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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극찬들은 모두 이 영화가 아닌 <박화영>에 속한 말로 들린다

2017.12.25 - [CINEMA/Cinematheque] - [청춘은 아름다워] 년도별 일본 학원물 영화 추천: 2010

몸 상태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2020년 10월 부산 국제 영화제에 이 영화가 올라온단 소식을 듣고 비행기 타고 내려가서 이 영화만 후딱 보고 올라와야 하나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했었다. 뭐 접기는 했지만 가기로 결정했더라도 이미 그 시점에 표는 매진이었을 것 같다. 암튼 이렇게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를 결국 보게 되었는데... 너무 실망했다. 결론은 5점 만점에 2점이다. 감독의 전작 <박화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후 작품에 대한 기대 때문에 0.5점 더 준거다. 솔직히 말해 Z세대의 <키즈>를 바랐지만 결국 남은 건 공허한 공간 속 헤매고 있는 OST 뿐이었다. 

영화의 엔딩송: VINXEN(빈첸) _ How Do You Feel(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ft. 우원재 Lyric

빈첸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는 영화의 엔딩송이다. 아마도 영화에서 내 보내고 싶었던 감성이 바로 이 음악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단 들어보며 시작하자. 우원재의 파트가 정말 좋은 음악이다. 영화보다 OST를 먼저 들었는데 정작 이 음악은 OST 앨범엔 들어있지 않다. 

2018 <박화영>, <어느가족>

 2018년의 문제작이었던 <박화영>을 빼놓고는 <어른들은 몰라요>를 논할 수 없다. 이환 감독의 전작이기도 하고 <박화영>에서의 세진 캐릭터의 스핀오프가 <어른들은 몰라요>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충격적인 청소년들의 사회고발(?)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화영>은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다. 분명 내가 겪어본 세상은 아니지만 리얼리티에 대한 느낌이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가출팸'이라는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같은 해 개봉되어 그 해 깐느 최고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과 함께 현재 사회에 이미 출현한 다양한 형태들, 이에 이제는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영화이기도 하다. 

가출팸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들을 참고해 보자.
 

[르포] 갈 곳 없는 가출청소년, 거리 헤매다 '내일' 잃다

1일 오후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대구청소년종합지원센터 직원들이 청소년들을 상대로 가출 예방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

news.imaeil.com

 

스카이데일리, 집 대신 모텔, 공부 대신 밤일 택한 ‘거리의 10대들’

스카이데일리, [이슈 포커스]-가출 청소년 실태 르포(上-현상)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18세 동갑내기 양 모군과 김 모양을 만났다. 이들이 집을 나선지도 벌써 한 달째였다.

www.skyedaily.com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도 영화에서 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었긴 하지만 캐릭터들의 구성 자체도 어느정도 이 새로운 가족형태의 구조를 따라가고 있다. 다만 그들이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지 되기에는 서사나 개연성이 부족하긴 하다.

<박화영>

<박화영>이라는 영화자체가 굉장히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떤 청소년 르포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영화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주연 캐릭터인 세진의 낙태 어드벤처(?)인데 이번에는 르포보다는 드라마 극영화 같은 전개와 연출 때문에 그런지 리얼리티가 확 떨어져 보였다. 그리고 더 문제는 아직 신예 감독이어서 그런진 몰라도 장편 드라마의 연출에 있어서 굉장히 부족한 연출의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다. 

<어른들은 몰라요>

영화는 크게 두 개의 덩어리로 나늬워져 있는 듯한 느낌인데 영화 초중반은 학교 선생의 아기를 가져버린 세진의 낙태를 위해 거리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고군분투 기고 다른 하나는 이후 힘없는 이들의 모든 노력은 어른들의 그물 같고도 난폭한 시스템에 모두 수포로 돌아가 결국 이별하고 어느 기독교 가정에 입양을 하기 위해 그 집에서 보호를 받는 후반부의 이야기로 나늰다. (정말 이건 영화가 새로 시작하는 수준의 기분이고 세진 혼자의 독무대다)

<어른들은 몰라요> 세진의 2막시작의 바로 전

이야기의 전개로 보면 이 후반부의 미혼모 입양의 과정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고 차라리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면 초중반 부는 다 버리고 이 후반부의 이야기를 단편 영화로라도 다루어 줬으면 훨씬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위) 90년대 다이 티셔츠, OST의 Bryn (아래) 영화속 롱보드, OST의 빈첸

초중반은 일단 너무 개연성도 없고,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이어지는 씬은 툭툭 끊어지듯 연결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그닥 충격적이기도 않고 하다 보니 작가가 내세우려는 그 리얼리즘은 전혀 관객에게 전달되지도 않는다. 그냥 모든 캐릭터들이 남발하는 "씨발 씨발"은 왜 또 그렇게 하나같이 다 똑같이 들리는지 나중엔 듣기 지겨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영화적 요소로서 인상에 남는 건 3가지 정도인데, 1) 세진의 롱보드 씬 (하이틴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스케이드 보드!) 2) 90년대 및 2000년대 초반의 패션 감성 (특히 90년대 빈티지 다이 Dye 티셔츠나 듀스의 김성재를 연상케 하는 남캐 등등) 3) 이를 감싸고 흘러나오는 힙합 OST다. 이 세 부분들은 참 좋았는데 연출과 전개가 오락가락하니 이 좋은 요소들이 전혀 스토리에 젖어들지 않고 있었다.

<집>

<박화영>은 아무래도 그 전 <집>이라는 단편영화라는 베이스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장편 처녀작으로서 그에 따라 관객에게 다가오는 프레시함과 혼신을 다해 만든 부분이 겹쳐 있어 장편 전개에 있어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어른들은 몰라요>는 심각할 정도였다. <박화영>의 포텐셜을 봤을 때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보완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대표 하이틴 영화들, 여기서 3번 째 <헤더스>는 요주의! 명작 중 명작임

<어른들은 몰라요>는 못 만든 영화지만 이 영화를 그냥 쓰레기 취급하기 싫은 이유는 이런 류의 영화나 영상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나와주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청춘', '하이틴'이란 걸 너무나도 그리워하고 좋아한다. 그래서 청춘 영화도 참 좋아하고. 근데 청춘이란 단어가 참 숭고한 건지 고귀한 건진 몰라도 '청춘영화', '하이틴' 영화 하면 무언가를 향해 달리고 달리는 고군분투의 이미지는 비슷할지언정 항상 뭔가 밝고 희망적인 느낌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뭔진 몰라도 끝없이 움직이고 움직인다. 에너지가 아주... (이때 즈음... 헤더스를 다시 언급하는 것도 좋을 것 같긴 하지만 ㅋㅋ)

이외 청소년을 다룬 영화들 중 어두운 영화도 분명 있지만 대부분 일진 관련이다. 일진미화부터 시작해서 일진과 관련된 문제들. <비트>, <폭력서클>, <말죽거리 잔혹사>부터 <파수꾼>, <죄 많은 소녀> 등 까지 굉장히 다양한 서사와 고발 등이 존재하지만 언제나 캐릭터들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마련해준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있다.

물론 학교라는 공간에서 다루는 청춘영화들이 고리타분하다는 건 아니지만, 그 '학교'라는 사회적 보호장치(?)에서 빠져나와 바라보는 소위 '비행청소년'이라 정의하는 이들의 삶과 공간에 대한 고찰은 그리 많지 않다. 마치 우리 사회의 치부를 덮어 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노랑머리>, <나쁜 영화>,  <눈물>, <바이준>, <마이 제너레이션> 등 정도가 떠오른다. 이 영화들은 무언가 사회, 특히 기성세대인 어른들로 하여금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불안전한 감성의, 우리가 피땀 흘려 일구어 놓은 이 자랑스러운 사회가 아직도 불편하다는 것을 폭로하는 불편한 영화들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미성년자 레벨로 내려갈 경우 불편함은 곱이 된다.

래리 클락

이런 영화들이 주는 메시지는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몰입이라는 특성을 가진 영화보기에서 이런 주제들을 다룰 때 관객에게 주는 파급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이런 외곽의 청춘들의 삶을 다루는 감독으로서는 아마도 래리 클락 Larry Clark이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키즈>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문제작 <키즈>에서 그는 실제 거리에서 캐스팅한 소년소녀들을 메인 캐긹터로 앞세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들을 따라다니며 10대들의 어두운 카운터 컬처의 세상을 중계한다. 그것은 섹스와 마약을 넘어 에이즈까지...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 르포 같은 폭로는 관객에게 충격 이상으로 다가왔다. 이 때는 1995년으로 밀레니엄을 앞둔, 당시 지금과 같이 이해할 수 없는 미친놈들로 여겨지던 X 세대의 10대 상이 었다. 그리고 <박화영>을 보았을 때도 이런 현실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의 성격 때문에 <키즈>를 떠올렸고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도 이런 (형식을 아니더라도... 솔직히 말하면 형식도... ㅜㅜ) 감성을 바랐던 것이다. x세대는 그렇게 그려졌지만 지금 z세대의 어두운, 사회적으로 소외된 세상은 대체 어떤 모습일지.

지금이라 치면 VLOG라 해야하나? 래리 클락의 <Tulsa> 사진작품들

<키즈>의 OST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해 보자.
 

암울한 X-세대를 위한 잔혹 세레나데, [Kids 키즈] OST, 1995

항상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세대'가 있다. 말하자면 그 시절의 급식충들... 아니 청춘들. 그 중에서도 X-세대... 왜 그 세대는 그렇게 암울한 청춘으로 많이 그려졌었을까? 청춘들이야 인간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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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이 외에도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의 <고백>처럼 청춘들의 숭고하고 희망적이거나, 혹은 비행청소년으로서 소외 받는 그런 '보호' 해줘야 할 대상으로서의 사회고발이 아닌, 촉법소년 살인범죄를 다루는, 사회의 밸런스를 맞추는 기준에 있어 그들의 선을 넘는 행위가 위험하지는 않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냉정하게 그들을 바라보는 주제와 같은 영화도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고민해야 봐야 할 '현재 진행형' 사회적 이슈를 곱씹게 해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근데 참.. 이렇게 잘만든 청춘영화들은 하나 같이 탁월한 OST가 같이 따라온다는 사실! <고백>의 사운드트랙 이야기도 들어보자
 

[청춘은 아름다워] 년도별 일본 학원물 영화 추천: 2010

OVERVIEW: (* 핸드폰에서는 리스트 좌/우로 돌려 봐야함; PC는 이상없음)  ♥ = 어후!ㅅ.ㅂ.  ♥♥ = 뭐 걍 심심풀이땅콩  ♥♥♥ = 재밋음  ♥♥♥♥ = 아주 재밋음  ♥♥♥♥♥ = 마스터피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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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몰라요>는 망이지만 어쨌든 던져진 메시지 중 화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낙태와 입양이다.  이건 뭐 최근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항상 논란이 되어오던 것일뿐더러 여기에 '미성년자'라는 요소가 하나 더 붙으면서 논란의 불은 더 커진다.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 사회는 정말 약자를 위한 세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명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미약하던, 모자르던 적어도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들에 대한 장치들은 마련되고 발전해나가고는 있다. 다만 미흡한 것이 너무 많을 뿐... 불편한 곳은 어쩔 수 없이 외면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 일진 몰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맞는 게 아닐지. 이런 질문과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게 한 것에 대해서는 이환 감독이 <어른들을 몰라요>를 통해 이룬 아주 작은 성공이라면 성공이다. 후속작은 영화적으로 더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미성년자들의 임신 후 가장 자주 발생하는 반응은 낙태와 입양이라고 한다. 결국 "네가 키울 수 있어?"라는 질문의 연속인 것이다. 그것은 남이 나에게도 하는 것이지만 자신에게도 하는 것이고 잔인한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영화 막판에 세진이 아이를 원하는 어느 가정에게 입양을 선택하는 것도 꽤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특히 미혼모 시설 같은 곳에서 무조건적으로 입양이 권해지기도 하고 거의 뭐 고민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정신없는 사이에 '반강제적'으로 입양 문서에 도장 찍고 애도 못 보고 갓난아이는 어디론가 전해지고 하는 문제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 외 낙태나 입양을 반대하고 직접 아이들을 키우려는 미혼모들에 대한 부족한 지원과 안전장치들 그리고 미혼모들의 그런 미흡한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미혼부들, 그리고 낙태와 입양에 대한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상당히 불편한 모순적인 우리들의 모습까지 이 사회에는 우리가 구태여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는 그런 불편한 모습들이 만연하고 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기사를 살펴보았다.

 

 

​[고립된 10대 미혼모] ① 청소년 산모가 낳은 아이 '5년 간 8000명'

[사진=게티이미지뱅크]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미혼모가 학업을 마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가정방문서비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www.ajunews.com

 

 

"낙태죄 사라졌지만"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닥친 혼란 - 의약뉴스

올해 1월 1일부터 형법상 낙태죄가 폐지됐지만 산부인과 의사들에겐 또 다른 ‘혼란’이 닥쳐왔다. 임신중절 수술이 불법이 아니지만, 관련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완전한 합법이라고 할 수 없어

www.newsmp.com

 

‘아이 판매 충격’에…입양 동의시 산모 개인정보 비공개 추진

정부가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아이를 거래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던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미혼모가 입양에 동의할 시 산모의 인적사항 노출을 최소화하는 ‘보호출산제’를…

www.donga.com

 

 

출생신고 거부된 미혼부, 아빠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 미혼부의 아빠 되기세 아빠가 들려주는 출생신고의 ‘낡은 벽’홀로 아이 키우는 미혼부들아이 출생신고 못해 큰 고통‘사랑이법’ 사각지대의 아이들건강보험·아동수

www.hani.co.kr

 

Slint - Good Morning, Captain (with lyrics)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영화 <키즈 Kids>의 OST 수록곡 중 하나인  Slint의 "Good Morning Captain"을 소개한다. 빈첸의 "그대들은 어떤 기분들이신가요"와 함께 청춘의 밝고 희망적인 모습과 정반대 선상에 자리 잡은 어둡고 깊은 불안한 심연의 감성을 느끼게 해 주는 명 곡이다. 1990년 <Spiderland> 앨범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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