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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http://coolphotojapan.com/coolphotojapan/category/travel-of-japan/kanagawa-prefecture/yokohama-city]


이번엔 80년대 초 클래식들에 대한 이야기다.

플레이 리스트 시리즈는 대략 하기와 같은 흐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언제 끝날진 모르겠지만...

그냥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 시티팝 역사의 흐름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1. 1970년 태동기 - 락? 포크? 노노, This is New!

2. 1980년 황금기 - 대중음악까지 잠식한 절정의 크로스오버

3. 1990년 포스트 시대 - 진정한 크로스오버의 탄생, 시부야 케이

4. 2000년 네오 시대 - 네오 시티팝 사운드와 멜로우 웨이브, 인디

5. 2010년~20년 - 버블시대의 새로운 해석, Vaporwave와 Future Funk

80년대 초는 카스테레오가 발전하고 워크맨 등의 등장으로 음악을 야외로 들고 나갈 수 있는 시기였다. 

고상하게 집 안에 사운드 시스템을 꾸려놓고 듣는 그 이상으로, 

이제 모빌리티라는 속성이 음악 문화에 생겼다.

걸어 다니면서, 운전하면서 마음대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바다로 떠나고.. 그리고 어두운 도시 속을 크루즈하는 듯한 시티팝과 너무나도 잘 맞는 궁합이었다.

지금의 블루투스 스피커 씬과 많이 담지 않았을까?

암튼 한 여름에 포스팅을 했어야 하는데, 몸 상태와 귀차니즘과 축구로 인하여...

이제 가을이 오니 이 포스팅을 올리게 되는 것 같다.

80년 중반 이후 시티팝의 대폭발 이전 80년대 초반 클래식들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다. 

본의 아니게 글이 길어지다보니 중간중간 이미지도 좀 끼워 넣었다. 

1970년대 태동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라운지 리조트 개념의 정석을 담고 있는 이 <Long Vacation Album>과 함께, 

좀더 팝/밴드 성향의 리조트식 청량감을 담은 야마시타 타츠로의 <RIde on Time>,  

AOR의 특징을 잘 보여준 마리야 타케우치의 <M>, 

J-Pop과의 어느정도의 결합을 느낄 수 있었던 메이코 나카하라의 <Mint>까지, 

이렇게 보면 어느정도 1980년대 중반부터 튀어 나올 그 '상업적' 시티팝 음악들의 전초전에서 보여준 일종의 방향성과 흐름을 아주 아주 대략이나마 확인 할 수 있는 플레이 리스트가 아닐까 한다. 



1. Light'n Up, Yoshida Minako, <Light'n Up>, 1982

무게감 있게 흘러가는 요시다 미나코의 소울 가득한 보컬 못지 않게 존재감을 자랑하며 곡 전반에 휘몰아 치는 브라스 파트가 굉장히 매력적인 곡이다. 첫 도입부부터 아, 시티팝!의 느낌이 팍 오는 그루브가 넘치는 곡이다. 

앨범의 모든 트랙에 본인의 작사/작곡 타이틀이 올라가 있는데, 싱어송라이터 뿐 아니라 프로듀싱, 보컬의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과시한 앨범이 아닌가 싶다. 

도쿄와 뉴욕을 오가며 앨범을 제작을 했는데, Light'n Up의 경우 알토 색소폰에 데이비드 David Sanborn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또한 혼 세션의 브렉커 브라더스 Breckerbrother (일본에서는 뷰레카라고 발음 하는 듯?)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다. 

70년대 말에 잠깐 소개했던 아티스트로 추가 설명을 더 하자면, 상대적으로 저평가 (혹은 덜 유명)되어 있지만 당대 시티팝 사운드 선구자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고 동시에 싱어송라이터, 보컬 측면에서도 큰 아우라를 자랑했던 인물이다. (야마시타 타츠로와의 연인 사이 이야기는 그냥 이 아티스트의 메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사이드 양념같은 이야기다) 60년대 말 호소노 하루오미를 만나 그에 따른 권유로 작곡을 시작했는데 당시 16살 정도 밖에 안되었다고 하니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뿜어 내긴 한 모양이다. 그걸 알아본 사람들도 대단....

2) Sparkle by Yamashita Tatsuro, <For You>, 1982

야마시타 타츠로의 80년대 초반은 물론 1983년의 Christmas Eve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만 (사실 사운드크라우드에도 없다....) 80년대 초반의 야마시타 타츠로의 클래식 곡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다. (본인도 상당히 맘에 드는지 라이브에서 오프닝 송으로 자주 쓰인다고 한다) 

1980년 Ride on Time의 기록적인 성공으로 성공가도에 진입하며 비로소 손쉽게 스튜디오를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이에 따른 아주 여유롭고 청량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시워~ㄴ한 도입부의 기타리프가 상당히 중독적이며, 야마시타 타츠로 특유의 '나쁜말로 하면' 뭔가 굴욕적으로 앵앵 대며 끄는 듯한 샤우팅 보컬이 역시 매력적으로 떨어지는 곡이다. 리조트, 바다 그리고 타츠라는 정말 맛깔나는 삼위일체의 사운드를 맛볼 수 있는 명작이다. 

"일곱 바다에서 몰려오는 여신들의 드레스에 닿은 순간에 펼쳐지는 세계~!"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이 가사를 들을 때 떠올르는 이미지... 바다라서 사이렌이 더 어울렸을 것 같기도 한데...님프들도 나름 중독성이 있다)


예상할 수 있듯 한없이 경쾌하고 청량한 곡이다. 또한 계속 듣다 보면 반복되는 듯한 느낌의 음악 전체의 발란스를 다시 한번 잡아주면서 약간의 조미료처럼 신선함을 전해주는 백보컬이 뒤에 좌아아악 깔리는데, 그는 바로 위에서 소개한 요시다 미나코 되시겠다. (동시에 이 음악의 작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시티팝하면 또 별미 같은 앨범 커버 디자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는데, 원래 나가이 히로시에게 의뢰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나가이가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Long Vacation> 커버 아트를 준비하던 터라 에이진 스즈키에게 의뢰되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쓸데없는 여담으로, 이 앨범 역시 시티팝 선구자 사단들의 화려한 세션멤버들의 이름이 눈에 띄는데, 이 중 알토 색소폰을 담당하는 히데후미 토키라는 아티스트의 딸램이 바로 차세대 시티팝의 또 하나의 갈래를 안내 해 주었던 토키 아사코의 아버지라고 한다. 재능은 피를 타고~~

3. Stay by Me by Anri, <Timely!!>, 1983.12.05

<Timely!!>로 처음 안리를 접한 사람은 놀랄 수도 있는데, 그녀의 6번 째 정규 앨범이다. 이 앨범은 안리와 토시키 카도마츠의 만남이 굉장히 의미있게 회자되는데, 카도마츠가 제작함은 물론, 지금까지도 안리의 절대 최강 대표곡들로 뽑히는 'Windy Summer', 'Stay by Me', 'You' 등의 대부분의 앨범 수록곡들 또한 카도마츠가 작곡했다. (A Hope from Sad Street, Lost Love in the Rain 같은 안리의 자작곡 음악들도 수록되어 있다 - 훗날 아이돌음악 작곡도 하면서 2006년 류시원의 '여름의 꿈'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환상의 안리-카도마츠 콜라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이전 앨범, <bi.ki.ni>에서도 카도마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앨범은 카도마츠 토시오 프로듀싱 반, 코바야시 타케시 프로듀싱 반으로 수박 반통처럼 쪼개져 있는데, A 사이드의 시티팝의 청량감, B 사이드의 (청량하긴 하지만) 더 팝에 가까운 사운드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Timely!!>에서 카도마츠가 모든 프로듀싱을 가져가면서 이전 앨범에서의 양분화 느낌 보다는 통일성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명곡인 Remember Summer Days는 오리지널 발매 앨범엔 미 포함되어있고, 2008년 리마스터 앨범에 보너스 트랙으로 처음 포함되었다. (겨울에 발매 되었지만 지난 여름의 기억을 통해 뒤통수를 강타 시키는 느낌... 나중에 포함된 이 곡은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닌가 한다)

이 앨범의 1번 트랙인 애니메 주제가, 'Cat's Eye' 이야기가 꽤 재미 있는데, 당시 아티스트로서의 자존감이 강했던 안리는 이 곡을 처음 의뢰 받았던 당시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ㅅㅂ안해! ㅉ팔려!' 을마나 싫었는지....심지어 스튜디오 녹음 켄슬 사건까지 벌어진다. 아무리 애니메의 성지인 일본이라도 당시 (아니면 지금도??) 애니메 음악은 뭔가 아이들만을 위한 유치하고 가벼운 음악이라는 인식인 있었던 것 같다. 뚜뚜루 뚜루뚜뚜 느낌이랄까? (안리 자신도 인터뷰에서 '아동음악으로 생각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암튼 근데 이게 왠걸, 데뷔 5년 차에 녹음 펑크까지 내며 그토록 하기 싫었던 이 음악이 발표되고 이 곡은 당시 5주 연속 오리콘 1위를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둔다. 1983년 연간 싱클 차트 6위! 이에 기세를 모아 홍백가합전 출여, 여기에 하나 더 얹어서 디음해 84년 봄 제 56회 코시엔 입장 행진곡 선출 (애니메 주제가가 선출된 건 이때가 처음이라 한다)까지 되는 대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기서 잠깐, 캣츠 아이는 시티팝의 세월과 함께 했던 시티팝 만화(?!@?), 그 시절 남정네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던 여캐들의 향연을 자랑했던 만화 '시티헌터 City Hunter' (1985~1991)의 호조 츠카사가 81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시티헌터와 궤적을 같이 하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프리퀄같은 작품이다. 

캣츠 아이 뿐만 아니라 '슬픔이 멈추지 않는다 悲しみがとまらない I CAN'T STOP THE LONELINESS' 또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연타석 홈런을 날리시는데, 역시나 안리는 캣츠 아이보다는 이 음악을 개인적으로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근데 나도 개인적으로 이게 훨 좋긴 하다 ㅎㅎ (오리콘 주간 4위, 84년도 연간 19위 기록)

위 캣츠 아이, 슬픔이 멈추지 않아가 거대 히트곡이긴 하지만 앨범 전체가 완성도가 뛰어나서 걍 틀어놓고 듣기 좋다. 그래서 또 하나의 명곡인 'Stay by Me'로 이 앨범을 소개해 본다. 






4. Rubi no Yumiwa by Terao Akira, <Reflections>, 1981.04

영화배우 겸 가수다. 지금도 활동 중이니 일드나 영화에서 지나가다 한 번씩은 꼭 봤을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암튼 이 싱글이 나오고 한 달만에 오리콘 1위에 등극하며 대히트를 쳐버렸는데, 당시 튀어 나오던 아이돌들을 족족 물리치며 한 앨범에서 무려 3곡이 Top 100를 기록하고 1981년 최다 LP 셀링을 기록한다. (165만장으로 80년대 최고 셀링!)  심지어 이 곡, 본인이 자곡 하심....ㄷㄷㄷ.. 엔터테이너 뿐 아니라 아티스트로서의 자질도 충만했던 것 같다. 

기존의 성인가요의 감성을 잘 간직하면서도 도시적인 감성을 담고 있는 당시 일본 대중가요의 수작이록 볼 수 있다. 뭔가 당시 야쿠자 범죄 영화에서 까마귀같은 경찰이 밤거릴 외롭게 배회하고 있는 느낌이다. (앨범 쟈켓도 그런 느낌 충만) 다시 말하자면, 한 밤의 도시를 가로지르는 듯한 외롭고 쿨한 남자의 남성미가 (아재 로맨스) 뿜뿜 넘치는 사운드다. 바로 여기서 성인가요와 시티팝의 만남이라는 또 하나의 신기하면서도 절묘한 브릿지를 경험할 수 있다. 

당시는 방송에서 담배도 피며 노래를 불렀었는데 (약간 세르지 갱스부르그 느낌?) 이 아재랑 되게 잘 어울리긴 한다. 영상도 함 보길 추천한다. 쿨한 아재 매력을 느낄 수 있다. 

5) If You wanna dance tonight by Toshiki Kadomatsu, <After 5 Clash>, 1984

위 안리의 <Timely!!>앨범의 프로듀서로 소개한 아티스트로, 시티팝의 간판 남자 아티스트 중 하나로 청량감이 가미된 전개와 보컬이 특징이다. (뭐 여기저기 다 청량감이긴 하지만...)

이 분도 야마시타 타츠로 못지 않게 '리조트'적인 분위기와 청량감이 섞인 사운드에 몰두 해 있었던 것 같다. 20세의 나이로 1981년 데뷔 아후의 초기 앨범 이름들만 봐도 모두 '여름'과 '햇살' 투성이다. Sea Breeze, Weekend Fly to the Sun, On the City Shore, Summer Time Romance 등등. 당시제목만 들어도 설레였을 듯 하다... 근데 그도 그럴 것이 카도마츠를 음악으로 이끈 아티스트이자 영감의 원천이 바로 해피엔드와 야마시타 타츠로다. 

이 곡은 카도마츠의 4번 째 정규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방금 위에서 햇살, 여름, 바다... 뭐 이런 느낌의 앨범의 연속으로 소개하긴 했지만 이 앨범은 밤, 그리고 도시에 대한 테마가 들어가 있을을 앨범 커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언가 시티팝과 도시의 직접적인 조우의 초기 형태가 아닐까하는 느낌이 든다. 이 때까지의 시티팝의 원류 사운드를 보면 (토시키 뿐 아니라 타 아티스트들도) 도시, 밤... 이런 지금의 우리가 익숙한 시피탑의 감성과 연상 이미지 보다는 말 그대로 리조트, 도시탈출, 해변... 이런 트로피칼이나 패시픽의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기에 이 앨범과 커버 아트가 가지는 상징성도 꽤 크지 않을까 싶다. 

암튼 첫 곡으로서 경쾌하게 터지는 청량감의 시작을 바탕으로 찰진 베이스가 매력인 사운드다. 중간 후렴부에 들어가면 (또 하나의 90년대 초반 시티팝의 명곡인) 카즈마사 오다의 '도쿄 러브 스토리 Tokyo Love Story' 드라마의 주제가인 '사랑은 갑자기'를 떠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후렴부에 멜로디가...)

1번 트랙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아주 찰진 베이스와 청량감 가득한 토시키의 보컬로 물들은 밤의 도시의 대향연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1 > 2> 3번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참 좋은데, If you...의 청량감을 느끼며, 아...이것이 카도마츠라고 생각하다가 2 (Midnight Girl),3번 (Airport Lady) 으로 흘러가면서 아 뭐지? 이건 안리인가? 안개를 걷어 해치고 안리의 Timely의 사운드가 확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하는 느낌에 쏙 빠져 든다. UP >Mid > Up tempo로 가다가 4번에서 조금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 주는 흐름이다. 

전체 커리어를 통틀어 J-Pop의 간판 스타이자 프로듀서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지만, 그의 첫 시작부터가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이 초기 시절, (지금으로서) 시티팝의 여제인 안리와의 만남이 특별하게 기록될 만 할텥데 (아마 제작자 커리어 역사로서는 안리 그리고 80년대 후반의 나카야마 미호가 쌍두마차일 것이다), 바로 그녀의 대표 초기 메가 히트곡인 'Cat's Eye'와 '슬픔이 멈추지 않아'를 작곡/제작을 해 주었고, 이 때부터 안정적인 자금확보를 한 후 그가 지향했던 음악 스타일에 더 몰두하기 시작하고 그 초기 결실의 하나가 바로 이 [After 5 Clash]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황금기 시작...ㄷㄷㄷ  

6) Yokoso Kagayaku Jikane by Yuming, <Pearl Pierce>, 1982

언제나 유밍의 사운드를 듣고 있노라면 '아스라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오른다. 애처롭다기 보다는 드라이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하지만 그렇게 또 희미하지만은 않고 편안한 느낌이랄까. 이런 알게 모를 느낌 젖어 있다보면 또 시나브로 그녀의 사운드에 취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 느낌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유밍 특유의 캐릭터와 함께 시티팝이 가지고 있는 퓨전의 맛을 또 다른 세련다움으로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유밍의 시티팝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가도 막상 닥치게 되면 아... 역시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뻔하다기 보다는 그만큼 익숙한 그 느낌이 녹아 들어가 있는 것에 감탄한다는 말이다. 아... 유밍의 시티팝이라기 보다는 유밍의 여름은 이렇구나...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그리고 이 곡은 위 고라쿠엔 공원의 스카이 플라워에서 바라 본 고라쿠엔 구장을 바라보는 한 성인 여성의 여름방학의 느낌을 노래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쓸데 없는 트리비아일수도 있지만 아라이 유미가 본명이 그녀의 '유밍'이란 별명은 그녀가 13세 때 짝사랑하던 중국 베이시스트, 시유첸이라는 음악인이 만들어 준 것이라고 한다. 

이름이야기가 나왔으니 추가로, 아라이 유미는 결혼 이후 남편의 성을 따라 마츠토야 유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 70,80년대의 시티팝의 원류들을 찾다보면 꼭 나오는 이름들이 있다. 이들이 pre-city pop 프리-시티팝이라는 온갖 곳에 엮여 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 마츠토야 마사타카 또한,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시티팝의 원조로 불리우는 핫삐엔도의 하루오미 호소노와 시게루 스즈키를 멤버로 둔 Tin Pan Alley의 키보디스트였다. 틴 팬 앨리는 유밍의 첫 번째 앨범인 [iko-ki Gumo]에 참여 했었다. 또한 유밍의 또 하나의 초기 걸작으로 꼽히는 [Misslim, 1974] 앨범은 아예 마츠토야 마사타카가 전부 손을 대주었다. (사랑의 힘인건가...)



7) Only a love affair by Hiroshi Sato, <Awakening>, 1982

처음 듣고 무릎을 타악!했던 곡이다. 이건 발레릭 사운드 Balearic sound다! (이게 뭔 소린가 싶다면 70,80년대의 60년대 히피들의 도피처를 제공했던 스페인의 이비자섬을 생각하면 된다) 이 시절 Pre-City Pop 프리 시티팝 사운드들을 듣고 있노라면 흠칫흠칫 놀랄 때가 많다. 거의 25~30년 전에 어떻게 이런 수준의 음악을 하고 있었지? 하고... 

이 앨범도 처음 들었을 때 좀 충격이었는데, 수준도 수준이거니와 당시 터져 나오던 시티팝 사운드들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처음 듣고 떠오른 단어는 발레릭 사운드 Balearic 사운드였다. 보통 시티팝 듣고 얘기하고 이러면 제일 자주 나오는 단어가, 청량감, 리조트 뭐 이런건데 왜 유독 이 앨범은 머릿속에 정확하게 "발*레*릭"이라는 단어가 명확히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발레릭 사운드가 들려주던 라운지의 느낌이 타 사운드들의 그 '리조트'적인 느낌과는 또 다르게 다가 왔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밴드 성향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면 히로시 사토가 들려주는 이 앨범의 사운드는 일렉트로니카 그 자체였다. 

2000년대라면 레코드샵 Lounge 섹션에 들어갔을 음악이다. 이건 밴드 사운드라기 보다는 오히려 엠비언트 칠아웃에 더 가깝지 않나 싶다. 거기에 소울이 덮힌....

전자 음악이야 당시 YMO의 사카모토 류이치도 있었긴 하지만, 사토시 히로시가 들려주는 펜더 로드의 꿀 떨어지듯한 사운드의 낭만적인 느낌은 계속 듣다보면 푹 빠져서 몽롱하게 만든다.  (사실상 YMO 결성 당시 하루오미 호소노는 핫삐엔도의 동지였던 히로시 사토에게 키보드 멤버를 권유 했으나, 결국 그 자리는 류이치 사카모토에게 돌아갔다)

비록 당대의 타 아티스트들 대비 인지도는 떨어졌지만, 꾸준한 실험과 세션, 프로듀싱 등을 통해 그들만큼 혹은 그 이상의 영향력을 끼폈고 또 음악에 헌신했던 아티스트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건반 사운드...


8) Wanderer in Love by Ami Ozaki <Hot Baby>, 1981

송라이터 및 키보드 플레이어다. 걸출한 목소리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해외 녹음의 붐이 일던 시절 (역시 키보디스트 세션으로 데이빗 포스터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오자키 아미의 데모 앨범을 듣고 이에 반했다고 한다. 그래서 키보드 세션 뿐만 아니라 데이빗 포스터가 오자키 아미가 만든 전 곡에 걸쳐 편곡 작업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Wanderers in love와 Love is easy에서 들려주는 이런 아미 오자키 식의 걸출한 보컬을 좋아하는데 나름 시티팝의 청량감의 느낌 정도가 다른데, 예를 들어 일반 여성 보컬이 가정용 선풍기라면 오자키 식은 30인치 공업용 선풍기를 쐬는 기분이라 할까... 

라스트 트랙인 아오이 야곡 세레나데도 명곡이다. 뭔가 성인가요에 더 가깝기도 한 느낌이고 (뽕끼도 살짝 느껴지고 우휘~!), Mariya Takeuchi의 Farewell Call이랑 이 것 둘 중 뭘 넣어야 할 까 고민하다가... 타케우치는 앞으로도 할 말이 안 그래도 많으니, 이걸로 고우~!


9) Juggler by Meiko Nakahara, <Mint>, 1983

상당히 도회적이고 '가요' 스러운 폼을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솔직히 시티팝이라기 보다는 이후 시티팝이 J-Pop 기류에 승선하며 느낄 수 있는 그런 적절한 팝, 가요음악의 조합이라는 느낌의 앨범이다.  특히 이런 앨범 속에서 가장 성숙(? )원숙(?) 해 보이는 스타일의 노래다. 

두 사람한테는 모두 미안한 소리지만 메이코 나카하라의 보컬을 듣고 있으면 마츠다 세이코의 그 엥엥거리며 비음을 끌어 올리는 소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팝적인 앨범이라고 한 것처럼 요것도 아이돌임. 데뷔곡은 오늘밤은 댄스댄스댄스, 첫 힛곡은 당신들은 키위 파파야 망고 댄스....ㄷㄷㄷ.... (고로 시티팝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들을만한 앨범은 아니긴 하다... )

지금도 매니아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오렌지 로드의 엔딩송, Dance in the Memories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둘 만의 Rainy Day도 아이도루 풍의 발랄하고 좋은 AOR곡으로 들어볼만 하다. 



10) Ride on Time by Tatsuro Yamashita, <Ride on Time>, 1980-09-19

음악도 음악이지만 시티팝에 있어 역사적 의미도 굉장히 큰 음악이자 야마시타 타츠로 자신에게도 어떻게 보면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된 음악이 아닐까 싶다.

70년대 혜성처럼 출여하여 단 하나의 앨범으로 막을 내린 시대를 앞서간 밴드 슈가 베이브를 시작으로 이전 앨범까지, 너무 시대를 앞서간 탓인가..., 그닥 '성공'이라는 단어와는 멀어져 있어 맘도 많이 상했을 타츠로 야마시타 였는데, 이 노래가 발표 되며 공전의 대히트를 거두게 된다. 그리고 시티팝이라는 음악이 대중의 앞에 그 첫 위용을 들어낸 시그니쳐와 같은 곡이다. 말 그대로 '빵' 터진 사건이었다. 

준비하시고~ 쏘세요~!

시티팝의 클래식을 뽑으라면 단연 수많은 이들이 이 곡을 선택 할 것이다.  







11) Farewell call by Mariya Takeuchi, <M>, 1980

마리야 타케우치에게는 지금 우리에게 더 친숙한 시티팝 사운드도 많지만, 시티팝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초나 다름 없었던 용광로 같은 80년대 초반의 음악을 소개할 때 이런 AOR에 충실한 사운드와 앨범의 소개도 괜찮다 싶었다. 제목과 어울리는 성인발라드 가요(?)다. 물론 시티팝의 감성은 숨쉬고 있다. 

앨범의 전체적인 느낌은 잘짜여진 7,80년대 미국 알엔비 훵크와 발라드 앨범을 듣는 느낌이다. 역시나 크레딧에서 키보드의 데이빗 포스터의 이름을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이기도 하다. Good Bye~


12) Velvet Motel by Eiichi Ohtaki, < A Long Vacation>, 1981

핫삐엔도 출신으로 야마시타 타츠로의 스승이라 불리면서 동시에 '시티팝'의 원류 할 때 크나큰 기둥같은 존재이다.

그 에이치 오타키의 유일한(?) 대히트 앨범이라 해야할까? (그게 맞다) 특히 라운지 풍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악으로 오히려 80년대 시티팝 보다는 90년대 시부야케이에서 오타키 에이이치가 추구하던 발레릭한(?) 혹은 나름의 디즈니나 헬로키티스러운 해석의 패시픽한 감성이 더 잘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사족이지만 2014년 시티팝의 뉴웨이브가 태동하던 시절 한 그룹인 Jintana & Emeralds의 Emeralds Lovers를 듣고 있노라면 이 앨범이 아주 찌인~하게 생각이 난다. 

앨범 커버 아트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데, 야마시타 타츠로 하면 에이진 스즈키, 오오타키 에이치 하면 나가이 히로시의 아트워크라는 공식같은 공식이 있는데, 이 나가이 히로시의 시티팝 일러스트레이션 아트의 한 장면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나칠 수 없는 80년대 초반의 이 부부들의 명곡 두 곡...  1983년 1984년 아주 그냥 천재 부부 둘이서 연년으로 연타속 최장외 홈런을 날린 이 두곡...

사실 뭐 80년대 초반의 시티팝은 걍 이 두곡으로 정리해도 무리는 없다....

Christmas Eve by Yamashita Tatsuro, <Melodies>, 1983

야마시타 타츠로에게 있어 상업적으로나, 그리고 문화적인 영향력 측면에서나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던 트랙임에는 분명하다.  (30주년 기념 사운드와 스즈 비쥬얼 버전으로 들어보자)

크리스마스가 되면 항상 Wham!의 Lat Christmas가 들리듯, 일본에서는 몇십년 동안이나 크리스마스에는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그 몇 십년 동안 시즌만 되면 오리콘 차트에 모습을 들어내기도...ㄷㄷㄷ) 물론 80년대 JR 지하철 광고 시리즈도 영향력에 한 몫했다. 시즌마다 이 음악에 맞추어 등장하는 당대의 배우들과의 콜라보를 통한 감성쩌는 광고들...

지금 들어도 참 아름답고도 청량감 넘치는, 그리고 아름답고 애틋한 겨울의 시티팝이다.

그 유명했던 크리스마스 이브가 수록된 JR광고 시리즈는 하기 포스팅에서 볼 수 있다.  

2017/09/17 - [MUSIC/City Pop, City Music] - 일본 City Music 솎아보기 Pt.10: 옛날 CM 속 크리스마스 시티팝 - 메이지 초콜렛 멜티키스와 JR 익스프레스



Plastic Love by Mariya Takeuchi, <Variety>, 1984

얼마전 원더걸스 유빈의 도시애 컴백에 앞서 소속사와 Future Funk DJ Night tempo 사이의 갈등의 중심에 있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유빈의 곡이 Night tempo의 원래 퓨펑 리믹스랑 굉장히 비슷하다고는 알려져 있는데, 결국 막판 발매 취소가 되어 들어볼 수는없으니 알수는 없다. 

어찌하였건 1982년 야마시타 타츠로와의 결혼 이후 잠시 음악 일을 접었다가 1984년 이런 어마무시한 중압감 300000000 키로그램이 넘는 엄청난 곡으로 컴백 하시게 되었다. 물론 그녀에게 있어서도 가장 성공적인 앨범으로도 기록 된다. 


둘이 1982년 결혼하고 남편이 1983년 말 겨울을 강타하더니 부인은 곧바로 1984년 봄 4월에 이렇게 끝내기 최강속 스트라이크를 던져 버리다니... 정말 괴물같은 부부다. 전생에 둘이 뭐였길래 대체....

그리고~! 이 늦은 재 인기에 더불어서인지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11월 마리야 타케우치는 40주년 기념 미니 팬미팅을 한다고 한다. ... 가고 싶으다...


10월 17일 날 발매되는 새로운 싱글 구매한 사람들 한정으로 2500명을 추첨하여 11월에 진행하는 이벤트다.... 아 ... 가고 싶으다....나도...

https://www.mariya40th.com/


에...또, 그리고 !!

진짜진짜 마지막으로 이 포스팅에서 소개한 야마시타 타츠로의  Sparkle과 마리야 타케우치의 Plastic Love를 맛깔나게 샘플링한 Tanuki의 Future Funk 사운드와 함께 이번 포스팅은 끝이다.

트리플 S급 최고급 꿀을 발라놓은 듯한 천상의 사운드라 여러번 반복 청취하게 될 지도 모른다.

두 곡의 에센스를 잘 살렸다.

[Future Funk] Radiant Memories by TANUKI





이렇게 80년대 초반의 태동까지 살펴보았는데, 중반부터는 걍 아주 범벅에 범벅이 되는 씹티팝 판이 될 것 같다. 

여기저기서 튀어 나오는 사운드들... 그 시점의 음악들은 중심을 못잡을 것 같다. 개인적인 견해만 많을 듯 하긴 하다. 

암튼 여름은 지나가지만 80년대 중반 이후의 시티팝을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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