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잊을 수 없는 후유증 중 하나가 변비였다. 실로 끔찍한 기억이 아닐 수 없다.

항암치료 하면서 운 적이 거의 없는데, 변비 때문에 눈물이 흐른 적이 있었을 정도다.

치료 전에 변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와.... 이건 정말 상상을 초월한 고통이었다.

일단 대변을 보기가 굉장히 힘든데, 본격적인 치료 궤도에 올라오니 거의 일주일에 한 번 혹은 그 보다더 더 적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았다.

원해서 그런게 아니라 안나와서 그렇다. 


이게 기분이 상당히 찝찝하다. 왜냐하면 음식은 제대로 못먹기는 하지만 항암 주사도 맞으랴, 영양제 맞으랴... 진통제 부터 시작해서 약은 약 대로 다 챙겨먹기 때문에, 이런 애들이 내 몸에서 나간다는 기분이 아니라 계속 싸여간다는 생각 때문에 여간 찝찝하지 않을 수 없다.

일주일에 한 번이건, 열흘에 한 번이건 다행히 신호가 와서 내보낼 때가 있는데, 이건 정말 땡큐베리감사 기적같은 일인거고... 약으로 내보낼 때가 있는데 정말 괴롭다. 

물론 약은 의사샘께 말씀 드리고 처방 받은 약만 먹는게 당연히 좋겠죠?

 


액체화 시켜서 설사처럼 내보내게 유도 하는 놈을 먼저 처방 받았었는데 그닥 신통치가 않아서, 항문 삽입 캡슐이랑 밖으로 내보내게 하는 관장약을 두 종을 다시 처방 받았다.

지옥은 거기서 부터 시작 되었다. 

약을 처방 받고 와... 이제 나도 아락실 아침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겠구나 하고 꾸역꾸역 관장약도 먹고 캡슐도 힘들게 삽입하고 했다.

신호가 오고 변기에 앉았는데.... 오 마이 갓....

약 먹는다고 퓻슝하고 뚝딱 튀어 나오는게 아니었다.

약을 먹었으니 그 쪽에서는 내 보내려고 하고, 원래 있던 변비 기가 그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이른바 피의 대전쟁이 시작 된 것이다. 

목숨을 걸고 나오려고 하는 것과 그것을 저지 하는 것... 내 몸 속 대장 안의 대혈투... 정말 대장이고 소장이고 다 미친듯이 꼬이는 것 같고...그러다 보니 항문은 찢어질 것 같고... 비명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읍,,, 읍,,, 거리며 신음 비슷한 것이 흘러 나온다. 얼굴은 이미 피가 쏠려 쌔빨게 지고... 나도 자의적으로 힘을 실어 내보내려 도우면 더더욱 항문은 찢어질 것 같고... 그러다 거의 1분 정도를 극악의 고통에 시달려 힘을 안주고 못 나오게 하려면 또 목숨을 걸고 나오려고 하고 막고 지들끼리 쌩 쇼를 펼치는데... 진심 여기서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물이 다 나오고... 심지어 거의 기절 아니 실신 일보 직 전까지 다녀 왔다. 정말 눈 주위에 별이 핑핑 돌고 하더라....

정말 변비 때문에 실신할 뻔 한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변비가 정말 무서운 거다....




그런 어마어마한 사투를 걸쳐 어케 어케 겨우 내보내는데 성공하는데.... 배출한 기분이야 하늘을 뚫을 정도로 좋지만... 정말 정말 아프고 힘들었다...

한 두 세번 그렇게 죽을 정도로 힘들게 볼 일을 보고 나니, 그 다음 부터는 약 먹을 엄두가 나지를 않았다.

그냥 진짜진짜 너무너무 힘들 때 죽음을 각오하고 약을 먹었지 대부분은 처음 처방 받았던 설사 유도약만 먹었다 (물론 그닥 효과는 좋지 않았다)

대변 잘 보는 건 정말 중요한데 몸이 너무 힘드니... 대변 신호가 오면 겁부터 먹었었다.


나중에 치료 끝나고 좀 지나면 다시 정상(? 후유증이 너무 많아서 뭐가 정상인지는 모르겠지만)으로 돌아 오기는 한다. 

정말 이건 고통이 동반할 수 밖에 없는거라 조언을 할 방법이 없다... 정말 겁나고 슬픈 후유증 중 하나다... 진짜 힘들고 서럽고 아프고.... 그렇다...ㅜㅜ


암튼 심한 변비 후유증일 경우, 무턱대고 관장약 먹지 말고, 꼭 의사샘이랑 확인하고.... 또 각오하고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이후 치질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후유증이다.... (Inside ~ and Out) 


치료하며 웃음을 잊지 않도록 만화 링크도 포함 합니다: [신의 직장] from 다이손 블로그 http://blog.naver.com/jean24601/221122290477


암 종양은 차가운 걸 굉장히 좋아 한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치료 받는 중간에 아이스크림이 미친 듯이 땡겨서 많이 먹게 된다. 

병원 식당에서 팔던 유기농 아이스크림인데 맛 있었다.

변비 포스팅이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서 올려본다.. 


  1. 2017.11.14 18:19

    이번 글도 잘 봤습니다! 암이 차가운걸 좋아한대요? 겨울이라 드시다 감기라도 걸릴까 무섭네요.. 변비 고통은 겪은 사람만 아는거라고 하던데.. 큰 고비(?) 넘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Favicon of https://electronica.tistory.com BlogIcon Groovie groovie 2017.11.14 19:10 신고

      네, 원래 아이스크림을 그닥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치료 때는 정말 많이 땡겼습니다. 먹기도 엄청 많이 먹었구요. 저 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분들도 그런 모양이더라구요. (아버지께서도 비슷하실 수 있는데, 그래도 뭐든지 의사 선생님과 상담은 하고 드세요... 아마 괜찮을 거긴 합니다) 일단 암은 차가운 환경에서 활발하다고 하고, 치료 받으면서 한기에 가까울 정도로 추위를 느끼는게 후유증 중 하나니 항상 따스하게 해드려 주세요. 감기까지 오면 정말 힘드실 겁니다.

      변비는 정말....... 하아... 답이 없습니다...ㅜㅜ

  2. 거부반응 2018.01.13 22:29

    방사선 치료하면서 일주일간 변을 못보다가
    관장했는데~죽는줄 알았습니다. 결국 성공했는데
    피 범벅에 지치고 따갑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치료가 끝난 지금도 변비 증세가 있어 변비약 복용해가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어쨌든, 변비 쉽게 볼 녀석이 아닌건 틀림없습니다.

    • Favicon of https://electronica.tistory.com BlogIcon Groovie groovie 2018.01.14 11:21 신고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일부러 확 다 내보내는 것도 답이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실신 직전까지 같었어요.... 몸과 마음은 불편하더라도 최대한 가능한 선에서 선선히 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3. 국화꽃 2019.05.21 14:39

    고생 하셨습니다
    저도 억지로 야채랑 요플레 많이 먹었어요
    좀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직도 다리 힘 빠지는 후유증 남아 있네요
    관리 잘 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s://electronica.tistory.com BlogIcon Groovie groovie 2019.05.21 23:14 신고

      진정한 변비가 이렇게 괴로울 줄은 몰랐었네요... ㅜ ㅜ.. 저도 근육이 다 빠져 버려서 다리에 힘이 잘 안들어 갑니다. 균형 못잡고 비틀거리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지팡이 하나 샀네요 ㅡㅡㅋ 82 다시 근육을 되찾아야겠어요. 같이 화이팅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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