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폭우와 함께 섬에 갇히는게 아닌가 싶었던 8월 말 소매물도 여행이었다.
통영에서의 마지막 날 우여곡절 끝에 소매물도를 방문 했다.
날이 흐렸다가 이 내 다시 밝아져서 곧장 통영 여객 터미널에서 표를 구입하고 배에 올라탔다.
(거제항에서 출발하면 한 20분 덜 걸린다지만 통영 숙소에서 너무 멀다)
경유지인 비진도 및 이름 모를 작은 섬들을 지나치며 날씨도 맑아졌다.
배 타고 가는 동안 1창 바깥으로 나가면 파도과 꽝꽝 치며 배가 솟아 오르는데 바이킹 타는 것처럼 재밋다. 안전은 본인이 지켜야 함. |
드디어 맑게 개인 날씨 속 저 멀리 소매물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까워지니 항구가 모습을 들어내는데, 입구 쪽에는 각종 음식점과 펜션 들이 보인다. 이 섬도 이제 관광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이 매력이었다는 이 섬이 이렇게 변해가는 건 좋은 건진 나쁜 건진 잘 모르겠다.
환상이 약간 깨지는 것은 사실이다.
배에서 내리고 보니 해녀로 보이는 할머니들이 각자 해산물을 팔고 있다. (두 개 다른 집이다.)
한 집은 아마 하기 추천하는 소매물도 여행기의 벙어리 해녀 할머니의 집인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정말 어딜가나 배 터지게 먹었던 멍게와 함께 소라 해삼 한 바구니를 먹었다.
가격은 20000원.
저렇게 걸터 앉아 섬에서 바다의 경치를 보며 먹으니 많이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평생에 얼마나 해 보겠다고....
그리고 언덕을 약간 오르면 공용 화장실이 있는데 좀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사용하기가 힘들다.
관광지로 거듶나며 화장실도 많이 신경 써주었으면 한다.
여행지에서 화장실 깨끗한 경우 정말 기분과 기억 자체도 확 좋아진다.
날은 맑게 시작했지만 이 네 저로코롬 어두워 지며 폭우가 내리기 시작 했다.
통영 소매물도로 가는 배 편은 하루에 딱 세 개다.
그러다 보니 등대섬까지 걸어 갔다 오지 않으면 여기서 할 일이 없다.네 시간 동안 술 판을 벌이는 것 외에는.....
소매물도의 하일라이트는 단 연 등대섬으로의 등산책길(?)이다. 솔직히 이거 하나 밖에 없지만 이게 그 섬에 가는 모두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말이 산책이지.... 아주 엄한 산책길이라 다들 헥헥 대며 다녀 온다.
폭우 때문에 할 수 없지만 혹시나 하여 여객 터미널에서 구입 한 우비를 입고 등대섬으로 가기로 한다.
등대섬으로는 1코스와 2코스로 나늬어져 있는데, 약간 시간은 걸리지만 비교적 낮은 경사로 돌아가는 코스 하나와,
경사도가 높지만 빨리 가는 코스가 있다.
빨리 가는 코스를 권장한다. 여기는 정코스라 계단 및 길들이 그나마 잘 포장 되어 있다.
돌아 가는 코스는 정말 산 길이라 위험 하기도 하고,
내가 간 날 같은 경우는 정말 뱀이 출현 할 것 같은 길이다.
산을 즐기는 등산러가 아니라면 힘들더라도 정코스로 가길 바란다.
정말 폭우 였다. 폭우 속의 등대섬 행 길은 너무 힘들었다. 앞이 잘 보이지도 않고...
우르릉 쾅쾅 대는 번개 소리.... ㅎㄷㄷ...
경삿길이다 보니 위에서는 홍수 난 듯 물살이 펑펑 흘러내려오고...
무슨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의 한 장면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기어가듯 한 산행 아마 아래 음악의 기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걸린 나머지 저렇게 등대섬은 눈으로만 품고 저 포인트에서 다시 여객 터미널로 발을 돌렸다.
힘도 들었지만 다녀오면 배 시간을 맞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항구에 돌아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카페 편의점에 와 보니 사람들이 이미 다 꽉 차 있었다. 다들 물에 빠진 생쥐의 모습들을 하고 사람들 마다 장난 스레 한 마디 씩 던진다... 이러다 우리 집에 못 가는 것 아니냐고... 나도 걱정이 된다. 아침에 하드 캐리 운동으로 잠재우고 온 애들은 오늘 밤 못가면 우야 할 지..... 그러던 중 한 삼십 분 지났을까... 비가 약간 약해지며 배간 한 척 들어 오기 시작했다. |
"우오오 배다~" 걱정하던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그리고는 .... "쒸펄 거제행이네....." ....
소매물도 발 거제 행 배가 떠나고 좀 있다 이 내 통영행도 다행히 잘 들어왔다.
막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니 1박하러 온 사람들인 가 보다.
폭풍우와 하룻밤 잘 견디시길 바랍니다.
암튼 배 위에 올라타 통영에 도착할 때까지 걍 보노보노 마냥 멍 때리며 온 것 같다...
넘 힘들었걸랑....
돌아오는 배 속에도 비는 저렇게 후두둑 떨이지고 있었다.
아마 다시 오지는 못할 것 같은데, 소매물도 안녕
소매물도 여행기 추천: 크리스마스에 그 섬에 가야 하는 이유
백문이 불여일견, 한 장의 사진이 천 마디를 대변한다...라는 말도 있지만 어쩔 때는 사람을 끌어 들이는 어마한 필력으로 인해 글로서 그 여행지를 돋보이게 하는 경우가 있다.
소매물도의 경우 아래 글처럼 이 섬을 잘 표현한 글과 사진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소매물도를 추억하며, 혹은 안 가봤다면 소매물도를 환상하며 아랫글을 읽어 보길 바란다.
2005년 회사에서 강퇴 당한 후 홀로 소매물도를 찾았다가 폭풍으로 인해 일주일 간 그 섬에 갖혀있던 한 감성 깊은 아재의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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