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를 보면 첨에 약간 몸을 사리게 되긴 한다. 비싸다고는 들었는데 1인분 이 가격?? (갈비 19,000원) 밥도 따로 시켜야 한다고???? (1,000원) 그렇다고 50년 전통이라는 가게를 그냥 나가나... 첫 방문은 항상 시그니쳐로 보이는 메뉴를 시킨다. 불고기 1인분, 갈비 1인분 (물론 소갈비다).
나만의 맛집의 기준은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 곳, 특히 단골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 곳.., 그런 곳들은 대부분이 맛집이다. 세월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다. 여기가 그런 곳이더라 (참고로 난 딱 오픈 시간 맞춰서 가서 그렇게 붐비진 않았는데 손님이 꾸준히 들어오긴 했다)
일단 시키고 보는데 뒤에서 불고기와 갈비를 직접 손질을 해주시는데 폼이 예사롭지가 않다. 영상엔 담지 못했지만 신랄하다기 보다는 절도있는 가위질을 보고 신뢰감의 경험치가 갑자기 쭉쭉 올라간다
이 판을 전문용어로 뭐라고 부르는진 모르겠는데 미국서도 한식당 가서 불고기나 갈비 시키면 이런 판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비주얼이다. 어찌 보면 한국에 관광 온 외국인들이 불고기나 갈비 먹는데 가장 익숙한 비주얼일 것이다
찬은 뭐랄까... 서울 깍쟁이같은 느낌이다. 군더더기 없고, 필요 없는 반찬 없고 딱 적당한 만큼만.. 특히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느낌도 참 좋다. 지방 김치와는 또 다른 맛이다. 암튼 반찬은 더 달라면 더 주신다. 첨에는 딸랑 두 개였던 고추 더 달라고 하니 막 4개 6개씩 퍼 주신다... 맛이 하나하나 괜찮다. 특히 고기는 불고기보다 갈비가 그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 때문인지 더 낫다. 근데 그 단짠이 딱 적당한 맛이다. 뭐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옆 테이블은 갈비만 2인분 시키던데... 이유를 알겠다. 맛있다
이 집은 이 얼갈이? 시래기? 된장국이 킬러다. 보통 이런 국은 대부분 짠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딱 좋다. 고기와 마찬가진데 짠이 좀 더 덜 하다... 그게 너무 좋다. 솔직히 일본 식 미소 수프 참 좋아하는데 이런 된장국이라면 "아 미소수프 꺼지시고요..." 다. 이 단짠의 적절한 간 조절이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정말 어려울 텐데... 그리고 더더욱 큰 킬링 포인트는 된장국과 반찬들의 리필 수준이다. 더 달라고 하면 처음 나왔던 양보다 더... 더... 더.. 듬뿍듬뿍 퍼 주신다. 처음 주문할 때의 가격이 절대 아깝지가 않다
음식점 들어오기 전에 공복으로 한 1시간 30분 돌아다니다 온 영향도 있긴 하고, 오늘 많이 걸어야 하는데 정말 많이 먹었다 배가 터지도록... 난 소식가다 (고기 150g도 겨우겨우). 일반인들은 이 150g에 만족은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팅에 올린 사진이 한 점도 안 먹은 사진이다. 양이 적어 보이긴 한다. 그래서 김치에 된장국에 밥말아 먹고... ㅋㅋㅋ 암튼 반찬 리필, 얼갈이 된장국 리필 등등 쌈도 싸먹고 아점인데... 또 걸어야 하는데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하나... 먹고 먹었다. 담에 가면 갈비국, 국밥 메뉴도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또 그 담에 또 가게 되면 갈비만 시켜 먹어야겠다
추천한다. 50년의 짬밥은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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