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은 물론 1980년대 전체가 액션, SF, 어드벤처 영화의 위대한 시기였다. 인디아나 존스, 스타워즈, 스타트렉, 백 투 더 퓨처, ET, 구니스, 람보, 터미네이터, 비버리힐스캅 등과 같은 상징적인 영화들과 그와 동반한 음악이 탄생한 시대이기도 했다. 이는 최근 일었던 80년대 레트로 문화에서 돋보였던 사이버펑크와 70년대의 클래식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던 시기였다. 특히 1985년은 시대의 중반에 해당하여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는 주제인 1985년의 오리지널 스코어 (보통 보컬이 없는 경음악 식의 배경음악)은 70년대 소울/Funk 스타일과 팝(때로는 디스코) 오케스트라 스타일의 사운드, 그리고 신디사이저를 통한, 혹은 그 둘의 혼합에 의한 독특한 분위기가 여전히 돋보인다. 이러한 사운드는 영화 특유의 흥미로운 요소들과 모험심을 자극하며, 때로는 서사적인 감성을 풍부하게 표현해 주었다
당시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자면, 1985년 5월에는 MBC 드라마, <수사반장>이 종영 7개월만에 다시 전파를 탔다고 한다. 5월 말에는 여의도에 63빌딩이 완공되었다. 옛날 심심치 않게 모두에게 재미를 안겨준 <스포츠서울>이 6월에 창간했다. 그런 시기에 나왔던 영화와 OST들이다
이번 플레이 리스트에 들어간 오리지널 스코어들은 아래와 같다:
1. 싸이렌스 (데이비드 마이클 프랭크): Main Theme [Code of Silence] 2. 갓챠 (빌 콘티): Suite [Gotcha!] 3. 짐카타 (알피 카빌료): Suite [Gymkata] 4. 퓨쳐 킬 (로버트 렌프로우): Main Theme [Future-Kill] 5. 누명 (피노 도나지오): Opening Credits [Ordeal by Innocence] 6. 007 뷰 투어 킬 (존 베리): Snow Job [a View to a Kill] 7. 여감방 (텐져린 드림): Theme [Red Heat] 8. 후레치 (해롤드 폴트마이어): Fletch Theme [Fletch] 9. 구니스 (데이브 그루신): Fratelli Chase [The Goonies] 10. 제3의 공포 (리쳐드 시먼): Theme [The Stuff] 11. 다릴 (마빈 햄리쉬): Main Theme [D.A.R.Y.L] 12. 오즈의 마법사 (데이비드 샤이어): Rag March [Return to Oz] 13. 뱀파이어 (헨리 만치니): Theme [Lifeforce] 14. 코쿤 (제임스 호너): The Chase [Cocoon] 15. 에메랄드 포레스트 (브라이언 개스코인, 쥬니어 홈리쉬): Theme [The Emerald Forest] 16. 페일 라이더 (레니 니하우스): Theme [Pale Rider]
정통적인 오리지널 스코어계의 네임드들인 존 베리, 헨리 만치니, 제임스 호너, 빌 콘티, 데이비드 샤이어 그리고 데이브 그루신(?) 등이 눈에 띄는데 여기서도 전통적 관현악 음악 혹은 전자음악과의 혼합이 볼일 때도 있다
암튼 데이비드 그루신의 <구니스> 'Fratelli Chase', 데이비드 샤이어의 <오즈의 마법사> 'Rag March' 등은 어드벤처 영화 특유의 신나고 흥미진진한 전개 혹은 그 세계관에 대한 감성을 잘 전해주고 있다.
구니스의 음악은 데이비드 그루신의 OST 보다도 신디 로퍼의 'Good Enough' 팝송이 대중적으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보컬이 들어간 OST 시리즈는 언젠간 다룰 예정이므로 구니스의 '엔드 타이틀'을 들어보자. 아무래도 모험이라는 테마는 'Fratelli Chase'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 플리에서는 뺀 서정적인 피스다
<007 뷰 투어 킬>은 언제나 그랬듯 그 동안 대중에게 각인시켜 온 메인테마인 'James Bond Theme'을 중심으로 한 베리에이션의 느낌에 충실하고, <싸이렌스>의 '메인테마', <짐카타> 등은 70년대에서 이어온 소울과 Funk가 가미된 오케스트랄 음악과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액션 감성을 더 해준다. <페일 라이더>의 경우 서부 영화의 대명사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기존까지의 전통적 서부영화의 감성을 오케스트랄 사운드에 잘 담아내고 있다
이건 영상에 짧게나마 설명한 트리비아이긴 한데, 위 비보비 스핀 동작의 유래는 바로 <짐카타>의 주인공, 커트 토머스의 '토머스' 또는 '플레어'라는 불리우는 동작이다. '양학선 무브' 같은 케이스라 보면 되겠다.
실제 기계체조 선수로서 1978년 세계선수권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 시그니처 동작으로 유명한데, 마셜아츠에 진심이었던 로버트 클루즈 감독이 이 영화에서 체조와 마셜 아츠의 접목을 위해 주연으로 기용했다. 영화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혹평을 받았지만... (추가로 로버트 클루즈 감독은 영화 <용쟁호투>의 감독을 통해 이소룡과의 친분도 깊었으며 이소룡의 유작인 <사망유희>도 감독한다)
영화 특유의 세계관에 대한 표현으로 따지면 위에서 언급한 <오즈의 마법사>라던가, 서사시적인 감성 특유의 장엄하고 웅장한 헨리 만치니의 <뱀파이어>와 제임스 호너의 <코쿤>이 단연 돋보이고 영국 특유의 느낌과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이라는 추리극의 수수께끼와 긴장감을 더 해 주는 피노 도나지오의 70년대 오케스트랄 (관현악) 스타일의 <누명>도 쫄깃하다.
개인적으로 인생 음악가 중 하나인 헨리 만치니는 A4 용지 100장을 써도 모잘만큼의 시대의 명곡들을 남기고 떠나간 거장으로 우리가 잘 아는 대표 영화음악으로는 오드리 헵번 주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물론 <핑크팬더>, <샤레이드>, <하타리> 등이 있다. 최애는 티브이 시리즈 <Mr.Lucky>의 'Lujon'이라는 곡으로 위 오케스트랄 버전이 맘에 들어 소개해 본다
위 하우스 음악 영상을 올린 여담으로 너무 좋아했던 디미트리 프롬 파리스라는 프랑스 DJ가 2000년대 (2000년대 초중반일 듯)에 내한 했을 때 이 음악의 리믹스를 들려주지 않을까 은근 기대하고 갔었던 적이 있다. (사실 Lujon의 곡도 이 리믹스 땜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Teddy-G의 Captain Dobbey라는 곡이 디미트리의 Monsieur Dimitri's De-Luxe House Of Funk: Dimitri From Paris 앨범에 수록되었던 것임) 뭐 확률은 낮았지만 쨋든 너무나도 좋아했던 하우스 DJ여서.. 근데 끝나갈 때 즘 술의 용기를 빌어 DJ Booth로 가서 (막 무대에 올라간 게 아니라 DJ잉 하던 공간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접근성이 좋게 세팅되어 있었다) 이 트랙을 틀어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튀르키에+프렌치 엑센트 가득했던 그 왈, "oooh....but thish ish not right time... i play it nexsh time...OK?" ㅎㅎ 엄청 미안해하며 말하길래 괜찮다고 사진 한 장만 찍자고 해서 찍긴 했는데 그 사진 어딨는지 인증은 못하겠다. 나중에 어느 하드에서 찾으면 인증하는 걸로...
브라이언 개스코인과 주니어 홈리쉬의 <에메랄드 포레스트>의 경우 현대문화와 야생문화의 충돌이라는 서사를 엠비언트+뉴에이지가 가미된 트라이벌 느낌의 신비로운 사운드로 잘 살려낸다. 또한 리쳐드 시먼의 <제3의 공포>는 어딘가 들어봤을 만한 오케스트랄 사운드로 B급 미스터리 감성은 물론 영화의 소비사회 풍자적인 면모를 더 강화시켜 준다
암튼 주니어 홈리쉬의 퍼포먼스 모습이 들어간 이 영화 메인 타이틀의 MV를 보면 어떻게 저런 신비하고 트라이벌한 사운드가 나왔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뭔가 여러 소품음악기들의 장인같은 느낌이다 여기서도 전자음악과 토속 아날로그 사운드의 접목이 참으로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의 설정과도 너무나도 찰떡인 컨셉이다. 현대문화와 토속문화의 접목.
마지막으로 신디사이저 위주의 전자음악으로 꾸려진 OST를 보면 <후레치>에서의 해롤드 폴트마이어의 소울/Funk 감성이 <베벌리힐즈캅> '엑셀 F'에서 잘 이어져 오고 있다.
록키의 테마로 유명한 빌 콘티의 <갓챠>도 이런 류 중의 하나로 볼 수 있겠다. <퓨쳐 킬>의 경우는 우리가 최근에 경험했던 80년대 레트로, 사이버펑크를 감성을 맛볼 수 있는데 Synthwave, Chillwave, Darkwave의 서브장르로 이어졌던 레트로 하우스 감성의 그때 그 시절 같은 느낌이다.
또한 <D.A.R.Y.L>의 전자음악 또한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인공지능을 테마로 한 인간과 안드로이드 간의 갈등과 신비로움 또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휴머니즘을 차갑고 냉혈 하게도 느낄 수 있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따듯한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여감방> OST의 텐져린드림은 크라프트 베르크와 함께 70~80년대 독일 크라우트락과 전 세계적 전자음악의 초기 대중적 부흥을 이끈 전설로서 살바도르 달리의 영향을 받은 그룹답게 프로그레시브하고 아방가르드한 실험적 사운드에서 시작하여 뉴에이지 느낌의 대중적인 사운드로의 진화까지 몇 십 년 동안 우리가 경험한 다양한 미디어 (영화, 드라마, 라디오나 방송의 배경음악) 안에 녹아 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대중적 음악을 하나 뽑자면 단연 90년대 드라마 <독수리 특공작전> (검은 독수리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의 주제가 일 것이다
전 세계 첫 개봉 날짜 기준이라 한국 개봉일자와는 안 맞을 수도 있다. 년도가 같은 것들은 월/일 기준으로 나눴다. OTT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빨간 색 글씨로 표시했다
(00:05) 1980 Star Wars: Episode - 5 The Empire Strikes Back (스타워즈 V) - 존 윌리암스 | 디즈니+ (01:14) 1980 The Stunt Man (스턴트 맨) - 도미닉 프롱띠에르 (02:21) 1980 The Final Countdown (최후의 카운트다운) - 존 스콧 | 왓챠, 웨이브 (04:00) 1980 Battle Beyond the Stars (우주의 7인) - 제임스 어너 (05:15) 1980 Superman II (슈퍼맨 2) - 존 윌리암스 |웨이브 (06:35) 1981 Thief (도둑) - 텐져린드림 (07:36) 1981 Excalibur (엑스칼리버) - 트레버 존스 (08:39) 1981 Death Hunt (죽음의 추적자) - 제롤드 임멜 (09:29) 1981 Clash of Titans (타이탄족의 최후) - 로렌스 로젠탈 | 넷플릭스, 웨이브 (10:58) 1981 Indiana Jones: Raiders of the Lost Ark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 - 존 윌리암스 (12:11) 1981 Cannonball Run (캐논볼) - 스티브 돌프 | 왓챠, 웨이브, 티빙 (12:29) 1981 Cannonball Run (캐논볼) - 스티브 돌프 |왓챠, 웨이브, 티빙 (13:04) 1981 For your Eyes Only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 - 빌 콘티 | 웨이브 (14:35) 1981 Time Bandits (4차원의 난장이 E.T) - 마이크 모란 | 웨이브 (16:17) 1981 Escape from new york (이스케이프 프롬 뉴욕) - 존 카펜터, 앨런 하워스 | 네이버시리즈온 (17:39) 1981 Gallipoli (갈리폴리) - 토마소 알비노니, 브라이언 메이 (18:55) 1981 Das Boot (특전 유보트) - 클라우스 돌딩어 (19:52) 1981 Mad Max 2: Road Warrior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 - 브라이언 메이 | 네이버시리즈온
2. 서론
- 본인은 원래 서론이 긴 (-_-)ㅋ 스타일이라 영화음악 이야기로 가려면 <3번: 후기>으로 바로 스크롤 내리기 추천합니다
어릴 적 영화는 그저 '매직🪄' 그 자체였다. 언제부턴가 영화음악이 특히 영화에 몰입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란 걸 느끼기 시작했다. 보컬이 있는 주제가나 삽입곡도 물론 훌륭한 작품들이 넘치지만, (대체로) 경음악인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은 영화를 보지 않고 듣는 것과 보고 듣는 것에 정말 큰 차이가 있다.
그냥 들으면 별로 일 수도 있는 음악들이라도 영화를 보고 나서 들을 때면 다시 그 '매직'의 순간에 빠져들게 한다. 물론 영화를 보는 중에는 크게 느낄 수는 없는 경우도 많지만 그 긴장감과 몰입을 크게 더 하는 요소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 OST들도 많이 구입하고 들었지만 특히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들을 많이 사 모았다. 그래서 이번엔 1980년을 기준으로 해서 그 전과 그 후의 영화음악 오리지널 스코어 시리즈를 만들어 보려 한다.
일단은 액션/SF 위주로 한 게 오락적인 측면과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주로 웅장한 느낌의 음악이 많아서 일뿐이다. 거기다가 장르를 좁히지 않으면 아이템들이 너무 많아서... (추가로 블럭버스터 급 한정으로 최대한...) 액션/SF만 해도 산더미 같아서 80년대만 해도 몇 번을 나눠서 만들어할 것 같다. 일반적인 보컬 있는 OST나 다른 장르의 아름다운 오리지널 스코어 시리즈도 시간이 되면 지속적으로 다뤄 볼 예정이다.
3. 후기
원래 '80~'85, '85~'89 이렇게 2부로 나누려고 했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좁힐 수가 없어 1980~1981년까지의 작업으로 줄였다. 그러다 보니 80년대 오리지널 스코어에 대한 총평을 하기도 범주가 좀 좁아 보이긴 하는데... 70년대 후반기에 시작되어 80년대에 접어들어 시리즈를 내는 작품들도 많이 보이고 (스타워즈, 캐논볼, 007, 매드 맥스, 슈퍼맨), 80년대에 <인디아나 존스>처럼 80년대에 태어난 상징적인 시리즈 물도 있었다.
특히 이때부터 훗날 탑스타로서의 인지도를 높여가기 시작해가던 해리슨 포드와 멜 깁슨의 젊은 시절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히트>로 유명한 마이클 만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도둑 Thief> ('비정의 거리'라고도 불리는데 왓챠는 걍 '도둑'이라 기재됨)이라던가, <괴물>, <핼러윈 시리즈>로 70년대부터 B급 감성의 컬트 클래식에 거장 자리를 지켜온 존 카펜터 감독과 이 세상 아포칼립스 텐션의 대가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2>, 그리고 기괴함이라면 이들한테 지지않는 <4차원의 난장이 ET>의 테리 길리엄, '22년 8월 췌장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포세이돈>, <에어 포스 원>, <트로이>, <퍼펙트 스톰>, <네버엔딩 스토리> 등과 같은)스펙터클 영화의 대명사 볼프강 페터슨의 걸작, <특전 U보트>. 그리고 전 세계 대중의 스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전설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가 인상적이다. 특히 이 시절은 스타워즈 같은 걸 제외하자면 아직도 스턴트맨들의 활약이 컸던 시절인데, 와... 지금이야 CG처리 한다지만 이 시절의 그 스턴트맨들의 압도적 액션 활약은 건재하고도 대단했다 (<007>, <스턴트맨> 등등등 거의 모든 액션영화들...)
어찌하였건 80년대 초반이다 보니까 영화 색감,연출과 분위기들만 따지면 아직은 70년대의 느낌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특히 70년대 특유의 그 거친 필름 느낌이라던가 (<매드 맥스>? 같은...) B급 느낌의 판타지, SF 영화들의 느낌... 다만 <스타워즈>의 영향인지 FX 기술은 훨씬 나아진 느낌이다. (<우주의 7인>처럼...) 하지만 <타이탄 족의 최후>처럼 70년대의 그 거칠고 지금보면 좀 웃기게도 보일 수 있는 FX기술의 B급 판타지 느낌이나, (쟈니 윤과 성룡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캐논볼>처럼 70년대의 액션의 DNA를 그대로 가져가는 작품들도 있었다.
오히려 70년대의 허물을 벗어난 참신한 작품은 존 부어만 감독의 영국 작품, <엑스칼리버>였던 것 같다. 색감과 전개, 70년대 특유의 감성에서 벗어나 원탁의 기사들의 대서사시를 숨 막히게 풀어낸 연출과 감성의 모던한 80년대 초반의 역작이었다. 특히 그 시절 국내 CF/방송 배경에 많이 쓰였던 음악, 'O Fortuna from Carmina Burana'은 중세시대 아더왕 이야기의 소위 에픽이라 불리우는 그 웅장함과 처절하고 숭고한 감성을 증폭시켜 준다. (플리에는 공식 OST의 'The Siege of Camylarde' 제목으로 올라가 있는 트랙을 넣었고 Carl Orff의 곡이다 - 전체 OST의 음악가는 트레버 존스임)
그냥 또 하나 소소하게 인상적인 건, 최근 톰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이 굉장한 인기를 얻었는데, 그 1편이 나온 건 1986년이다. 항상 어느 시절이나 보면 비슷한 장르와 분위기들의 영화들이 기획되는데, 80년대 초반도 미소 냉전시대답게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냉전의 끝을 알리는 그 유명한 "페레스트로이카"를 외치는 건 1985년이 되서다) 미국의 우주 최강 최신 군무기의 비쥬얼을 앞세운 <파이어폭스>라던가 <최후의 카운트다운> 같은 영화들이 돋보이는데,
<최후의 카운트다운>의 경우, 여기에 뭔가 필라델피아 실험도 떠올리게 하는 타임슬립이란 요소를 가미하여, 당시 최강이었던 F14 톰캣과 같은 전투기들을 장비한 최신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태평양 전쟁 당시로 돌아가 제로센으로 알려졌던 일본의 A6M의 공격을 통쾌하게 박살내는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천조곡의 웰메이드 국뽕 작품이었다.
(지금 보면 할배들이 다된 찰리 쉰과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빠들의 초중년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 마틴 쉰 & 커크 더글라스)
다른 좋은 영화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최후의 카운트다운>에 너무 분량을 많이 할애 해 버렸다...ㄷㄷㄷ...
음악적으로는 역시 오케스트랄 위주의 오리지널 스코어 체계가 70년대보다 훨씬 더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이른바 대중에게도 인식되는 '네임드' 작곡가들의 출현이 무엇보다 돋보이는데, <인디아나존스>와 <스타워즈>의 존 윌리암스 John Williams가 제일 대표적일 테고, <록키>의 주제가로 유명한 빌 콘티 Bill Conti라던가 <타이타닉>, <브레이브 하트>, <아바타>의 제임스 호너, <매드맥스> 시리즈의 브라이언 메이의 이름들도 많이 보인다.
[위는 신디사이저 음악의 역사 관련 옛 포스팅]
특히 시대가 시대인지라 80년대는 음악계에서도 뉴에이지나 뉴웨이브 음악들이 출현하며 인기를 얻던 시절이었는데, 보통 (예부터 지금까지) 오케스트라 관현악이 오리지널 스코어 사운드를 주름잡는 가운데, 80년대의 그런 음악 흐름이 영화음악에도 젖어들며 오리지널 스코어에도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펼쳐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영화음악에서 신디사이저의 사용은 60년대의 모리스 자르 Maurice Jarre까지 내려가고, 70년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의 실력파 감독들의 영화들에서도 실험적인 사용이 눈에 띄었었다. 특히 당시 도시적 감성이나 서스펜스, 호러의 긴장감이나 여운을 증폭 시키는 이펙트 작용이 돋보이는 것 같다
플리에는 없지만 특히 70, 80년대 신디사이저 음악의 대부나 마찬가지였던 조르조 모러더 Giorgio Moroder도 70년대부터 많은 영화음악에 참여하여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 분은 88 서울 올림픽 '손에 손잡고'도 작곡하시기도...)
특히 뉴웨이브, 아방가르드, 크라우트 록의 대명사인 탠져린 드림 Tangerine Dream이 마이클 만의 <도둑>에 참여한 것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이스케이프 프롬 뉴욕>의 감독 존 카펜터는 본인 영화음악 작곡도 같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분 또한 신디사이저를 적극 활용하여 감독 특유의 서스펜스, 호러, 세기말의 쪼는 감성을 잘 풀어낸다. 플리에서는 <이스케이프 프롬 뉴욕>에서 즐길 수 있음. 이후 80년대 오리지널 스코어의 흐름을 보면 조르조 모러더와 모리스 자르는 물론 반젤리스 Vangelis (2002 한일 월드컵 주제가 작곡), 웬디 카를로스 Wendy Carlos, 토토 TOTO 등도 영화음악 오리지널 스코어 담당의 이름에 올라가게 된다. (나중 플리에 포함될 분들...)
또한 저작권 이슈로 밴 당해서 플리에서 오케스트랄 음악인 메인 테마로 바꾸긴 했지만, 1차세계대전 당시 무능한 지휘관에 의해 전장에서 희생된 많은 청춘들의 모습을 담은 멜 깁슨 주연, 피어 위어 감독의 <갈리폴리>의 'The Race'의 경우 프랑스 신디사이저 전자음악의 권위자인 모리스 자르의 다음 세대를 잇는 거나 다름 없던 또 하나의 거장 쟝 미셀 자르의 'Oxygen'과 같은 음악에서 차용되었고 그 외 음악 감독 브라이너 메이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랄과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전자음악들이 OST에 수록되어 있다.
쟝 미셸 자르는 거의 뭐 프랑스의 국보급 인간문화재나 다름없다고 자랑할 만 한데, 1981년 중국에서 라이브 공연을 한 최초의 서양 음악가로 기록되기도 한다. (20년 후 천안문 광장에서 다시 라이브 공연을 한다) 97년에는 소련...아니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350만 명의 청중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시절 신디사이저에서 비롯된 각종 음악 장르의 위상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지난 [1980년대 한국영화 OST]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한국영화 오리지널 스코어 신에서도 신병호 음악가 등의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전자음악의 적극적인 활용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플리는 연대가 '80~'81인 만큼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올드와 뉴가 혼합된 과도기의 감성이 뒤 섞여 있던 느낌이 특히 크다. (영상 사운드 모두) 어쩌다가 신디사이저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놨는데 플리의 대부분은 오케스트랄 음악이긴 하다
이것 저것 알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이렇게 쭈욱 10년을 훓어본 건 처음이다. 물론 싹 다 뒤져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기준으로 보다보니 없는 자료 모자른 자료들도 많아 궁금한 점도 오히려 더 많아지기도 했다.
옛날 세대니 얼핏 생각하기엔 트로트 뽕짝 천지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세련되고 애틋하기도한 Funky하고 Jazzy한 사운드들이 많았다.
특히 신중현을 위시로 한 모던락 사운드가 지배적이다고 느낄 정도의 순간들도 있었다.
신중현 뿐 아니라 강근식, 길옥윤, 정풍송, 정송조와 같은 그 시절 기라성 같은 영화음악가들의 음악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시절은 이미 대중가요 히트곡이 나오면 그것을 가지고 영화화 하거나 영화 주제가로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시절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나쁜 식의 표현은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대중가요에만 기댄 70년대 영화음악판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을 이 영화음악가들이 증명 해 준 것 같다.
가요씬에서도 주옥 같은 음악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장호, 윤시내, 김추자, 혜은이, 하춘화, 김세환, 패티김, 임희숙, 송창식, 윤형주, 장현, 정훈희 등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도 70년대 영화음악사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영상도 한계가 있고, 아예 필름이 소멸되어버려 확인 할 수 없는 영화, 그리고 구할 수도 구매할 수도 없는 제목만 남아버린 음악들 등등 역사의 중요한 단편들이 이렇게 사라져 있다는 것도 아쉬운 순간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과는 달리 열악하다 못해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던 최악이라면 최악의 '영화음악' 환경 속에서 만나는 진주 같은 모습들이 제일 반가웠던 것 같다.
참고로 이 곳에 가면 70년대 문여송 감독과 임예진 배우의 '진짜진짜' 시리즈 1~3탄을 모두 볼 수도 있다!
암튼 몇 몇 영화들은 이 곳의 영상들을 참고로 특정 음악이 어느 씬에서 흘러나왔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BGM들로 꾸려져 있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암튼 뽑은 곡들은 어마 많았는데 추리고 추려서 26곡 정도가 나왔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70년대 한국영화의 맥을 따라간다기 보다는 인상깊었던 영화음악의 지점들을 하나 씩 들려 보고 싶었던 작업이었다.
첫경험 1970
감독: 황혜미 출연: 김지미, 남궁원, 윤정희
주제가: <첫경험> - 장미리
나름 세련되면서도 애처로운 R&B 블루스 리듬과 오케스트라 백그라운드가 일품인 장미리의 곡이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아주 옛날 그 시절 Bar나 미군 부대 같은 곳에서 이런 마이크로 부르는 가수의 모습이 막 상상되곤 한다. 마지막 부르짖는 "사랑의~~첫경험~~"이 참 인상적이다.
장미리는 당시 '어떻게 할까'가 히트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가수로, 가수남매로도 유명했다 (미리, 재남, 은아)
선배 서수남의 눈에들어 미8군 무대에서 일찍이 활약했다고 한다. 장미리의 음악이 마음에 든다면 74년작 '안개여 말 전해다오'도 추천한다.
영화는 상당히 특이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었던 여류감독, 황혜미의 데뷔작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 감독이라고 하면 되겠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 가지만 당시 우리 사회의 성문화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기성 세대의 위치가 갱신될 때마다 어린 놈들은 안된다고 하는데... 적어도 성에 관련해서는 어느 세대도 말썽이었던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암튼 개방적인 여성상 그리고 불륜... 그리고 이 주제들을 가지고 두 여인의 심리묘사를 기가막히게 풀이한 수준 높은 전위영화로 평가 된다.
권태로운 부부의 일상, 그리고 그 탈선과 좌절 ... 그리고 드라마틱하거나 권선징악적인 요소 없이 평범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캐릭터들의 엔딩의 파격성...
지금은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영화를 직접 확인할 순 없지만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짧디 짧은 리뷰들을 보고 있노라면 꼭 한 번 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영화다.
먼데서 온 여자 1970
감독: 정인엽 출연: 윤정희, 김정훈, 신성일
주제가: <웨딩드레스> - 한상일
인기 배우 신성일과 윤정희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흥행엔 실패했다. 영화의 편집도 상당히 난잡했던 것으로 평가되어 있다.
어쨋든 영화는 망했지만 한상일이 부른 '웨딩드레스'는 큰 히트를 쳤다.
이 영화가 발표되고 난 후 이 음악은 '하와이언 웨딩송'과 함께 대한민국 결혼 축가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고 할 정도다.
정인엽 감독은 이희우의 가사를 당시 영화 음악가 길옥윤과 정풍송에게 맡겼었었는데,
결국 정풍송의 곡이 선택 되었고 지금까지의 레전드로 남았다고 한다.
이후 한상일은 길옥윤의 버전도 취입을 하였다고 한다.
영상에서는 신성일이 부르지만 한상일의 목소리로, 생김새나 목소리나 어딘가 신사같은 느낌을 주는 이 분은,
북한 개성 출신으로 6.25 당시 인천으로 피난 후 서울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들개 1971
감독: 박종호 출연: 신성일, 정훈희, 윤정희
주제가: <들개> - 정훈희
이봉조가 작곡한 영화 <안개>의 주제가로 일약 핫샷 데뷔를 한 정훈희를 신성일의 맞 상대역으로 스크린으로 내세운 영화였다.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정도의 수위가 예상되는 영화인데, 당시 20대 초반의 초짜 신인 정훈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신기방기 재밋어 하며 영화를 소화해 냈다고 한다. 이를 보고 신성일도 살짝 놀랐다는...
한국 영화 최초의 하드보일드 영화로 기록되긴 하는데, 찾아보면 영화적인 평가보다는 정훈희의 출연에 대한 내용들이 대다수다.
암튼 모든 관객들은 이 정훈희를 보려고 스크린을 찾아 갔다고 한다.
'안개'와 마찬가지로 주제가 '들개' 또한 이봉조의 곡이다.
연애교실 1971
감독: 신성일 출연: 신영일, 나오미
주제가: <연애교실> - 펄시스터즈
신성일이 감독 데뷔를 하며 화제를 일을켰던 71년작 <연애교실>.
여기서 등장하는 신영일과 나오미는 신성일이 직접 픽업했는데, 신영일은 신일룡과 함께 70년대 청춘 스타의 양대산맥으로 불리웠고 가장 마지막까지 신성일 사단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주제가는 펄시스터즈가 부른 '사랑의 교실'로 '들개'에 이어 역시 이봉조가 작곡한 곡이다.
그 시절 많은 음악가들이 그랫듯이 이봉조 또한 50년대 미8군에서 재즈 아티스트로 활동하였고, 64년에 영화음악 감독으로 데뷔했다.
정훈희를 비롯해 현미, 윤복희를 발굴하기도 한 인물이다.
대표곡으로는 최희준의 '맨발의 청춘', 현미의 '보고 싶은 얼굴' 등이 있다.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1971
감독: 이성구 출연: 김희라, 이대엽, 신영균, 윤정희, 박노식
주제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 김추자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유행어를 낳게 한 김추자-신중현 콤비의 김추자 1집에 실린 음악이다.
아마 이 시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세대라도 이 노래 한 번 쯤은 어디선가 들어 봤을 만큼 유명한 음악이다.
김정미와 더불어 신중현 사단의 가장 유명한 간판 스타로 알려져 있는 김추자는 1집의 성공 이후,
패티김이 부르기로 되어 있던 신규 드라마 주제가 '님의 먼 곳에' 공연에서 (패티김의 부재로 인해) 갑자기 신중현에 의해 대타로 투입되며 확고한 스타덤의 자리매김을 한다.
영화와 음악은 제목만 같을 뿐, 그리고 영화 초반에 쪽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흘러 나오는 김추자의 '월남에서 온 김상사'는 어딘가 앨범에서 들었던 그 맥락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듯이 락 스피릿으로 알려져 있는 신중현 그리고 김추자를 생각한다면,
막상 이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의 영화가 보여주자고 하는 것은 월남전에서 돌아온 이들이 느끼고 눈으로 확인하는 발전된 대한민국! 이기 때문이다.
결국 어렸을 때 보던 반공영화와 비슷한 맥락으로 국토개발의 찬란함과 희망섞인 나라의 미래를 굳이 포장하여 보여주는 이 작품은 김추자/신중현과는 전혀 무관한 듯 보인다. 다만, 그 시절 70년대 개발초기의 서울의 모습들, 그리고 윤정희의 아름다운 모습은 기억에 계속 남을 만 한 것 같다.
내일의 팔도강산 1971
감독: 김대철 출연: 김희갑, 황정순, 신성일, 문희
수록곡: <빗속을 거닐며> - 김추자
이번 작업을 하면서 보니 70년대 시절 이런 국책홍보 영화가 참 많았던 것 같다.
뭐 비스므리하게 최근시대에도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여당의 색깔을 지닌 이른바 '국뽕' 영화들이 제작될 때마다 말들이 많은데 (그것이 좌건 우건),
당시에도 이런 영화들이 나올 때 비판은 어디에나 있었지 않을까.
<내일의 팔도강산>은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와 비슷한 맥락으로, 국립영화제작소가 제작한 국책홍보 계몽영화다.
시리즈로 제작되어 나름 흥행에도 성공했다고 한다. (영화 드라마 등등 수도 없이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어 이 시리즈 만들기 자체가 아마도 진짜 중요 국책과제 였을 수도 있다)
자랑스럽게 개발된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키 포인트인 만큼 이것에 대한 장단을 맞춰주는 수록곡이나 가수들 또한 꽤 화려한 편이었다.
특히 71년도 버전에서는 20살 초반의 funky 하고도 그루비한 김추자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그 시절에 이 영화를 보았을 때의 사람들의 느낌은 어떠할지 모르겠으나 지금 시점에서 확인할 때는 이런 가수들의 모습, 음악들 그리고 또 당시의 한국의 모습들을 살펴 볼 수 있는 한편으로는 소중한 기록 영상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밑에는 마지막 편집 때 김추자에게 밀려 포기한 영화 속 패티 김의 '서울의 찬가'다.
패티김과 신성일과 문희와 함께 70년대의 서울 여행을 잠깐 떠나 보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1972
감독: 신성일 출연: 신성일, 신영균, 나오미
주제가: <목장길 따라> - 김세환
신성일의 3번 째 감독작으로 한국판 '사운드오브 뮤직'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요즘이야 천만천만 하지만 당시 4,5만이 성공의 마지노선이었던 영화판에서 13만 이상 관객을 끌어 모았다.
72년 TBC 방송가요대상 신인상에 빛나는 김세환이 주제가를 불렀다.
이 '목장길 따라'는 원래 'Stodola Pumpa'라는 체코 민요로 번안곡이다.
영화는 필름이 유실되어 확인 할 순 없지만,
저 포스터에서 나오는 느낌과 김세환이 번안한 포크송과 굉장히 어울리는 각이다.
TMI로... 한때 폭풍적인 인터넷 밈 양산과 동시에 인기를 누렸던 김영철의 "4딸라"를 주제로 한 버거킹 광고에도 이 '스토돌라 뿜빠'가 쓰였었다.
70년대와는 상관없지만 참고 영상 보시겠습니다.
이별 1973
감독: 신성일 출연: 신성일, 김지미, 오수미
주제가: <이별> - 패티김
70년대를 돌아보며 참 신성일이라는 이름 석 자를 피해가기 힘들다. 이별은 당시 인기곡이었던 패티김의 '이별'이라는 곡을 테마로 김지미, 오수미와 함께 장장 40일 간의 프랑스 올로케로 촬영한 멜로물로 화제를 불렀다.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당시 프랑스 파리하면 얼마나 로망 그 자체였을지, 그리고 그 곳에서 올 로케한 한국 영화라니... 거기에 얹힌 김지미와 패티김의 주제가라니! 정말 관객으로서 맘이 쿵쾅쿵쾅 했을까 싶다.
영화는 14만5천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했고, 이에 힘을 받아 <속 이별>이 제작되었고, 이형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신성일과 패티김이 직접 주연을 하였다. (결과는 소소...)
아무튼 신성일이 70년대 빼놓을 수 없는 위인이라 엄앵란과의 사랑이야기도 유명하겠지만,
이 <이별>을 논할 때 작곡가 길옥윤과 패티김의 러브스토리 또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남들이 들으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로맨스와 사정들을 거쳐 결혼한 그들이 다시 이별하기전 마지막으로 길옥윤이 패티김에게 만들어준 음악이 바로 '이별'이었고 이 음악은 당시 5주간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리고 1995년 길옥윤의 장례식에서 전부인 패티김은 '이별' 불러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패티김은 미처 그럴 자신이 없어 전혀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고 한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아는 이들이 듣는 다면 눈물을 훔치고도 남을 이야기다.
이렇게 한평생 음악에 미쳤던 한 남자와 그의 디바에게서 태어났던 음악이 바로 '이별'이었다.
숙녀초년생 1974
감독: 최인현 출연: 하춘화, 남진, 이대엽
주제가: <숙녀 초년생> - 하춘화
70년대를 보면 간혹 특정 가요나 가수가 큰 인기를 얻으면 스크린으로 불러 들여 영화화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언급했던 '들개'의 정훈희, '속 이별'의 패티김 같은 경우도 있는데 무엇보다도 대표적이면서도 특수성을 가지는 케이스는 바로 70녀대 후반의 '진짜진짜 좋아해'의 혜은이와 바로 이 하춘화의 '숙녀초년생'이 아닌가 싶다.
'61년 되던 해 6살에 데뷔한 어린 하춘화는 70년대가 되어 이미 동시대 톱아티스트들인 패티김, 이미자 등과 어깨를 견줄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74년엔 가수왕에 등극하기도 한다.
이런 하춘화를 스크린으로 불러 하춘화를 위한, 하춘화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가 <숙녀 초년생>이다.
당시 전성기를 누리던 하춘화를 아이콘으로 삼아 만든 캐릭터로 펼쳐치는 한 소녀 가수의 통속적인 이야기로 알려져 있으나,
영화보다는 당시 하춘화의 공연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이 오히려 더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고 한다.
<숙녀초년생>의 영상은 2020년 2월 현재 유튜브로 찾아볼 수 없으며 아래 링크의 블로그에서 인트로 영상 (주제가 숙녀초년생으로 시작하는)을 확인할 수 있다.
http://blog.naver.com/dlqudduf00/220017146918
별들의 고향 1974
감독: 이장호 출연: 안인숙, 신성일, 하용수
주제가 및 수록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 이장희, <열 아홉 살이에요> - 윤시내
여러모로 7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며 대한민국 문화계에 있어 여러 갈래로 시사점 또한 많다.
정말 이러한 임팩트를 가질만 할 작품이 어디 또 있었을까...
73년 1백만부 판매를 기록한 최인호 작가의 원작으로 원작만큼 영화 및 음악 또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별들의 고향> 이후 한국 영화계는 '호스티스물'이라는 새로운 장르 트랜드가 생겨났고 이는 80년대까지 쭉 이어지게 된다.
당시 70년대는 산업화에 접어들며 대기업, 회사원과 같은 키워드들이 사회적인 키워드로 출현하는 시점이었고,
그로 인한 본격적인 접대/유흥 문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도시화된 격동의 자본주의 공간 속에서 경아라는 여성의 삶을 통한 사회적인 관찰을 보여주었고 이 흐름의 바톤은 바로 다음 해 '영자의 전성시대'가 받아 이어간다.
최인호: "경아는 우리들이 함부로 소유했다가 함부로 버리는, 도시가 죽이는 여자였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영화 최초로 별도의 OST 음반이 발매되었다.
지금과는 달리 영화음악 작업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았던 열악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액트였다.
저 시절에 따로 스튜디오에서 보강 작업까지 했다고 하니, 음악이 얼마나 영화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지 깨닫고 있었던 이들이었던 것이다.
위 OST 앨범 사진을 보면 음악에 당당히 이장희와 강근식이라는 이름이 올라가 있다.
보컬 음악을 들면 먼저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와 윤시내의 '열 아홉 살이에요'가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
특히 '나 그대에게...'는 지금 들어도 그 세련되고 아련한 감수성에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의 명곡이다.
윤시내의 '열 아홉 살이에요'는 그 유명한 "경아, 오랜만에 누워보는 군"의 대사 때문에 퇴폐적이라는 사유로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두 곡은 보컬곡은 물론 배경음악으로도 영화 전반에 걸쳐 경아의 테마로 '말 그대로' 흘러 내린다.
그리고 강근식이라는 이름을 또 빼 놓을 수 없는데,
홍익대학시절 '홍익캄보' 5인조 밴드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68년 말 멕시코라는 고급 살롱에서 이장희와 운명의 만남을 했고,
73년 군제대 이후 이장희와 동방의 빛을 결성한다. (어떻게 보면 오리지널 홍대출신 아티스트 조상님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동방의 빛이 바로 영화 <별들의 고향> OST의 메인 세션의 기둥이다.
[어마무시하게 Funky 그루비한 별들의 고향 사운드트랙 C 버전을 들어보자]
기타의 강근식, 오르간의 이호준, 드럼의 유영수, 베이스의 조원익, 색소폰의 황천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당시의 음악들이 포크락으로 불리기는 하는데,
물론 순수한 포크도 있지만 사이키델릭락과 같은 프로그레시브란 모던락에 가깝다.
그리고 드럼과 기타와 베이스와 신디사이저가 만들어 내는 이 몽롱한 사운드 세션의 향연을 영화 전반에 걸쳐 들을 수 있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매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폭발적인 영화위에 쓰여져 있는 그 이름들을 보면 그 인연들도 참 재밋다.
위처럼 이장호와 강근식의 인연은 물론,
감독 이장호는 이미 최인호와도 어릴적 친구 사이였고 최인호에게 달려가 이 소설은 내가 영화로 만든다라고 반협박(^^)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 이장희 또한 최인호와도 아는 사이였고...
뭐가 얽히고 섥히고...
암튼 이런 식으로 실타래처럼 묶여 <별들의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신세대의 시너지가 대폭발 하였던 것이다.
현재에 와선 "오랜만에 누워보는 군 경아" 등의 대사 등과 함께 희화화 되는 경우가 많지만.. 희화화 시켜 떠오르는 옛 추억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대단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경아, 경아, 경아...
태양닮은 소녀 1974
감독: 이만희 출연: 문숙, 신성일, 고영수, 문오장
주제가: <미인> - 신중현
감독 이만희와 문숙이 이 영화를 찍고 실제 연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 또한 문숙을 위한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고 이만희 감독이 찍은 영화 중 가장 밝다고 한다 (이 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암튼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신중현의 이름인데,
당시 이만희 감독은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을 통해 영감을 얻으려 많이 노력한 모양이다.
음악을 맡긴 신중현을 만나고 와서 신중현에 대한 칭찬이 장난 아니었다고 한다.
당시 신중현과 엽전들의 공전의 히트곡, '미인'을 주제가로 체택했고,
영화 전체를 볼 수 없어 확인은 할 수 없었지만 보컬은 신중현이 아닌 당시 신중현 사단의 김명희가 맡았다고 한다.
김명희는 가수의 현미의 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 편집 영상에서 삽입 되었듯이 이 70년대 중반을 향해가는 즈음의 영화들에서 신박한 훵키 그루브 세션 사운드가 많이 들려오기 시작한 것 같다.
영자의 전성시대 1975
감독: 김호선 출연: 염복순, 송재호
주제가: <너무 많아요> - 임희숙
'74년 <별들의 고향>이 터뜨린 호스티스물의 흐름을 이어 받아 '75년 흥행 1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별들의 고향에서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당시 70년대 산업화/자본주의 사회 안에서의 여성의 수난사를 다룬 이야기로,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특히 눈에 띄던 것은 당시 시골에서 상경한 여성들이 주로 가질 수 있었던 직업들 (부잣집 식모, 봉재 공장, 버스차장 등)에 대한 모습들을 통해 다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 한다는 것이었다.
영화음악 담당은 길옥윤, 강근식, 신중현 등과 함께 70년대 (이후까지) 한국 영화음악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리고 중요한 피겨인 정성조가 맡았다.
그리고 영화 속 BGM으로도 계속 흘러내리는 애절한 영자의 테마, '너무 많아요'는 백창우가 작곡하고 임희숙이 불렀다.
바보들의 행진 1975
감독: 하길종 출연: 윤문섭, 하재영, 이영옥, 김영숙
주제가: <고래사냥> - 송창식, <왜불러> - 송창식
당시 유신체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가득찬 이 영화는 30분의 통편집을 당해버렸다.
이에 충격을 받은 하길종 감독은 이 영화가 상영되는 자체가 수치스러워 극장 안에서 숨어있었다고 한다.
급기야 하길종 감독과 최인호 작가는 몰래 영화관에 잠입해 편집되었던 마지막 엔딩 장면의 필름을 이어 붙여 극장에서 상영되도록 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 장면은 주인공 영철이 바다에서 자살하는 씬으로 어떻게 보면 당시 시대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중요한 절정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것만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원작자와 감독의 애절함, 작품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시대에 대한 사명감이 느껴지는 일화다.
그래도 영화 곳곳에는 서슬퍼런 검열의 손이 닿지 않은 현실에 대한 비판, 은유, 사유가 남아있으며,
아직도 젊음의 사징으로 남아있는 신촌 대학가와 명동 등을 중심으로 촬영하며 당시의 청춘세대의 생활문화도 엿볼 수 있는 영상들을 담고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90년대 나이트의 부킹 문화와 비슷한 미팅방? (그 때는 뭐라고 불렀는진 모르겠다) 문화도 상당히 흥미롭게 보였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영화 중 장발단속 씬에서 나온 송창식의 '왜불러'는 공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금지 철퇴,
또 하나의 송창식의 대표주제가인 '고래사냥'은 어떻게 보면 그 시대를 향한 비판과 한탄의 한에 맺힌 울림 같은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데,
이건 또 포경수술을 의미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사유로 금지 철퇴를 맞았다.
참고로 이 1975년 5월은 대통령 긴급조치 9호가 발표되며 220여곡이 금지곡으로 묶인 시점이기도 했다.
참으로 여기저기 물어뜯긴게 말이 아닌 작품이었다.
감독 하길종은 미국의 대표 영화학교 중 하나인 UCLA 졸업생으로 학교에서도 상당한 인정을 받은 천재형 감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를 잘못 만난 것인지 그 천재성을 꽃피지 못한채 39살의 나이로 뇌졸증으로 안타깝게 사망한다.
미인 1975
감독: 이형표 출연: 김미영, 신중현, 이남이, 권용남
주제가: <빗속의 여인> - 장현, <아름다운 강산> - 김정미
당시 대중적인 인기까지 거머쥐어 버린 신중현과 엽전들의 1집 앨범을 모티브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래 '미인'이 당연히, 당당히 주제가로 나왔어야 하나, 같은 해 영화 개봉 이전 '미인'이 금지곡으로 지정되며 '미인'을 들을 수 없는 영화, '미인'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미인'의 가사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이 부분을 당시 젊은이들은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만 하고 싶네~"로 바꿔 불렀다는 이유다. (대통령을 여러 번 하고 싶네~~)
하지만 영화음악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앨범의 모티브 영화화인 만큼 엽전들의 멤버인 신중현, 이남이, 권용남 모두 출연하여 이들의 신들린 모던락 세션을 눈으로 귀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제가는 신중현 사단의 한 명인 장현의 <빗속의 여인>이며,
이선희의 버전으로도 유명한 <아름다운 강산>은 김정미가 보컬을 맡았는데, 신중현을 향한 정부의 유신정부 찬양을 위한 꾸준한 요청(?)에 대한 반발로, 권력자를 위한 노래를 만들 바에는 우리 강산을 위한 노래를 만들겠다 하며 신중현이 만든 노래라고 한다.
풀영상을 볼 수 있다면, 엽전들의 세션씬들만 모아놓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어제내린 비 1975
감독: 이장호 출연: 김희라, 안인숙, 이영호, 최불암
주제가: <어제내린 비> - 윤형주
<별들의 고향>의 콤비 최인호(원작)와 이장호(감독)가 다시 뭉쳐 만든 작품이다. (별들의 고향의 히로인 경아, 안인숙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전작의 대성공 때문에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는데, 두 번째 신고식을 잘 치뤘다는 평이다.
이번 영화음악 담당의 타이틀에는 정성조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데,
대한민국 1세대 재즈 아티스트로서 재즈에 베이스를 둔 락, 브래스 밴드 음악 사운드를 확인 할 수 있다.
<별들의 고향>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OST 음반이 발매 되었는데 윤형주가 부른 '어제내린비'는 이 영화의 테마에 맞춰 만들어진 찐 영화음악 테마송이었다.
이미 있는 곡들을 가져오거나 세션 배경음악이 거의 다였던 당시 70년대 영화음악 상황을 볼 때 굉장히 상징적인 부분이다.
이후 정성조는 <겨울여자>, <공포의 외인구단> 등등등 수십여편의 한국 영화음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한다.
너무너무 좋은거야 1976
감독: 이형표 출연: 임예진, 전영록, 황해, 태현실
수록곡: <나 하나의 사랑> - 정종숙
월간 <여학생"의 연재 소설이었떤 '스몰보이'의 원작을 이형표 감독이 하이틴 스타 임예진을 내세워 영화화한 작품이다.
돌아이돌 전영록의 연기 데뷔작이기도 하다.
주제가는 김인순의 '나는 알아요'란 곡인데, 앨범의 전영록의 '너의 마음엔'과 마찬가지로 노래를 들을 수가 없다.
아무대로 현재로서는 저 LP를 가진 사람만이 확인할 수 있는 노래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저 앨범에 들어 있는 정종숙의 '나 하나의 사랑'으로 대체했다.
참고로 김인순은 '친구사이', '선생님 안녕히', '푸른교실' 등 청춘음악들을 많이 불러 사랑 받았었고 '여고졸업반'을 75년 10대 가수에 들기도 했다.
음악 담당의 정민섭은 추억의 만화영화 주제가를 수없이 많이 만든 작곡가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요술공주 밍키'라던가... ' '개구리 왕눈이', '마루치 아라치' 등등등
그리고 수록곡 말고도 영화 인트로의 영상도 넣었는데, 모던락 사운드의 인트로 음악이 꽤나 귀엽게 funky하다.
사랑의 스잔나 1976
감독: 송존수 출연: 진추하, 이승용
주제가, 수록곡: <이 생명 다하도록>(유튜브영상) - 이채연; <One Summer Night>, <Graduation Tears>, <Tommy Tom Tom>, <우연>, <생명지광> - 진추하
홍콩 여배우 진추하 (Chelsia Chan)가 주연한 한국홍콩 합작 영화로 한국에서도 흥행 '76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70년대는 특히 홍콩한국 영화 합작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홍콩은 수익과 촬영장소를 확장할 수 있는 잇점, 한국은 까다로운 외화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잇점이 있어 주로 액션물 등을 위주로 많은 한국홍콩 합작 영화들이 특히 많이 나오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진추하는 싱어송라이터로도 유명한데, 이 영화 자체도 아름다운 노래들로 가득...차 있다.
가장 유명한 주제가 중 하나인 <One Summer Night>의 한국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쓰였었다.
유튜브에 올라가 음악은 이채연의 번안곡인데, 진추하의 버전은 '生命之光 생명지광'이다.
꺼꾸리와 장다리 옴니버스 OST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데 이 앨범에는 동영화의 'One Summer Night'의 김상화 번안 버전도 수록되어 있다.
이 '생명지광'은 이채연 버전, 진추하 버전 각각 그대로의 맛이 있는 것 같다. 그 시작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멜로디는 두 버전 모두 동일하게 아름답게 들린다. 영어로 부르는 홍콩 노래라 이질적이어서 유튜브에서는 뺏는데,진추하가 부르는 영화 속의 또 하나의 명곡 <Graduation Tears>와 <
生命之光 생명지광>의 오리지널 버전을 들어보자
겨울여자 1977
감독: 김호선 출연: 장미희, 신성일, 김추련, 신광일
주제가: <눈물로 쓴 편지> - 김세화, <겨울 이야기> - 김세화, 이영식
70년대 한국여배우 트로이카 중 한 명인 장미희의 은막 데뷔작이다. (나머지 둘은 유지인과 정윤희)
너~무 개방적인 관점의 성생활을 가진 충격/파격적인 여성의 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별들의 고향>의 46만을 58만이라는 숫자로 갈아치워버린 대 기록을 남겼었다.
아마도 70년대 한국영화의 최고 절정을 찍어버린 영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유신을 벗어난 한국영화는 이후 전두화 정부 하 80년대의 또 다른 암흑기로 접어들게 된다)
음악은 <어제내린비>의 정성조가 담당했고 주제가는 김세화가 불렀다.
영화 OST도 영화처럼 큰 인기를 누렸고, 정성조의 OST 대표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70년대 영화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Funky튠인 겨울여자 주제가 D 버전을 들어보자.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 1977
감독: 석재명 출연: 이승현, 전운, 김정훈, 주영숙
주제가: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 - 이승현, 김정훈
히트했던 하이틴 영화 <고교얄개>의 석재명 감독의 작품이다. 여기서는 청춘 캐릭터가 아닌 유명한 만화 캐릭터 고바우 선생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영화와 동명인 주제가는 주연인 이승현, 김정훈이 직접 불렀고, 하이틴 청춘 영화답게 어딘가 만화 주제가 스러운 경쾌함과 귀여움도 있다.
유튜브에는 주제가는 올리지 않았고, 70년대 영화음악들에서 자주 들렸던 사운드인만큼 funky한 브금이 올라가 있다.
위 <사랑의 스잔나>에 올라가 있는 이미지의 앨범은 OST 옴니버스 앨범으로, <고교 꺼꾸리 군....> 음악은 주제가만 들어 있다.
말해버릴까 1977
감독: 김인수 출연: 전영록, 이낙훈, 김보미, 강주희
주제가: <말해 버릴까> - 김인순
70,80년대 남성들의 마음을 그렇게 애타게 했었다는 70년대 대표 하이틴 스타 중의 한 명인 강주희와 전영록 주연의 영화다.주제가는 '말해 버릴까'인데 (위 '너무너무 좋은거야에 이어)이번에도 김인순의 하이틴물 주제가다.김인순은 88년 고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진짜 진짜 좋아해 1977
감독: 문여송 출연: 임예진, 김현, 최불암, 이자영
주제가: <진짜진짜 좋아해> - 혜은이
70년대에 한국영화의 인기 장르가 크게는 <별들의 고향>에서 시작된 호스티스물과 바로 하이틴 청춘영화물이 있었다.그리고 이 70년대 하이틴 영화 붐의 중심에는 석래명, 김응천, 문여송 감독이 있었다. 그리고 <진짜 진짜 좋아해>는 그 셋 중 하나인 문여송 감독의 작품으로, 임예진과 함께 그가 만든 <진짜진짜> 시리즈의 3편이자 완결편이다. 재밋는건 이 버전은 청춘영화라 해서 밝고 경쾌하진 않고 오히려 주인공이 죽어버리는 비극로맨스였다. (전 진짜진짜 시리즈의 이덕화도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흥행은 실패 했고 당시 하이틴 스타, 임예진의 아름다움만 남아 있는 영상 기록물이란 평도 있다.
임예진은 진짜 이쁘게 나오긴 한다. 여기서 쓰인 주제가는 70 중후반을 기점으로 현재 아이돌급의 폭풍 인기를 누린 혜은이의 '진짜진짜 좋아해'라는 뽕짝과 스윙이 겹합된 것 같은 맛깔나는 곡으로 영화의 시작부터 흐른다.
혜은이의 음악과 함께 남주의 마라톤 씬의 브금도 함께 유튜브 영상에 넣었는데, 역시 funky한 브금이다.
스포츠씬이어서 더 그런지 당시 나왔던 영화 ,<록키>가 연상되기도 하는 funky 그루비한 브금이다. 지금 막 장충체육관으로 달려가 복싱경기를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다.
당신만을 사랑해 1978
감독: 문여송 출연: 혜은이, 이미경, 김현, 윤일봉
주제가: <당신만을 사랑해> - 혜은이
당시 볼 수 없었던 언니부대까지 만들어낼 만큼 대한민국 국보급 아이돌의 위치에 있었던,
(하춘화의 <숙녀초년생>과 비슷한 맥락의) 혜은이를 내세운 혜은이를 위한 혜은이에 의한 영화다.
실제 혜은이의 데뷔 배경의 초반 라이프 스토리를 토대로 픽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혜은이의 역사는 길옥윤과의 만남부터 시작한다.
서울의 한 무교동 맥주홀에서 노래를 부르다 작곡가 엄진의 소개로 혜은이는 길옥윤을 만나게 되고,
길옥윤 써준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히트 가도에 오르게 된다.
이 때 길옥윤은 패티김과의 이혼 후의 상황이었는데 혜은이를 발굴하면서 엄청난 성공가도를 다시 한번 달리기 시작한다.
둘 사이의 실제 로맨스는 없었고 (루머는 있었지만), 쨋든 길옥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혜은이의 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당신을 모르실거야' 비롯하여 '당신만을 사랑해', '제3한강교', '새벽비' 등... 이 음악들은 신세대 트롯가수 요요미의 커버로도 최근 또 유명세를 탔었다.
내일 또 내일 1978
감독: 임권택 출연: 박은수, 정희, 이덕화, 안소영
주제가: <내일 또 내일> - 산울림
아무리 봐도 추억어린 전원일기 박은수와 도시를 거니는 하이에나 같은 이덕화의 쿨내쩌는 표정이 인상적인 포스터인 것 같다.
70년대 한국영화 음악들을 뒤져 보면서 마지막에 참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곡과 영화다. 마치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직전의 동트기 시작하는 어느 시점같은 느낌이랄까...
임권택 감독은 이미 60년대부터 영화를 찍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도 이미지가 강해지기 시작한 것은 <만다라>, <씨받이> 같은 80년대부터였기도 하고 영화음악이라는 키워드로 70년대 한국영화를 돌아볼 때 <내일 또 내일>에서야 그 이름이 들어나기도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락계의 또 하나의 전설인 산울림의 경우, 7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물어 가는 70년대와 다가오는 80년대의 서막 같은 존재같이 느껴졌다. 또한 70년대를 주름 잡았던, 그리고 영화음악들에서 보아왔던 신중현, 이장희 같은 다른 락 아티스트들과는 또 다른 존재로서의 신세대의 상징성을 지녔던 것 같다. (반정부주의적 성향이 없었던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79년 산울림 4집에 들어간 이 <내일 또 내일>이라는 동명 타이틀의 곡 또한 묘하게 그런 뭔가 태동하는 느낌의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
70년대라니... 벌써 50년 전의 이야기들이다. 근데 또 들으니 이렇게 또 신박하고 훵키 그루브하게 다가 오다니 참 신기하다.
그 당시의 생활상, 그 당시의 도시와 풍경, 문화 등을 엿 볼 수 있어 옛 영화를 보는 매력의 이유 중 하나다.
뜬금없는 외국영화 이야기지만 예를 들어 최근 다시 본 쟝 클로드 반담의 <투혼 Bloodsport> 를 보면서
옛날 홍콩의 도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낭만적이고 좋았다.
분명 옛날 그 영화를 봤었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액션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줄이야...
마찬가지로 이번 70년대 영화음악을 돌아보면서 찾은 영화와 영상물 속에서도 위와 같은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비단 어떤 것들은 계몽을 위한 억지 스토리에 억지 영상으로 영화적인 평가를 받지 못 할 지언정
그냥 영상 자체로서의 중요성을 분명히 지니고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옛 영화와 음악들이 다시 복원되고 사람들의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겠고 누군가에게는 모르던 것에 대한 신기함으로 다가올 소중한 문화 자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