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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참 힘들어서 영화만 보는 타입이다. 이유는 단 하나, 길어서 못 본다. 근데 요즘 하도 드라마들이 핫해서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 건, <스토브리그> 정도? <오징어 게임>도 포스팅했던 것처럼 그냥 그랬고, <스위트홈> 보다가 못 견뎌서 꺼버렸고, <인간 수업> 그냥 볼만 했고, <경이로운 소문> 막판에 확 늘어지다 후다닥 결말에 실망하고, 지금은 <검은 태양> 보고 있다. 근데 이 <마이네임>은 꽤 괜찮게 봤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OST 좋아요!

OST: Mediocre Life

일단 음악이 좋았다. 전체적인 음악들은 다른 드라마들에서도 차용하고 있는 요즘 그 허세들어간 소울 풍 EDM 발라드 (뭐 이렇게 불러도 되나...) 식의 음악들인데 좋긴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화 오프닝 끝나고 첫 씬에서 나오는 80년대 감성 풍만한 "Mediocre Life"가 완전 최향 저격이었다. 안 그래도 80년대, 일렉트로 느낌 강한 신스 웨이브 좋아하는데 이게 딱이었다.

2. 적당한 러닝 타임!

드라마에 손대기 싫은 이유가 바로 러닝 타임인데... 60~100을 넘어가는 사극 그렇다 치고, 40회 토나오고, 16회 이런 것도 머리가 띵해지는데, 1회당 1시간 정도 분량에 8화까지다. 오프닝+엔딩 자르면 좀 덜 나오겠긴 하는데.. 암튼 8화 정도에서 끝나니 드라마 특유의 늘어짐 별로 없고 텐션을 잘 유지한다. 같은 감독의 <인간 수업>은 막판 늘어지는 느낌이 있어 좀 그랬는데 여기서는 그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여 늘어짐 없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6화 정도에 30~40분 분량이라면 더 숨 가쁜 작품이 나왔을 듯. 제발 드라마 좀 미니시리즈 좀 만들어 달라고!!!!

3. 주인공들의 하드캐리 못지않은 신 스틸러들

이학주, 백주희

뭐 박희순과 한소희 둘이 멱살잡고 끌어가긴 하는데, 신 스틸러들이 꽤 많다. 그중 갠 적으론 정태주(이학주 분), 강 변호사(백주희)가 젤 좋았다. 근데 백주희 배우 이름 찾는데 시간 너무 오래 걸렸다. 뮤지컬 계에서는 조연으로서 유명한 분이라는데, 왓챠 건 다음이건 네이버 건... 아무리 조연급이라도 이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조연 캐릭터의 이름은 좀 올려달라고요!!!! 백주희 이 분 여기저기 많이 나오셨다. <인간 수업>, <말죽거리 잔혹사>, <인질>, <시동>,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등... 월리를 찾아라는 우리의 몫! 암튼 근데 박희순의 연기가 드라마를 시네마틱 급으로 쭈 우우 욱 묵직+안정되게 만들어주긴 했다. 한소희도 생각보다는 액션 등 선방했고. 👍👍👍

4. 넷플 Cinematic Matching 시스템에 근접하는 드라마

제일 와 닿았던 부분인데, 일단 이 드라마는 새로울 건 하나도 없다. 우리가 모두 아는 영화/드라마의 이것저것을 아주 잘 버무려놨다. 대신 재밌고 알차게. 이 부분이 바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할 것 같다. 하지만 클리셰와 아는 것들 범벅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아주 맛있게 잘해놨으면 칭찬받아야 한다. 똑같은 전주비빔밥도 맛있는 곳과 맛없는 곳이 있는 것처럼. 부담 없이 가볍게 쭉 보고 털어버릴 수 있는 적당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괜찮은 킬링타임용 콘텐츠가 바로 이 <마이네임>이다.

뭔 소린지 몰겠지만 암튼 시스템임....

그리고 이게 핵심이며 내가 넷플릭스를 무서워하는 가장 큰 이유다. 넷플의 이 시네마틱 매칭 시트템은 왓챠나 유튜브처럼 개인의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기 보다는, 전 세계인(넷플 구독자들이겠지)들의 취향을 분석해 그들이 가장 좋아할 보편 꿀 잼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함에 더 가깝다. 그러니까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분석해서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상업적으로나 초기 단계에서 보면 전혀 나빠보일 것 없겠지만 결국 이건 개개인들을 보편화시켜버리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게 무서운 거다.

우리 시대 문명에 태어난 수 많은 좋은 작품들 중 가장 보편적인 콘텐츠들만이 DB에 남을 것이며 미래에 만들어질 콘텐츠들도 그 알 수 없을 일조의 '보편 공식'에 따라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의 입맛에 맞춰서.

당장 유뷰트 추천 콘텐츠만 봐도 선택권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험도 같이 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줘서 좋긴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접할 수 없게 돼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공감이 커지면 그런 콘텐츠만 만들려는 이들도 엄청나게 많아진다. 결국 한쪽으로만 쏠리고 질들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다양성이 없어지게 될 위험에 쳐해 진다.

왓챠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알아도 못하는 건진 몰라도) 적어도 왓챠는 5점 척도 상당히 다양화되고 세부적인 DB 베이스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데 넷플은 그저 간단히 좋아/싫어 둘 뿐이다. 아주 간결하고 좋아. 세분화 되어봤자 시네마틱 매칭 시스템 취지와 벗어나고 복잡해질뿐이어서.... 그래서 난 넷플이 많이 무섭다. 10~15년 전 당신의 정보들을 다 빼갈 것이라며 구글에 대해 사람들이 경고하던 것처럼... 그냥 디깅 하던 옛날이 그립기도 하다.

암튼 마이네임은 이런 측면에서, 맛있는 인스턴트 식품같다. 드라마는 재밌고 잘 만들었다. 이 점에서는 <낙원의 밤>보다는 2백만 배 잘 만든 케이스다. 다만 이런 것도 있길 바랄 뿐, 다양한 깊고 또는 가벼운 콘텐츠들의 홍수는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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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의 Late Night Groove은 EDM 비트가 많이 섞여져 있다. 

8,90년대의 Chill Out 같은 분위기인가...까지는 모르겠는데, 

빠르고 정신 없는 테크노나 하우스에 지쳐 칠 아웃이라는 나름 칠링다운하는 음악 장르가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그런 걸 느끼고 있는 걸까? 


EDM이라는 이름 하에 트랩과 덥스텝+와 퓨쳐 베이스와 드럼엔베이스+에 좀 몸을 사릴 곳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이건 그냥 혼자만의 생각이고, 요즘 이런 칠~한, 거기에 위에 열거한 비트와 사운드를 얹히니 

지금의 사운드를 이렇게 칠하게 바꿔주는 사운드들이 유독 내 귀에는 많이 꽂한다.

물론 Late Night에 빠질 수 없는 Deep House도 들어 있다.

요번 플레이셋은 섹시한게 특징이다. 


그래, 언제까지나 달릴 수 만은 없다.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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