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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 우리끼리 하던 얘기가 기억이 난다.

"너 왜 (남산) 하얏트 호텔이 지어진지 알아?"

"어, 들었어. 그거 70년대 말에 해방촌 뷰 창피하다며 뷰 가리라고 지은 거라며?"

이 이야기가 나돈 게 아마도 이 손정목의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가 처음 출판되었을 때 즘 화제가 되면서 흘러나왔던 이야기로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시절 읽어야지 하면서 결국 이런저런 삶의 연속과 함께 기억 속에서 잊히고 말았다. 

최근 자주 하는게 새로운 책들도 책이지만 옛날에 읽어서 기억이 잘 안나는 책들을 다시 읽는 것도 꽤 많다. 마침 작년 말 강홍빈 건축가의 <서울 에세이>를 다시 읽다가 주석에 나오는 손정목의 이 책을 기억하고 '아...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이번엔 꼭 읽어야지' 하고 <서울에세이>를 끝내자마자 주문을 했다. 구매하기까지 정말 오랜 세월이 걸린 것 같다. 

그동안 본인이 모아놓은 데이터와 경험에 의한 객관적인 수도 서울의 개발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제 1권을 시작하여 6.25로 인한 피해와 전후 이제 막 시작한 도시계획까지 읽는 중인데... 이게 무슨 소설도 아니고 신파는 당연히 아닌 객관적 서술임에도 불구하고 6.25 시절의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질금질금 거릴 정도였다.  

인테리어에서 건축으로 건축에서 도시계획으로 갈 수록 더 넓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는데, 포괄적이고 전체적이란 게 항상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특히 지금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 내용에 있는 공간을 우연히 지나치게 되면 새삼 달라 보이고 많은 생각을 하는 매력 또한 있다. 

국내는 아직까지도 대중을 위한 건축이나 도시계획은 방송이던 유튜브던 너무 부동산 관점으로만 쏠려 있는 것 같다. 물론 돈이 되는 것이니 사람들의 관심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쏠려도 너무 쏠려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속한 공간의 아름다움과 역사의 의미를 통해 많은 또 다른 것을 얻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암튼 재밌게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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