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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 본 명동, 소파길의 시작점

지난 번 남산 산책 길에 이어 역사 산책 포스팅을 올려 본다

남산 소파로(길) 역사 산책 포인트 목차: 
- 세종호텔
- 남산예장공원
- 소파로 산채밥 맛집
- 강북 중구 3대 사립 국민(초등) 학교 - 리라, 숭의, 계성
- 돈가스거리
- 남산케이블카
- (구) 동보성 (중국대사관영사부) - 중화요리
- 삼순이계단
- 회현시민아파트
- 원조남산돈가스
- (구) 남산밀레니엄 호텔

| 소파로

중앙의 보라색 선이 소파로

소파로는 명동 세종호텔 건너편 부터 시작해서 밀레니엄힐튼이 자리잡은 소월길까지의 길이다. 이 동선에는 리라, 숭의초등학교, 남산돈가스거리, 현재 중국대사관인 옛 중화요릿집 (구) 동보성, 남산케이블카, 남산산책로 B코스, 삼순이계단, 그리고 백범광장을 지나 밀레니엄힐튼까지 이어진다. (남산돈가스는 소파로의 거의 끝자락에 있다)

소파 방정환선생 동상의 옛, 지금 모습, 옛 모습 뒤로 (구)어린이회관이 보인다    출처: https://lrl.kr/fnjw

남산을 둘러쌓고 있는 이 소파길과 소월길을 따라 장충단길까지가다 보면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의 대한민국 서울의 풍부한 역사의 순간과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이제는 야생동물이 살지 못하는, 파괴되고 유린된 남산의 슬픈 연대기이기도 하다) 소월길이 시인 김소월에서 따왔듯 소파길은 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님의 호에서 따와 1984년에 명명되었다

지금의 소파로길에서 바라 본 1971년 남산과 (구)어린이회관  출처: https://lrl.kr/nLBr

1966년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란 것이 생기면서 우국지사 동상, 기념탑, 시비 건립 '열풍(?)'이 일었었는데 남산의 민족사적 이유 때문인지 윗분들의 선호지는 #1은 항상 남산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산에 가면 동상들이 우후죽순 몰려 있다. 후순으로 어린이대공원, 장충단공원...) 이는 유신시대 애국교육의 흔적인 동시에 일본강점기 시절 남산에 들어서 있던 일본의 상징물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소파 방정환 상도 이 시기 1971년 남산에 지어졌고 이후 육영제단의 어린이회관 (현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자리를 옮기며 1987년 어린이회관과 가까운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겼다

남산 방향 소파로의 시작  출처: https://lrl.kr/MWtE

그럼 이 동선에 있는 주요 POI들을 살펴보자.


| 세종호텔

소파로 길의 시작과 세종호텔 건물 (중앙SEJONG)

소파로 동선 직전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뽑을 수 있겠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호텔건설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요한 관광사업이었다. 따라서 정부기관이 추진했거나 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대표적으로는 워커힐 '63, 웨스틴 조선 '70, 남산 하얏트 '78, 롯데호텔 '79 등이 있다.

현 엠베서더호텔, 옛 금수장 (출처: 중앙시사매거진)

그 와중에 개인의 민영/민자 호텔 건립 사례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1966년 세종호텔이다. 이외 금수장 (현 장충동 엠베서더호텔) '55, 명동 사보이 호텔 '57이 있다 (호텔 연혁을 보면 서로들 최초의 민자 호텔이라고 한다 ㅎㅎ)
 

세종호텔 은하수 공홈펌  출처: https://lrl.kr/EybM

세종호텔은 명동, 남대문, 남산으로의 관광 근접성이 뛰어난 곳에 위치 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기도 하다. 특히 1978년에 선보인 한국최초의 한식 뷔페 '은하수'로 유명했다. 코로나19로 잠깐 쉬고 이후 구설수에 올랐지만 쨋든 다시 영업 중이다


 

| 남산 예장 공원

남산 예장공원   출처: https://lrl.kr/rXKO

2021년에 조성된 공간으로 위 이미지 '예장공원'의 글자가 있는 곳이 철거된 안기부 6국이었고, 훨씬 이전엔 일제강점기 통감관저 및 일본이 거주지가 있던 곳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시 왜국 본부) 바로 남산이 유린당하기 시작된 첫 기점이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시대가 변하며 1990년 서동권 (안전기획부장), 고건 (서울시장), 강홍빈 (서울시시정연구관, 도시계획학박사)의 3자 회동을 시작으로 약 5년 동안 많은 공무원들을 거쳐가며 정보부의 초기 청산 작업이 이루어졌다

무빙에서 이미현의 안기부 사무실

"남산은 정보부의 대명사가 되었다(중략)... 오랜 세월 동안 '남산'은 인간성이 파괴되는 공포의 공간이 지대로 여겨졌다. 제3공화국에서 시작하여 제6공화국까지 장장 34년간이나 이어졌다(중략)...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공포의 시절이었다. 정보부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국가기관이었다. 국내정치는 그러했지만 밖으로는 많은 공을 쌓기도 했다" - 손정목 "서울도시계획이야기" 발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보는데, 드라마 <무빙>에서 나온 이미현 (한효주 분)의 안기부 사무실은 남산을 뒤로한 국가안전기획부 (현 유스호텔)을 기준으로 하되 예장공원 조성과 함께 철거된 안기부 6국, 그리고 한예종에 위치한 안기부 이문동 청사의 공간들이 함께 합쳐져 묘사된 건 아닐까 한다
 


 

| 소파로 산채밥 맛집

미슐렝 가이드의 목멱산방 메뉴&amp;amp;nbsp; 출처 목멱산방 공홈

소파로(길)에는 두 개의 유명한 산채밥집이 있다. 먼저 위 언급한 예장공원과 통감부터를 지나자마자 바로 '목멱산방'이라는 곳이 나온다. '19년 남산공원길에서 리라초등 건너편으로 이사했다. 

겸재 정선의 '목멱조돈'

근데 왜 남산도 아니고 '목멱산'방일까? 바로 남산의 옛 이름이 '목멱산'이었기 때문이다. 마뫼, 말뫼라는 순우리말을 음역 하여 목멱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음역의 공식은 잘 모르겠다...

한 눈에 보는 한양도성&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IPZ39

남산은 (경복궁 기준) 조선시대 북 북악산 (주산), 서 인왕산 (우백호), 동 낙산(좌청룡)과 함께 한양 성내를 조망할 수 있는 (안 쪽에 있는) '안산'과 같은 곳이었다. 조선이 여기에 국사당을 짓고 모시던 수호신이 목멱대왕이었다

산채집 인스타 공식 펌

다른 하나는 소파길을 좀 더 올라와 돈가스 거리에 위치한 촛불1978 뒤의 남산 산채집이다. 돈가스 거리에 위치한 것 답게 산채비빔밥 외에도 왕돈까스를 같이 팔고 있다.  돈가스 거리는 좀 더 있다가 다루겠다. 암튼 두 집 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되었었다


 

| 강북 중구 3대 사립 국민(초등) 학교 - 리라, 숭의, 계성

새로 터를 잡은 목멱산방 건너편에는 리라, 숭의 초등/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또한 남산 안에서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명문 사립으로서 그 시절(90년대) 구역별 셔틀버스는 물론, 급식, (영상) 방송반, 관현악부 외 시즌에 따라 스케이트, 스키, 수영 등 그 시절 고급 스포츠 액티비티 수업 시간이 따로 있었고, 수학여행 코스도 서로 견줄만한 곳들이었다 

숭의초등학교&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lrl.kr/MWuI

조선시대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일본도 이 풍수명당 남산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조선왕궁을 공략하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며 받아간 남산에 일본 신을 모시는 조선신궁과 경성신사 등을 지었고 1953년 개교한 숭의학원이 바로 이 경성신사 터였다. 6.25 전쟁 이후 주인 없던 땅이나 시설을 차지하려는 행위가 많았다고 하는데, 바로 최기석이라는 사람이 경성신사 터와 신사건물을 차지했다고 한다

숭의여자대학교 경성신사&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lrl.kr/MWuM

이때부터 어마어마한 가건물 알 박기의 아스날 연대기가 펼쳐지는데 (영락교회, 이준 삼풍 회장, 박동선 모자, AFAK , 이승만과 박현숙 등)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어찌하였건 이 덕분에 숭의 초등, 여고, 대학은 남산의 아름다운 자연친화적 환경의 계곡 속 개신교 선교교육의 대한민국 대표 사립학교로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일명, 병아리 리라 초등학교&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lrl.kr/rXLF

예쁘고 귀여운 노랑 교복 때문에 병아리라 많이 불리 웠었고, 많은 연예인 배출로도 유명한 리라 예술고등/초등학교는 숭의초등 바로 옆에 위치한다. 여기도 일본의 노기신사가 자리 잡았던 곳인데, 권응팔이라는 사람이 그 시절 상경한 비행청소년들을 모아 기술을 가르치는 선행을 통해 재단법인 직업소년원으로 인정받아 1973년 '리라학원'이 된다. 그리고 이 권응팔의 딸 권리라 양이 입학하며 '리라국민학교'가 된다. 리라초 뒤의 남산원 또한 강점기 시절 내목신사 터가 되겠다

김원 건축가가 디자인한 계성국민학교. 나름 유명했던 시계탑 이전에 찍힌 사진인 것 같다&amp;amp;nbsp; 출처: https://lrl.kr/rXLK

소파로에 위치하진 않았지만 위 당시 서울 사립 국민학교 삼국지로 치면 숭의, 리라 말고 계성이 있었다. 세종호텔 뒤 명동성당 계성여고 옆에 위치한 가톨릭 사립 계성국민학교는 지금 반포로 (쫓겨(?))옮기긴 했지만 당시 이 세 국민학교는 상당한 라이벌 관계였다. 명동성당에 위치한 관계로 데모가 많던 전통 시절 최루탄가스로 밥 먹듯이 수업중지도 많았고, 명동 성당의 복사가 되면 김수환 추기경님을 만날 수도 있었고, 수녀님 교장 및 선생님들이 있었고 (성경) 교리 정규 수업이 따로 있었다

명동성당과 계성여고를 지나 샛별동산을 끼고 계성국민학교 쪽으로 향하는 동선에 중간에 위치한 샤르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의 장미창문. 잔디밭 뜰도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출처: 평론가 이재용과 그의 딸 그리고 건축 https://shorturl.at/bfuRZ

장미 창문으로 유명한 학교 건물 옆 명동성당 샤르트르 수녀원을 디자인했던 김원 건축가의 그 연속성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인현서당이란 이름으로 1882년 개교되었고 1941년 계성국민학교로 개칭되었다.  상징은 샛별이었다. 계성(啓星) > 빛나는 별 > 샛별 > 성모 마리아

1987년 6월 항쟁의 명동성당 언덕

소파로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담으로 8,90년대 초 민주화운동 시기의 계성 학생들은 최루탄을 몸으로 기억할 정도로 매우 익숙한 세대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명동성당 바로 뒤였으니 데모만 터지면 최루탄이 터지고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거나 휴교가 비일비재했다.

6월 항쟁 종료 후 사람들을 이동시킨 계성국민학교셔틀버스 (3호차인듯...)&amp;amp;nbsp; &amp;amp;nbsp;출처: https://shorturl.at/gEJY1

1987년 6월 민주항쟁 시 국민학생들은 일찍이 집으로 돌아갔으며 극적인 타협을 본 후 항쟁에 있었던 이들은 계성국민학교 버스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당시 기사&amp;amp;nbsp; 출처&amp;amp;nbsp; &amp;amp;nbsp;https://shorturl.at/hltR4

또한 이때 6월 항쟁 동안 농성 중의 언니, 오빠들을 위해 자신들의 도시락을 건네었던 그 당시 일명 '도시락부대' 계성여고생들의 일화들도 유명하다 (90년대 즈음 계성국교생들은 학교 건물 레노베이션 때문에 계성여고 건물에서 1년여간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서 계성여고 언니, 누나들과도 거시적으로 낯선 관계는 아니다) 

소파길 얘긴데 중구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다시 동선으로 돌아가서..


 

| 돈가스거리

네이버맵 위성사진으로 보니 한 6곳의 돈까스집들이 보인다

여기에는 돈가스뿐 만 아니라 프러포즈의 성지로 불렸던 촛불 1978, 산채비빔밥으로 유명한 산채집도 있다. 뭐 어쨋던 남산돈까스로 유명한 거리로 호객행위도 장난 아니어서 차 타고 지나만가도 홀릴 홀릴 듯한 호객 행위에 이끌려 끌려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1978년 12월에 오픈해 그 시절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했던 '촛불1978'

돈가스 거리는 리라, 숭의 입구를 지나치자마자  펼쳐지는 그림으로 남산 먹방을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다 (사실 여기 말고 딱히 먹을 구역이 없다)

빅페이스의 원조남산돈까스 공론화 관련 나무위키펌

'21년 유튜버 빅페이스로 인해 원조 돈가스 집이 어디인가 논란이 있어 법정소송까지 가는 사건이 있었고  (https://shorturl.at/HWX24),  '23년 디즈니플러스 <무빙>으로 다시 한번 떠올라 찾아갔었다. 
 


 
 
 

| 남산케이블카

1960년대 초반 남산타워까지 600m를 잇는 대한민국 최초의 케이블카로서 남산 여행의 오랜 로망의 상징 중 하나다. 1964년엔 최초로 케이블카에서 첫 결혼식이 열렸다고도 한다

2013년 승강장의 모습이라고 한다. 현재도 더 심하면 심했지 별 다를 바 없다.&amp;amp;nbsp; 출처&amp;amp;nbsp;&amp;amp;nbsp;https://shorturl.at/twAGV

하지만 주말에 한 번 타려면 엄청난 줄이 기다리는 곳. 요즘처럼 인터넷, 미디어가 다양해지지 않았을 때 (월미도 바이킹과 함께 ㅎ)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사고 소식을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넷에서 좀 찾아봤는데 아래와 같다. (출처: https://shorturl.at/tEGQW)

- 1993년 물받이에 부딪혀 승객 21명 부상
- 1995년 운전사 음주운전으로 케이블카 2대가 승강증 들이받음 
- 2009년 강풍 사유로 지상 100m 지점에서 멈춤 (승객 12명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긴급 구조됨)
- 2019년 제어되지 않은 20m 고속질주로 안전펜스와 부딪힘. 승객 7명 부상 (경상이라고 함)
독점논란에 대한 최근 뉴스 출처: 연합뉴스

박통 시절 사실상 무기한적 허가권 계약을 승인받고 계약한 민자 사업인데 (군사정권 당시 궤도업(케이블카) 면허를 내주면서 사업 종료 시한을 명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영구적 독점이 가능하다는 얘기: 나무위키 )... 남산은 국가 소유고 케이블카 사업허가권은 또 서울시에 있다 보니 독점 운영에 대한 논란도 있는 곳이다. 

(소리없이) 타고 올라갈 때 야경 찍었던 때

관광객도 많아지니 케이블카 내의 현실은 이렇다. 그리고 출퇴근 피크타임 지하철 느낌이라 보면 될 듯하다

당시 케이블카가 아니면 도보나 차로 남산타워까지 이동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웰빙문화 때문에 개인 자동차는 통제되었지만 도보를 위한 둘레길이 생겼고 (남산은 270m밖에 안되기 때문에 일반인 기준 오르기 힘든 산은 아니다), 버스로도 올라갈 수 있다. 남산 케이블카가 몇십 년에 걸친 워낙 로망의 상징이어서 참 타기가 힘든데 (줄 때문에...) 600미터를 올라가는 동안의 풍경은 당연히 좋다. 케이블카 안의 현실은 창문 앞에 서지 않는 이상... 각자도생. 매출이야 한 개인이 왈가불가할 건 아니지만 나름 근대 역사의 아이콘으로서 시대가 지속적으로 바뀜에 따라 그 문화를 꾸준히 반영하며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 (구) 동보성   (중국대사관영사부)

30여년을 자리잡았던 옛 중화요리 동보성 자리

남산돈가스 거리의 끝과 남산케이블카 바로 사이에 퇴계로 18길이라고 빠지는 길이 있는데 이는 중국대사관영사부로 가는 길로 원래 '74년에 오픈한 동보성이라는 유명한 고급 중화요릿집이 있었던 곳이다. 2000년대 초반 중국대사관영사부가 들어오며 현재는 명동에서 운영 중이다

(여러 썰이 있지만 이른바 "홍콩간다"라는 은어도 그 시절 중화요리 붐 때문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amp;amp;nbsp; 출처: https://shorturl.at/htBLM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이어졌던 고급 중화요리 붐을 타고 홍보석, 만다린, 만리장성, 만강홍 등과 어깨를 견주었던 곳으로 특히 안기부가 위치한 남산이라는 위치 때문에 정관계, 언론계의  고위직 인사들의 화합 장소로도 유명했다. 물론 바로 앞에 위치한 고급 사립인 리라, 숭의, 계성에서 졸업식 등의 기타 이벤트가 있을 때도 즐겨 찾던 곳이기도 했다 

출처: 동아일보 2005년 기사

안타깝게도 위를 제외하곤 그 시절 건물이라던가 음식들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쨋든 위 사진에서 언급된 화교억제 정책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로, '45년 60만 명 정도의 화교들은 '75년에 들어 6만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차이나타운 형성 특성 상 내수의 자본들이 그 들 내부에서만 돌기 때문에 한국 내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상업은 물론 부동산에 대해서도 철저히 억제 정책을 펼쳤다. 이 시절 상징적인 화교 철거의 현장이 바로 현 서울 시청 광장 앞 플라자 호텔이기도 하다
 
 

현지화 된 대표중화 요리들 (한국 자장면, 일본 라멘, 군만두, 미국 찹 수이)

중국음식은 그 나라들에 차이나타운이 정착되며 현지화되는 것이 많은데 (한국의 자장면, 짬뽕 일본의 라멘, 야끼만두(군만두), 미국의 찹수이, 오렌지치킨, 베트남 쌀국수, 태국 팟타이 등)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및 다른 차이나타운이 활성화된 나라들 대비 한국의 중화요리 그 개수가 현저히 적은 이유라고 한다


 

| 삼순이계단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의 엔딩씬&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FTVY9

숭의와 리라초 얘기에서 언급한 경성신사, 내목신사 등 외 강점기 시절 일본이 남산에 지은 신사 끝판왕은 조선신궁이다. 이 때문에 남산의 수호신 목멱대왕을 모시던 궁사당이 인왕산으로 위치를 옮기고 지금은 그 터에 현 팔각정으로 남아있다

조선신궁 항공사진 '30년대로 추정&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SUY24

조선신궁은 남산공원의 현재 사라진 남산 식물원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왜 남산 꼭대기의 궁사당을 치워버렸는가? 바로 아마테라스라는 일본민족의 '주신'과 메이지 천황을 모시는 신궁을 감히 궁사당이 남산 정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게 건방지다는 것이었다

네이버맵과 당시 조선신궁 설계도 비교

삼순이계단은 바로 이 조선신궁으로 가던 계단의 터로 알려져 있는데 100프로 맞는 말은 아니다. 네이버맵과 당시 조선신궁 설계도를 퀵하게 비교해 보았다 (맞겠지?). 일단 조선신궁의 계단은 소파길이 소월길로 넘어가는 도동 삼거리 (현 밀레니엄힐튼 호텔 앞)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 백범광장을 관통하여 옛 남산 식물원 자리까지 이어진다
 

조선신궁 동선 (개인적 예측치). 이렇게 보니 정상의 궁사당을 가르키는 직선의 동선을 가지고 있다

조선신궁의 동선은 이런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삼순이 계단은 말 많고 탈 많던 육영제단의 첫 기념 건물인 어린이회관 (현 서울특별시 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건물터를 지을 때, 그 이전에 허물었던 조선신궁터 잔재들을 가지고 만든 계단이라고 추정된다고 한다. 삼순이 계단은 조선신궁의 잔재의 흔적은 맞으나 위치는 다른 셈이려나
 


 

| 회현시민아파트

출처: 네이버 맵

삼순이 계단을 조금 지나 내려오면 회현시민아파트와 2017년에 지어진 회현-남산을 잇는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근현대 개발시대 서울시장 3대장&amp;amp;nbsp; 출처: 주간경향

'66년 3월부터 '78년 12월까지 김현옥, 양택식, 구자춘이 서울시장을 맡았고 현재의 서울 이들에 의해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부터 시작해서 지하철까지 심시티 이상의 모든 것) 특히 지금까지 서울, 아니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란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며 이 또한 이들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amp;amp;nbsp; 출처: 중앙일보

불도저라는 별명의 개발 1세대 서울 시장 김현옥은 대한민국 역사 상 부실 공사 대표적 상징 중 하나인 '70년 와우 시민아파트붕괴 참사와 함께 서울 시장 사퇴를 하며 마지막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튼튼히 지어라 하며 퇴임했고 이게 바로 회현시민아파트였고, 다음 타자인 양택식 시대에 1,2차가 완공이 되었다

70년 완공 당시와 70년대 중반의 사진&amp;amp;nbsp; 출처: 한국아파트신문

 지금 들으면 시민아파트란 게 서민 아파트 같이 들리지만 당시 중산층 혹은 그 이상의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살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노후화가 되며 2023년 10월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 근데 아직까지 철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진행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소파길 우측의 회현시민아파트 모습&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qFV24

당시 개발시대의 잔존물이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지어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서울 시민 아파트로서 시대가 지난 만큼 현재 사람들이 이 건물을 보며 느끼는 역사, 문화적 관점은 또 다를 것이다. 수많은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배경이 된 것도 이를 뒷 받침 한다. 

출처: 서울경제 신문

임상수 감독의 <하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 씨>,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Netflix의 <스위트홈>, 빅뱅의 <거짓말> 등

 

위는 [chBTV]에서 퍼 온 2017년 당시 회현시민아파트 앞에 생긴 회현동과 남산을 잇는 엘리베이터 관련 뉴스 영상이다. 물론 아파트인 만큼 외부인은 출입 금지다. 하지만 소파로를 거닐며 서울 근현대 역사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이겠다. 들어가보란 얘기가 아니다. (참고로 지금 남아있는 건 회현 2 시민 아파트이고 회현 1 시민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 이미 철거되었다)
 


 

| 원조 남산 돈가스
 

그리고 조금 내려오면 원조 남산 돈가스에 오게 된다
이 글은 산책하던 당시의 글과 평행선을 이루는 포스팅이라서 아래 링크로 대신한다
 

 

어느 흐린 9월 중순 남산 주말 나들이 : 남산돈가스와 소파길

병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어느새 토욜 병원 가는 날은 데이트하는 루틴이 되었다. 병원 여는 시간에 가서 아침, 오전, 이른 오후 돌고 집으로 오는 루틴. 오늘은 병원 > 남산 > 후암동 > 남대문 시

electronica.tistory.com

 
 

남산 돈까스 관련 빅페이스 유튜브 동영상

유튜버 빅페이스 덕분에 일반인들은 모를 이야기가 소파로의 역사/문화 산책 길의 또 하나의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 (구) 남산밀레니엄힐튼 호텔

 

출처: 아시아 경제

 
소파길의 끝자락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조선신궁 계단의 시작인 도동 삼거리가 있고 여기를 지나면 소월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바로 이 교차점에는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걸작 중 하나인 김성종 건축가의 (구) 남산밀레니엄힐튼이 영업을 종료하고 조용히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글에도 힐튼 이야기...

 

강남교자에서 점심 후 강남역 산책한 소소한 일상

토요일도 병원 날이라 강남역으로.. 오전의 강남역의 한산한 길거리는 항상 낯설다. 오전 9시 경의 모습 불타는 금욜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암튼 오전은 한산하다.. 오늘은 치과의 날... 항상

electronica.tistory.com

 
이 건물에 대해서는 블로그에서 하도 언급을 많이 해서 넘어가고, 당시 모더니즘 건축의 대명사인 김종성 건축가가 서울에 남긴 작품을 몇 개 소개해 본다
 
 

실제 키에 맞춰 표현한 모더니즘 건축의 3대 거장&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fnsvJ

모더니즘의 3대 거장을 뽑는다면 당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데 로에, 르 코르뷔지에가 꼽힐 것이다. 김종성은 이 중 미스 반데 로에가 몸 담았던 일리노이 공과 대학 건축학부에서 미스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 수제자로서 이후 미스의 건축 사무소에서 일을 하며 나중에는 이 학교의 건축학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인으로서 미국 유명 건축대 학장을 지낸 사람을 꼽자면 바로 김종성과 미국 건축대학 1위를 20여년을 넘게 갱신하고 있는 코넬대의 윤미진 학장을 뽑을 수 있겠다
 

1956년 일리노이 공과대학 유학당시 미스의 걸작품 중 하나인 크라운홀 앞에서의 김종성&amp;amp;nbsp; &amp;amp;nbsp;출처ㅣhttps://shorturl.at/fgyCV

 
미국에서 활동하던 김종성이 70년대 최고의 건축대의 교수직까지 포기하고 한국에 자리 잡게 된 계기는 바로 대우의 김우중 회장 때문이었다. 당시 개발 중이던 대한민국은 외국 자본을 끌어 오는 것이 매우 중요했고 그 중심에는 외국인들이 투숙하는 '호텔'이라는 건축물이 있었다. 따라서 겉모습 뿐 아니라 공간의 기능적 요소들도 절대적으로 매력적이여만 했던 이 중요한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은 한국인이 아닌 유명 외국인 디자이너들에게 맡기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현재 역사가 오래된 서울의 대표 호텔들은 죄다 외국인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출처: 서울스퀘어 공홈

당시 대우기업 회장 김우중은, 대우센터 (현 LG 서울스퀘어) 근접한 곳에 한국인의 손으로 지은 멋진 호텔을 짓고 싶었고 실력 있는 한국인을 찾으라 직원들에게 지시한 끝에 마침내 김종성과 만나게 된다. (이때가 1970년대 후반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경기고 선배임을 알게 된 김우중은 김종성에게 "형님, 형님"하며 서울에 호텔 건축 부탁을 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남산 밀레니엄 호텔이었고 미스 벤더 로에의 모더니즘 디자인 유전자가 돋보이는 엄격한 반복된 구조의 질서에 의한, 동시에 미스에게서 벗어나 자신 만의 건축 디자인을 꿈꿀 수 있었던 (기능성 관점으로 볼 때 미스는 호텔 건축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김종성으로서는 새로운 도전 일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걸작이 탄생했다. 이후 김종성은 서울에 터를 잡으며 이후 여의도 빌딩 꼭대기의 두 층을 사용하는 서울건축 사무소 소장까지, 대한민국에 뿌릴 깊이두는 건축 디자이너로서 다시 한 번 거듭나게 된다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OV4

서울 안에 밀레니엄 힐튼 말고도 그의 족적은 많이 남겨져 있다.  서울 여행을 기획한다면 김종성 건축가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
 
 


쨋든 이렇게 밀레니엄힐튼을 끝으로 소파로/소파길의 역사 산책 포스팅을 마쳐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걸어도 좋은 그곳.

그리고 다음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소월길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아래는 김종성 건축가의 서울 건물들: 
 

경희궁 서울시립 역사박물관
회현동 대우재단 빌딩
서울대 박물관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서린동 SK사옥
서소문 효성빌딩
노원구 육군학교 도서관
여의도 대우증권 사옥
88 올림픽 역도경기장 등...

 
 

출처: SK 리츠 공홈

 

SK서린사옥

 

출처: 서울시 공홈

경희궁 서울시립 역사박물관

 

 

출처: 서울 경제 신문

회현동 대우재단 빌딩

 

출처: 서울대학교 공홈

서울대 박물관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nwQ01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출처:&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hw5

서소문 효성빌딩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hw5

노원구 육사도서관

 

출처: EBN 산업경제 신문

(구) 여의도 대우증권 사옥

 

출처: 이미지에

88올림픽 역도경기장


 

다음엔 소월길 역사 산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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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날 남산 등산 길


오늘의 동선 (GPS 이상이 있었는지 봉석이도 아니고 N타워에서 남대문으로 날라간 것 같다)

병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어느새 토욜 병원 가는 날은 데이트하는 루틴이 되었다. 병원 여는 시간에 가서 아침, 오전, 이른 오후 돌고 집으로 오는 루틴. 오늘은 병원 > 남산 > 후암동 > 남대문 시장을 돌며 무려 두 끼를 먹었다 (체력이 저질이라 원래는 한 끼인데...)


검사가 끝나면 이렇게 됨&nbsp; 출처: https://lrl.kr/fmda

| 병원

배변장애로 인한 검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의 무너짐의 극한을 경험했던, 약수동의 한 대장항문외과... 느므나도 무서운 곳 아침 8시 진료를 끝내고 나온 김에 어디를 들를까 고민해 본다.

남산돈까스집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조인성과 한효주의 드라마 무빙 속 장면&nbsp; &nbsp;출처: 디즈니플러스

요즘 드라마 <무빙>을 재밌게 보고 있어서 남산돈까스와 안기부가 있었던ㅋ 남산으로 결정! (드라마 속 두 배우가 안기부 요원으로 나오고 둘이 데이트하는 곳이 그 시절 가상의 남산돈까스란 집이다)

"자 가자, 남산돈까스로~"


 

유튜버 빅페이스의 도움으로 진짜 원조임이 밝혀진 소파로 남산돈가스

| 원조 남산돈가스

소파로 남산돈가스는 한 너다섯번째 방문인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번은 (아주 오래전) 다들 문 닫는 설날인가에도 열었던 것과 '빅페이스 유트브'를 통해 여기가 진짜 원조 남산돈까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다

반반가스 1만2천원, 이전에 크림스프가 나오긴 한다

다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산 돈까스 거리 여기저기 돌아다녀 봤는데 맛은 걍 비슷비슷한 것 같다.  소소하게 다른 스타일들이 있을 뿐. 그리고 (갠적으론) 죽었다 깨어날 그런 맛집들도 아니고, 그냥 남산에 오면 함 들릴, 남산이라는 분위기와 여러가지의 옛 낭만과 추억을 곁들인 맛으로 먹는 곳들이라 생각한다 

남산돈가스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힐튼호텔, 그 우측 뒤에 빼꼼히 온 남대문 교회의 탑과 황색의 서울스퀘어 ((구)대우본사)가 보인다

그리고 대한민국 근현대건축물의 최고봉 중 하나이되 철거 예정인 남산 힐튼 호텔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조수석에서 찍음) 이 집은 기존 남산돈까스 거리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다 (힐튼 호텔을 기점으로 소파로에서 소월로로 변하는 지점 부근) 

원조임을 강조하는 옛 사진들이 많이 붙어 있다
메뉴판과 연예인 싸인들

일단 이 집은 일찍 여는게 좋다 (오전 9시). 남산돈까스 거리 집들은 아마 10시~10시30분 즘 문을 열 건데 나처럼 일찍 나돌아 다니고 일찍 집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집은 원조인것으로 법원 판결이 나서 다행이긴 한데 항상 줄 서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장사도 이젠 잘 될 것 같은데 인테리어,위생,친절 이런거는 손을 조금 보면 좀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화장실... (물론 주관적 판단)

여기 돈까스 소스는 좀 진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니 테이블은 좀 차 있긴 한데 줄은 안섰다. 여유있다. 나중에 남대문 가는라고 오전 시간에 다시 지나가 보니 줄이 장사진이다. 주말이기도 하고, 보통 때도 사람은 많겠지만 요즘은 나처럼 <무빙>보고 생각나서 특별히 오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오랜만에 경양식? 돈까스 맛을 오랜만에 접해서 기분이 좋았다

남산돈까스 앞 봉석과 희수 in 드라마 무빙&nbsp; 출처: https://lrl.kr/AkWr

참고로 <무빙>의 남산돈까스 집 두 개는 남산의 어느 돈까스집들과도 상관없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한다

남산돈가스 뒷편

남산돈가스 화장실을 가려면 가게에서 나와서 밖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 동선에서 보이는 뷰다. 폐허느낌이 뭔가 신기하고 이상하게 예뻐보여 찍어봤다

대한민국 현대 건축의 걸작, (구)남산밀레니엄힐튼 호텔

돈까스 먹고 이제 남산공원 주차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 동선에 있는 외롭게 철거를 기다리는 문 닫은 (구)남산밀레니엄힐튼 호텔. 세계최고의 근대건축 3대 거장 중 하나인 미스반데로에의 유전자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바로 그를 스승으로 두었던 김종성 건축가의 걸작품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근현대 건축물들이 당연한 역사와 문화재로서 인정 받고 보존의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흐르는 시기가 왔으면 한다. 특히 밀레니엄힐튼은 사라지지만 이것이 그 시발점이라도 되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다

"Goodbye~  남산힐튼..."

그럼 남산 소파길의 역사산책으로 넘어가 보자...

 

남산 소파길 역사산책

지난 번 남산 산책 길에 이어 역사 산책 포스팅을 올려 본다 남산 소파로(길) 역사 산책 포인트 목차: - 세종호텔 - 남산예장공원 - 소파로 산채밥 맛집 - 강북 중구 3대 사립 국민(초등) 학교 - 리

electronic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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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루프탑 라운지에서 보는 저녁 시티뷰

계속 이어지는 올 가을 마지막 산책의 마지막 편이다. 기분 좋은 날이라 좀 더 돌아다니고 싶어 안국빌딩 앞에서 황진단을 한 번 씹어 먹고 빤짝 기운으로 서울 구경을 더 해보기로 했다.

마침 오후 4시에 오픈하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1987이라는 루프탑 레스토랑 라운지가 있길래 거기로 향하기로 했다. 종로를 뒤로 하고 을지로 방향의 멋진 시티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인사동/종로에서 청계천로/을지로 방향으로 걸어걸어 가본다. 저 동네의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한화빌딩이 살짝 보인다

동출 빌딩이라는 곳인데 고개를 쭉 뒤로 젖혀 옥상을 바라보니 저~ 끝에 1987 간판이 보인다. 저기 10,11층을 쓰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역시 아무도 없다. 우리는 항상 일찍 왔다 사람들 몰릴 때 즘 사라지는 류... 암튼 말이 10,11층이지 천정고가 어느 정도 있으니 도시 뷰가 꽤 괜찮을 것 같아 보인다

암튼 10층은 저런 카페 분위기의 좌석과 Bar 분위기의 좌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뒤돌아서 본 Bar 좌석인데 밤이 되면 예쁠 것 같다

11층 루프탑으로 가는 계단인데, 이 쪽 창가에 배치된 3개 정도의 테이블이 10층의 상석인 듯 싶다. 아까 말한 이 동네 랜드마크인 한화빌딩은 물론 미래에셋 빌딩과 그 앞 청계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인 듯싶다

계단을 통해 올라오면 마주하는 뷰. 날씨 때문에 메인 공간은 비닐막을 쳐놔서 뻥 뚫린 뷰를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흡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살짝 아쉽다

벽에는 이런 꽃 장식이...

뭔가 인스타 느낌이 나는 장식의 라운지 로고 간판 장식이다 밤에 빛나면 예쁠 것 같다

스모킹 라운지에서 바로 바라본 시티뷰다. 밑에 다른 루프탑 라운지들이 보이는데 정말 루프탑이 최근 몇 년 간 정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그리고 이 구역의 터줏대감처럼 서 있는 한화와 미래에셋 빌딩을 통해 한층 더 진화된 건축 디자인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커튼월의 매력은 물론이고 계속 대두되고 있는 환경과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을 돋보이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옛 한화빌딩의 모습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루프탑 라운지의 1987이라는 이름과 같이, 한화 빌딩도 1987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그때는 1988년 올림픽을 위해 한창 서울의 대대적 개발이 이루어지며 이런저런 현대적 랜드마크가 세워지던 시간이었고 한화 빌딩 또한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마천루 중 하나였다. 이후 2019년 지금과 같이 디자인, 환경, 에너지 효율... 특히 현재 태양광사업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유리 외벽의 태양광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언제부턴가 현대 기업 건축물의 문제로서 일반인, 대중에게는 닫힌 공간이라는 논의의 열기가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저런 멋진 건물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니 당연히 기업 소유의 비즈니스/오피스 건물임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저기서 일하는 임직원이 아니고서야 낯에는 들어갈 수도 없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텅 비어버리는 활동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유령 건물로 전락해 버린다.

저녁이 되어가니 곳곳에 불이 켜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는 숨 쉬는 세포와 같은데 인간과 공생할 수 없다는 건 큰 문제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에게도 어느 정도의 공간을 할애하는 디자인이 많아졌는데 이 한화와 미래에셋 빌딩도 건물 앞 광장이라던가, 건물 내 아트리움 공간, 팝업스토어 등등 오피스 공간은 지상 1층에서 위로 올리고 그 밑의 몇 층을 대중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들어가 본 적은 없어 얼마나 활용이 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딱딱하고 다가갈 수 없었던 옛날의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도시인들과 소통하려는 제스처와 같이 느껴져 어찌하였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 리모델링 된 삼일빌딩

흡연장소에서 좌측을 돌아보면 대각선으로 시그니쳐타워와 바로 옆에 삼일빌딩이 보인다. 한화, 미래에셋, 시그니쳐타워의 최신식 디자인에 밀려 눈에 잘 안 들어 올 수도 있는 삼일빌딩은 사실 이 터의 터줏대감 중 하나다. 1970년에 완공될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그 위용을 자랑했고 (31층이라서 삼일빌딩이다), 이를 지은 김중업 건축가는 김수근과 함께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사를 대표한다. 어떻게 보면 동시대 최고의 건축가들로서 라이벌 구도가 그려질 수도 있는데 둘의 운명은 그 이상으로 희비가 갈린다

삼일빌딩의 옛 모습

김수근은 당시 친정부 성향으로 걱정 없이 승승장구했었다. 옛 말로 치면 빽도 좋고 기회도 많았던 반면, 김중업 건축가는 반정부 성향으로 우리나라에서 쫓겨난 적이 있을 정도로 기구했다. 다만 르 코르뷔지에 밑에서 일했던 실력 있는 건축가였던 만큼 프랑스 공인 건축가로 활동하였고, 디자인의 명문인 미국의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리즈디)과 하버드대에서 교수를 하기도 했다. 이런 뒷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한국에도 많은 건축물을 남겼는데, 성북동/한남동 고급 주택 들은 물론 홍대, 부산대, 서강대 본관, 그리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스 반 데로에가 설계한 미국의 시그램 빌딩

삼일빌딩은 특히 전 세계 모더니즘 건축가 탑 3 중 하나였던 미스 반 데 로에의 시그램 빌딩을 많이 연상시키는데, 사실상 시그램의 커튼월 공법을 최초로 한국에 접목시키기도 하였고, 건축가 본인도 시그램 빌딩을 많이 참조하였다고 말 한 바 있다

다행히 삼일빌딩은 김수근의 공간 사옥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철거될 가능성은 많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시그램 빌딩의 디자인 철학이 빛나는, 미스 반 데 로에의 제자로서 그 DNA를 직접적으로 가진 김종성 건축가가 설계한 남산 밀레니엄 호텔은 어쩌면 커튼월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근현대 건축물로서의 상징성과 완벽함을 자랑하지만 내년에 철거된다니... 참...

각 건물마다의 스킨들이 보고 싶어 클로즈업 하여 찍어보았다. 어쩔 땐 징그럽기도 하고.. 또 말이 길어졌다. 암튼 서울의 4대 문 안의 공간은 정말 모르는 것도 많지만 기억할 만한 것, 배울만한 것도 너무 많은 공간이라 계속 삼천포로 빠진다. 

 

암튼 가을로 접어선 날씨 때문인지 루프탑은 비닐막으로 씌어져 있다. 시티뷰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막이 없는 여름이 좋을 것 같다

비닐막 사이로 들어온 공간. 사진엔 안 보이지만 안 쪽에 Bar 공간이 하나 더 자리 잡고 있다. 밤이 되면 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진다

안 쪽 공간

마땅히 먹고 싶은 게 없어서 페퍼로니 피자를 시켰는데 이렇게 생겼다. 맛은... 음... 내 입맛과는 안 맞았다...

어느덧 해가 지니 도시의 여기저기에서 불이 켜지며 아름다운 시티뷰를 만들어 낸다

삼일빌딩 한화빌딩 미래에셋 빌딩 순으로 돌려 봄

시티팝 듣고 싶어지는 저녁의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이다

역시 불이 켜지니 인테리어 공간도 훨씬 예뻐진다

10층으로 내려오는 계단

10층 실내의 아늑한 분위기와 함께 동시에 야외 뷰를 즐기려면 계단 앞의 테이블과 사진에 보이는 저 두 테이블이 안성맞춤인 듯

10층의 Bar 공간, 여기도 역시 저녁이 되니 훨씬 예뻐진다. 날씨 때문에 비닐막이 쓰인 루프탑의 매력은 약간 떨어지는데 오히려 아래층 공간이 훨씬 분위기가 좋아 보이기도 한다

1987을 나와 한 번 더 올려다보았다. 진짜 높다...

나는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불 빛들이 만들어내는 이런 도시의 밤이 너무 좋다 (사실은 7시도 안 된 저녁 시간...)

돌아가는 길.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니 엄청난 인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 엄청난 수의 손님들로 촘촘히 꽉 들어찬 저 포장마차 촌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종로 3가 포장마차 골목) 나도 사회 초년 생활 퇴근 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혼자 집 앞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과 닭똥집과 함께 그 이루말 할 수 없는 'ㅈ' 같음을 달래고 곱씹곤 했었는데... 암튼 이 날의 마지막 가을 산책은 이렇게 끝이 났다. 많이 돌아다닌 것 같은데 10000보는 조금 되지 않았다...-_-

이건 그냥 팁으로... 저 종로3가 포장마차골목은 사람도 많아서 화장실 쓰기가 힘든데 도로에 개방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여성 칸 하나 남성 칸 하나 이렇게 있어서 들어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옛 허리우드 극작 터인 낙원상가 4층으로 가면 훨씬 깨끗한 개방화장실이 있다. 다만 사진처럼 텅~ 비어 있어서 왠지 혼자가기는 무서운 분위기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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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앞 행단보도 낙옆이 많이 떨어져 있다

추적 검사 후 결과까지의 일주일 간의 심적 고생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몇 년이 지났지만 이 일주일 동안 짓눌려 있는 심적 무게감은 항상 버겁다.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고 혼자 꽁꽁 싸매고 있는 이 일주일 간의 심적 괴로움과 불안함은 알프람 몇 알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특히 결과 들으러 문 열고 들어가기 10~15분 전의 미칠듯한 강박감은 정말...

암병원 발코니에서 창경궁을 한 번 보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보통 병원에 일찍 도착하는 편이지만 병동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우울하기 때문에 한 5~10분 전까지는 진정을 위해 알프람 한 알 먹고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는 편이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참고로 알프람은 신경안정제로 <낭만닥터김사부2>에서 이성경이 수술 전 먹었다가 기절한 신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졌는데, 처방만 가능하고 웬만하면 인생에서 안 만나거나 멀리하는 게 좋은 약이다. 그리고 저것도 처음에다 잘 듣지, 계속 먹다 보면 내성 생겨서 계속 먹고 먹고 먹고의 연속이다...

서울대학교병원 본원
대한의원 병동 터

우울한 암병원에서 11시 방향으로 서울대병원 본원 빌딩이 있고 고 앞에 대한의원 병동 터가 남겨져 있다. 이걸 가지고 뭐라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아파트들 재건축하기 전 이전 아파트 흔적을 조금 남기고 뭐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뭐라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 혹은 서울 최초의 아파트.. 뭐 이런 정도의 상징성 정도면 모를까, 터 까지 남겨 놓으면서 까지 역사와 기억을 기릴만한 그런 아파트 건축이 애초에 있나? 당장은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공홈의 밀레니엄 힐튼 남산의 전경

기리는 거 가지고 뭐라 할 건 없겠지만 더 중요한 근현대 건축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악으로 볼 순 없는) 부동산 논리에 의해 사라져 가는 마당에 그런 걸 보면 맘이 좀 그렇다. 좋은 예로 당장 남산 밀레니엄 힐튼 건물이 2022년 12월 30일 영업 종료와 함께 철거된다. 그 시절 전 세계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현대 모더니즘 건축의 정수가 들어가 있는 그 상징성이 어마어마한 건물이다. 당장 남산만 해도 철거해도 마땅할 흉측한 건물이 한 두 개가 아닌데 참으로 아쉽고 애통한 부분이다. 무너질 때 무너지더라도 근현대 건축물의 중요성에 대한 화두라도 여기저기 던져지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암튼 말이 또 딴 곳으로 새어나갔는데.. 서울대병원 본원 앞에는 지금 의학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대한의원 건물이 있다. 이제는 현대 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서울대병원에서 유독 눈에 띄는 구한말 (1908년에 지어진) 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다. 명동성당 같은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적색벽돌과 화강암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중후함을 느낄 수 있다.

대한의원을 둘러싼 산책 길

그 대한의원을 360도 둘러싸고 두 명이 같이 지나가면 꽉 찰 만한 작은 오솔길 너비의 길이 종종 나오는 산책길 있는데 가깝기도 하고 특히 예쁜 곳이라 주로 이 곳을 한 두 바퀴 씩 돌며 대기 시간을 흘러 보낸다

가을이라 그런지 단풍진 나무들, 떨어진 낙엽 때문에 굉장히 아름답고 맘이 편해지는 곳이다.

바로 앞 건물이 서울대암병원이다

곳곳에 벤치도 나 있어 방문객들, 입원 환자 들 등이 쉬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도시락을 먹거나 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서울대암병원 건물이 바로 앞이라 그런지 종종 암투병 환자로 보이는 분들도 보인다. 오늘은 뒤 쪽 좁은 길 벤치에 초등학생 돼 보이는 소년과 이제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되었을까 해 보이는 아버지가 조용히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소년은 스쳐 지나가면서 보기에 소아암이 아닐까 추측한다.

젊은 아버지의 표정은 무덤덤해 보였지만 측은한 맘을 감출 수는 없었다. 암 투병 당시 MRI 실 내에서 대기하며 내 앞의 한 어린아이가 무섭다고 소리 지르고 생떼를 쓰는 것을 보며 복받치던 눈물을 참지 못하고 결국 터뜨려 버렸던 한 아버지의 안타까운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이 두 아버지들의 모습은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생각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힌다. 단순한 측은지심이라기보다는 그냥 그런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일까...

저런 돔 형태의 요소를 좋아한다. 뚫린 천장으로 쓰일 때는 내부에서 느끼는 높이의 절대감과 웅장함을 더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하부 공간과 단절된 경우는 저 위에 뭔가 판타지스러운 비밀 공간이 있을 것 같은 동화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가을 단풍 속 뭔가 초록사과 같은 상큼한 느낌을 주는 나무가 있다. 잎들이 어케 보면 행운의 네잎 클로버 같아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저건 무슨 나무일까? 궁금하다

마음 한 켠은 불안하고 어둡지만 나무와 하늘, 이런 자연의 모습들이 정말 위로가 된다.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들이다

대한의원 뒷 켠, 지석영 선생 동상 쪽으로 걸어가면서 보이는 누가 봐도 오래 돼 보이는 나무. 이 쪽은 아주 잼뱅이라 모르겠는데 소나무가 맞나...

쭉 돌아나오면서 보는 대한의원의 파사드. 아무래도 근대 건물이라 그런지 그 고풍스러움과 설명할 수 없는 아주 멀지많은 않을 것 같은 시간 속 존재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현재에서 바라보는 역사의 교차점 같은 그 알 수 없는 오묘한 느낌이 참 좋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키거나 보존할 순 없지만 남아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 또한 중요한 것 같다

여긴 산책길에서 본원을 바라본 방향인데 가을 단풍들이 참 예쁘고 안심을 주었다. (포스팅의 사진들은 동선대로 올리진 않았다)

토핑처럼 쌓여있는 낙옆들도 참 상큼한 느낌이었다

도심 방향 쪽의 스카인 라인을 바라보니 남산타워가 보인다. 어느덧 의료실 근처에서 대기하라는 문자를 받고 산책을 멈추고 병원으로 향한다

MRI/CT의 결과는 좋았다, 6개월 후에 다시 보자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일주일 동안 쌓였던 체증이 다시 내려간다

결과 검진이 끝나면 다시 의료실 앞에서 기다렸다가 간호사 분과 다음 일정 조율을 하는데 그 기다리는 텀에 일주일 동안 참아왔던 감정에 복받쳤는 듯, 눈물이 내 눈에서 주르륵 흘렀다. 아마도 쌓아왔던 긴장이 한순간 탁 풀리면서 주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이 일주일의 기간은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티 안 내고 참아오는 일주일의 숨 막히는 시간. 악몽도 자주 꾸는데 이 날은 특히 내 앞에서 유리병이 산산조각이 나며 이 유리가루들에 휩싸이는 기분 나쁜 꿈을 꾸기도 했는데, 재수 없을까 봐 해몽은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울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간호사 분이 결과가 이렇게 좋게 나왔는데 왜 우시냐며 괜찮다고 톡톡 치며 다듬어 주신다. 담당 의사분의 환자들이 '굉장히' 많아서 같이 고생하실 텐데 환자들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웃음으로 대해주시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정말 고마운 분이다

병원에 오는 긴 운전도 운전이지만, 일주일 간의 걱정과 스트레스, 그것들이 만들어 낸 긴장감이 한 순간 풀리는 충격 등 심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1년 중 가장 좋은 뉴스를 접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날은 집으로 바로 안 가고 가까운 종로에 가서 오랜만에 좋아하는 종로의 칼국수 집에 들르기로 했다

창경궁 방향 출구

일단 처방 받은 진통제 받으러 약국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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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돼서 해 본 챌린저스 앱 챌린지. 돈을 걸고 도전해서 100% 완료하면 걸었던 돈은 100% 돌려받는 동시에 실패한 사람들 (85%까지는 100% 환급)이 건 돈을 100% 완료한 사람들끼리 상금으로 1/n로 나눠가져 가는 식이다. 미라클 모닝은 앱에서 자체적으로 건 300만 원이 있기 때문에 넣을 수 있는 도전금액은 5천 원이 최소/최대 금액이고, 주말 기상 같이 따로 앱에서 상금을 걸지 않은 경우 최대 20만 원까지 돈을 걸 수가 있는데 물론 많이 걸수록 1/n로 가져가는 상금도 더 많아진다.

미라클모닝 결과. 1/3 정도가 나가 떨어졌다

어차피 일상생활 일찍하는거 그냥 함 해볼까? 해서 두 개를 진행했다. 미라클 모닝 같은 경우 4:30 am~7:00 am 사이에 기상해서 인증하면 되는데, 나는 항상 4시에 일어나다 보니 4시 30분까지 기다리다가 까먹을 뻔하는 경우가 있긴 했다.

주말기상 도전 결과. 96.5%의 달성률...

주말 8시 기상의 경우 7:00am~8:00am 사이에 일어나서 인증하면 되는데 주말도 평일보다는 좀 더 자는 식이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주말 기상은 최대치인 20만 원을 걸었다. 다만 평일 일찍 일어나는 버릇 때문에 주말에도 거의 일찍 깨버려서 인증 가능 시간까지 기다리는게 좀 귀찮은 편이었다. 결과는 큰 무리없이 두 챌린지 모두 100% 달성. 상금은 5000원 건 미라클 모닝이 1,497원, 20만 원 건 주말기상이 833원. 2만5천원 투자해서 2주 간 참여하는 도전치 곤 딱히 큰 금액은 아니다. 205,000원으로 2,330원 수익이니 2.14% 정도의 수익률이다. 다만 2주 간이라는거.

다만 각각으로 나눠보면 주말기상의 경우 0.42%로 극악이지만 미라클모닝은 29.94%로 꽤 높은 편인데 어차피 걸 수 있는 금액은 5,000원이 최대치라 만족스러운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냥 본인의 일상의 패턴을 포지티브 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것에 이의를 둬야 하는 수준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핵심을 보자면, 미라클모닝은 5,000원이라는 큰 부담 없는 투자로 신규회원+부담 없이 해보자 식의 도전들이 많아 그만큼 실패하는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30%에 다다른 높은 수익률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주말 아침 기상 등과 같이 얼핏 어려운 류의 도전들은 최대치 20만 원이라는 부담도 있고 하다 보니 '진심'으로 혹은 나처럼 그런 생활이 일상인 유저들의 도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실패하는 사람들보다는 100% 성공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인 것 같다 (이번 도전 수익률 0.42% 제1금융권도 금리가 이러진 않을 듯 ㄷㄷㄷ ㅋㅋㅋㅋ)

주말기상 도전 결과

특히 미라클 모닝 처럼 앱에서 추가적인 상금을 걸어주지 않는 주말 기상 같은 경우 참여자 모두가 100%를 달성하면 건 금액만 환급받을 뿐 추가 상금이 없다. 다른 리뷰들을 읽어보니 앱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선 은근히 어려워 보이는 도전일수록 가능성을 보고 이걸로 상금을 노리는 유저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런 챌린지일수록 고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참여자 모두가 100%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매일 4:00 am 일어나기 같이 ㅋㅋ) 그냥 서로 손뼉 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짝짝 짝하고 끝 ㅎㅎ

친구 초대로 1,000원을 추가로 받아 총 수익은 3,330원

본인의 생활패턴의 변화+동기부여 뿐만 아니라 짠테크로서의 금전적 목적도 가지고 있다면 참여하고 중간에 그냥 잊어버리거나, 의지가 크지 않거나, 재미로 한 번 해보려는 뉴비들이 많이 참여할 만한 만만한 도전을 하라고 추천하더라. 그리고 참여자의 숫자와 걸린 총금액도 많을수록 당연히 유리하다. 암튼 크게 나쁜 것 같진 않아서 이번에도 미라클 모닝과 주말 기상 (이번에는 한 시간 당겨서 7시 기상하기로) 2주 챌린지를 다시 신청했다. 주말 기상은 물론 최대치 20만 원. 그냥 소소하게 동전 모으기 하는 기분으로 이미 들어가 있는 예치금 20만 5천 원으로 앞으로도 해 볼 예정인데 또 귀차니즘이 도져서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오늘같은 날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첼린지가 없는 날인데 버릇 땜시 자동으로 4시에 깨서 이 포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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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돼지를 낳으시고 얘는 또 왜 낳으셨나이까....


그래도 쥔 눈엔 밑에 처럼 보임 

푸들이네..


동영상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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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쥐들의 가장 큰 행복 3가지는 먹는 거, 싸는 거, 산책인 것 같다.

푸드리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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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자자 주인놈아"

 

니들이 침대에서 나와야 자지....

얘네 둘은 털 색깔 때문에 그런지 벗겨놓으면 좀 야해 보인다. 옷을 입혀 놓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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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 주세요"


이게 푸들 특성인진 모르겠지만,

우리 푸드리는 뭔가 원하는게 있으면 저렇게 앉아서 가만히 하염 없이 쳐다보기만 한다. 짖지도 않는다.

야채를 참 좋아하는 강쥐인데 무우 달라고 하염 없이 바라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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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리의 햄버거는 날이 갈 수록 커져만 간다..... 후우....
푸드리의 햄버거는 날이 갈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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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리 미용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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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 걸 본능적으로 아는지 우리 푸드리는 아침부터 오빠들과 경치 구경 중이에요"

저기 조망권은 강아지들 영역이라서 감히 인간이 넘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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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푸드리는 오늘도 장난치고 싶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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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푸들이는 오늘도 잠을 자요."


(핸폰으로 자주 푸들 블로그를 검색하는데 죄다 분양 관련만 많이 나와서 그냥 내가 케테고리를 하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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