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버 Sliver>, <노웨어 Nowhere> OST를 소개하며 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기 영국 사운드의 미국 침공에 대해 계속 얘기 했었다.
미국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대표 사운드로 채워 지며, '미국식' 사운드, 특히 틴 영화에서 소극적으로 보였던 미국 사운드가 이 사운드트랙에서는 자랑스럽게 차지하고 있다.
영화 서버비아의 경우 가장 미국적인 10대의 이야기와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리챠드 링클레이터의 필르모그래피 기준으로 보면 약간 실망스러운 영화였지만 (전 작들이 너어무 월등히 좋았기 때문에),
나름 헐리우드 상업 영화 타이틀을 달고 나오 이 영화를 통해 리챠드 링클레이터 감독을 처음 접했다면 신선하고 더 재밋었을 만한 영화다.
사운드 트랙 또한 영국 사운드의 손을 빌리지 않고 토종 미국 밴드의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OST의 첫 곡이 엘라스티카고 UNKLE이 껴있긴 한데... 그냥 넘어가자.. 그리고 캐나다 밴드인 Skinny Puppy까지는 그냥 북미 사운드로 통합하자...)
또한 나름 그 시절 미국의 언더/인디 펑크락 사운드로 잘 버무려 놓았다. (미국식 마초의 메탈이나 인더스트리얼 사운드가 절대 아니며 이 점 이 가장 어필요소이기도 하다. 펑크... 정말 삐뚤어진 10대들과 잘 어울리는 단어였다.
펑크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나, 오히려 미국 펑크락들이 더 풍부해 보이기는 한다.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튀는 곡은 아무래도 50,60년대 락큰롤 블루스 팝 사운드인 진 피트니 Gene Pitney의 '타운 위다웃 피티' Town without Pity일 텐데, 재밋게도 "이제부터 미국 서버브의 10대 이야기를 들어봐~" 하며 멍석을 깔아주는 영화의 오프닝으로 쓰였는데,
사운드트랙에서는 서버브의 10대들의 이러쿵 저러쿵 재잘재잘 거림을 클로즈업 하듯이, 인디펑크락사운드로 채워져 있는 사운드트랙의 엔딩곡으로 쓰이고 있다. 정말 괘찮은 편집력이다.
사운드트랙에서는 아무래도 소닉 유스 Sonic Youth의 무게가 가장 무겁다.
그 인지도도 인지도이거니와, 써스턴 무어 Thurston Moore의 개인 트랙까지 사운드 트랙의 지분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소닉 유스만큼은 아니어도, 미국의 락음악계에 큰 획을 그었던, 수퍼청크 Superchuck의 'Does your Hometown Care'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의 명곡 중 하나다.
이 외, 당시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만들었던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주옥 같은 락밴드들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다...
최근 Arcade Fire의 새 싱글인 Everything Now가 나왔는데 간만에 락사운드를 들으며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락튠을 떠올려 보았다.
주옥 같은 밴드들이 기억을 스쳐 가던 와중 Arcade Fire의 발판을 놓아준 밴드이기도 한 Superchunk가 퍽하고 생각났다.
90년대 너바나를 위시로 한 시애틀 그런지라고 불리우던 락씬 이후, 제 2의 시애틀을 찾던 메이져 레코드 사들은 바로 채플힐 Chapel Hill에 눈을 돌렸다.
채플힐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통틀어 음악적 역사가 깊은 도시이며, 음악 자체도 도시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노틀담 대학교를 품고 있는 채플힐은 주옥 같은 락밴드를 잉태 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제 2의 시애틀과 너바다를 찾던 메이져 레코드 사의 레이더에서 포착된 채플힐의 가장 유력한 밴드가 바로 Superchunk였다.
펑크, 노이즈락, 파워팝 등의 요소를 지닌 이 밴드는 (트랙 트랙마다 '신 중의 신!' 소닉 유스의 영향도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다) 앞으로 열릴 성공 가도의 유혹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DIY로 대변 되는 인디 정신을 죽어도 놓지 않으려 했고, 결국 모든 메이져 유혹을 다 떨쳐 내고 인디 씬에 깊게 정착한다.
Matador Label에서 발매한 첫 정규 앨범 <Superchunk, 1990>이 바로 메이져 레이블들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 원인 이었는데, 이를 다 제쳐두고 <On the Mouth, 1993> 앨범도 Matador를 통해 릴리즈 한다. 하지만 Matador가 Major 레이블인 Atlantic과의 협업을 발표하고 나서 Matador마저 버리고 원래 자신들이 만들었던 인디 레이블, Merge Record에 완전 정착하게 된다.
쉽게 메인스트림에 편입되어 져버리는게 아니라 지독할 정도로 인디 정신을 고집했던 그들의 스피릿이 음악에 그대로 담겨져 팬들을 열광하게 했고, 이후 인디락에 발을 놓게 되는 후배 밴드들에게는 최고의 롤모델에 되어져 왔는데, 이 Merge 레코드 또한 이후 수많은 인디 밴드들의 안식처와 발판이 되었다.
Merge 레코드를 스쳐갔거나, 지키고 있는 밴드들은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Arcade Fire와 Ben Folds Five와 더불어 Polvo, Squirrel Nut Zippers, Spoon, American Music Club, Versus, Lambchop, M. Ward, She & Him, Shout Out Louds 등이 있다.
Hyper Enough <Here's Where the Strings Come in, 1995>
앨범 이름 참 기가 막히게 잘 지었다고 생각했었다. 그 시절 입시나 사춘기(?!) 스트레스를 날려주었던 개인적으로도 의미 깊은 음악들 중에 하나다. 지금까지도 줄기차게 잘 듣고 있는 곡.
Watery Hands <Indoor Living, 1997>
뭔 사유인진 모르겠지만 지닌 가로팔로 Janeane Garofalo가 뮤비에 출연 했었다.
Driveway to Driveway <Foolish, 1994>
이 앨범에서 Why Do You Have to Put a Date on Everything도 왕추천.
Throwing Things <No Pocky For Kitty, 1991>
여기서 포키는 그 일본 빼빼로 포키 맞다.
Does Your Hometown Care? <Suburbia OST, 1996>
에릭 보고시안의 스크린 플레이와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하지만 사운드트랙이 더 인상적이었던 !!! 화려한 플레이 리스트에 경악한 나머지 영화를 보기도 전에 OST CD를 먼저 샀었다. 여기서 Elastica, Boss Hog, Butthole Surfers, Skinny Puppy, Flaming Lips등과 함께 Superchunk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