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돼었던 일렉트로니카 이야기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시리즈로 잡지 원고 종료 이후 블로그에서만 계속되는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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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R&Vibe Upon the World 24:
Ministry of Sound,
매시브 클럽 씬의 절대왕정 Part. 2
문어발식 사업확장
철저한 상업위주 전략으로 무장한 MOS는 어쩔 수 없이 언더그라운드 클러버들과 아티스트들에게는 공공의 적이자 악의 축으로 여겨진다. '영국의 댄스 음악 컬쳐=MOS'라고 여겨질 만큼 밤 문화 제국의 음악부 장관의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는 MOS는 지금도 전 세계적인 브랜드 및 사업 확장과 젊은 층의 빠르게 바뀌는 입맛을 맞추게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MOS 클럽은 사업 수익 원의 약 3%밖에 차지 하지 않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운드 시스템과 다양한 이벤트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클러버들의 밤의 고향이나 다름 없다. 또한 유럽 뿐만이 아니라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으로 클럽 사업을 확장 시키고 있다. 음악 음반과 클럽 사업을 포함해 웹사이트를 통한 e-커머스, 라이센스 제품, 이벤트 투어 등으로 MOS의 글로벌한 프랜차이즈 확장은 확고한 전 세계적 클럽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통해 MOS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체들을 몇 열거하자면 펩시콜라, 코카콜라, 하이네켄, 말보로, MTV, 소니, 바카르디-마티니, 버진 항공 등 전 세계 1등 브랜드기업들이 수두룩하다. (MOS 클럽 내부에는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 룸과 앱솔루트 칠 룸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해 웰빙 Well-Being 바람에 초점을 맞추어 칠 아웃 컴필레이션에 요가 테마를 더하는가 한편 몇 년 전 발표한 미니바 Minibar를 통해 라운지 및 외식 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MOS는 최근 시장의 중심이 된 IT 및 디지털 관련 사업에도 분주히 열을 올리고 있다. 미니바는 디지털과 IT 기술이 결합된 터치 스크린을 통한 주문 방식을 도입하여 웨이터/웨이트레스의 존재를 없애며 바에서의 좀더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향상시키는 전략을 선보였다. 또한 2006년 말 런던 MOS 클럽에서 핸드폰을 통한 티켓팅 시스템을 도입하며 음악 관련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에 있어 모바일을 핵으로 하는 젊은 층의 문화를 향한 시장 공략에 대한 선두주자 임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도 했다.
철저한 상업적 시작과 비판
미니스트리 오브 캐쉬 Ministry of Cash라고 불릴 만큼 지독한 상업 위주 전략과 무차별 적인 사업 확장에 의해 욕을 먹고 있는 MOS는 그 태생부터가 기존의 파티 문화와는 상반된 차이를 보였다. 1993년에 발표된 MOS의 로고가 상징하는 바 또한 기존 언더그라운드 파티 문화나 80년대 성행하던 레이브 파티와의 이상과 큰 차이를 보였다. MOS라는 (미니스트리 Ministry는 국가 행정 조직인 외무부나 법무부에서 쓰이는 '~부'를 의미한다) 선동적인 이름에 걸맞게 거대한 디스코 볼 위에 얹혀진 황실 왕관은 흡사 영국의 제국주의를 연상시키듯 절대성을 상징했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스마일리 페이스과 같은 아이콘을 통해 평화, 평등, 행복, 사랑 등을 의미하던 70,80년대 언더그라운드 파티나 레이브 문화의 이상과는 전혀 달랐다.
클럽 문화에 재등장한 알콜음료
두 번째로 로고 발표와 함께 획득한 알콜 음료 판매 허가 라이센스는 알콜-프리가 주를 이루던 기존의 파티 문화와의 차이를 보였다. 춤과 음악을 통한 신체와 정신의 일체감의 희열을 맛보았던 초기 클럽 파티 그리고 애시드를 통해 알콜 의존도가 현저히 떨어져 버린 레이버들로 인해 알콜 업체가 일대 혼란을 겪었던 적이 있었던 사실을 살펴볼 때 새로운 젊음의 문화를 선도해가는 MOS의 알콜 라이센스 획득은 또 다시 알콜을 댄스 클럽 문화에 재 탑재 시키며 업체들로 하여금 하우스 문화에 빠진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디자인을 고려하게 만드는 등 다시 호재를 불러 일으켰다.
법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알콜을 받아들이고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허락되지 않는 마약의 대중적 거부는 지금까지 성공한 여러 대형 댄스 음악 관련 프로모션, 브랜드 들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깨끗함'을 내세우는 선전 전략에 불과하지 않다. 오히려 당시 젊은이들이 빠져 있던 레이브의 겉모습, 디자인이나 라이프 스타일들을 여전히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였음은 물론이고 자체 브랜드 매거진인 <Ministry>에서 장장 6 페이지에 걸쳐 집 안에서 어떻게 대마초를 키우는가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는 등 지나친 젊은 층의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자신들의 진보적 성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창립자인 팔룸보는 대외적으로 마약과 담배에 대한 개인적 혐오감을 자주 들어내면서도 담배 회사로부터의 스폰서쉽을 멈추지 않는 등 클럽 이벤트의 내부 장식을 담배 회사의 로고와 포스터를 수놓는 모순을 연출하는 것도 비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밤 문화의 주 성격이자 골칫덩어리인 마약거래와 갱들의 개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그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컴필레이션
세번째로 MOS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이들의 주 성공 요인이자 수입원인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클럽이나 파티에서의 음악적 경험은 어디까지나 특정 이벤트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몇 번의 외도를 제외하고 한 곳에서만 레지던스를 고수한 하우스 DJ 래리 러반이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은 패러다이스 개러지에서만 가능했다. 또한 성행하던 레이브나 파티 이벤트 또한 원-샷 개념이 주를 이루며 그날 밤의 경험은 다음 날의 경험과는 전혀 다른 신비롭고 특별한 것이었다. 하지만 MOS의 경우 수퍼스타 DJ나 특정 클럽 나이트에서 울려 퍼지던 '클럽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악을 레코드 형태로 제공하며 공간과 시간의 확장을 꾀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MOS의 경험을 알면서도 가지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귀중한 선물 보따리였음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MOS 특유의 문어발 식 사업 확장처럼 이를 통해 나오는 컴필레이션 앨범들 또한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듯 봇물이 터진 것이 그 질적인 결함을 초래했다.
세간에서 MOS의 컴필레이션을 가리켜 "나오는 만큼 사라지는 속도도 빠르다"라는 비아냥이 속출한 것도 바로 이 문제점이 원인이었다. 최근 전 세계 하우스 댄스 음악 브랜드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던 헤드칸디의 매입을 통해 또 한번 헤드칸디 팬들의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다. 매입 이전 질적인 면에서 뛰어난 수준을 자랑했던 헤드칸디 컴필레이션의 'MOS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커버의 섹시한 여성 클러버, 드레스 코드의 정형화
또한 컴필레이션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커버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섹시한 여성들의 모습이다. 비키니, 클럽, 코스튬 등의 의상으로 강하게 어필하는 이 섹시녀들의 모습은 컴필레이션 뿐만이 아니라 주류 대형 클럽의 댄서들의 모습으로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클러버들의 드레스 코드 또한 '섹시함'과 '쿨cool'함으로 정형화 시켜버리는 영향을 주었다. 상업화의 폐혜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섹슈얼 어필은 그 동안 레이브와 언더그라운드 하우스 파티 문화에서 중요시 되던 호모섹슈얼, 마이노리티, 유니섹스 등의 요소를 단번에 거세시켜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