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보에스키의 UC 버클리 대학 졸업식 연설 탐욕은 곧 성공의 지름길이다
지금까지 쌓인 왓챠 DB를 보며 그냥 쌓아만 놓지 말고 정리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해보는 테마별 추천 영화 시리즈. 앞으로 4000편을 채우려면 얼마나 더 봐야 될진 모르겠지만 세월이 갈수록 영화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
전 세계적 경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생각나서 올려보는 포스팅. 키워드는 #경영 #금융 #기업 #증권 #부동산 이런 건데... 대부분 보면 결국 3 개의 키워드 정도에서 정리되는 것 같다. 바로 #욕망 #사기 #폭력. 돈에 대한 사람의 욕망은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고. 좋은 말로는 수완인데 결국 영화들을 따지고 보면 사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힘을 얻게 되면 그것은 육체/정신적인 폭력으로 나아간다. (사람 등 처먹고, 밑에 사람 뺑이 굴리고, 윗사람 경쟁자 뒤통수 등등) 따라서 가만히 보면 이런 기업, 금융가 키워드의 영화들은 초중반부의 사기 치거나 순수함 혹은 성실한 맘과 행동으로 성공하며 고조되는 흐름의 유쾌함은 있을지언정 막판 해피엔딩은 많이 못 본 것 같다. 하지만 이 드라마틱한 급상향과 급 하향 곡선의 스토리 전개가 매력이다. (마약류 영화와 비슷한 선상이다) 또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엄중한 분위기를 끌고 가거나, 서스펜스-미스터리의 감성이 더 해지는 것이 또 하나의 매력이다.
암튼 순위는 상관없고 내 왓챠 컬렉션 중에 무작위로 선정한 것들이라 다음 편들엔 OTT에 있는 영화들 2편, 그리고 OTT엔 없지만 안 보긴 아까운 영화들을 이어 갈 예정이다.
리스트 요약:
1. 월스트리트
2. 글렌게리 글렌로스
3. 파운더
4. 위대한 개츠비
5. 마진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6. 작전
7. 돈
8. 빅쇼트
9. 라스트 홈
10. 인사이더
1. 월스트리트 Wall Street
1987 미국 | 올리버 스톤 감독 |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찰리 쉰, 대릴 한나, 마틴 쉰 | 웨이브(*개별구매)
지금 봐도 흥미롭게 볼 만하고 그 시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의 수작이다. <JFK>, <플래툰>, <닉슨> 등등 내놓는 작품마다 질을 떠나 언제나 파격적인 정치/사회적 시사물로 논란의 중심 섰던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 특히 극찬을 받았던 베트남 전쟁 영화 <플래툰> 이후에 내놓은 영화로 꽤나 흥미진진하다. 80년대 돈이 넘치고 급변하던 시절 그 숨 가쁜 사회의 측면을 캐치하고 재빠르게 영화로 만든 케이스다
그 시절 엘리트 젊은이들이 큰돈을 벌 수 있는 매력에 빠져 월가의 데이트레이더로 몰려들고, 또 "쉽게" 큰돈을 벌며 타락의 길로 빠져가는 이 양 같은 존재들에게 어둠의 길목에 서 있는 늑대 같은 기업사냥꾼... 1980년대의 경제에 대한 배경이 있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고, 배경이 없다면 흥미롭게 볼 포인트일 것이다. (그 시절 스킨 기름을 바른 듯한 뒤로 확 넘기는 마빡 머리 스타일도 인상적이다.. 요즘 세대 단어로는 포마드라고 해야 하나...)
마이클 더글라스가 분한 고든 게코의 장면으로, 실존했던 국제 악질 기업사냥꾼 이반 보에스키의 UC 버클리 대학 졸업 연설을 본떠온 것으로 보이는 신이다. 워낙 직설적이라 의미에 관한 별 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웨이브에 있긴 하나 안타깝게도 개별구매 항목이다.
2. 글렌게리 글렌 로스 Glengarry Glen Ross
1992 미국 | 제임스 폴리 감독 | 출연: 알렉 볼드윈, 잭 레먼, 알란 아킨, 알 파치노, 케빈 스페이시 | 왓챠 | 웨이브
위 <월스트리트>와 함께 이 계열 영화의 현대 클래식 중 하나다. 다만 이 영화는 밤에는 폼이라도 날 월가의 '데이트레이더'가 아닌 24시간 미쳐 돌아 버릴 '영업맨'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리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굉장한 출연진들 때문에 연출은 물론 이들의 명 연기로 인해 치열한 현장인들이 겪는 PTSD가 관객에게도 다가올 만한 초반부터 휘몰아치는 몰입감을 주는 영화다.
아침 출근 시간 @7:30 am, 누군가 사무실에 나타나 중대발표라며 소리친다.
한 직원이 모닝커피를 타 마시려는 것을 보며,
"커피 내려놔, 세일즈맨이 그게 뭔가... 당신 해고야.
이번 달 목표를 공개한다.
1등 캐딜락 자동차2등 부엌 칼 세트3등, 해고!
지금부터 한 달 남았다, 뛰어"
3. 파운더 Founder
2017 미국 | 제임스 폴리 감독 | 출연: 알렉 볼드윈, 잭 레먼, 알란 아킨, 알 파치노, 케빈 스페이시 | 왓챠 | 웨이브
우리 일상에 친숙한 패스트푸드인 맥도널드의 탄생과 전설의 브랜드로서의 시작을 다룬 영화다. 보고 나면 한 동안 햄버거를 못 먹을 수도 있을 정도로 피가 거꾸로 쏟게 만들 정도의, 역시 탐욕과 희대의 뒤통수와 사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피해자는 바로 '맥도널드' 형제. 맥도널드 형제의 30초 만에 맛있는 햄버거 만들기라는 그 효율적인 햄버거 메이킹 시스템은 굉장히 인상적이며 디지털 기기 등이 없었던 50년대 테니스코트에서 직접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 신을 통해 재미있게 다뤘다. (당연히 최첨단 시대가 아니였으므로 실제 햄버거 만들기도 당시의 아날로그적 도구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었다)
맥도날드 형제는 그냥 본인들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지만 그들의 시스템에서 어마어마한 비즈니스적 포텐셜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레이 크록이라는 세일즈맨이 그들의 삶과 비즈니스에 관여하게 되며 초반의 유쾌한 기회의 포착과 성공을 시작으로 점점 둘 간의 대립 양상이 펼쳐지며 위에서 말했던 인간말종에 가까울 정도의 소름 끼치는 배신과 탐욕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것들이 또 다른 관점에서는 '기회'와 '쟁취'로 인정받는 것이 우리가 대면해야 할 시대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물론 배신에 대한 실드가 될 수는 없지만) 기획자나 마케터라는 명목이라도 있는 동업자 선상의 출발도 있는 반면,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남의 아이디어를 훔쳐 성공하는 사례도 우리는 예부터 최근까지도 보아왔다
4.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2013 미국 | 바즈 루어만 감독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토비 맥과이어 | 왓챠 / 넷플릭스 / 티빙 / 웨이브
디카프리오 + 금융 키워드라면 <울프 오브 더 월스트리트>가 가장 먼저 떠 오를 수도 있는데 워낙 유명한 영화라 둘 중 뭘로 할까 하다가 이걸로 했다. 근데 뭐 영화도 그렇고 원작의 포스까지 더해지면 <울더월>에 전혀 꿀릴 수 없는 영화긴 하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글로벌 히트 호주 영화 <댄싱 히어로>를 시작으로 디카프리오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 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개츠비에서도 살짝 나오긴 한다), <물랑루즈> 이후 이 영화를 만들었고 그 후 9년 후 <엘비스>로 다시 한번 우리를 찾아왔다
영화인들의 가장 어려운 타스크 중 하나가 원작이 정말 유명한 문학일 때가 아닌가 한다. 보통 많은 영화들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영화라는 시간적인 (자본도 한 몫하지만) 제약 상 글을 읽은 이들에게는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세대와 시대를 거르는 문학을 영화화한다? 거의 도박에 가깝기도 하고 또는 위대한 도전 같은 일일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대표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로서, 미국이 전 세계 1차 대전 승리의 버프를 받고 경제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20년대의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루고 있다. (돈이 갑자기 많아진다? > 온갖 탐욕과 욕망이 전 사회를 들 쑤신다)
아무튼 이런 거대하고 시대를 초월한 고전 문학의 벽을 영화를 통해 뛰어넘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영화라는 미디엄을 통해 멋진 시도를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한다. 특히 원작 영화화의 백미는 비주얼일 텐데, 플래퍼 캐릭터의 묘사라던가 (캐리 멀리건이 맡은 데이지 뷰캐넌의 역할로 스윙 재즈가 유행하던 시절에 걸맞게 자유분방하면서도 지적이고 특히 옷차림이나 자동차 운전이라는 것과 같은 기존 관습의 틀을 깬 여성들을 지칭하던 단어), 그 경제적 행복의 쓰나미를 대신해 주는 듯한 화려한 시대적 배경 및 꿈, 욕망과 성공과 추락의 개츠비를 받쳐주는 순간들의 배경 등등 볼거리로서도 많은 것을 선사해준다
5. 마진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Margin Call
2013 미국 | J.C 챈더 감독 | 출연: 케빈 스페이시, 재커리 퀸토, 제레미 아이너스, 폴 베타니 | 왓챠 / 티빙 / 웨이브 / 시리즈 온/ 시즌 / 애플 TV / 구글 TV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먼 사태 하루 전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풍지박살의 냄새를 맡은 금융가 인들의 하루 전 상황을 시시각각 (8:17 pm, 1:37 am...) 이런 분 단위 식으로 나눠가며 폭탄을 맞을 전 세계인들에 대한 걱정과 같은 대의(?)는 당연히 온데간데없고 자신들의 최소한의 피해를, 아니 자신들의 최대한의 수익을 얻고 손절하자는 나름대로(?)의 살 길을 위해 나아가는 금융인들의 순간순간을 긴장감 있게 다뤘다. 80,90년대의 영화들의 경우 요즘 세대들은 와닿기 힘든 면도 있어 신기하거나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2008년 사태의 경우 꽤나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이 배경이 딱히 낯설지는 않을 것이라 몰입성을 더해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래서 I Hate People, but I Love Humanism
6. 작전 The Scam
2009 대한민국 | 이호재 감독 | 출연: 박용하, 김민정, 김무열, 박희순 | 왓챠 / 넷플릭스 / 티빙 / 웨이브
위 열거한 영화들에 비해 질적인 퀄리티 면에서는 비비기에는 많이 힘들어 보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다. 그럴 즉슨, 지금처럼 주식투자가 어린 세대들까지도 편하게 대중적으로 여길만한 시절은 아니어서 (혹은 불붙기 시작?), 주제를 통해 오락성을 첨가하여 쉽고 재밌게 풀어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최초로 주식을 주제로 다룬 한국영화라는 상징성이 있다) 물론 오락물 특유의 초반 몰입 대비 막판 허무함의 공식은 깨지 못하지만...
그리고 그동안 인터넷을 보면 이 영화를 통해 주식에 대해 많이 친숙해 질 수 있는 계기도 주었다는 평들도 꽤 있고 오히려 당시보다는 주식 열풍이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불면서 주식입문 추천 영화에 등극하는 등, 후평가를 더 잘 받은 작품이다. (개미, 작전, 세력 같은 업계 속어를 대중에게 잘 전달해준 케이스라고 평가받는다) 난 주 알못이라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암튼 주식입문자나 재밌는 킬링타임 용으로 추천한다. 암튼 적나라한 제목만큼 결국 사기 치는 얘기다
4. 돈
2018 대한민국 | 박누리 감독 | 출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원진아 | 왓챠 / 넷플릭스 / 티빙 / 웨이브
위 <작전>처럼 완성도 면은 떨어지지만 관습에서 탈피한 머리 잘 돌아가는 신세대 신입 주식 중개인을 캐릭터로 앞세우며 요즘 젊은 감성을 통한 공감을 꽤하고자한 기획이 보이는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전>이 주식 세계에 대해 대중에게 친숙도를 높여 주었다면 이 영화는 이 금융 세계를 대하는 신세대의 자세와 생각과 모습이 어떠한지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맞춘 캐릭터 중심의 영화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너무 쿨한 나머지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나마 재밌는 킬링타임 용으로 추천한다
8.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미국 | 아담 맥케이 감독 | 출연: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핏 | 웨이브 / 디즈니+
<돈 룩 업>, <바이스>, <앵커맨> 등 경제, 정치, 사회 전반의 핵심을 꽤 뚫는 작품을 선보였던 아담 맥케이 감독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실화 바탕의 영화로 금융 계열 영화하면 (21세기 영화로서는) 거의 뭐 누구나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게 대부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작품성을 넘어 대중에게도 많은 각인을 새겨 넣은 영화다. 이 감독 영화의 특징은 워낙 사회 정치적 맥락이 넓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넘쳐나지만 일단 영화 내내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일단 재미가 있다'
즉, 뭔 소린지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고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그 고유의 의미까지 담고 있는 걸작이다. 정말 오락성과 작품성과 충분한 이해를 통해 사회적 비판을 담아낸 굉장한 소질의 감독인 것이다. 특히나 나 같이 금융 모르는 사람도 재밌게 따라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 영화는 금융과 부동산 시장을 초점으로 하여 그 맥락을 이해할수록 더더욱 재미있을 것은 당연한 거고. (#공매도) 부동산 거품과 위기가 시시각각 나오고 있는 지금 현실에서 다시 한번 봐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영화다
4. 라스트 홈 99 Homes
2014 미국 | 라민 바흐라니 감독 | 출연: 앤드류 가필드, 마이클 섀넌, 로라 던 | 왓챠 / 티빙
이것도 인간으로서의 휴머니즘이냐 자본주의 사회를 향한 발돋움이냐 하는 정체절명의 고민을 다룬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옛날처럼 그냥 성실히 일만 하면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는 것에 만족하던 삶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한 순간에 집을 잃고 빈털터리로 내몰아진 상황, 이런 일이 어떻게 내게 일어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일 수도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받아들이고 다시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찾아온 은밀한 악마의 제안. 그리고 이 기회를 통해 상류층에 진입하고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타인에게 자신이 받았던 것과 같은 그런 (어느 한순간 갑자기 빈털터리가 되는) 상황을 안겨줘야 하는 딜레마에서 고민하는, 1명이 살기 위해 99명을 사회적으로 궁지로 몰아야만 하는 부동산 주제의 이야기다
10. 인사이더 The Insider
1999 미국 | 마이클 만 감독 | 출연: 알 파치노, 러셀 크로우, 린제이 크루즈 | 티빙
위 영화들과는 좀 달리 내부고발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위험과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윤리적으로 크게 고민을 할 수밖에 없고 행동에 옮기기에도 너무나도 어려운 영역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내부고발자들이 역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은 우리는 수많이 봐 왔기 때문에 더더욱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기업경영 측면도 가미되어 있지만 사회 고발과 미디어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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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Humanism, but I Hate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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