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박4일 포천 여행에서 맛집 탐방은 완전 실패였다. 추석이다 보니 문 닫은 집들이 많아 검색검색해서 뽑아 놓고 가본 곳은 단 한 곳... 그래서 그때 그때 찾아간 곳들이 거의 다 실패했는데 유일하게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먹은 곳, 바로 산정호수에 위치한 어부네옛매운탕. 원래 리스트에 있던 음식점이 문 닫아 급히 검색 해 우연히 찾아간 곳
민물매운탕은 옛 시절 매기매운탕만 여러번 먹어봤었는데 항상 그 기름진 느낌과 비린내 때문에 멀리했었는데 이 집에서 먹어보니 난 평생 민물매운탕을 잘못 먹었구나 깨닳게 해줬다
전~혀 기름지지 않은 칼칼~한 국물에, 부드러~운 생선고깃살... 국물 뜬 숟가락에 생선살과 김치를 얹어 목에 넘어가는 그 맛. 아... 잘 왔다 어부네옛매운탕. 지금까지 실망한 포천 음식점들의 안 좋은 기억들을 한 방에 날려 주었다
첫 날은 가게에서 먹었다. 원래 매운탕에 들어가는 사리 (라면, 수제비) 안 좋아 하는데 수제비도 맛있어서 추가로 시켰다. 수제비는 매운 국물 안 좋아해서 항상 맑은 국물에만 먹어 봤었는데 여기서 먹으니 맛있다. 비쥬얼 그대로 칼칼 시원~ 하다
추가했더니 가게 사모님이(신 듯?) 오셔서 수제비 직접 따 주시면서 "우리 아저씨가~" 썰을 풀어 주신다아저씨 (사장님)가 어부시고, 한탄강에서 매일 잡아오는 생선으로 준비한다고 하신다. 그래서 생선살이 부드러운 거라고! (진짜 매우 부드럽다. 생긴거 징그러운 것만 빼면 좋다)
또한 한탄강 민물고기 잡는게 면허증이 필요한가보다, 근데 아저씨는 면허증을 가지고 계시다고.. 벽을 보니 다큐멘터리 방송에 나오셨던 사진들도 보인다
여행가서 로컬 맛집 가서 이런 이야기도 듣는게 참 좋다. 맛있는 음식과 그것만이 가진 그 분들의 이야기... 키야... 이 날따라 로컬로 보이는 손님들이 꽤 들어와 있어 뭔가 더 맛있는 느낌이다 (여행가면 그런 기분있지 않나)
그 동안 포천맛집 여행은 진짜 '망'이었는데 정말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다시 숙소로 향한다
| 그 다음 날
좋은 기억을 뒤로 한 채 다음 날, 이동면에 왔으니 비교를 위해 이동갈비를 한 번 더 먹기로 했으나 이게 웬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다. 진짜 엄청난 폭우가 내린다. 영상은 비가 좀 약해지고 찍었다. 완전 쏴쏴쏴쐇쏴~였음
"비오는 날엔 매운탕이지!"
하며 계획 변경. 바로 어제 먹은 어부네옛매운탕에 전화걸어 포장주문을 한다
비를 뚫고 산정호수로 ㄱㄱ~
| 참고로 이 지역은 산정호수길 뿐 아니라, 여우고개, 백운계곡, 도마치재 코스로 와인딩 드라이브 코스도 유명한 곳이다. 새벽드라이브가기도 좋은데 브레이크 패드 꼭 체크하고 가자
메뉴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모듬매운탕 (빠가사리, 잡어 등등 다 들어간거).
빗소리 들으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좋다. 비오는 날 민물매운탕... 쥑인다.
아주 어린 시절 친척들과 여행 갔을 때 어르신들이 갓 잡은 물고기들 그냥 군용 냄비에 넣어서 고추가루 훌훌 털은 뒤 '빠나'로 쓩쓩 구워 먹던 꿀맛의 기억이 떠오른다
전 날 너무 맛있어서 수제비도 추가로 시켰는데, 역시 통으로 주셨다. 어제 사장 사모님이 따 주셨던 모습을 떠올리며 혼신을 다해 잘 따보는데, 오! 오늘도 쫀득쫀득하니 맛있다. 대성공!
저기에서 고기를 잡는 진 모르겠지만 암튼 한탄강 협곡의 모습을 추가해 본다.
한탄강은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는데 멋있고 예쁘다
※ 남은 음식은 생선이라서 냄새 및 처리 때문에 숙소에 누가 되지 않도록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용기에 잘 싸서 보냉 백에 넣은 다음 집에와서 잘 버렸다. 그리고 버너도 냄새 배길까봐 진짜 빡빡 딲았습니다
참게도 들어있음. 귀여워서 찍어봄
볼거리, 먹거리 다 합쳐 이번 포천 여행 중 단연 으뜸의 경험,
어부네옛매운탕! 오늘도 그 맛이 그립네요
위 포인트가 가게 위치. 산정호수 하동주차장 바로 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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