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어느새 토욜 병원 가는 날은 데이트하는 루틴이 되었다. 병원 여는 시간에 가서 아침, 오전, 이른 오후 돌고 집으로 오는 루틴. 오늘은 병원 > 남산 > 후암동 > 남대문 시장을 돌며 무려 두 끼를 먹었다 (체력이 저질이라 원래는 한 끼인데...)
| 병원
배변장애로 인한 검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의 무너짐의 극한을 경험했던, 약수동의 한 대장항문외과... 느므나도 무서운 곳 아침 8시 진료를 끝내고 나온 김에 어디를 들를까 고민해 본다.
요즘 드라마 <무빙>을 재밌게 보고 있어서 남산돈까스와 안기부가 있었던ㅋ 남산으로 결정! (드라마 속 두 배우가 안기부 요원으로 나오고 둘이 데이트하는 곳이 그 시절 가상의 남산돈까스란 집이다)
"자 가자, 남산돈까스로~"
| 원조 남산돈가스
소파로 남산돈가스는 한 너다섯번째 방문인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번은 (아주 오래전) 다들 문 닫는 설날인가에도 열었던 것과 '빅페이스 유트브'를 통해 여기가 진짜 원조 남산돈까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다
다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산 돈까스 거리 여기저기 돌아다녀 봤는데 맛은 걍 비슷비슷한 것 같다. 소소하게 다른 스타일들이 있을 뿐. 그리고 (갠적으론) 죽었다 깨어날 그런 맛집들도 아니고, 그냥 남산에 오면 함 들릴, 남산이라는 분위기와 여러가지의 옛 낭만과 추억을 곁들인 맛으로 먹는 곳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근현대건축물의 최고봉 중 하나이되 철거 예정인 남산 힐튼 호텔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조수석에서 찍음) 이 집은 기존 남산돈까스 거리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다 (힐튼 호텔을 기점으로 소파로에서 소월로로 변하는 지점 부근)
일단 이 집은 일찍 여는게 좋다 (오전 9시). 남산돈까스 거리 집들은 아마 10시~10시30분 즘 문을 열 건데 나처럼 일찍 나돌아 다니고 일찍 집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집은 원조인것으로 법원 판결이 나서 다행이긴 한데 항상 줄 서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장사도 이젠 잘 될 것 같은데 인테리어,위생,친절 이런거는 손을 조금 보면 좀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화장실... (물론 주관적 판단)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니 테이블은 좀 차 있긴 한데 줄은 안섰다. 여유있다. 나중에 남대문 가는라고 오전 시간에 다시 지나가 보니 줄이 장사진이다. 주말이기도 하고, 보통 때도 사람은 많겠지만 요즘은 나처럼 <무빙>보고 생각나서 특별히 오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오랜만에 경양식? 돈까스 맛을 오랜만에 접해서 기분이 좋았다
참고로 <무빙>의 남산돈까스 집 두 개는 남산의 어느 돈까스집들과도 상관없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한다
남산돈가스 화장실을 가려면 가게에서 나와서 밖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 동선에서 보이는 뷰다. 폐허느낌이 뭔가 신기하고 이상하게 예뻐보여 찍어봤다
돈까스 먹고 이제 남산공원 주차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 동선에 있는 외롭게 철거를 기다리는 문 닫은 (구)남산밀레니엄힐튼 호텔. 세계최고의 근대건축 3대 거장 중 하나인 미스반데로에의 유전자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바로 그를 스승으로 두었던 김종성 건축가의 걸작품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근현대 건축물들이 당연한 역사와 문화재로서 인정 받고 보존의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흐르는 시기가 왔으면 한다. 특히 밀레니엄힐튼은 사라지지만 이것이 그 시발점이라도 되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다
"Goodbye~ 남산힐튼..."
그럼 남산 소파길의 역사산책으로 넘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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