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통영 여행은 충무 김밥이다. 이번 방문 때 놀랐던 건 십여년 전 통영과는 전혀 다른 것 같은 '관광화'된 도시의 모습이었다.
옛날 기억만으로 찾은 현재 통영의 모습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충무김밥에 대한 기대는 또 한 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어렸을 때 충무김밥이 명동에 처음 생기고 그 맛을 봤을 때.... 강아지 새끼가 처음 태어나서 맛 보는 고깃맛이 이럴꺼야 생각할 정도로 깜딱 놀랐었다.
그리고 처음 통영에 왔을 때 맛 봤던 여러 충무 김밥들도 나름 집마다의 다른 손 맛에 서울 보다 훨 맛있다는 기억이 있었다.
여기 저기 요즘 블로그들 찾아보면, 여기가 맛집이에요, 여기가 원조에요, 여기가 최고에요 하고 있고,
충무 김밥집 들도 다들 자기가 원조다, 여기가 TV 방영된데다, 내가 최고여~ 뭐다 하며 간판을 수 놓고 있기 때문에,
통영에서 맛있는 충무 김밥을 찾으려는 이들에게는 두통만을 선사하는게 현실이다. ((통영에 충무김밥집이 좀 많아야지....))
그리고 포장은 무조건 2인분 기준이라는 것도 좀 슬픈 현실이다....
1인분 당 어느 집은 4500원, 어느 집은 5000원 정도로 전체 정찰 책정이 되어 있는데 왜 그런진 모르겠다. 암튼 그러하다.
그리고 난무하는 맛집 블로그들의 엉터리 리뷰에 나도 많이 당한터라 내 포스팅에서도 뭔가 죽을 듯이 찬양하고, 우와 여기 정말 죽여요... 뭐 이런거 하기 싫다.
어느 누가 말했던 것처럼 통영 충무 김밥의 현재는 그냥 상향 평준화 되어 어디가나 다 거기서 거기다...가 젤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맛집 검색으로 간 집은 나포리 충무 김밥 밖에 없고, 대부분 눈에 보이는 집에 들어 갔다.
간단하게 한 끼 하기도 괜찮지만, 욕지도난 비진도 같이 섬 여행 갈 때 중간에 배 안에서 살짝 배를 채우거나, 당일 저녁 바베큐 같은 거 하면서 굳이 밥은 하기 싫고 할 때 옆에다 펼쳐 두고 사이드 식으로 먹으면 아주 좋은 것 같다.
그래도 김밥은 그 때 그 때 싸서 바로 나온거냐 아니냐, 그리고 깍두기와 꼴뚜기 양념은 어떻게 처리 되었냐에 따라 아주 미세한 차이는 있긴 한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충무 김밥집은 아래와 같고, 그래도 승자는 뚱보 할매 김밥인 듯 하다. (거제도와 욕지도도 하나 씩 포함 되어 있다)
뚱보할매 김밥 > 소문난 3대 김밥 > 나포리 충무 김밥 ---커트라인--- > 삼덕항 충무김밥 (통영 삼덕항 내 위치) > 해물칼국수 충무김밥 (욕지도 여객항 근처) > 본가 충무 김밥 (거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위에서 말했듯이 모두 상향 평준화 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뚱보/소문난 3대/나포리 셋 중 하나가서 맛 보면 아... 통영 충무김밥 이런 맛이구나... 정도 알려 줄 것 같다. 물론 안 가본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뚱보할매 김밥]
통영을 떠나기 전 그래도 여긴 꼭 들렀다 가야지 하고 찾아간 곳이다. 그만큼 옛날 통영 방문 때 먹었던 그 맛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뚱보 할매 사장님 돌아가시고 난 기점으로 이 집도 옛 맛을 잃고, 통영 전체 충무김밥 집들도 다 거기서 거기 (맛 없다는 뜻이 아니라 맛있게 다 거기서 거기 ^^)가 되었다고 한다.
막상 먹어 보니 옛날에 정말 내가 놀랐던 맛이 이 맛이었나 정확하게 기억할 순 없었지만,
적어도 이번에 먹은 다른 충무김밥집들 대비 꼴뚜기 양념의 디테일이 좋았다. 다른 집들 대비 채소 재료 하나 더 들어가 있는 것 뿐인데, 워낙 충무김밥 자체가 간단한 음식이어서 그런지 이런 추가 재료 하나에 느끼는 감동이 좋았다. 특히 처음이 아닌 통영 여행 마지막으로 먹는 거라 그 동안 딴 집들에서 느끼지 못한 느낌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상향평준화 된 충무김밥집이라 하더라도 그나마 추천 한다면 여기를 추천 하고 싶다.
통영 중앙시장 쪽에 위치하고 있다.
뚱보 할매 김밥은 통영에서 거제로 올라오며 아~주 한적했던 거제도 구영 해수욕장에서 맛나게 차 안에서 먹었다. 아무래도 강아지들 두고 밖에 나가서 먹기에 해가 너무 짜쟝~ 했어서~
[소문난 3대 김밥]
나포리 이후 소문난 3대 김밥을 먹고서야 아... 맛이 다 비슷비슷하구나...를 깨달았던... 그래서 굳이 유명하다는 집 찾아가서 괜히 낚인 기분들지 말고 아무대나 들어가서 사먹으면 된다라는 걸 깨달았다. 통영 공설 해수욕장가서 그늘막 세워서 시락국이랑 해서 맛나게 먹었다.
[나포리 충무김밥]
통영 도착한 첫 날 방문했던 집이다. 워낙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해서 수요미식회 맛집으로 방문해 보았지만... 뭐 난 잘 모르겠다. 어마하다는 식도락가들 보다 미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여기 그냥 평타... 맛 없지 않음.. 맛이씀 정도다. 맛있다. 단지 기절할 정도는 아니라는거. 미디어 하입의 함정? ㅋ 암튼 통영의 별명이 한국의 나폴리라 그런지 이 집 이름은 거기에서 유래한 것 같다. 통영 오면 나폴리, 나포리 이름 붙는게 참 많다.
이 집은 서호동 쪽에 위치 했는데 여기 서호 시장은 건어물 위주로 많이 판다.
통영 도착 첫 날 공영 주차장 근처 벤치에서 바다 바라보며 애기들이랑 같이 먹었다. 그 날 날씨도 참 좋았다.
[삼덕항 충무 김밥 (삼덕항 위치)]
통영에서 욕지도를 갈 때 삼덕항에서 차를 실고 떠나는데, 아차 충무 김밥이나 사와서 배 안에서 먹을 걸....하는 걸 노린 듯한 집이 하나 있다.
정식 상호는 잘 모르겠지만 편의점이랑 같이 운영되고 있다. 배 떠나는 시간에 맞춰 김밥과 음식을 포장하고 계신다.
맛은 가게가 홍보하는 것처럼 기자가 검증한 추천 맛집이라 하지만 뭐 거기서 거기다.
다만 남해의 섬들 풍경을 보며, 바다를 가로 지르며 가는 배 속에서 컵라면과 함께 먹어 주는 그 분위기가 참 좋다.
이 집 김밥이 아니라도 이 운치는 변함 없었겠지만 뭐 김밥 사는 걸 잊었다면 여객 터미널 바로 옆에 위치한 이 곳이 있으니.... 걍 사서 먹으면 될 듯 하다.
[해물칼국수 충무김밥 (욕지도)]
욕지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들린 집니다.
내가 알기로는 욕지도에 충무김밥집은 여기 하나 밖에 없다. 위와 마찬가지로 여객 터미널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배에서 충무김밥 한 입만~? 할 때 들리면 된다. 다만 이 집은 정말 맛이 슴슴~~~~하다. 정말 슴슴~~~~. 통영 충무김밥들이 너무 자극적인건진 몰라도 정말 슴슴....... 여긴 고구마도 슴슴하던데...
이 날 갔을 때 만들어 놓은게 없으셨는지 주문 들어가서 김밥을 싸기 시작하셨다. (배 출발 20분 전 ㄷㄷㄷㄷ...)
세월아 내월아... 천천히... 천천히.... 근데 덕분에 양념은 좀 슴슴 했어도 막 싼 김밥이라 김밥이 참 맛있었다 ㅎㅎ
[본가 충무 김밥 (거제도)]
저녁 때 밥 대신으로 사이드로 먹자고 사러 간 집인데... 별로 맛이 없었다... 그래서 찍은 사진도 한 장 밖에 없다... ㅜㅜ
같이 끓여 먹었던 저 해물 라면이 너무 맛있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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