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PLUR & Vibe Upon the World 17:
Shibuya-Kei Pt1: 살롱뮤직에서 아방가르드 팝까지
Pre-years: Salon Music & Flippers Guitar
60년대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통기타 포크 음악을 시작으로 90년대 마초 락 밴드까지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씬은 락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J-Pop의 어쩔 수 없는 ‘대중’ 성향에 의해 일본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에 고리타분함을 느끼는 이들도 슬슬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유럽 지향적 사운드를 장착한 80년대 Salon Band 살롱 밴드의 출현은 시부야케이의 전초전을 알리는 조용한 알람 시계였다.
비록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살롱 밴드는 시부야케이의 시초로 불리는 Flipper's Guitar 플리퍼스 기타를 발굴해낸다. 그리고 1990년 심야 드라마 [클램 스쿨 부기]의 테마송인 “Young, Alive, in Love”가 대 성공을 거두며 플리퍼스 기타는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1991년 플리퍼스 기타는 해체되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부야케이의 물결이 시작된다. 플리퍼스 기타의 오자와는 상업적 노선을 밟으며 시부야케이와의 연계성이 단절 되지만 오야마다는 Cornelius 코넬리어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부야케이를 통한 일본 문화 장악에 들어간다.
시부야케이의 시작, 90년대 초반
90년대 초반 플리퍼스 기타(이후 코넬리어스)와 함께 안티-대형 레이블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음악적 접목을 시작한 이들로 샤다라파(SDP)와 Pizzicato 5 피치카토 5가 있다. 특히 피치카토 5는 오야마다와의 합작품인 1993년 앨범 <Bossanova 보사노바>에서 동시대 댄스 음악의 흐름과 60년대 유럽 지향적인 사운드의 크로스 오버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전형적인 시부야 사운드를 구축한다.
90년대 중반, 오자와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을 때 코넬리어스는 Tratoria 트라토리아 레이블을 설립하며 당시 일본에서 구하기 힘들었던 외국 앨범의 발매와 일본 인디 그룹의 양성을 통해 시부야케이의 발전에 이바지 한다. 이 때 Towa Tei 토와 테이가 그룹 딜라이트를 떠나 흐름에 합류하고 Denki Groove 덴키 그루브, Love Tambourine 러브탬버린, Venus Peter 비너스 피터 등의 신진 세력들이 씬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코넬리어스의 애인인 Kahimi Karie 카히미 카리에 또한 데뷰 앨범을 발표하는데 Jane Birkin 제인 버킨과 Serge Gainsbourg 세르지 갱스부르그의 영향이 극단으로 나타나며 시부야케이의 유럽지향적 성격을 확고히 다지고 코넬리어스의 95년 작 <69/96>는 일본 베트스 셀링 앨범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네오 어쿠스틱, 매드체스터, 이탈리안 사운드트랙, 재즈, 하우스 등 유럽의 여러 음악 요소들이 하이브리드를 이루는 이들의 사운드에 일본 젊은이들은 매료 되고 이내 언더그라운드 씬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80년대 주를 이루었던 일본의 클럽 씬은 말 그대로 쿨하고 댄디한 이들의 모임이었지만 곧 클럽과 패션 일번지인 우라 하라주쿠 일대는 대형 레이블과 대중 문화에 반감 어린 시부야케이에 영향을 받은, 보드 셔츠로 무장한 중산층 중고등 학생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 때 Bathing Ape 베이딩 에입 패션 레이블은 코넬리어스와의 깊은 연계를 통해 젊은 층 패션디자인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문화의 출현을 감지한 미디어는 곧바로 시부야케이에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전성기, 90년대 말
90년대 말 온 일본 열도는 시부야케이에 의해 들썩거린다. 트라토리아 레이블에 이어 나카 마사시의 Escalator Record 에스컬레이터 레코드, 코니시 야수하루 (피치카토 5)의 Ready Made 레디 메이드 레이블 등을 통해 Yukari Fresh 유카리 프레시, Losefeld 로즈펠드, Fantastic Plastic Machine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Manfield 맨스필드, Minekawa Takako 미네카와 타카코 등 시부야케이의 ‘얼굴’ 격인 이들이 본격적으로 데뷰한다. 그리고 코넬리어스의 97년작 <Fantasma 판타즈마>는 지금까지 시부야케이 씬을 집대성한 명작으로 기록된다.
90년대 말의 시부야케이 전성기는 그 상업적 가능성을 인정받는 시기기도 했기에 이 때부터 그 하이브리드 형태의 음악적 접목의 뿌리가 되어온 철학, 디자인, 패스티시, 탈 대중 문화적 성격을 잃어 버리고 일종의 트렌드와 문화 현상으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2000년이 찾아오며 이미 시부야케이는 카페나 대중 잡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쿨한 문화 아이템으로 전락한다. 2001년 코넬리어스의 <Point 포인트> 앨범은 이미 식어버린 원조 시부야케이들의 입장을 반영하며 씬의 죽음과 아방가르드적인 새로운 실험적 형태의 방향을 제시한다. 에스컬레이터 레코드 또한 뉴욕과 베를린에서 한창 진행 중이던 일렉트로와 댄스 펑크로 전환하고 레디메이드는 보다 성숙했지만 그 전과 똑 같은 시부야케이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마저 시부야케이를 버리고 하우스 DJ로서 새로 거듭났다.)
죽음, 2000년대 초반
이렇게 해서 2000년 이후 음악계에서는 신진 세력에 의한 세대교체가 일어난다. 이것은 일종의 시부야케이의 후기 현상으로서 Havard 하바드 등과 같이 기존 시부야케이 멤버들에게 발탁된 직계 손들이 나타난 반면 Quipthone 큅쏜, Paris Match 파리스 매치, Akakage 아카카게, Cymbalse 심벌즈 등은 시부야케이와의 직접적 연계를 거부하며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이들은 시대의 문화와 사운드적 흐름에 동참 했을 뿐 시부야케이의 정통을 이어나가는 식의 장인 정신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의 요지는 있지만) 따라서 엄격히 따질 때 이들을 시부야케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이고 이들 또한 자신들이 그렇게 불려지는 것에 언짢을 것이다. 이 밖에 시부야케이 원조들이 어린 시절 유럽 음악에 영향을 받았듯이 중고등학교 시절 시부야케이를 들으며 자란 Aprils 에이프릴즈, Dahlia 달리아, Petset 펫셋, Pictogram Color 픽토그램칼라, Capsule 캡슐 등이 있다. 이들도 파리스 매치와 같은 부류와 마찬가지로 시부야케이의 정통성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들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성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초기 아티스트들이 유럽지향적이었다면 이들은 ‘유럽지향적이었던 시부야케이’ 지향적이었다. 즉 샘플링에 의존한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운드만 더 세련되어졌을 뿐 똑 같은 과정의 반복이었다..
후기 현상: Perfume, YMCK 그리고 아방가르드 팝
시부야케이의 죽음 이후 눈에 띄는 3가지 후기 현상이 있다. (필자가 주관적으로 주목하고 싶은 현상 일 뿐 정의 내리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는 이번에 j-pop 아이돌, Ami Suzuki 아미 스즈키의 싱글 참여로 화제가 된 캡슐의 Nakata Yasutaka 나카타 야수타카가 배출해 낸 그룹 Perfume 퍼퓸으로 기존 J-Pop 영역의 문을 두드리며 좀더 상업적인 성격을 더한 일렉트로 팝과 기존 일본 아이돌의 귀여운 이미지를 접목하고 있다. (아마도 야수타카는 퍼퓸을 통해 Kraftwerk 크라프트베르크의 헬로키티 버전을 구상하고 있는 듯 하다)
두 번째는 Usagichang 우사기짱 레코드의 YMCK, Fine AM 파인 AM, Sonic Coaster Pop 소닉 코스터 팝처럼 아방가르드와 디즈니랜드의 유치하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접목된 퓨처팝으로 퍼퓸과 거의 비슷한 맥락에 서있지만 좀더 비 상업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티비나 라디오를 통해서 보다는 비엔날레나 Sonar 소나르 페스티벌에서 더 듣기 쉬운 이 음악들은 오선지에 뿌려놓은 콩나물이라는 정형적인 음악적 한계에서 훨씬 벗어나 ‘소리’의 레이어를 통한 텍스쳐 구축이 더 돋보인다. Tsujiko Noriko 츠지코 노리코, Piana 피아나, Takaki Masakatsu 타카기 마사카츠 등은 이미 이 영역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DJ나 그룹이라기 보다는 사운드 디자이너/아티스트들에 더 가까운 이들의 음악은 최근 덥스텝 (Dubstep) 현상과 같이 미니멀리즘과 아방가르드의 요소가 주류 음악 요소에 침투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퍼퓸과 YMCK의 음악이 아직도 시부야케이가 가지고 있었던 모더니즘과 페티시적인 레트로 퓨처리즘 그리고 소비주의 사회의 찬양에 대해 빠져 있다면 그 어느 때 보다 환경 오염과 ‘느린 삶’이 대두되고 있는 현 사회에 있어 올가닉한 가이아의 개념이 스며든 이들의 음악이야 말로 진정한 미래 지향적인 퓨쳐팝Future Pop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러한 흐름은 비단 일본의 것만이 아닌 유럽을 필두로 한 전 세계적 언더그라운드/사운드 디자인적 현상이다.)
Spike Me into Space by Salon Music Youg, Alive, in Love by Flipper's Guitar
Twiggy, Twiggy by Pizzicato 5 Good Morning World by Kahimi Karie
Cherish Our Love by Love Tambourine Hands by VenusPeter
Flashback Disco by Denki Groove Butterfly by Towa Tei
Dear Mr.Salesman by FPM ft Nomiya Maki Star Fruits Surf Rider by Cornelius
Beautiful, but Noir by Dahlia PLastic Girl by Capsule
Chocolate Disco by Perfume Milky Blue by YMCK
White Film by Tujiko Noriko Something's Lost by Piana
Camera! Camera! Camera! by Flipper's Guitar
(미켈란젤로 안토니니의 영화 Blow Up을 패러디 한 듯한)
보너스 Bonus: 상업전선을 선택하고 성공한 플리퍼스의 오자와 켄지의 Lovley
'MUSIC > Bling_월드뮤직 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PVUW 19: Hed Kandi & Jason Brooks: 대표 컴필레이션과 앨범 커버 일러스트레이션 (2) | 2008.05.02 |
---|---|
PVUW 18: Shibuya Kei Part 2. 왜 된장의 사운드트랙인가? (1) | 2008.04.04 |
PVUW 16 : Madchester Part2 (0) | 2008.01.31 |
PVUW15 : MADCHESTER part 1. (0) | 2008.01.06 |
PVUW 14: 2nd Summer of Love, the London Tale (0) | 2007.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