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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원작 영화?
-정말 안좋아한다..
하난가 두 개 정도 뺴고 정말 하나도 재미없었다...

쇼생크 리뎀션의 감독? 
-omg! 그 영화는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포스터를 보니 아버지가 아들을 안고 안개 앞에 서있네? 
-뻔한 "헐리우드식 가족주의"에  "아버지=영웅"이라는 가부장적 코드가 달린 뻔한 액션 영화겠군!

-그래 걍 기분도 꿀꿀한데 액션 영화나 보는 셈치고 속고 보자라고 본 영화...


뚜껑을 열어보니 왠일 인걸?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70년대 뉴 어메리칸 시네마 이후 헐리우드 상업 영화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온 영화 중 가장 통쾌하고 신선했다...(적어도 나한테는)


스포일러에 앞서 크게 요약하면 3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1. 영화적 의미 - Convention을 깨다
진저리 날정도로 짜증나고 열뻗치는 뻔한 가족주의와 기독교 코드를 헐리우드 상업 영화라는 영역 안에서 파괴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값지다

2. 안개의 심리적/문화적 메타포 - 제한된 상황
안개라는 메타포를 사용해  제한 된 상황 속에서 결여 되는 인간의 판단력, 믿음, 경험 등 심리적인 층면부터 집단 광기 등을 통해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측면까지 살펴보고 있다. (물론 sarcastic 하지만 통찰력있다)

3.  안개의 정치적 메타포 - 수퍼마켓=미국사회
안개라는 메타포는 정치적으로도 풀이 될 수 있다. 죠지 로메로의 Dawn of the Dead를 떠올리는 듯한 배경 설정으로 수퍼마켓의 사람들은 일종의 전체 미국 사회 국민들의 집약적 형태며 안개는 대선을 (꼭 대선이 아니더라도) 앞두고 한치 앞도 모를 국가와 사회의 운명적 배경을 의미할 수 있다.


여기서 부터는 스포일러가 섞일 수도 있는 영화 감상 평



소비주의 사회의 상징, 좀비 그리고 로메로 감독의 유산!
죠지 로메로 감독은 약 30여년 동안 4편인간의 "***of the Dead" 좀비 시리즈를 통해 소비주의 사회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었다. 그의 영화 안에 좀비들은 물론 현대 인간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고 그 좀비들 또한 시대에 맞추어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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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of the Living Dead에서 현대 인간의 좀비화를 눈치챘다면
-Dawn of the Dead에서는 동이 터오르듯 그 모습을 들어내는 좀비사회의 여명을 다루고
-Day of the Dead에서는 말 그대로 소비사회의 좀비의 날이 도래함을 알렸다. 
-Land of the Dead에서 그 좀비들이 결국 세상을 완벽히 지배하게 되고 나름대로 진화했음을 알렸다.
-2008년 신작인  Diary of the Dead는 아직 못봤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아 씨네마 베리테적인 형식으로 현대 소비주의 사회를 드라이하게 펼쳐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좀비들이 드디어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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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제일 주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의 극단에 치달은 지금 사회에 다시금 좀비 영화들이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로메로 감독은 지금 (조금 늦은감이 있더라도) 다시 한번 대중적으로 그리고 대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고 고찰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여기서 로메로 감독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로 [미스트]가 좀비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로메로 감독의 설정 메타포를 그대로 따왔기 때문이다. 새벽의 저주의 배경이 소비주의의 상징인 쇼핑몰인 것 처럼 미스트의 배경 또한 수퍼마켓이다. (의미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다.) 거기다가 색감 또한 엄청 비슷한 것은 과연 우연일까?


수퍼마켓은 미국 사회를 묘사한 집약적 설정
어쨋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모든 사람이 이 곳을 대피한다. 그리고 이 곳에는 다양한 사회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이는 곧 미국이라는 소비주의 사회의 국민을 집약시켜 놓은 메타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릭터들을 살펴볼 때 미국 사회라는 조직적 체계를 이루는 대표적인 요소들이 이곳 저곳 존대한다.
예를 들어,

-신앙(기독교적 믿음): 미국은 절대적인 크리스챤의 나라이며 아직도 미국인의 과반수 이상이 진화론을 거부하고 (혹은 알지도 못하고) 인간은 하느님이 만든 산물이라 믿고 있다...(통계에 따른 사실이다)
 
-과학: 신앙과 가장 대치되는 상징적 요소다. 과학은 이성적 판단과 합리적인 사고를 요한다.  이 또한 과학 선진국인 미국의 핵심 중추역할을 한다.

-애국: 이 영화에서 나온 노인들은 아마도 세계 대전 혹은 베트남전이라도 겪은 이들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노인들은 맹목적인 애국심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또한 젊은 군인들은 이라크 참전의 코드가 들어있다.

-가족: 미국의 정치/자본주의 시스템은 모순적이게도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파탄 시키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윤리적/도덕적 의무감은 미디어나 영화를 통해 해소된다.


믿음이고 합리고 이성이고 나발이고 다  X까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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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였건 이러저러한 나름대로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뿌리같은 요인들이 모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불안정하다.
바로 '안개' 때문이다.
눈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그것은 사람의 판단력과 의지를 떨어뜨리고 때로는 극단의 공포심을 유발한다. 바로 이 안개라는 장치에 의해 이성이고 나발이고 모두 붕괴 된다...
적나라하게 벗겨진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다.

전염병처럼 퍼져가는 공포감에 의해 성경을 손에 쥐고 심판의 날을 부르짖는 기독교 신자 밑에 사람들이 속속들이 모여 든다.
이성적 판단의 무리들은 아마도 그들이 '희생의 제물'의 카드를 가지고 나올 것이며 그것은 바로 우리가 될것이라 예상한다. --참 이성적인 판단이다 ^^ㅋ

여기서 여주인공은 우리는 성숙한 '문명임'이며 '문화인'임을 외치며 인간은 인간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인간 본성의 담론까지 들고 나온다. (정말 많은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 문명이라는 것, 문화라는 것... 이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공포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마지막 체면에 불구하다.... 허울일 뿐이다...

식당에서 에티켓 없이 우적우적 밥을 먹고 식사 후 찍찍 쯥쯥 소리내며 이빨에 낀 음식물 제거하는 인간들이며 에티켓을 지키며 입 안벌리고 소리 없이 오물오물 식사하고 고고하고 세련되게 카페오레를 즐기는 '지성인'들이며 전쟁이라도 터지면 똑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보라 합리적 지성인의 판단을 앞세우던 그들마저 결국 가족을 죽여버리는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며 똑같은 인간임을 증명했다.

닥친 현실을 앞에다 두고 아직도 체면과 자존심 그리고 '꽉막힘'으로 자신의 논지만을 앞세우는 지성인이건 종교인이건 과학자건 정차가건 이런 상황에서는 암적이고 시한 폭탄 같은 위험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헐리우드 세뇌의 장치, 가족주의와 맞딱뜨리다!

영화는 이 사회의 주요 구성 요소를 하나하나 제거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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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심에 꽉꽉차고 윗 사람 우습게 보는 젊은이를 제일 먼저 괴물의 밥으로 보내주고,
자격지심과 사회적인 박탈감에 꽉찬 노동자 계층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무식함'에 대한 죄를 심고,
약을 먹고 죽은 할머니를 통해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현대 사회인의 모습을 축약하고,
사회계층의 윗 레벨인 변호사 무리도 시원하게 찢어죽여 주고,  
짜증이 날 정도로 설교해대던 종교인에게 총알 두 방을 날려주고,


대탈출의 미션에 몇몇 남은 주인공 무리들을 남겨 둔다.
그리고 아주 기가막히게 마지막 마켓 매니져를 과정에서 제거함으로서 정말 정말 기가 막히게 '가족의 구성원'을 만든다...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자식"
마지막 대단원인 헐리우드 식 '가족주의'의 단계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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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은 '가족 레저 차량'인 SUV를 타고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과연 영화는 뻔한 헐리우드 식의 결말로 치닫는가?
절대 아니다...
설마 설마 하는데...
기름이 멈추어버린 절망 앞에서 그들은 모든 희망과 의욕을 잃어버린다.
미디어와 역사가, 정치가들이 그토록 떠들어 대는 American Dream, Americanism을 가능케 했던 그 핵심 요소가 제거된 것이다.
그리고 지성인이며 문명인임을 자처하던 그들은 그 안개 속에서 유발된 절망감에 손을 들고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 탕탕탕탕 총알 4발에 가족주의는 완전히 붕괴된다..
아들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가족이라는 굴레/속박/족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법적 결혼제도와 가족이란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체제에 순응하게 만들어버리는 강력한 장치이며 짐이다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물론 가족을 내팽게 치라는 말은 아니다.. 순응을 요구하는 체제를 생각해서 하는 말일 뿐...))

그리고 서서히 안개는 거친다...
두두두두둥....
수퍼마켓에서 아들이 군인 무리에게 언제 당신 친구들이 탱크몰고 오느냐에 대한 물음이 현실화되어 돌아왔다... 그것도 사람들이 죽은 몇 분 후에...
미국과 헐리우드의 모든 세뇌 공식의 장치들이 산산조각이 나는 장엄한 순간이다!

이 부분은 정말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블랙 코미디적으로 받아들여 시원하고 통쾌하게 헐리우드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며 웃어줄 것인가?
아니면 주인공들과 함께 안개에 쌓여 흐려지고 와해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다시 돌아오며 인간의 심리적이고 나약한 모습에 혀를 내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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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영화의 장족의 발전-족쇄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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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이런 현실에 대한 직시에 대한 흐름은 요즘 헐리우드 대작들을 연출하는 신진세력들에게서 많이 눈에 띈다...
나는 전설이다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대부분 영화의 1/3~2/3 가량을 자신의 연출력으로 화려하게 수 놓고 1/3정인 클라이맥스와 결말 부분은 헐리우드의 공식을 '따라주는' 접점 찾기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찌하였건 이것은 70년대 말 세계 영화의 질적인 수준을 상당하게 낮추어준 [죠스]와 [스타워즈]의 출연 이후 헐리우드라는 시스템 속의 장족의 발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의 이런 흐름 (완벽하진 않아도 부분적으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만들어보고자 하는)의 시작은 한 10여년 전 즘 부터 시작된 인디 거장들의 헐리우드 진출이 기점이 아니었나 싶다. 스티븐 소더버그, 브라이언 드 팔마등과 같이 그 옛날 인디 영화계의 영웅들과 예술 영화의 거장들의 어쩔 수 없는 '역량' 덕분에 이러한 흐름의 물고를 튼 것이 아닌가 한다.



영화의 백미 - 어? 크리스토퍼 람베르 아냐? 에밀리 왓슨 아냐?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출연진들의 모습이다..
다 어디서 한번 본 듯한 모습들... 그러나 다 그들이 아니다..
기독교 교주는 파도를 가르며의 에이미 와슨같고 남자 주인공은 크리스토퍼 람베르 같고...
이것도 치밀한 설정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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