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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ey...on the Rock

나에게 위스키하면 떠오르는건 배우 윌리엄 허트다. 위스키와 그렇게 잘 어울리는 배우가 아닐 수 없다. 험프리 보가트 처럼 터프하면서도 부드럽게 카사블랑카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마실 수도 있다. 혹은 마이클 더글러스처럼 중후한 분위기의 바에서 탁월한 비지니스맨으로서 권력에 동참하기를 권유받을 수 있다.
또는 클린트이스트우드 처럼 위스키를 넘기며 인상을 잔뜩 찌뿌리고 세상에 대한 온갖 분노를 표출할 수 있다.

하지만 빔 벤더스 감독의 [세상의 끝까지]에서 보여준 윌리엄 허트의 이미지는 남성적이면서도, 강하면서도 혼란스럽고 유리처럼 나약하다.

그런 이미지의 캐릭터가 번잡한 세계의 도시를 돌며 뒷골목의 왁자지껄한 바에서 잠깐의 시간을 달래는 곳의 위스키...
그 지나간 시간의 넋두리와 왠지모를 앞날의 두려움에 휩쌓인 중년의 분위기...
버려지고 소외된...거세된 남성이 자신을 지키고 되살리려는 슬프고 애절한 몸부림...
바로 그런 것이 내가 가진 위스키의 느낌이다..



 I'll Love You Till The End of the World
[Rock Stoner]  by Nick Cave & The Bad Seeds

빔 벤더스의 아주 잘만든 걸작은 아니지만 로드 무비의 매력이 흠뻑 느껴지는 [Until the End of the World]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리틀 톰 웨이츠, 닉케이브의 곡.
앞써 말했듯 위스키의 그 진하고 탁함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투명함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배우 윌리엄 허트 주연이다.  노래 속에는 사랑을 향한 혹은 인생을 향한 남자의 로망이 가득 담겨 있다.




Cassiel's Song
[Rock Stoner]  by Nick Cave


이것 역시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다. 베를린 천사의 시 속편인 Faraway So Close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역시 닉 케이브의 음악. 전 편이 동서독 통일의 염원을 담았다면 2탄은 통일된 독일의 앞날을 바라보는 영화다.


2탄에서 좀더 화려한 스타들이 출연하긴 하는데 어잿든, 다시 한번 천사는 인간의 세상으로 떨어진다. 인간의 세상에 존재하는 불안, 두려움, 고독, 차별, 미움, 절망, 자살 등은 천사에게 혼란스러운 개념일 것이다. 그런 인간 세상의 어두움에 생명력을 잃어버린 천사 카시엘, 그는 비단 천사 뿐만 아니라 어둡고 비참한 사회를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리라...

음악은 (00:50)부터 시작; 동독과 서독은 민족의 염원대로 통일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많다라는 의미 심장한 의미를 담고 있는 신이다.



Alice
[Rock Stoner] by Tom Waits

술취한 듯한 분위기 그리고 걸걸한 목소리의 원조나 다름 없는 음유시인 톰 웨이츠의 앨리스.
분명 개인적인 것이지만 왜 자꾸 위스키와 로맨스가 연결 되는 것인지...
그 로맨스는 비단 남녀간의 관계만이 아닌 ... 삶의 전반적인 어떤.... 그런 총체적 감정과 기억의 로맨스다...
술 취한 듯 흔들리는 느낌.... 또 다른 자신에 대한 자각... 괴로움 그리움...
그의 앨범 자켓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을 떠올린다..
그리고 음악처럼 자신은 그렇게 그렇게 흐름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All the World is Green
[Rock Stoner] by Tom Waits

little tomwaits인 닉 케이브가 빔 벤더스 감독의 영상과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톰 웨이츠와 절묘하게 떨어지는 건 빔 벤더스의 제자격인 짐 자무시 감독의 영상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같은 로드 무비지만 자무시는 좀더 소시민적 라이프에 그의 카메라를 돌린다. 그리고 택시 운전사나 외국인 체류자처럼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가까이 있으면서도 아주 다른 종류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애절한 눈길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때도 그들을 잠시 달래주는 것은 한잔의 위스키 아닐까...




Death is not the End
[Rock Stoner]  by Nick Cave & The Bad Seeds

발매 중지까지 당하는 둥 상당한 이슈를 끌어내었던 닉케이브의 <Murder Ballads>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앨범 트랙 중 유일하게 죽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밴드 멤버와 여러 게스트 가수가 총출동해서 불렀다. 열거하면...(Nick Cave 본인,  Blixa Bargeld, Thomas Wydler, PJ Harvey, Kylie Minogue, Anita Lane, Shane MacGowan, Brian Hopper).
죽음과 절망의 문턱에서 비치는 마지막 한줄기 희망의 빛을 나타내는 듯한 노래다.
사토시 곤 감독의 [동경대부]에서 위스키를 들고 죽음의 순간 행복해하는 노숙자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다.
나도 중년이 되면 고개 숙이며 그토록 경멸했던 권위를 앞세우는 그런 꼰대가 될 것인가....  그때가면 나이에 맞게 다시 모든 것을 재해석하게 되겠지...하는 생각이...
점점 약해지는건.... 성숙해진다는 것.... 받아들인다는 것... 자신이 고개를 숙일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



Lady's Bridge
[Rock Stoner] by Richard Hawley

내가 떠올린 위스키의 이미지와는 조금 안어울릴 수 있는 조금은 말랑말랑한 곡이다..
하도 중년에 대한 로망스에 포커스가 가있으니 조금은 감성적이 된듯한 쵸이스 같다...
어쨋든 따듯한 벽난로 앞에서 지난 시간 첫사랑을 회상하며 한잔 들이키는 듯한 분위기의 트랙...
때론 남자도 우수에 젖어 들때가 있다....
(단, 노래방에서 발라드 부르는 거 뺴고!)



Fairytale of New York
[Rock/Stoner] by The Pogues ft Kirsty MacColl

스토너 락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 The Pogues다.
자꾸 남성 남성해서 좀 그렇긴 한데.... 남자와 남성은 다른 것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어쨋든 남성의 로망을 완성시켜 주는 마지막 열쇠인 위스키 테마로 마지막 곡은 왠지 싱글 몰트 위스키의 원천인 생명수나 다름없는 스프링 워터를 떠올리는 곡으로 하고 싶었다...
가사야 뭐 어쨋건 (ㅜㅜㅋ) 제법 스코틀랜드의 시골 풍경을 잘 떠올리는 트랙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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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담..

The GLENLIVET

술은 좋아하지만 속이 안좋아 많이 못마신다..

위스키도 쎄서 못마시고 생 소주는 더더욱 못마신다...ㅜㅜㅋ
약한 술 위주로 맛만 보니...

어찟하였건 그것도 다 술 땜에 그런지라...
술 좋아하던 주당 시절 정말 좋아했던 위스키는 바로 글렌리벳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의 대표적 브랜드 중 하나로 ..  처음 이 술을 입에 가져다 댓을 때 그리고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뭐랄까 저 신비스로운 녹색 에메랄드 빛깔의 술병 또한 매력적이었으며 남성스러우면서도 부드러움과 무게감을 지닌 곡선 또한 쥐는 손맛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실린더 모양의 세련된 케이스까지!

맛? 지금까지 마셔본 위스키 중 가장 깔끔하면서도 중후한 매력이 넘쳐 흐르는 신사의 술 같았다.

그 이후 다른 위스키에는 입에 대지도 않고 글렌리벳만 찾게 되었다...
쎈 술을 못마시게 된 그날 까지..


대표적으로 12,15,18년 산이 대중적으로 생산되는데 15년산은 맛보질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18년 산보다는 12년 산을 좋아한다.
그 때 나이도 어렸어서 그런지 18년 산의 맛은 뭐랄까... 좀 노땅의 맛이라고나 할까?  (21년산이나 35년산은 돈도 돈인지라.. 근처에 못감 ㅜㅜㅋ)



술 매니아들에게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2년산이 인생을 해쳐 나가야 될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30,40 대 그리고 조숙한(?)20대들에게 어울리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테이스트에 따른 것이고 나는 위스키 전문가도/ 매니아도 아니다..
글렌비벳을 아직 거칠고 유아기적인 싸구려 술로 폄하하는 이들도 많다.
(참고로 글렌리빗은 미국서 가장 잘팔리는 아주아주 대중적인 위스키다...)







어쨋든 위스키 전문 블로그에서 얻어온 지식을 몇 개 풀어 놓자면 글렌리벳만의 독특함은 바로 다음 3가지에서 온다고 한다.

1.조시의 연못에서 가지고 오는 자연의, 미네랄 이 풍부한 스프링워터의 사용.
2.글렌리벳의 창시자 죠지 스미스가 발명한 높고 넓은 증류기
3.그리고 굉장히 세심하고 느린 위스키의 성숙단계라고 한다.


옆의 사진은 바로 글렌리벳의 원천수가 나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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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정말 자신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리는 아티스트를 만나면 인생의 동반자를 얻은 기분이다.
내게 닉 케이브는 그런 나를 항상 '건드려주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수많은 논란을 이끌어내고 발매 정지도 당했었던 문제작 <Murder Ballad>과 수많은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음악을 통해 만난 이 사나이는 그가 가지고 있는 퇴폐함과 거칠음의 이미지와 반대로 희망에 가득찬 노래를 하고 있다.
혹독한 고생과 절망 속에서   참된  희망을 발견하는...그런...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결국엔 구원의 메세지와 함께 성난 여행이 종식되듯 이의 음악도 그렇게 구원의 메시지와 막을 내린다.
블루스와 락 큰 롤의 사운드를 구사하며 이미지나 사운드 면에서도 Tom Waits를 연상시킨다.
아마도 리틀 톰 웨이츠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정말 판박이다)
The Pogues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소호의 비내리는 밤'은 닉 케이브 만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주옥같은 명곡이다.
가을 날 ... 비온 뒤 촉촉히 젖은 도시의 맨 콘크리트 땅과 벽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멜랑꼴리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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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Pogues의 오리지널 버젼...  TV 공연 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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