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굳이 가사를 들을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보컬은 음악의 주체가 아닌 음악을 구성하는 한 요소일 뿐인데,
그것이 음악 속에 잘 스며 들어 그냥 전체 사운드의 한 요소로서 천상의 하모니를 이루어 낼 때도 있지만,
(대사나 소설 같은 정해진 내러티브 구조란 것에 집중 할 필요 없는 순수한 소리와 영상의 결과물들을 보여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이 케이스의 좋은 예 같음).
반면에 그것이 불협을 만들어 내며 음악을 망치기 보다는 더 파격적으로 혹은 매력적을 다가 올 때가 있을 것 같은데 이 경우가 '우상' 인 것 같다.
왜 영화를 보는 내내 전달 되지 않는 의미와 대사로 인해 답답했으며, 의구심이 들었으며 짜증났을까 하는 경험을, 감독이 의도적으로 행한 대사의 부정확한 전달과 때려 죽여도 이해할 수 없는 씬들의 삽입들 때문이 아닌가로 다시 생각해 보니....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가는 영화였다.
음악을 들을 때 가사와 내용에 집중하던 버릇이 영화를 봄으로서 자신을 불편하게 불편하게 또 불편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진실이란 걸 바라보려는 우리의 버릇..
.... 살다보면 실력보다는 말빨이 더 먹힌다라는 경험을 할 때가 많다...
그렇게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자신의 아이돌을 만들어 버린다...
거울을 가운데로 둔 반복되는 소통의 절단에 대한 관련 씬은,
비슷하게 소통의 단절을 말하고자 했던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스, 텍사스'의 유리창 씬을 많이 떠오르게 했다.
보이는 것을 뒤로 하고 말로 풀어내려던 [파리스, 텍사스]와, 보이는 것만 보이고 정작 들리지는 않는 것으로 풀어 내려던 '우상'의 케이스는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삶 속에서의 소통의 단절,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
이러한 주제는 우리의 민낯을 까발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참 매력있는 주제임에는 분명 하다.
생각하면 할수록 대단한 시도의 영화였던 듯... 감독의 전작들을 꼭 살펴 봐야겠다...
98억짜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영화지만 감독의 실험적/예술적 곤조(!?!)가 너무나 확고한 작품이기에 호불호가 엄청 갈릴 영화다.
추가로, 이 영화의 논란을 뒤로 하고,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라는 명불허전 세 배우의 연기는 굉장히 훌륭했다.
특히 천우희의 정신이상적인 조선족 캐릭의 연기는 ... 압권....
'CINEMA > Cinematheq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Z세대의 <키즈>를 바랬지만 실망하고 만 📼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0) | 2021.05.19 |
---|---|
[스포있음] 넷플에서 <낙원의 밤> 보고 빡쳐서 왓챠에서 <소나티네> 다시 본 후기 (0) | 2021.04.12 |
[청춘은 아름다워] 년도별 일본 학원물 영화 추천: 2007 (8) | 2018.05.21 |
[청춘은 아름다워] 년도별 일본 학원물 영화 추천: 2008 (0) | 2018.03.30 |
[청춘은 아름다워] 년도별 일본 학원물 영화 추천: 2009 (0) | 201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