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항암까지 마친지 약 열흘 정도가 지났다. 정확히는 12일 정도 된 것 같다.
확실히 1~5차 보다 후유증이 덜 했다. 굉장히 덜했다.
울렁증은 퇴원 첫 날 하루 살짝 느낄 정도였고 구내염도 정도가 덜 심했고, 어제부터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고춧가루 한 톨이라도 먹지는 못 한다. 그 하얀 거시기한 것들이 없어지는 것이지 혀의 상태는 아직 그닥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약도 수면제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오히려 변비가 고민이다. 변비가 또 왜 이리 갑자기 심해졌는지.... 좀 괴로울 정도다.
그리고 체력은.... 아직 저질... 10분 정도 걸으면 아직은 숨이 찬다.
그리고 이게 다른 후유증인건지, 안면 근육이 이상해 진건진 모르겠지만,
손에서 뭘 자주 놓친다. 그리고 안면 근육에 이상이 있는 건지 갑자기 침을 주루룩 흘릴 때가 잦아 졌다.
코가 막히는 것도 한 몫하는데 발음도 좀 이상해 졌다.
귀는..... 청력 손상 이후 안들리는 정도가... 퇴원 후 얼마정도까지는 꾸준히 안들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가끔 (한 두시간)' 정도 완화 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옛날처럼 잘 들리는 것은 아니다. 좀 불편하다.... 말을 못 알아듣고, 군중이 많은 곳, 특히 사람 많고 좁은 곳이나 목소리들이 많이 울리는 곳에서는 귀가 아프고 머리가 아플 때도 있는 정도다. 역시 항암제는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종종 찾아오는 두통....
그래도 이 정도로 약한 후유증이라니... 정말 감사하다.
어제는 갑자기 꽂혀서 강화도에 다녀 왔다. 집에서 한 시간도 안 걸리긴 하지만 치료 때문에 정말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딱히 뭐 먹을지 생각이 나지 않아 호구짓 당할 거 예상하면서도 그냥 동막 해수욕장 쪽으로 갔다.
날씨가 그닥 무덥지도 않았기에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어디갈까..하다가 초입에 있는 '배터지는 집'이라는 곳에 조개구이를 먹으러 들어갔다.
우주소녀가 왔다 갔더라
나도 모르게 우주소녀 사진 있는 자리 앞에 앉았다가 답답하다고 창가자리로 옮기자 해서 옮겼다....
모듬조개 소자 가격이 5,5000원... 둘이 먹는데 솔직히 좀 더 작은 양에 2,5000원 정도면 좋을 텐데... 쨋든 사람들 많이 모이는 해수욕장 펜션촌의 음식점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먹었다.
요즘은 하도 오랜만에 먹는 것들이 많아 뭘 먹어도 다 맛있다... 물론 초장에는 찍어 먹지 못했다.
갠적으로는 조개구이보다는 저 칼국수가 맛있었다.
얇고 넓적한 수타면인데, 호로록 호로록 먹기 좋았다.
돌아 오는 길에는 역시 오랜만에 대명항에 들려 꽃게 간장게장을 샀다. 한 박스 20,000원.
그리고 잠깐 바다 구경을 하고 왔다.
물에 바로 근접해서 그런지 대명항에서 보는 바다 경치도 굉장히 매력이 있다 .
동막 해수욕장에서 본 바다 보다도 여기가 더 운치있게 느껴진다.
꽃게간장게장은 3일 동안 묵혀 뒀다가 끄내 먹으려 한다.
물론 겁나 맛있겠지?
입원 트라우마로 쌀밥을 아직 잘 못 먹는데 밥도둑님 게장이 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터지는 집 다녀 온 기념으로 간만에 우주소녀 노래 한 번 들어보자. 2016년작,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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