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도보 여행의 매력은 곳곳에 펼쳐진 골목, 언덕, 계단들이다. 포르투갈어를 이해한다면 좋겠지만 나 같이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들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난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로명 표지판의 기본 구조만 알아도 여행이 훨씬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한국으로 치면 '도로명 표지판' 같은 역할을 하는 마카오의 도로 이름판은 포르투갈어와 한자로만 쓰여 있다. 첫 단어만 이해해도 지형적 특징이나 풍경을 짐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니 여행 전 알아두면 유용한 포르투갈어 도로명 가이드를 준비해 보았다.
참고로, 한자 표기는 보통 포르투갈어의 발음이나 의미를 번역한 형식이지만, 종종 별도의 이중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자까지 포함하면 내용이 길어질 수 있어, 여기서는 포루투갈어 중심으로만 설명한다.
| 도로명 표지판 구조:
트라베사 다 파이샹 골목
트라베사 다 파이샹의 표지판
* Travessa da Paixão의 표지판 구조:
마카오의 도로명 표지판은 주로 [길 유형] + [전치사] + [지명/고유명사]의 구조를 따른다.
- Travessa: 골목 (이동과 연결성이 강조된 공식적인 골목길 )
- da: ~의 (소유격 전치사)
- Paixão: 열정, 사랑 (특히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을 상징)
따라서 이 곳은 '열정(사랑)의 골목'으로 해석된다.
전치사의 경우 do, dos, da 등으로 다양하지만, 'd'로 시작하면 단순히 '~의'로 이해하면 된다.
재밌는 점은 중국어 표기인 '戀愛巷(연애항)'은 "연인의 골목" 또는 "사랑의 거리"로 번역되며 포르투갈어의 그리스도의 열정(Passion)을 담은 종교적 의미와는 또 다른 낭만적 뉘앙스를 전한다.
성 바오로 유적을 등지고 바라본 모습
묘한 오역과 더불어 공간 또한 예쁘다 보니 영어로도 'Love Lane(사랑의 골목)'이라 불리며 로맨틱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런 식으로 도로명은 마카오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제 도로명 정리를 통해 마카오의 길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자.
| 도로명 정리:
명칭 (포루투갈어) | 뜻 (한국어/영어) | 설명 | 예시 |
---|---|---|---|
Avenida (Av.) |
대로 (Avenue) |
도시의 주요 대로로서 상업, 관광 및 교통 중심지를 연결. | Avenida Dr. Sun Yat-sen (쑨원 대로) |
Beco (Bc.) |
아주 좁은 골목 (Alley) |
양방향으로 열린 골목. Travessa보다 좁음. 지역적 이동 및 연결 목적 | Beco da Felicidade (행복의 골목) |
Calçada (Cç.) |
(돌로 포장된) 길 (Pavement) |
돌로 포장된 포루투갈 전통 길 형식. 식민지 영향이 강한 구역에서 자주 보임. |
Calçada de S. Paulo (성 바오로 돌길) |
Escada (Esc.) |
계단 (Steps) |
보행자용 계단. 대성당 같이 큰 규모나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진 공간일 경우 Escadaria로 표기됨. |
Escada de Coxo (코쇼 계단) |
Estrada (Estr.) |
큰 도로, 주요 도로 (Road) |
주요 도로 | Estrada da Penha (페냐언덕 도로) |
Largo (Lg.) |
광장, 넓은 공간 (Square) |
포르투갈 유래의 넓은 공공 광장 공간. 주민 교류와 일상 활동 중심. |
Largo do Senado (세나두 광장) |
Pátio (Pt.) |
공동체 공간, 막힌 골목 (Yard, Enclosed Alley) |
마카오의 근현대식 밀집 주거 공간. 하나의 출입구와 막힌 골목, 마당과 우물 등 공용 공간이 특징 |
Pátio do Espinho (가시덤불의 마을) |
Praça (Pç.) |
광장 (Sqaure) |
도시의 기념비적 광장으로 상징적 공식 행사와 역할 수행 (Largo와는 공식성 vs 일상성의 차이) |
Praça de Luís de Camões (루이스 드 카몽이스 광장) |
Rotunda (Rda.) |
원형 교차로 (Roundabout) |
차량 교통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설계된 원형 공간. |
Rotunda de Carlos da Maia (카를로스 다 마이아 교차로) |
Rua (R.) |
거리, 도로 (Street) |
일반적인 거리 | Rua do Cunha (쿠냐 거리) |
Travessa (Tv.) |
골목길, 좁은 (Alley, Narrow Lane) |
두 주요 도로를 연결하는 좁은 길로, 이동과 연결성이 강조된 공식적인 골목길. (Beco보다는 넓고 긴 구조) |
Travessa da Paixão (파이샹 골목) |
** Miradouro (Mir.) |
전망대 (View Point) |
전망 포인트 | Miradouro da Penha (페냐언덕 전망대) |
** Ponte (Pte.) |
다리 (Bridge) |
강이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 |
Ponte de Sai Van (세이반 다리) |
** Poço (Pç.) |
우물 (Well) |
과거에는 공동체 생활의 중심 역할을 하던 우물이 중요한 랜드마크로 여겨졌였음. | Beco do Poço (우물의 골목) |
** Fortaleza (Ft.) |
요새 (Fort) |
마카오는 식민지 특성 상 도시 방어를 위해 요새가 많이 있음 | Fortaleza do Monte (몬테 요새) |
** Igreja (Igr.) |
교회 (Church) |
마카오에서 교회를 지칭하는 일반 용어 | Igreja de S. Lázaro (성 라자로 교회) |
** Sé Cathedral (Sé.) |
성당 (Cathedral) |
마카오 가톨릭 교구의 주교좌 성당. Igreja da Sé Cathedral로도 표기 |
Sé Catedral da Nossa Senhora da Natividade (마카오 대성당) |
** Templo (Tpl.) |
사원 (Temple) |
전통 신앙과 불교를 반영한 중국식 사원 | Templo de A-Má (아마 사원) |
대략 중요한 것들만 선별한 목록이다. (볼드로 표시된 항목은 특히 자주 보이는 접두어이며, '**'로 표시된 항목은 길 형식이 아닌 랜드마크 성격의 지형 또는 구조적 특징을 가리키지만 알면 여행 시 유용하다)
고유명사는 언어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접두어의 의미만 알아도 마카오 여행에서 표지판을 읽는 재미와 실용성을 더할 수 있다.
| 마카오의 사인과 공간들:
Patio: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옛 공동체 공간과 작은 마당 또는 우물(위 사각형 구조물)을 만날 수 있겠구나. 일단 들어가 보자.
Largo: 광장이겠구나.
Beco: 오래된 주거지들 사이를 연결하는 좁은 뒷골목 같은 느낌이겠구나. 일단 들어가 보자.
Calçada: 바닥에 포르투갈식 돌이 깔린 길이겠구나.
"흔한 주말의 성바오로 유적 가는 풍경, 살려주세요 ㅎㅎㅎ"
Rua: 도보로 거닐 수 있는 일반적인 거리겠구나.
Avenida: 중요한 대로구나. 버스 정류장들이 있겠구나! (세종대로나 강남대로 같은 느낌)
추가로 위는 포스팅에서 설명 못한 한자 이중 표기의 좋은 예다. 'Avenida de Almeida Ribeiro'는 마카오 행정관의 이름을 기리고, 한자 표기는 그 발음을 뜻한 긴 한자 밑에, 新馬路(신마로)를 더해 '새로 조성된 길'이라는 의미를 더한다 (로컬들은 이렇게 즐겨 부른다고 한다). 돌아다니며 만나는 이런 표지판들은 두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마카오라는 도시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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