차의 꼬꼬마라 거창하게 방사선과 항암 치료의 차이에 대해 깊이 있게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겪어본 개인적인 느낌은 다음과 같다. 


항암치료는 주사 맞는 거고, 방사선 치료는 MRI나 CT같이 통에 들어가서 방사선 쬐는 거라 보면 된다. 

둘 다 종류가 다향한데, 어떤 암인지, 의사 선생님, 병원 등등에 따라 다르게 처방 된다. 

투여되는 항암제의 용량이나 방사선의 횟수도 다 다르다.


둘 다 단/중/장기적 부작용을 동반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항암제에 의한 중장기적 부작용, 방사선에 의한 단/중기적 부작용이 컸다. 



[항암제] 


먼저 항암제의 경우,

나는 씨스플라틴 Cisplatin이라는 항암제를 맞았고, 링겔 처럼 꼽고 한 한두시간 누워 있다가 나온다. 

근데 수영하기전 준비 운동 하는 것처럼 수액도 오래 맞고, 뭣도 맞고 하느라 전부 맞고 나면 반나절이 다 지나간다.

수액 뿐만 아니라 물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콩팥에 영향을 잘 주는 놈이라 그러더라...

방사선과 병행되므로 가끔 스케쥴이 안 맞을 때는 항암제 맞다가 돌돌돌돌 끌고 나가서 주사 꼽은 채로 방사선 하고 올때도 많다.


항암 하는 날은 특히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위처럼 중간에 방사선 하러 가게 되면 가끔 중간에 소변이 미치도록 마려울 때가 있다. 

한 10~15분 견뎌야 하는데 10분 정도 구간 부터 신호만 와도 마지막 5분 버텨내는게 너무 힘들었었다.

방송에서 가끔 괜찮으세요? 얼마 안남았습니다... 나오는데.... ㅜㅜ 쉬밤......


나는 치료 중에는 항암으로 인한 고생은 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오히려 방사선 때문에 많이 괴로웠던 케이스다. 

1차, 2차, 3차 항암 맞으면서, 이제 부작용이 시작되는가...하면서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았는데,

아무 반응이 없길래 4차 부터는 아주 편한 마음으로 받았다. 


이름은 까먹었는데 항암 맞기 전 항문 쪽이 뜨거워지는 느낌의 주사를 한 번 더 맞는데, (똥꼬에 맞는 거는 아님, 걍 똥꼬가 땃땃해짐...)

그거 맞을 때는 항상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서 토를 하거나 심한 구역질을 하는 정도 였다. 

위 정도로 끝나서 정말 다행이었다. 


다른 환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항암으로 인해서도 고생을 어마 무시 하던데,

표현에 따르면 몸 속에 지진이 난다고 한다. 

밥 먹을 때도 구역질 나서 못 먹고...  ㅜㅜ


치료 중에는 이렇게 별 탈 없이 끝났지만,

항암의 부작용은 치료 끝나고 찾아 오더라... 아주 끝도 밑도 없이..... 그리고 몇 주 가는거, 몇 달 가는거, 몇 년 가는거, 평생 가는거... 아주 각양각색이다. 


항암제는 암으로 암을 죽이는 거라 그만큼 독하다.

그래서 암세포 뿐만 아니라 내 몸을 지켜 주는 건강하고 좋은 세포들도 죽여 버린다... 말살 그 자체.... ㅎㄷㄷ...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에 걸쳐 내 몸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뼈저리게 잘 느끼게 해준다. 


어찌하였건 실로 무서운 놈이다.....



[저 항암제가 한 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 .... 만감이 교차하게 된다... 저 새퀴가 날 죽이러 들어가는건지, 날 살리러 들어가는건지...]















 

728x90
반응형
반응형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방사선 치료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바로 구내염이란 놈이다.

아주 더럽고 추악하고 지저분한 새퀴다.

워낙 지독하게 날 괴롭힌 놈이라 평생 잊을 수 없다. 


이 놈은 방사선을 쐬면 쐴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는데 치료 후반기 및 치료 후에도 심각한 고통으로 괴로움을 준다.

내 머리 속에 있는게 암덩어리인건지 이눔의 자식이 암덩어린건지 착각이 들 정도다. 


치료 하면서 딱 한 번 울었는데,

바로 방사선 치료 종료 일주일 전, 구내염 심한게 최고조에 올라 미치게 힘들었던 때 였다.

목은 염증으로 아작난 상태고 혀에는 혓바늘, 왕따시 만 한 것들이.... -_-

진짜 겪어 보지 않고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비쥬얼도 어마무시하다...)

암 걸리기 이전 시절 혓바늘 낫다고 아야~ 아야~ 하던 시절은 진짜 새발의 피도 안되는 수준인 거다.


이 때는 거의 영양 주사에 하모닐란 (마시는 영양제)에 의지 하게 되는데 그나마 죽으로라도 실제 그나마 음식 맛을 보며 연명 하게 된다.

매일 아침 8시 즈음에 방사선 치료를 했는데, 마치고 나면 병원식당에서 아침을 먹거나 주사실로 가서 링겔 꼽고 영양 주사를 맞거나 했다.

이 날도 방사선을 마치고 ... 그래도 죽이라도 먹자 하고 호박죽을 주문 했었다. 


뜨거운 것도 잘 먹을 수가 없어서 죽이 나와도 어느 정도 식을 때까지 한 참 기다려야 한다.

당연히 먹으면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일주일은 굶은 그지 새끼 마냥 냠~ 하면서 기대에 부풀어 첫 술을 뜬다. 


"음식이다~" 하고 꼴딱 하는 순간 (입 안이 아작 나있기 때문에 후딱 목구멍으로 넘겨줘야 한다..),

목에서 엄청난 고통의 전율이 느껴지며 동시에 통증에 의한 쌩눈물 한 방울이 주륵...하고 떨어졌다. 


그리고 나선 아픈 소리도 못내고 목을 부여 잡고 머리를 테이블이 주저박고 이리저리 돌려댔다...

그러길 한 1분 정도 한 다음, 다시 두 번째 술을 뜬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서러움에 복받치는 느낌이 나면서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

그렇게 휴지로 눈물 닦으면서 아침 구내 식당에 앉아 찔찔 거리고 앉아 있었다.


고통을 참으면서, 눈물도 살짝 양념 삼아, 어케어케 겨우 반 공기 정도를 비우고 다시 영양 주사를 맞으러 주사실로 향했다.  





[병원의 호박죽.... 저것을 못 삼켜서.... ㅜㅜ 

병원 식당에서 죽요리를 해 주시던 직원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내가 많이 불쌍해 보였는지 항상 걱정을 많이 해 주셨다. 

죽이 나오면 가지러 가기 전에 먼저 내 자리로 가져다 주시곤 했고, 모자른 반찬이지만 하나라도 더 챙겨주실려고 했던 고마운 분이셨다.]



그 다음 날 진료를 받는 날이었고, 의사 선생님한테 입 안과 목의 고통을 호소 했다. (진짜 못해먹을 짓이다...)

보시더니. 점막염이 너무 심하다고 그 자리에서 치료 중단을 선언 하셨다.

사실 그 전에도 체력도 너무 떨어지고 힘들어서 치료 중단 및 입원 치료 얘기가 계속 나오긴 했었는데, 

방사선 치료 종료를 얼마 안 둔 상황이어서 자의로 통원 치료 강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내염이 너무 심한 나머지 의사 선생님 쪽에서 강제로 치료를 멈춰 버린 것이었다.


4도 급성 점막염으로 너무 심한 상태라 계속 방사선 치료를 하다 보면,

나중에 아물지 않고 세포가 모두 괴사 될 수 있다고 했다.

왜 죽 따위를 먹고도 그렇게 아파서 고통의 눈물을 흘렸는지 알 수 있었다. 


방사선 치료 완료를 일 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중단이라 못 내 아쉬웠지만 몸도 너무 극도로 힘든 상태였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일주일 휴식의 길로 접어 들게 되었다. 




분명 나같은 환자들도 많을 텐데,

나도 거의 80%는 정신력으로 치료를 완주한 것 같다.

면역력은 바닥을 치고, 체력 또한 저질 중에 저질로 떨어져 병원만 한 번 갔다 오면 하루종일 지쳐 누워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암튼 나처럼 정신력으로 대부분을 버티게 되면 실제 자신의 캐파를 넘어서까지 완주를 하려고 하는 위험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정신력은 치료에 있어 체력만큼이나 필요한 요소인 것 같지만 자칫하면 자신의 몸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치료 받는 그 시간이야 치료 완료라는 확고한 단 하나의 목표만을 보고 달리지만,

막상 치료가 끝난 후에는 오랜 동안 갇혀 있다 갑자기 자유를 얻은 사람처럼 멍하고 멘붕에 가깝다.

더군다나 후유증이라는, 까도 까도 뭔가 새로운 것을 또 들고 나오는 또 하나의 어마무시한 놈이 나와 장기전을 치루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것 까지 생각한다면 치료 중에도 어느 정도 자신의 몸을 생각하면서 치료에 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담당 의사 선생님들이 마라톤에서 뛰는 페이스 메이커 처럼 좋은 가이드를 제시해 주며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할 것 이고,

곁에서 지켜주는 보호자들의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암이란 치료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장기전이다.

너무 욕심 부리거나 자만하지는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728x90
반응형
반응형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미각을 되찾으며]


치료가 끝나도 미각은 바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치료 바로 직후에도 후유증 때문에 나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정말 미쳐 돌아가는 기간이다. 

치료 끝났어요 야호~ 이게 절대 아니다. 고통과 통증은 지속된다....


또 하나의 시련이 추가가 되는데,

치료 중일 때는 독기가 품어져 있기 때문에 '살자, 살아야 한다'며 필사적으로 매달리는데,

막상 치료가 끝나면 끝났다는 이유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새장에서 풀어 지는 것 처럼의 멘붕 상태라 할까?)

치료도 끝났는데 왜 통증은 계속 되고, 미각은 돌아오지 않는가... 이 것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엄청 받게 된다. 

이 때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러던 나날을 지내던 중 치료 끝나고 미각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한다. 

갑자기 천사가 나에게 구원의 손 길을 건내는 것처럼 정말 아름답고 황홀한 경험이었다. 

구원을 받는다는 느낌!!


하지만 방사선의 후유증이라는 악마는 호락호락 하지 않다.

미각은 정말 천천히, 서서히... 장기간의 시간 싸움이다. 

완전히 한 방에 돌아 오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엔 쓴 맛, 짠 맛부터 희미하게 느껴지기 시작 했는데 이 때 설렁탕을 먹다가,

짠 맛을 느끼는 행복에 빠져서 소금을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하루 왠종일 입 안에서 그 특유의 짠내와 기분 때문에 고생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아 ㅆㅂ.. 종양이 사랑한다는 나트륨 폭탄 투하.... ㅜㅜ)

몇일 전 스팸 들어간 부대찌개 까지 손을 대는 실수를.... (너무 너무 먹고 싶었다...딱 한 번 먹었다. 집에서 만들어서...)


치료 완료 후 3개월 즈음 구간에 들어섰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과 감동의 도가니가 펼쳐 진다. 

이것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함께 기뻐하고 감동하게 되는 모멘트인데, 바로 매운 것을 먹게 되는 순간이다. 

특히 라면!!!!

우리 한국 사람들이 먹는 메뉴를 보면 고춧 가루 들어 가는 음식이 으마으마하게 많은데 그 동안 그걸 못 먹고 견뎠으니.... 

그래서 그런지 진짜 모든 치료 기간 중, 최고의 감동과 행복이 마음 깊은 곳부터 요동치며 폭발하는 중요한 시점 중 하나다. 


만약 주위에 암 치료 후 매운 걸 먹게 되었다는 얘길 들으면 진심으로 축하 해 주길 바람 ㅜㅜ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조금씩 조금씩 혀를 단련 시켜 주는 것이 매운 음식 먹을 수 있는 시점을 앞 당길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평생 매운 음식 좋아했기 때문에 그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옛날 만큼 매운 레벨을 맞춰 돌아오진 않더라...

치료 전에는 <코코 이찌방야>에서 카레 먹을 때 매운 레벨 9신, 10신 정도 먹었는데 이번에 먹으니 4신 먹고도 땀을 뻘뻘 흘리더라...-_-

(3신인가 4신이 아마 신라면 수준일거다...)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남산 휴개소에 먹은 최초로 성공한 매운 음식, 라면의 모습!!!





하지만 나는 신 맛을 잃어 버렸다. 치료 중에는 신 맛이 강하기 때문에 다행히 맛이 조금씩 느껴 져서 자몽, 오렌지, 카무카무 등으로 비타민 섭취 하는 걸 즐겼었는데, 이제는 아주 입에서 받아 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김치도 김치 찌개도 못 먹고 ...ㅜㅜ


(참고로 여기서 신의 열매라 불리우는 카무카무를 강력 추천 하는데 비타민C가 무려 오렌지의 60배다. 보통 가루 형태로 파는데 그런 만큼 신 맛도 끝장을 본다.)



단 맛은 아직 조금씩 돌아오는 단계인 것 같다.


이 리턴 오브 미각의 과정은 정말 복창 터질 것 처럼 느리기도 하고,

아주 미세한 맛은 안타깝게도 느낄 수 없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긴 한데 왠지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의 삶이 가장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음식의 맛을 느끼고 거기서 느끼는 행복의 최고치를 경험하는 건데 안 부러울 수가 있겠는가.....


암튼 가출한 나의 미각은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돌아오는 과정에 있다....   




2017/08/10 - [STUFF/비인두암 - 비인강암] - [비인두암] 미각상실01 - 방사선 치료에 앞서 먹고 싶은 건 다 먹자!!

2017/08/12 - [STUFF/비인두암 - 비인강암] - [비인두암] 미각상실02 - 미각 상실 상태에서의 방사선 치료 경험담






  

728x90
반응형
반응형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미각 상실 상태의 경험]


일단 미각 상실 하고 나면 슬슬 예민해 지기 시작한다. 이제 내가 항암/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걸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나도 남들처럼 맛집 찾아다니고 먹는 걸 참 좋아했기 때문에 미각상실은 정말 엿같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실제 미각을 잃었다는 걸 느낀건 한우 등심 첫 조각을 씹을 때였다.... 오우 지쟈스... 

(하아... 아무 맛도 없었다. 종이짝을 씹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절망의 구덩이로 추락하면 절대 안된다. 

왜냐면 짧지 않은 미래에 방사선 후유증으로 인한 진정한 통증의 지옥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 했듯이 방사선 쬐인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목은 아주 그냥 말 그대로 아작이 나서 물 한 모금 삼키는 것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고, 

매운 것은 물론 음식에 작은 고춧가루 하나만 들어가도 엄청난 고통으로 울면서 뒹굴게 된다.

또 언젠가 부터 이상한 시궁창 냄새가 나기 시작하며 음식이 들어가도 내가 플라스틱을 먹는 건지 박스를 찢어 먹는건지 착각하게 된다.

음식 냄세만 맡아도 토하고 싶은 증세가 시작된다.  

어느 기간 동안은 목이 아파 말도 거의 못한다

핸드폰에 칠판 앱을 깔아서 손으로 써서 소통 하거나 필요하면 종을 울렸는데, 이건 훗날 소중한 사람의 트라우마가 된다....ㅜㅜ  (이 글을 빌어 용서를 구한다...ㅜㅜ)

그리고 살면서 겪어 보지 못한 초 강도 높은 구내염으로 인해 화상 입은 혀와 입 안은 온통 거대 혓 바늘로 뒤 덮히게 된다. 


치료 초기 때 물 한병을 샀더니 병원 내 점원 분이 "빨대 드릴까요?" 묻던 것을 그때야 이해 하게 됬다. 

그놈의 혓바늘 때문에 빨대 없이는 물도 마시기 힘들다....


거의 죽도 먹기 힘든 상태가 오는 것이다. (건더기가 많을 수록 = 무한 통증의 헬게이트)

이 때 거의 모든 환자들은 마시는 영양제와 영양 주사 그리고 마약성 진통제로 견디게 되는데 이 때가 거의 방사선 치료의 피크라고 (고통의 관점에서 봤을 때) 보면 된다. 말이 마약성 진통제지... 아무리 덕지적지 패치를 붙이고 용량을 높여 먹어도 고통은 나아지지 않고 커져만 갔었다.



스마트폰에 설치했던 칠판앱으로 내 병 설명하던 모습 ㅋㅋ

천진반의 세번 째 눈 같은 위치에 있는게 종양이다...ㄷㄷㄷ... 입체적으로 보면 훨씬 뒤(안쪽)에 있다...

목 통증 때문에 말을 못해서 여기에다 글로 써서 얘기 했는데,

 참 신기한게...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워!" 이러면 대뜸 "물달라고?" 하면서 알아 듣더라...헐..

옆에 오래 같이 살았던 반려견이 되는 기분이었다....ㅎ




암튼 이 시기는 생각 보다 빨리 찾아 올 것이니 미각 잃어 버렸다고 좌절하고 찡찡 거릴 여유가 없다. 

미각만 잃어 버렸지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미친 듯이 또 먹어야 한다. 

항암/방사선 치료는 정신도 중요 하지만 그 엿같은 종양과의 치열한 체력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걸 이용해 먹어야 한다. 편식쟁이 나쁜 어린이라면 더더욱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건강식이지만 평소 냄새만 맡아도, 씹기만 해도 우웩 거렸던 항암 음식을 미친 듯이 먹으면 된다.

항암에 좋다는 브로컬리를 내 평생 그렇게 많이 먹었던 적이 없었다. 

고추장 찍어 먹지 않아도 된다. 눈 감고 먹으면 내가 브로컬리를 먹고 있는 건지, 뭔 풀을 먹는 건지 분간 안 간다. 

맛이 안느껴지는데 뭔 상관인가 몸에 좋은 거 그냥 팍팍 먹는거다! 다음에 올 고통의 구간까지 시간이 너무 없다!

(신기하게도 톳은 을메나 맛이 독하던지 그 와중에도 맛이 좀 느껴지더라... ㅎㅎ)


그리고 또 하나는 식감에 굉장히 민감 해 지고 식감 좋은 음식을 찾게 되기도 한다. 

구내염 때문에 고기 먹으면 종이 씹고 이상한 구린내가 났었는데 조개를 먹으니 고기 먹는 듯한 기분이 났었다. 

맛을 못 느끼게 되니 당연히 식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다음에도 찾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맛에 대한 욕정을 조금이나마 푸는 것이 앉아서 울고, 좌절하고 있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지난 관련 포스팅: 2017/08/10 - [STUFF/비인두암 - 비인강암] - [비인두암] 미각 상실 - 방사선 치료에 앞서 먹고 싶은 건 다 먹자!!  



728x90
반응형
반응형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비인두암은 그 종양의 위치 때문에 다른 암처럼 직접 수술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항암주사와 방사선 병행 치료로 진행한다. 

(두개골 까고 종양 제거 할 수는 없을지라...)

그리고 방사선 치료의 대표 타이틀은,


"통증 없는 치료!!!" 


역시 풋내기 암환자 답게 난 다시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통증 없는 방사선 치료라니, 얼마나 다행인가~~~야호~!

(지금 생각하면 차암 ㅂㅅ같은 생각이긴 했는데.... 사실 이런 멍청하다 싶을 낙관적 생각과 행동 때문에 비교적 항암치료를 잘 이겨낸 측면도 있었다.) 


방사선 치료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다음에 몇 번 더 자세히 써 보려 하는데,,,, 일단 본인과 주위 사람 정말 미치게 만든다는 것만 말해둔다.




[미각 상실]


개인적으로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 중, 특히 정신적인 '피해와 고통'을 가장 많이 받았던 부분이 미각 상실이다.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면 곧 미각을 잃게 되는데, (그 누구라도 얄짤 없다, 무조건 잃는다...)

치료 시작 전까지 초기 검사니 뭐니 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병원에 따라 예약이다 뭐다 하는 시간 소요도 고려)


나는 이비인후과에서 종양 판정 > 암병원 입원 검사하고 비로소 방사선 시작할 때까지 한 2,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방사선 치료 일주일 후부터 미각을 잃었다

 

암튼 미각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이 시간 동안, 무조건 먹고 싶은거 많이 많이 다 먹어야 한다!!!

특히 인생 맛집이 있다면 무조건 다시 가서 음미 해야 한다, 아니면 평생 뼈저리게 후회할 수도 있다. 


항암/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엄청난 스테미너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들도 꼭 살을 찌우고 체력 보강할 것을 강하게 권한다. 이런 이유로 치료 전까지 필사적으로 잘 먹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큰 이유는 치료가 끝나도 미각은 제대로 돌아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란 거다....

치료 후의 나도 지금까지 완벽하지 않은 미각 때문에 정신적으로 좀 힘들고, 다른 환우들의 케이스를 봐도 예전의 완전한 미각을 찾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냥 팔자려니, 운명이니...하며 받아 들이고 살아야 한다.


치료 시작 전 인터넷을 찾아보니, 미각을 잃어버리니 먹고 싶은 거 많이 먹으라는 얘기가 많이 있어, 나름 스테미너 음식과 더불어 좋아 하는 음식을 최대한 많이 찾아 다니며 먹었다. 하지만 더 먹어 둘 걸 하는 통한의 후회를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미각은 다시 완벽히 돌아 오는 줄 알았다....-_-)


막상 겪어 보니 먹는다는 것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크고 소중한 행복 중에 하나라는 것을,

미각을 잃기 전까진 머리로만 알았지 몸과 마음 속으로는 100%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미각을 잃는 다는 것이 어느 정도 힘들 줄은 예상 했지만 이토록 괴로울지 몰랐다. 


항암/방사선 치료는 엄청난 물리적 고통을 주는 후유증들이 많다. 그래서 미각 잃는 것 따위 고통은 없는 거니 얼마나 다행이야 하며 쉽게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미각 상실로 인해 인간의 큰 행복과 축복 중 하나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정신적 고통은 정말 어마 무시하게 슬픈 것이다.


있을 땐 쳐다도 안 보다가, 꼭 없으면 생각 난다고....

미각 상실 상태에서 먹을 거 생각이 그렇게 많이 날 수가 없다. 

그건 맛을 못 느끼기도 하고, 방사선 치료로 인한 구내염 등, 엄청난 목의 통증 때문에 거의 아무 것도 못 먹고, 못 마시는 수준으로 한 동안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욕구를 채울 수 없어서 그렇다. 


수요 미식회나 맛있는 녀석들 같은 방송이 TV 나오면 진짜 사람 미쳐버리게 만든다. (출연진들이 잔인무도한 악마들로 보임)


그래서 치료 끝나고 미각 돌아오면 이 것도 먹고 저 것도 먹어야지 하며 음식만 생각하는 음식 변태로 거듭나게 되는데, 나는 그 당시 음식 버켓리스트를 만들기도 했었다. 




당시 만들었던 버켓 리스트 중 몇 갠데... 빙산의 일각이다.

인간 마음 참 간사한게 정작 미각 돌아오고 나니 딴 거 먹고 다닌다. ㅎㅎ

그리고 아직 단 맛을 잘 못느껴서 와플은... ㅜㅜ


 


쨋든 화살은 이미 날라갔고 버스도 이미 떠난 것....

치료가 끝나 봤자 ... 미각이 돌아와 받자... 이전의 입맛이 아니었다. 이전과 완벽히 동일하지가 않다... 

그토록 진심을 다해 믿고 바랬던 것에 대한 배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이 때 느끼는 정신적 충격 또한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ㅜㅜ


예를 들어 난 김치 찌개를 미친 듯이 좋아 했는데,

지금 미각의 구조가 어떻게 뒤틀렸는지 몰라도 신 맛 나는 것을 입에서 거의 받아 들이지 못한다. (먹으면 우웩 우웩 거림)

미각 돌아온 후 김치 찌개 몇 번 먹어 보고 이제 먹지도 않는다... 맛 없어서..ㅜㅜ 그리고 김치도 겉저리만 먹지 익은 김치 못 먹는다.

나도 다른 사람 못지 않게 평생 김치 없으면 밥 못 먹던 사람인데 말이다... 디스 이즈 베리베리 새드!!!!





만약 (안타깝게도) 방사선 치료을 앞두고 있다면,

정말 먹고 싶고 좋아했던 모든 건 다 먹어두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스테미너를 높이기 위한 건강식 위주로 하되,

불량식품이 만약 인생 음식이라도 꼭 먹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맛을 꼭 깊이 음미 해야 한다.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