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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강북을 넘나드는 서울의 교차편집

2024년 8월 공개된 일본 R&B 싱어송라이터 노조미 키테이의 싱글〈Be The One feat. 百足(Mukade)〉뮤직비디오는 서울 전역을 빠르게 훑는다.

MV (원효대교 북단, 이태원해밀턴 호텔 뒷골목)

강남역, 성수, 연희동, 명동, 마포, 이태원, 여의도…
도시는 리듬에 맞춰 편집되고 화면은 조망과 클로즈업을 오가며 맥박처럼 뛴다. 경쾌한 음악에 어울린다. 

MV의 감상은 한마디로,

"꽤 알뜰하게 훑고 갔다"

전 포스팅에서 다뤘던 아이 토미오카의 개인적인 서울의 느낌과는 또 달리,
노조미 키테이의 MV는 관광객 브이로그 같은 리듬감을 지닌다.

짧은 시간 안에 서울의 젊은 공간을 훑어보는데,

이거 하나만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천할 만한 서울의 주요 지역들이 고루 담겨 있다.

이제부터는 지역별로 MV 속 서울 촬영지를 따라가 본다.


 

📍여의도

🗺 서강대교 북단  항공뷰, 서강대교 남-북단, IFC몰(내부) / 여의도 쇼핑센터 / 브라이튼·한양 ·수정 아파트 일

(시계방향) 서강대교, 서강대교 남단 진입, 롯데캐슬아이비, 서강대교 남단 여의도 뷰(엔딩장면)

여의도 구역에서는 도심 전경, 상업지, 주거지가 고루 등장한다. MV의 시작과 끝을 모두 여의도로 설정해 여정의 입구이자 출구처럼 기능한다.

  • 좌측 하단 이미지는 서강대교 남단 방향의 항공뷰, MV의 마지막 장면으로 쓰였다.
  • 우측 하단은 수정·한양아파트 사이 틈새에서 롯데캐슬아이비를 바라본 장면으로 여의도 주거지 일대의 생활감을 볼 수 있다.

여의도 클로즈업 장면 중 대표적인 건 IFC몰 내부다. 노조미는 마치 쇼핑 온 관광객처럼 등장하며 MV 전반에서 그녀가 주로 등장하는 성수, 강남, IFC몰 등 트렌디한 지역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반면 무카데는 여의도 쇼핑센터 앞, 수정아파트 뒷편, 브라이튼 중앙처럼 보다 소박하고 일상적인 공간에 등장한다. 딱히 큰 의미는 없지만 이런 식의 대비되는 구도로 MV가 전개된다.

 


📍이태원

🗺 해밀턴호텔 일대 (세븐틴 코인노래방 / 시티백 / 해밀턴 호텔 뒷골목 / 젤라띠젤라띠 앞 / 티키타카 / 타파스바 / 더맨션 / 삼거리 교차로 / 솜브레로 골목 등)

이태원 촬영지
MV 촬영지: 지도랑 숫자 맞춰보면 된다

이태원 구간은 MV 전체에서 가장 많은 컷이 배치된 지역이다. 구성은 골목, 간판, 교차로, 인물 위주로 이어진다. 특히 해밀턴호텔 일대의 밤 풍경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노조미는 이곳에서 전후반부 클라이맥스를 펼치는데 이태원 특유의 화려하고 혼란스러운 야경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적셔노래방, 여보여보가 보이는 시티-백 간판 ❘ MV

특히 눈에 띈 건 간판 속 단어들이다. ‘적셔(JJeok Syeo)’는 한국 특유의 소주 문화 코드, ‘여보여보’는 오래된 이태원의 트랜스젠더 신을 떠올리게 한다. 의도했든 아니든 이 둘이 화면에 잡힌 건 꽤 흥미롭다.

쨋든 옛이나 지금이나 이태원의 밤은 언제나 시선을 끈다.

 


 

📍강남역 (서초)

🗺 서초대로 73길(템플스트라이크), 77길 (SBS노래방, 나는 솔로포차 앞, 맘스터치랩 (내부 3층))

강남역은 세대 불문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MV에선 한산한 시간대의 골목과 상가 사이에서 촬영된 장면이 주를 이룬다. 텅 빈 듯한 화면 속에서도 공간 자체는 강남역답게 익숙하다. 노조미가 음료를 마시는 곳은 맘스터치랩인데 예전 공차 건물이라 그런지 공차스러운 창문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다.


 

📍마포(광흥창역 주변)

🗺 창전로 54 공중전화박스 / 광흥창역 엘리베이터(원통 구조물) / 창전사거리 횡단보도

광흥창 역 일대 촬영지

홍대는 뻔했을까. 그래도 마포 자체를 피해가지는 않았다. 독막로의 창전사거리광흥창역 주변이 꾸준히 등장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공중전화박스. 토미오카 아이의 MV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등장했다. 한국과 일본의 Z세대 모두에게 공중전화는 이미 낯선 사물이다. 이 세대들에게 레트로 감성으로 소비되는 건 동일하지만 일본의 경우 재난이 많아 그런지 비상시 통신 수단 정도까지는 인식된다고 한다.

(좌) 노조미 키테이 MV ❘ (우) 아이 토미오카 MV

공중전화 박스는 Z들에게 대체 어떤 느낌인걸까? 지금 어른들이 워크맨이나 디스크맨을 보는 그런 느낌이랑 유사할까?


 

📍연희동

🗺 Studio Colin

연희동은 Studio Colin이라는 대여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다. 연희동 산중턱에 자리한 이곳은 실제 집처럼 구성되어 있어 그런지 MV에서 이들이 여행 중 머무는 에어비엔비 숙소처럼 느껴진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도시의 장면들이 리듬감 있게 교차하는 MV 관점으로 보면 여행 중 잠시 머무는 장소조차 그 감정의 흐름 안에 포함시킨 것 같다.

스튜디오 콜린 ❘ 출처: http://www.filmmakers.co.kr/locationBank
(시계방향) BTS, Shaun x OVAN, 악뮤, 런닝맨

※ 2018년 오픈한 Studio Colin은 정원과 테라스, 루프탑 뷰까지 갖춘 단독주택형 자연광 렌탈 스튜디오로,
BTS, 악뮤, 런닝맨 등 다양한 영상/화보 콘텐츠의 촬영지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류 느낌이 강한 촬영지 픽으로 느껴진다.

 


 

📍명동

🗺 Baviphat 골목 / 명동양과 / 예술극장 앞 / 홍만당 (+ busan jip) 골목

명동에서는 좁은 골목과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가 함께 등장한다. 이태원과 더불어 저녁 장면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다. MV 안에서는 복고풍 거리와 리뉴얼된 건물이 교차하며 낡음과 새로움이 나란히 놓인 공간처럼 비춰진다.


 

📍성수. 자양

🗺 서울숲 / 서울플랫 ✅ Bird's Eye View, 커먼그라운드, 삼익빌라 골목

성수와 자양 구간은 서울숲커먼그라운드, 삼익빌라 골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MV에서는 붉은 벽돌과 톤온톤 때문인지 한눈에 잡히는 에피소드성수101이 보이는 버즈아이뷰와 함께 클로즈업 공간으로는 서울숲이 등장한다. 자양동에서는 커먼그라운드 및 그와 인접한 삼익빌라 골목에서 촬영되었으며 한국 빌라촌 특유의 정서가 공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무와 수변이 어우러진 열린 풍경을 배경으로 한 서울숲은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MV 전반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비춰지던 두 캐릭터의 동선이 겹친다 (이후 노래 제목처럼 강남역과 명동에서 실제로 'Be the One'이 되어 함께 춤을 추며 MV를 마무리). 

2024년 2030 여성 관광객 비율 ❘ 출처: 매일경제

성수동은 일본 매체에서도 ‘지금 서울’을 상징하는 트렌디한 동네로 언급된다. 또한 2024년 기준 방한 통계를 보면 일본 뿐 아니라 중국-대만 모두 2030 여성 관광객들이 압도적인 수준을 보인다 (그 중에서도 방문지는 성수동 압승). K-Pop과 한류 컨텐츠 및 뷰티의 영향이 커 보이는데 MV 촬영지들 또한 이런 부분들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 


| 기타: 

영상의 시작인 원효대교뷰와 엔딩인 서강대교 남단뷰

뮤직비디오에서 버즈아이 뷰 등을 통한 넓은 풍경 장면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시점은 인물들의 클로즈업 퍼포먼스 장면들과 교차되며 서울이라는 도시의 스케일과 입체감을 시청자에게 인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장면마다 지역은 달라도 반복되는 시야와 리듬 덕분에 하나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흐름처럼 느껴진다.

Nozomi Kitay & GAL D - Be The One feat 百足 MV
  • 여의도 (순복음교회 방향 항공 뷰 + 브라이튼 일대 고층 배경)
  • 원효대교 전경 (MV의 시작)
  • 서강대교 남단 / 밤섬 방향
  • 성수동 서울플랫 일대 및 서울숲 인근

 


🎤 노조미 키테이 (Nozomi Kitay 無所属 )

기사 갈무리 ❘ 출처: 스포츠경향

일본 후쿠오카 출신의 R&B 싱어송라이터.
'NØZ'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해 2023년부터 본명으로 전환,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청소년기 약 3년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지내며 가스펠 합창단과 아카펠라 팀 활동을 한 경험이 스타일의 기반이 되었다.

2024년 싱글 〈Moshi Moshi〉는 일본 내 1.5억 스트리밍을 기록했으며, 에스파 카리나, 트와이스 미나·지효, 아이브 레이 등 국내 K-팝 아이돌들의 챌린지 참여로 큰 화제를 모았다.
첫 단독 콘서트 〈BE THE ONE〉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 확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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