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마카오 먹방 10박11일 3/3
- Tsim Sha Tsui (Harbour City)
- Cheung Chau Island
- Central (Wellington St.)
- Mid-Levels
- Causeway Bay
- Kowloon City (Little Thailand)
- Hung Hom
- Hotel Riviera (Amigo)
- A Lorcha
- Fat Siu Lau
- Koi Kei Bakery
- Cafe Sing Kei
- '25 Macau Food Festival
- Good Fortune Noodle
- Kitty美食
- Hotel Central (Palace, 1928)
- Man Lay Hong Kei
- Sai Kung
- Ngau Tau Kok
- Hung Hom
- Lantau(HKIA)
* 중간중간 혼합 아닌 경우 있음 참고

서쪽의 마카오에서 다시 홍콩으로 넘어와 페리를 내리자마자 택시 타고 홍콩의 동쪽 끝 휴양지, 사이쿵으로 향했다. 여행 내내 축복 같았던 날씨가 마지막 챕터에 이르러 급변했다. 하필 바다가 보이는 호텔 루프탑 글램핑을 예약한 날에 다달아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가벼운 여름 옷차림으로만 맞이한 홍콩의 겨울바람은 꽤나 매서웠다.

Sai Kung: Dough Bros. Pizza & Doughnuts
萬年街지점 - 루프탑 글램핑을 위한 사워도우 피자포장

WM호텔 글램핑 BBQ세트가 2인분부터라 포기했다. 사이쿵 저녁 산책 중 만년가(Man Nin St.)에서 발견한 홍콩 사워도우 피자 맛집으로 자주 언급되는 Dough Bros. Pizza & Doughnuts. 파인다이닝과 피자헛 사이쯤에 놓일 만한 미드~하이 레인지 ‘아티잔 체인’ 느낌의 포장 전문집으로 홍콩 전역에 있는 체인점이다.

직원의 응대가 인상적이었다. 불친절한게 아니고 무심한 듯한 세기말 감성. 마지막 도넛 옵션 골랐을 때 톤 변화 및 영혼의 공기 하나 없이 "오, 쎈데 (oh, that's a punch)."라고 툭 던지는데 묘하게 영화 <노웨어>의 주인공이 떠올랐다. 맘에 듬.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마침 1인 세트도 있고 텐트+피자 조합이 어울려 보여 도우브로스로 저녁 결정. 하지만 10분여 추운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뚫고 포장해 온 피자는 텐트에 도착했을 땐 이미 꽤 식어 있었다 (제대로 맛평가 하긴 어려운 상태).

춥기도 해서 사진만 빠르게 찍고 기분만 내며 초스피드로 먹었다. 그래도 The Meat Lover's 피자의 짜운 햄과 페퍼로니의 직관적인 감칠맛은 "이게 바로 그동안 그리웠던 서양식 무뢰하디 무뢰하고 강한 고기 맛" 정도의 인상을 충분이 주었다. 도넛은 홍콩 밀크티 맛에 시나몬 시럽 옵션으로 주문했는데 상상 가능한 그 달콤한 조합 그대로. 쨋든 추운 날씨 때문에 밤공기가 메인인 저녁이긴 했다.
- 주문 메뉴 : Set for one (LIL' PAN 피자 - The Meat Lover's, 도넛 (홍콩 밀크티맛, 시나몬 시럽 옵션), 콜라)
- 가격 : HK$118 (약 20,000원대)
- 메모 : 홍콩 내 핫한 포장 수제 사워도우피자·도넛 전문 체인, 사진메뉴
Sai Kung: Sai Kung Hot Girl
西貢辣妹子 -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쓰촨식 차찬텡 아침세트

원래 가려던 누들집이 문을 닫았다! 급히 주변 탐험 모드 돌입. 마침 출근길 버스 정류장 앞에 야외자리가 있는 시선을 끄는 상호의 가게, '사이쿵핫걸'에 자연스레 몸이 멈췄다. 마침 눈이 마주친 할머니 사장님의 친근한 손짓과 미소에 그대로 이끌리듯 자리를 잡았다. 사이쿵 로컬들이 매운음식 당길 때 찾는 사천식 메뉴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광둥어 못하는 티를 잔뜩 내며 메뉴판만 멀뚱히 보고 있으니 사장님이 옆 테이블 로컬 할아버지 테이블에게 가서 “이거 먹으라”신다. 갑작스러운 지목에 할아버지는 ‘이게 머시여?’ 하는 표정을 잠깐 지으셨다. 결국 추천 받은 아침 세트로 주문. 영어는 잘 통하지 않았지만 옆 테이블 홍콩 중년 커플이 친절하게 중간 통역을 해주셨다(음꺼싸이~!).

국물은 담백하고 쌀국수 면은 부드럽다. 짜차이와 채소의 아삭한 식감이 잘 받쳐주고 나중에 라유를 풀어 넣자 매운맛이 한 톤 올라가며 또 다른 얼굴이 된다. 출근 시간 버정 앞, 로컬들 사이에 끼어 푸짐한 차찬텡식 아침 세트를 먹게 되어 기분 좋은 하루 시작이었다. 시종일관 미소로 응대해 주신 할머니 사장님도 좋았다.
- 주문 메뉴 : Breakfast series C 세트 (짜차이 돼지고기 쌀국수 榨菜肉絲米粉 + 토스트 사이드: 소시지와 프라이드 에그 + 핫밀크티)
- 가격 : HK$38 (대략 7~8,000원대)
- 메모 : 사천식 요리가 많지만 기본은 차찬탱; 7:00am~11:am 조식시간, 서비스 매우 친절, 사진+영어메뉴 있음

Ngau Tau Kok: Sing Hing Noodle
成興粉麵飯店 - 로컬 노포 연예인 + 택시기사 맛집에서 조주식 치킨라이스 세트

특유의 무법지대(?)같은 바이브 때문에 수많은 홍콩느와르 영화 촬영지의 배경이 된 응아우 타우 콕(우두각) 지역에서 홍콩영화 Limbo (2021) 촬영지를 둘러본 뒤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간 곳, 成興粉麵飯店(성흥분면반점, Sing Hing Noodle)이다. 옛 저층 상업주거 시설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끌렸다.

주문한 메뉴는 절계반(切雞飯). 삶은 닭고기를 썰어 밥과 국물과 함께 내주는 조주식 정식세트로 닭을 통째로 삶아 툭툭 썰어낸 소박한 치킨 요리다. 가격대는 홍콩달러 47불로 로컬노포 답게 저렴! 인터넷을 보니 주민들은 물론 밤에는 홍콩의 택시기사들도 즐겨찾는 조주(치우차우)식 동네식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더 로컬 아지트같은 느낌.

이 거리를 지나다 한 소년이 바깥으로 탁 트인 테이블에서 국수를 먹고 있던걸 보고 '와.. 저것이 진정한 로컬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착석 시 소년이 깨끗이 먹고 남긴 국수 그릇이 그대로 놓여 있어 낭만을 한층 더했다. 동네식당처럼 소박한 느낌이고 벽에는 40년 장사한 집이라는 큰 문구가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걸려있는 홍콩연예인 사진들은 덤. 나중에 알고 보니 2층 자리도 있다고!

사진을 보고 손짓으로 주문하니 할머니 사장님이 바로 조리에 들어간다. 가게를 둘러보다가 유덕화 사진이 보여 반가웠고 홍콩느와르 영화에서 잠깐씩 나오는 로컬 노포식당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 맛있는 식사 후 "메이호우(맛있어요)!"를 외치니 기분 좋아지신 사장님이 가게 미니 사진 투어를 해주신 덕에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여명 사진도 알아볼 수 있었다(가리키며 Leon Lai!라고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이외에도 여기서 찍은 여러 연예인·드라마 스틸컷이 걸려 있었지만 나머지는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고 특정할 수 있던 영화는 <잠행> (2023) 뿐이다.

어쨌든 여행 내내 애매한 상황들 때문에 계속 못 먹고 지나쳤던 치킨 라이스를, 뜻밖에 로컬+셀럽(?) 맛집 및 영화 촬영지에서 혼밥으로 해결하게 된 셈.
- 주문 메뉴 : Breakfast series C번 (짜차이 돼지고기 쌀국수 榨菜肉絲米粉 + 빵 사이드는 소시지와 프라이드 에그 + 핫밀크티)
- 가격 : HK$47 (대략 8~9,000원대)
- 메모 : 홍콩느와르 느낌 조주식 노포, 영어불가지만 사진 메뉴 많음, 서비스 매우 친절
Hung Hom: Ho Yin Seafood Restaurant
豪宴海鮮酒家 - 마지막 저녁은 사천식 생선요리

마카오로 떠나기 전 아침식사를 했던 홍함의 豪宴海鮮酒家(Ho Yin Seafood Restaurant)에 마지막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들렀다. 동네식당이긴 하지만 규모가 연회장 수준이라 아침 딤섬시간이든 저녁시간이든 로컬들로 꽉 차서 북적거리는 일상 분위기 느끼기 좋은 곳.

메뉴 이름은 香辣烤魚(향라카오위). 사바 그루퍼(Sabah grouper, 沙巴龍躉) 한 마리를 통째로 써서 만드는 쓰촨식 철판 생선이다(영어로는 Sichuan Fragrant Spicy Grilled Fish 정도).

무슨 어류나 물으니 웨이터분은 '사바반'이라고 하심.

흔히 우리가 아는 마라탕의 ‘마(麻, 혀가 얼얼한 느낌)’ 대신 이 요리는 ‘향(香)’을 앞세운 향신료+고추기름 계열 매운맛이라 보면 된다. 얼얼하게 마비되는 마라라기보다는 강하게 볶은 향과 매운맛이 먼저 치고 들어오는 훠궈/생선 요리에 가깝다.

능성어·다금바리 계열처럼 살이 탄탄한 사바 그루퍼를 먼저 구운 뒤 버너에 담기 때문에 처음에는 생선구이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념을 서서히 빨아들여 마라 생선조림처럼 변해가는 느린 아리랑볼 변화구 같다. 여행 마지막 저녁답게 인상이 또렷이 남는 '매우' 푸짐한 한 끼였다.
- 주문 메뉴 : 香辣烤魚(향라카오위, 메뉴번호 3858번), 데친양상추는 맛이 없어서 글에서 뺌
- 가격 : HK$398 (대략 7~80,000원대)
- 메모 : 영어불가지만 사진 메뉴 많음, 서비스 친절, 큐모가 큰 로컬 식당 느낌

Lantau : Duddell's
都爹利會館 - 미슐랭식당 공항점에서 마지막 식사, 거위덮밥


개인적인 홍콩여행의 필수 중 하나는 거위요리다(선호도 또한 거위 ≫ 비둘기 > 닭 ≫ 오리 ≫ 돼지 임). 이 거위 요리를 제공하는, 미슐랭 1스타를 받은 Duddell’s의 홍콩국제공항(HKIA) 지점이 24시간 영업으로 표기되어 있어 별 생각 없이 이 곳을 여행의 피날레로 정했는데 마카오에서 했던 실수를 한 번 더 반복했다. 이곳도 아침 시간에는 누들·딤섬 위주의 조식 메뉴만 주문 가능했던 것🤐(이건 그냥 홍콩 국룰).

캐시어에 가서 점심 메뉴 스타트 타임을 물어보니 10시 30분부터라고 한다. 시계를 보니 현재 시각은 9시 30분.
“오 지쟈스 크라이스트 캄사나무아비타불🙏🙏🎉🎉…”
한 시간 기다렸다가 10시 30분에 여유있게 밥먹고 12시에 보딩 게이트 가면 딱 맞는다.

챕락콕 공항 이곳저곳을 배회하다 어느덧 시간이 되어 가보니 줄이 꽤 길다. 다행히 비어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가 있어 후다닥 주문. 미리 메뉴를 봐둔 덕에 거위덮밥+바삭한 껍질의 삼겹살(Pork Belly) 토핑 추가로 바로 착착 진행했다.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고 나서야 음료를 안 시킨 걸 깨닫고 다시 키오스크로 뛰어가 핫 밀크티를 추가했다. 그렇게 이번 여행의 마지막 홍콩 밀크티 한 잔과 함께 거위덮밥으로 마무리.

예전부터도 인기 많은 집이지만 2025년 전 세계 공항맛집 1위에도 뽑혔다는 사실과 각종 리뷰 등으로 지나친 기대는 자제하는게 좋아보인다. 공항점이라 그런진 몰라도 미슐랭 원스타급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암튼 미디어와 SNS에 의한 빡센 기준과 기대를 제외한다면 후회할 일 없는 맛집임은 분명하다.
이 정도면 꽤 그레이트한 엔딩!
- 주문 메뉴 : R17 (거위덮밥 + 바삭껍질 삼겹살 추가) + 핫밀크티
- 가격 : 덮밥 HK$162 (약 30,000원대), 밀크티 HK$28 (약 5,000원 대)
- 메모 : 영어가능, 홍콩공항 푸드코트에서 맛보는 라이트한 미슐랭 식사

홍콩-마카오 먹방 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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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귀국행 대한항공 기내식, 기내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행의 여운 때문인지 입에 잘 안들어왔다.
빵이랑 샐러드 위주로 먹음
* 지난 홍콩/마카오 혼밥 여행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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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마카오 혼밥 여행] 10박 11일 먹고 걷고 먹고 걷고 – 마카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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