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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그동안 왓챠에 찜 해 둔 목록들 중 땡기는 거 위주로 봤다. 개인평가는 5점 만점 기준임

-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 4점 (왓챠, 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 유리고코로 : 4점
(왓챠)

- 셔터: 4점 (왓챠, 웨이브, 티빙)
- 방과후 소다 먹기 좋은 날: 3.5점 (왓챠, 웨이브, 티빙)
- 시라이: 3점 (왓챠, 웨이브, 티빙)
- 외사경찰: 2.5점 (왓챠, 웨이브)

 

| 🏫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4점)

Idiot Girls and School Ghost: School Anniversary | 2014 공포/코미디 · 한국 
김민하 감독 | 출연: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 하서율(귀신)

개교기념일에 학교에서 귀신과의 숨바꼭질을 하고 이기면 수능만점을 받는다는 전설을 알고 게임에 참여하는 8등급 여고생 4명의 좌충우돌 우당탕탕 코미디. 최근에 한국식 B급 영화로 [핸섬 가이즈]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이 영화 보고 평점 0.5점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과장해서 언젠가 이 영화는 한국식 B맛 영화의 신기원을 연 명작이라 평가 되지 않을까 할 만큼 재밌게 봤다.

각 캐릭터들과 찰떡 감성이 돋보이는 개별 포스터들

성공하면 수능 만점이지만 실패하면 모두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라는 조건이다.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에게 닥친 가장 현실적이고 문제적 상황이 아닐까 싶다(입시와 우정). 아무튼 친숙한 공포물의 공식을 따라가면서도 시종일관 클리셰를 부수고 이탈하는 점들이 매력적이고, 중후반부를 지나며 뇌절을 거듭하고 몰입감은 더욱 깊어만 간다.

손주연 (우주소녀 은서), 정하담, 김도연(위키미키), 강신희

정하담 배우는 극중에서도 용병이지만 실제 배우로서도 고급 용병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 외 세 명의 배우들은 발연기에 가깝지만, 이 B급 영화와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고 케미도 훌륭하다. 전체적 설정은 [여고괴담]과 [링], 코믹과 병맛 스타일은 [하우스]와 [무서운 영화], 고생하는 빌런과 클리셰 부수기는 [스크림]을 연상케 한다.  

영화보고 떠올랐던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던 한국 B급 영화들: [긴급조치 19호 2002], [마지막방위 1997], [시실리 2km 2004], [차우 2009],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2020], [핸섬가이즈 2024]


 

| 👨‍👩‍👦 유리고코로 (4점)

ユリゴコロ | 2017 스릴러/미스터리/드라마 · 일본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 | 출연: 요시타카 유리코, 마츠자카 토리, 마츠야마 켄이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를 찾던 한 남자가 아버지 방에서 발견한 공책 속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사랑, 인간 내면의 어둠을 마주하는 이야기.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드라마. 보통 미국 영화의 가족이 지켜야 할 대상으로 묘사된다면, 일본 영화 속 가족은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이 영화가 특히 그랬다.

Rihwa「ミチシルベ」2017

Rihwa가 부른 주제가 「ミチシルベ」도 참 예쁜 노래다. 감독이 직접 만든 뮤직비디오에는 주인공 미사코의 중학생 시절이 담겨 있어 영화 속에서 볼 수 없던 감정을 전한다.

업데이트 중인 나의 영화 촬영지 구글지도 중 유리 고코로 촬영지, 군마 & 도치키현
이별의 장소, 키류강 댐, 만남의 장소 카마가와 프로미나드

이 영화는 촬영지도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두 연인이 처음 만난 장소와 댐이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군마현(현재)과 토치기현(과거)에서 촬영되었고 각각의 장소는 카마가와 프로미나드와 키류강 댐이라고 한다. 


 

| 📸 셔터 (4점)

Shutter | 2004 공포/미스터리/스릴러 | 태국 
반종 파산다나쿤, 팍품 웡품 감독 | 출연: 아난다 에버링엄, 나타위라눗 통미, 아치타 시카마나

사진 속 정체불명의 형상을 쫓던 커플이 점차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희대의 망작, [랑종]의 반종 파산다나쿤 감독의 데뷔작이자, 아시아 공포 영화의 '모범 답안' 같은 웰메이드 작품.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되어 지금 봐도 무섭고 재밌는 영화.

유튜브 : nutti3ism

이 영화도 음악이 인상적. 태국 전통 장르인 루크크룽 (Luk Krung)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하는데, 컨트리 풍으로 영화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린다. 제목은 [วิญญาณในภาพถ่าย]. 음... 찾아보니 "사진 속의 영혼"이라는 뜻으로 수텝 웡캄행 Suthep Wongkamhaeng의 노래다.   


 

왼쪽과 오른쪽의 캐릭터는 '소녀가 소녀에게'의 토미타와 미유리를 딱 떠오르게 한다

| 🥤 방과후 소다 먹기 좋은 날 (3.5점)

放課後ソーダ日和 特別版 | 2019 드라마/일상 | 일본 
에다 유카 감독 | 출연: 모리타 코코로, 타나카 메이, 아오나미 준, 모톨라 세레나(카메오), 호시 모에카(카메오)

우연히 만난 세 소녀들이 방과 후 크림소다 투어를 하는 이야기다. 감독의 처녀작인 [소녀가 소녀에게]의 (실제로 카메오로 특별 출연하는) 미유리와 토미타의 관계 속에 능청스러운 캐릭터가 하나 들어와서 펼치는 듯한 일상 속 섬세한 감성의 이야기다. 처음엔 달달하면서도 나중에는 크림이 녹아내리듯 가벼우면서도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느끼게 해 준다. 달콤 쌉싸름과는 또 다른 상큼 섬세한 맛의 청춘 감성. 나도 인생방학 말고 그 시절 여름방학을 다시 한번 가져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쇼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호시 모에카를 잠깐 만날 수 있다.

羊文学 "天気予報" 2018

이 영화도 OST가 인상적이었는데  羊文学 히츠지분가쿠의 "天気予報 일기예보"라는 몽환적인 느낌의 인디록 음악이다. 


 

| 👁 시라이 (3점)

シライサン | 2019 공포/드라마 | 일본 
오츠이치 감독 | 출연: 이이토요 마리에, 이나바 유우, 소메타니 쇼타(카메오)

괴이한 존재, '시라이상'의 이름을 듣는 순간 끝없이 따라다니는 저주에 걸려 목숨을 잃게 되는 괴담을 그린 영화다. 일본 공포 영화의 그 뻔하디 뻔한 공식을 답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름 몰입감이 있어서 어쩌다 하나 얻어걸린 느낌이다. 그렇게 좋지도 않았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았던 심심풀이 땅콩 영화. 

Cö shu Nie - inertia / THE FIRST TAKE 2019

ㅇ이번 주 영화들은 인상적인 음악들이 많았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 Cö shu Nie 코슈니에의 "inertia"라는 곡으로 기괴한 공포영화에 어울리는 듯한 아방가르드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음악이다. 


 

| ☢️ 외사경찰 (2.5점)

外事警察 その男に騙されるな | 2012 스릴러/범죄/드라마 | 일본 
호리키리조노 켄타로 감독 | 출연: 와타베 아츠로, 김강우, 마키 요코, 오노 마치코, 이경영

북한의 우라늄 밀반입 정보를 입수한 일본 공안의 문제적 경찰과 한국 국가정보원 NIS의 대테러 한일 합동작전 이야기다. 소설 원작인데 1탄은 TV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2탄이 영화화 된 본 작품이다. 김강우, 이경영, 김응수 같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만큼 서강대교, 잠수교, 국회의사당 등의 익숙한 풍경도 보인다. 

뭔가 묘하게 겹쳐서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문제는, 영화가 참 애매하다. 범죄/스릴러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드라마에 더 치중되어 있다. 비슷하게 범죄/스릴러의 탈을 쓴 신파 영화의 걸작 [모래그릇] (1974) 정도의 폭발적인 감성은 아니지만 꽤나 드라마적인 영화다. 스토리 한 편이 꽤나 잘 짜여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아서 몰입도는 높은데 재미가 없다. 
 

이번 주말에 2월 마지막으로 무슨 영화를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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