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항암 끝난지 4일 밖에 안지났는데 힘이 좀 붙는게 신이 난 것 같다.
구내염이 전체적으로 올라오긴 하는데 작게 올라와서 다행히 양치할 때 좀 쓰린 정도라 어느 정도 참을 만 하다.
변비/배탈기도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오전에 일어나 어제 사온 바게트에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고수는 없지만 나름 반미 컨셉으로 어제 사온 종류별 햄이랑 (몸엔 미안하지만 지금은 스태미너가 먼저다),
토마토, 양상치, 오이, 양파, 파프리카 무한 투하.... 식감이 완전 좋다.
다음엔 더 한 식감을 위해 사과도 얇게 썰어 넣는 것이 좋겠다.
서브웨이보다 부럽지 않은 바게트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몸에 또 미안하긴 하지만 맛을 위해 (빠떼가 없어서) 버터와 마요네즈 촥촥 발라주고,
머스터드는 뿌리진 않고 찍어 먹었다.
존 맛이었다...
관광객 부족으로 많은 논란거리의 그 곳이지만, 사실 우리처럼 강아지 데리고 천천히 사람 없이 유유자적 산책하기에 이렇게 안성맞춤인 곳도 없다.
이 곳의 논란거리는 스트레스 쌓이니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한 두 시간 걸은 것 같은데,
첨엔 아라마루 쪽으로 갔는데 전망대와 휴게소 때문인지 주말맞이 사람들이 많아 귤현 쪽으로 옮겨서 천천히 걷다 왔다.
역시 귤현 쪽이 훨씬 사람이 '더' 없다.
지나가는 길에 새로 생겨 보인 막국수 집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이건 맛있어서 따로 포스팅을 올릴려고 한다.
이제 집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뜬금없이 Beach Boys를 몰아서 틀어 놓았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개인적인 최애는 "All I Wanna Do"
[IMAGE: https://www.rollingstone.com/music/music-lists/beach-boys-album-guide-705693/]
언제 들어도 맘이 참 편안 해 지는 곡이다.
집에 들어오니 몸도 많이 쑤시고 힘들다.
이건 어제 5일 장에 갔다가 스태미너를 위해 사온 낙지와 갑오징어다.
미나리를 먹으면 기분이 너어어어무 좋다.
쇠내되어서 그런지 (암세포 보다도) 내 몸 속의 투여된 독들, 그 항암제들, 약제들의,
독이 정화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것도 정신병임 ㅎ)
역시 갑오징어는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맛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저 상태로 구워도 꽤 맛있었다.
장 막장에 가서 그런지 쥔아재가 술에 좀 취해 계셨는데,
기분이 좋으셨는지 떨이로 낙지 큰 놈을 3마리에 만원에 줘서 덕분에 아주 잘 먹었다.
아마 오늘 하루의 원동력은 저 놈들이었으리라...
지금까지 올린 항암일기 포스팅 중 가장 밝은 포스팅이었던 것 같다.
계속 이렇게 나아갔으면 좋겠다.
[IMAGE: https://www.blackenterprise.com/overcome-fear-doubt-go-ahead-purchase-that-franchise/]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아픈 사람이 투정대지 않고, 좀 더 참으며,
더 힘내고 나으려고 애쓰고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
그것이 '우주 평화'를 위한,
나를 생각 해 주는 모두에게 다시 웃음과 행복과 희망을 가져오는 지름길 같다.
물론 아주 힘든 일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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