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태도는 여수에서 남쪽으로 더 들어간 돌산과 이어져 있는 남쪽의 섬이다. 지은 지 몇 년 정도밖에 돼 보이지 않는 새끈 한 다리가 뭔가 가고 싶어 지게 만드는 섬이다. 돌산 숙소에서 꽤 가까워서 한 번 들러보려 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뭔가 특이한 경험을 해 보고 싶어 화태도의 맛집을 검색해 보는데, 딱 두 집 나온다. 유일한 식당이라는 <화태식당>, 그리고 가맥처럼 보이는 <화태 주막>. 정말 시골 어촌의 작은 마을 같은 분위기였다. 느낌은 화태도에 낚시 스폿 온 사람들이 고기 못 잡으면 가서 끼니 때우면서 술 한잔 하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실제 인터넷 검색으로도 충분한 정보가 없다. 매운탕을 많이 먹는다는 것 밖엔... 돌산 현지 분에게도 여쭤 봤는데 끼니보다는 술 한잔 하는 식으로 간다라고 하니 대충 느낌이 온다. (하지만 경험하기 이전엔 확신할 순 없는 것)
<화태 식당>에 문의하니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신다고 한다. 섬이라 왠지 새벽에 열고 일찍 닫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어서 살짝 놀랐다. 11시라고 잉? 아침 먹으려고 했는데 ㅜㅜ 이번 여행은 거의 드라이브 위주라 돌산도 해안도로를 한 바뀌 돌고 펜션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화태도 해안도로도 함 돌아보기로 했다. <화태 식당> 위치도 미리 알 겸.
화태도 자체는 좋았다. 섬이라 그런지 드라이브하면서 경치 볼만하기도 하고, 다만 섬이 아주 작아서 약간의 드라이브 느낌 정도? 그리고 화태 식당이 있는 화태마을로 진입하는데... 눈앞에 펼쳐진 작은 시골 어초 마을 골목을 보고 이거 들어가야 하나.... 싶었는데 네비는 당당히 길을 추천하고 있어 그냥 따라가 보았다.
하지만 이것은 큰 실수. 정말 차 한 대 딱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의 둥글한 커브길의 연속이었다. 이 날이 비도 오고 시간도 애매한 평일이라 아무 일도 없이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반대쪽에서 오는 차라도 한 대 만났으면 정말 답도 없었을 것 같다.
이번 경험을 통해 시골길에서 네비는 100%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훗날 네비에 이런 자동차는 굳이 지나갈 수 있어도 들어가기 비추하는 알림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한다. 다행히 그날 아무 차량도 없었고 보행자도 딱 한 분 (죄송합니다 ㅜㅜ) 이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는 있었다. 달아놓은 고프로도 꺼지고 해서 차량의 블랙박스에 담긴 영상을 올려보았다.
암튼 지나 가면서 느낀 뷰 자체는 관광과 전혀 상관없이 발달되지 않은, 가공되지 않은 시골 어촌 작은 마을의 느낌. 참 좋았다. 해지기 전 오후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니 처연한 느낌까지 들었다. 걸어서 한 바퀴 돌았다면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암튼 이곳은 절대 차를 가지고 들어와서는 안 될 것 같다. 반대방향에서 막히는 것도 문제겠지만 마을 분들에게도 굉장히 민폐가 될 것 같으니 그냥 없는 사람처럼 애매한 시간에 조용히 스쳐 지나가며 마음속으로 음미하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화태마을에 절대 차 가지고 들어가지 말자
보너스로 여기는 화태 주막인데 화태 식당과는 달리 차로 진입하기 편한 선착장 쪽에 위치하고 있다. 섬 건너의 나발도를 향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오래된 가맥 분위기다. 화태도의 남쪽, 월전항 쪽에 있고 차로 진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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