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보다 더 가장 큰 더위가 찾아온다는 올해! (아니 벌써 찾아온) 하지만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진 가장 시원한 여름이 바로 올해! 이런 후덥지근한 여름에 즐기기 좋은 일본 록 밴드 음악 추천 6개. 청춘감성 걸스밴드에서 살짝 벗어나서 (두 개 있음) 이거 저거 요즘 듣는 거 소개해 봄.
rubens 루벤스
바람을 멈추지 말아줘 風を止めないで by リュベンス 2024.4.22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바람과 함께. 수줍음과 두근거림, 그리고 서로를 향한 강렬한 감정이 얽혀 있는 상황! 바람이 이미 불고 있다는 것은 변화와 감정의 흐름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것! '24년 6.6에 갓 나온 "天使さん 천사님"도 좋고 한여름에 더 어울릴 수도 있는데 이 사운드가 약간 더 흥겨워서 추천.
ASANA 아사나
재즈가 멈추지 않아 JAZZが鳴り止まない by ASANA 2024.6.16
6월에 만나는 또 하나의 청춘감성 걸즈밴드 사운드. 아무리 힘들어도 재즈는 울리지 않아!!
Anonymouz 어나니머즈
타인은 타인 よそはよそ by Anonymouz 2024.5.31
소울과 블루스의 뿌리 때문일까, 그로 인해 도시 감성도 느낄 수 있는 팝틱한 귀여운 록 음악.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비교와 판단에서 벗어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자는 메시지 때문에 타인은 타인이라고 제목을 번역해 봄.
glassshoegirls 글라스슈걸스
록 넘버 ロックナンバー by ガラスの靴は落とさない 2024.4.14
밴드이름이 glassshoegirls 라니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소녀들? 유리구두를 '장착'한 소녀들?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모르겠다. 일어 이름으로 보면 '유리구두는 떨어뜨리지 않는다'... 정도?. 핸드폰 비밀번호를 풀고 못 볼 것을 보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은 소중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이 순간에, 난 너 없어도 혼자 살아가는 것에 문제없어! 근데 넌? 이라며 밤에 울릴 수 있는 기타 소리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내용이 아닐까 해석해 본다. 그래서 제목 <록 넘버>는 Rock이 아닌 Lock number... 그래서 핸드폰 <비밀번호>가 아닐까 싶다. 자칭 최강실연송이라는 또 하나의 신나는 걸스밴드 사운드!
Homecomings 홈커밍스
Moon Shaped by Homecomings 2024.5.24
한 여름밤, 열대야를 아주 조금이라도 식히기 위해 듣기 좋은 노래. <초승달과 고양이>라는 '24년 5월 개봉한 영화로,쿠마모토 지진을 ('16년 발생한 규모 6.5 수준의 실제 지진으로 일본 역사 상 탑5라고 한다) 계기로 만난, 연인도 가족도 아닌 제각각의 남녀 3인방과 고양이 한 마리가 같이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아무 단서 없이 예상 해 보는데 아마도 좌충우돌의 힐링과 뭔진 몰라도 어떠한 화두를 던지는 느낌 아닐까 싶은?... )
채워지는 것도 부족한 것도 모두 각 상황에 따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고, 서로 맞거나 안 맞는 부분들은 또 이해하거나 못하거나 하면서 서로 부딪혀 가며 결국엔 부드럽고 온화하게 변할 수 있도록 하는 삶, 그것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표현한다고 한다. (내가 이해하기엔 말이다.)
옛날 말하던 대가족의 해체나 햇가족부터 최근의 공유주택이나 1인 가구 등 각종 사회 현상들이 튀어나오고 있는데... 어느새부턴가 우리가 생각하던 기존 (혈연의) '가족'과는 또 다른 개념의 '가족'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구태여 정리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 이것에 대해 맞고 틀리고를 또 논할 수도 당연히 있겠지만, 어찌하였건 이러한 현상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 이미 그런 세상은 시작되었.... 암튼 이 영화에서는 또 어떠한 형태의 '가족'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하긴 하다.
이번 '(요즘) 즐겨 듣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시리즈는 모두 여성보컬로 이루어진 록음악인데 기존에는 청춘감성이나 빠른 템포 위주였는데 이번엔 5월에 나온 이재경의 "저공비행"이 가장 맘에 와 닿아서 약간 미드템포 정도로 맞춰 보았다. 힘 빼고 들을 수 있을 정도. 웬만하면 요즘 노래들로 꾸미려 하는데 만들다 보니 옛날 음악들도 많이 들어가 있다.
평소와 같이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그 시절 즐겨듣던 노이즈록과 얼터너티브 사운드 및 종종 슈게이즈의 기억도 가끔 떠오르게 해주는 베리코이버니와 몽환적이면서도 레트로 감성을 지닌 아월 (OurR) , 힙합과 랩, 락을 종횡무진하는 비주얼 최강자 용용, 유재하 가요제 출신에 걸맞게 포크록 감성 듬뿍 박소은.
그리고 진달래밴드와 파렴치악단 같이 소울/블루스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예전 밴드도 생각나서 넣어 봤다.
[플레이리스트] 1. 저공비행 - 이재경 2024.5 2. I Don't Care - 베리코이버니 2021.7.17 3. 보이즈 캐러밴 - 크리스탈 티 2024.5 4. Lost Ember -용용 2020.4 5. 우우우 - 진달래밴드 2019.3 6. 내 꿈은 밤에 피니까 - 파렴치 악단 2012.6 7. 호기심 - 위댄스 2023.8 8. 0308 - 보수동쿨러 2019.10 9. 악역의 등장 - 신인류 2023.7 10. 놀이터 - 한로로 2024.5 11. I Guess - 베리코이버니 2024.4 12. 모순덩어리 - 이아람 2024.5 13. 표류의 시간 - uju 2023.12 14. 무늬 - OurR 2021.10 15. 위성에게 - 박소은 2018.12 16.수면 - 레인보우노트 2021.6
국내 음악도 좋아하고 인디 아티스트들을 알리고도 싶어 하는 유튜브인데, 외국 음악의 경우 거의 다 동영상 제한에 걸려서 힘들게 완성 후 현타 온 적이 꽤 많아 때려쳤고, 유튜브는 그냥 국내음악만 올리고 외국 음악들은 플리와 관계가 있는 이야기로 블로그 포스팅으로 올려 볼까 한다.
종종 여성 보컬이 빛났던 "기억 속의 록":
90년대 한창 록음악을 많이 듣던 시기였는데, 특히 남성 보컬이 메인이었던 밴드에서 가끔 여성 연주자가 보컬을 맡을 때 (특히 그 시절엔 여성 베이시스트가 정말 멋져 보였다), 그 매력은 배가 되었었다. 이번 플리도 여성보컬 록음악인 만큼 그중 기억에 바로 떠오르는 몇 곡들을 소개해 본다.
1. Gigantic - Pixies (KIM DEAL), 1988
훗날 얼터너티브 펑크 록 신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8,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밴드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역대 베스트 10 앨범에 이 노래가 수록된 [Surfer Rosa]와 훗날 킴 딜이 독립하여 만든 밴드, 브리더스의 [Pod]가 들어있을 정도로 그런지와 X-세대의 영원한 상징인 너바나의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Gigantic"은 커트 코베인이 특히 열광했던 음악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남겼다.
“I wish Kim was allowed to write more songs for the Pixies, because ‘Gigantic’ is the best Pixies song and Kim wrote it.”
"저는 킴이 픽시스를 위해 더 많은 곡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Gigantic'은 픽시스의 최고의 곡이고 그 곡을 킴이 썼기 때문이죠"
- 커트 코베인, 1992
노래는 간단히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Gigantic이라는 그 '거대함'은 육체적 의미와 감정적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비트와 멜로디는 물론, 펑크 음악답게 이 감성을 최대한 지르는 듯 표현해 내는 킴 딜의 보컬이 꽤나 매력적이다. (원래 이 밴드의 음악들의 내용은 사운드만큼 (혹은 보다 더) 상당히 파격적이다)
모든 디스코그래피를 솎아 픽시스의 베스트 앨범을 만든다면 당연히 포함될, 팬들의 절대적 사랑을 독차지하는 곡 중 하나다. 픽시스에서 메인 보컬로서 킴 딜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흔치 않았으나 ('Into the White'과 'Silver'정도?), '93년 픽시스를 탈퇴하며 기존에 병행 활동하던 브리더스 Breeders라는 밴드를 통해 "Cannonball"이라는 90년대 록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남기기도 했다. 이 밴드에서는 메인 보컬과 (베이스가 아닌) 메인 기타 포지션을 맡았다.
2. Tunic (Song for Karen) - Sonic Youth (KIM GORDON) 1990
80년대 후반, 노이즈/펑크록 신을 대표하는 전설적 밴드인 Sonic Youth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Sonic Youth는 개인적으로 인생밴드다. 픽시스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얼터너티브와 펑크의 쓰나미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둘은 노이즈록이라는 공통분모는 가지고 있지만 픽시스가 좀 더 정통적인 록 사운드를 지향했다면, Sonic Youth는 노이즈 사운드를 극단으로 끌어올려 실험적인 아방가르드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소닉 유스라는 엄청난 밴드의 위용과 아우라도 한 몫 했겠지만, 그럼에도 킴 고든은 록음악 역사상 가장 섹시하고 멋지고 쿨한 여성 베이시스트의 전형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아니, 어린 시절부터 줄곧 그렇게 생각했다. 밴드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서스턴 무어에 대비하여, 서브보컬이라기엔 또 꽤나 많은 메인 보컬을 담당했다.
암튼 이 곡의 서브 타이틀 속 이름 "카렌"은 70년대 전 세계의 많은 사랑을 받은 팝 듀오, 카펜터스 The Carpenters의 보컬인 카렌 카펜터를 의미한다. "Tunic"은 카렌 카펜터의, 대중적 성공에 가려진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 그녀의 개인적인 힘들었던 삶과 고통을 애도하며, 그녀에게 헌정하는 음악이다. 킴 고든이 주도하여 제작되었다.
Sonic Youth 사운드 특유의 디스토션과 긴장감을 잃지 않는 반복적인 리프, 그리고 루시퍼일지도 모를다 싶은 천상의 킴 고든의 보컬이 어우러져 몽환적이면서도 혼란스러운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전한다. 킴 고든이 메인 보컬로 참여한 소닉 유스의 다른 대표적인 음악으로는 "Tunic"비슷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Kool Thing"과 "The Sprawl", "Shadow of a Doubt", "Bull in the Heather" 그리고 픽시스의 킴 딜이 피처링한 듀엣곡인 "Little Trouble Girl" 등이 있다.
토막으로, 90년대 음악과 패션을 결합한 뉴욕의 여성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X-Girl 브랜드 역시 킴 고든의 작품으로 (Daisy Von Furth 데이지 본 퍼스와 함께 만든) 개인 활동을 통해서도 많은 문화적 영향을 끼쳤다. 아래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특히 킥어라운드 팬츠와 같이 엑스걸스가 구현하려고 했던 10~30대 여성을 관통할 수 있는 "섹시톰보이", "스케이터-걸"의 스트리트 패션 이미지를 참고 해 볼 수 있다.
90년대 백인 힙합의 선두주자였던 비스티보이즈의 Mik.D가 XLARGE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데이지가 거기 일하고 있었고 마침 Mike.D가 94년 킴 고든에게 "우리 매장에서 일하는 데이지와 함께 당신 고유의 브랜드를 한 번 만들어 보겠어요?"하고 제안 했던 것.
MARY(기자): (X-걸 런칭 이후) 마크 제이콥스나 안나 수이처럼 여러분도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시나요?
DAISY(데이지): 저희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저희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거든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꼭 학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저희 둘 다 학교에 가지 않았어요. 마크 제이콥스 같은 디자이너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훨씬 더 열정적이에요. 디자이너라는 특권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삶 전체가 그것에 집중되어 있고, 그만큼 열정적이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그런 경우가 아니에요. 저희는 그냥 일상에서 가져온 것들로 재미 삼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거죠. 전체적인 디자인 선언을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저희는 더 인에스 드 라 프레상쥬처럼 딜레탕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요. 실제로 그녀도 멋진 옷을 만들어요.
- 인덱스 매거진 데이지 본 퍼스 인터뷰 발췌, 1994
그리고 같은 해 뉴욕 소호에서 소피아 코폴라와 스파이크 존즈가 프로듀스한 엑스걸 X-Girl의 게릴라 스트리트 패션쇼가 펼쳐졌고 이 때 메인 모델이 바로 '95년 영화 [KIDS]의 출연으로 세상을 들끓게 했던 클로이 세비니였다. (당시 모델들이 입을 아웃핏도 스무여장 밖에 없었고 비용 등 기타 여러 제약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게릴라 스트리트 패션쇼 (요즘의 버스킹 같은)를 기획했던 것) 하아... 90년대와 2000년대의 뉴욕 소호...
3. Tom Courtney (acoustic) - Yo La Tengo (Georgia Hubley) 1997
소닉 유스의 킴 고든과 마찬가지로 욜 라 탱고의 음악에서 많은 보컬을 맡았던 드러머 죠지아 허블리는 메인 보컬 및 기타리스트인 아이라 카플라의 부인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가느다랗고 우아하면서도 여리디 여린 죠지아의 보컬은 말 그대로 당시 angelic voice라 부를 만큼 천상의 목소리나 다름없었다. 다른 곡들에서도 아이라의 메인 보컬 뒤에서 뒷받침하는 그녀의 코러스는 밴드의 중요한 사운드적 요소다.
이 밴드가 가진 장르적 스펙트럼은 록을 중심으로 하되 컨츄리 포크부터 시작해서 일렉트로니카까지 굉장히 넓다. 그 시절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록 사운드의 중심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보여준 밴드가 또 있을까 싶다. 대단한 호기심과 포용의 실천이랄까?
개인적 인생밴드이면서도, 더불어 인생노래이기도 한 (아이라 카플라가 부른) 지난 날의 추억과 회상의 감성을 담은 오리지널 일렉트릭 락 버전인 "Tom Courtney"의 어쿠스틱 버전인데, 조지아 허블리의 천상의 목소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캠핑송 같은 낭만적인 노래다. 미국 뉴저지 베이스인데, 마침 주로 뉴저지 배경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만들었고 동시대 참 좋아했던 인디영화감독 톰 하틀리를 많이 떠올리는 밴드다. (영화들의 OST들이 특히 주옥같은데 욜라탱고, 소닉 유스,리즈 페어, 피제이 하비 등과 같은 그 시대 인디밴드의 음악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녀가 메인 보컬로 참여한 밴드의 대표 음악은, "Autumn Leaves", 프로그레시브와 사이키델릭 사운드에 들어가는 그녀의 코러스가 돋보이는 "Decora", 보사노바 라틴비트의 일렉트로팝에 가까운 "Center of Gravity", 컨트리송 분위기가 매력적이면서도 이 곡의 낭만적 분위기와 유사한 "What can I say", 밴드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대변하는 와중에 노이즈록 속 어딘가 소닉 유스와 픽시스의 공통분모 같은 접점의 사운드를 안겨주었던 (아이라의 보컬) [Electr-O-Pura]의 강렬하고 증폭된 느낌의 9분짜리 곡을 (죠지아의 보컬로) 좀 더 우아하고 감성적이면서도 짧게 만든 3분 44초의 "(Thin) Blue Line Swinger" 등을 들 수 있다. (원곡의 부담을 훨씬 줄여준다.. 하지만 원곡도 장난 아님)
달시 생각으로 시작한 포스팅이지만 이 얘기를 먼저 안하고 넘어갈 수 없으니... 온 세상이 grunge 그런지였던 시절, "난 그런지가 아니야!"를 외치며, 너바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스매싱 펌프킨스는 서로 (각 리더들) 오래전부터 악연이 있었으니... 스매싱 펌프킨즈가 1991년 1집 [Gish]로 인기몰이를 시작하며 바쁜 와중, 리더 빌리 코건의 약혼녀, (HOLE의) 코트니 러브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양다리 연애를 했고 급기야 혼전 임신 이후 빌리 코건과 헤어지고 커트 코베인과 결혼했다. 이후 충격에 휩싸이며 은둔생활에 빠져버린 리더, 빌리 코건.. 이때 밴드가 없어질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시기였다. (1979, Tonight Tonight이 역사에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암튼 (나중에 다시 재기한) 빌리 코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밴드의 베이시스트 달시 레츠키는 소닉 유스의 킴 고든 이후 90. 2000년대 록 신에서 가장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 냈던 여성 베이시스트가 아닐까 싶은데 아쉽게도 메인 보컬로서 그녀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곡은 이 "Daydream"이 유일하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백킹 보컬로서 그녀의 흔적은 스매싱 펌프킨스의 많은 곡들에 녹아들어 있다.
이 박스가 뭐라고... 워래 20만 장 한정으로 나왔지만 다행히 폭발적인 인기로 좀 더 생산해줘서 나오자마 구입했었다. 스매싱펌프킨스의 그동안 싱글들 및 미발매 B-Side 싱글들을 5개의 CD로 채워서 나왔던 박스셋이다. 친가의 내 방에 잘 모시고 있어서 갈 일 있을 때 사진을 찍어와야겠다.
암튼 그 5개 CD 중 [Bullet With Butterfly Wings]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기존 대중에게 익숙한 스매싱 펌킨스의 곡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의 소프트하면서도 낭만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90년대 당시 "Seether", "Volcano Girls" 등과 같은 강렬한 기타 리프와 팝적인 멜로디의 조화로 큰 인기를 끌었던 여성 듀오 인디 록밴드 버루카 솔트의 메인 보컬 니나 고든이 피처링했다. 제임스 이하와의 듀엣 곡으로서 독재자 빌리 세계관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제임스의 독자적 세계관이 들어간듯한 낭만적인고 애절한 곡이라 그런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스매싱 펌프킨스의 곡.
(세월이 지났으니 웃자고 말할 수 있겠으니) 폭군, 독재자라고 불러도 본인도 인정할만한 캐릭터, 빌리 코건의 곡은 아니고 달시의 연인이었던 밴드의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가 만든 곡이다. 제임스 이하와 (니나 고든 말고 ) 베이시스트 달시는 1992년에 4년 간 연애의 종지 부를 찍었는데... 그 연인 관계가 좀 더 지속되었더라면 (니나 고든의 보컬도 훌륭하지만) 다르시와 함께 이 곡을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꽤 오래 했었는데 이제 AI의 등장으로 이 상상도 실현이 되려나.. 싶다. (popcon ai로 AI 커버송 해보려다 대 실패 ㅜㅜ 크레딧 충전 대기 중인데.. 듀엣 송이라 당장은 불가능 할 수도?)
5. Forest Fire - Versus (Fontaine Toups) 1993
전 세계적 유명세의 기준으로는 위 밴드들보다는 덜 한 90년대 초반의 뉴욕 출신 인디밴드다. 필리핀계 미국인들인 발루윳 형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밴드로, 당시 뉴욕타임스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속한 인디밴드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밴드로 뽑았을 정도로 곽광을 받았다. 스매싱 펌프킨스만 빼고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된 모든 밴드와 마찬가지로 노이즈록과 멜로딕의 조화를 이루는 사운드를 구사한다.
내 어린 시절 자주 가던 놀이터나 다름없었던 HMV 안에서 혼자만의 앨리스 인 원더랜드처럼 이것저것 살펴보다 우연히 발견한 CD여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다.
모든 디스코그래피를 들어 보진 못해 모르겠지만 이 밴드도 베이시스트인 폰테인 투프스 Fontaine Toups가 메인 보컬에 참여한 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이 앨범의 타이틀 및 다른 곡들도 좋지만 특히 앨범 커버에 참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던 곡이다.
요즘은 K-Pop, J-Pop 왔다 갔다 하며 듣고 있는데 어찌하였건 최근 10여 년 간 댄스음악에 꽤 지친 편이었고 지난 몇 년 간의 시티팝 트렌드에서 밴드음악의 향수를 느꼈고, 이후 90,2000년대 시절 인디, 펑크, 개러지록 음악이 많이 땡겼다
특히 한국의 경우 2023년만 봐도 신인류와 같은 오리지널 록사운드 뿐 아니라 LAVEEN, 용용, 애쉬아일랜드 등처럼 꾸준한 힙합/소울과 락의 크로스오버가 꽤나 많이 이루어졌는데 대 환영이었다. 특히 국내 씬에서는 펑크와 메탈이 폭발하는 감성의 MEMI 매미의 발견은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다 (이 친구들은 다른 포스팅에서 소개할 예정)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J-Pop 은 록음악쪽에 관심이 가는데 특유의 주체할 수 없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청춘감성 청량한 느낌이 여전히 좋다. 한두 곡 빼고 2023년 기준 발매된 요즘 즐겨 듣는 노래들로 소개해 본다. 여름에 폭주하는 느낌으로 듣는 게 제일 좋긴 한데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 들으면 계절 상관없이 후련하니 뻥~ 뚫리는 좋은 튠 들이다 (짜다 보니 걸즈밴드 및 여성보컬 위주라 남성 밴드/보컬 음악들은 잘랐는데 이것도 아껴놨다 다음에 소개하는 걸로 ). 어차피 유튜브 플리로 올리면 다 잘릴 거라 블로그로 소개
'있잖아~ 자기야' by 츠키미 오랜시간 쌓여온 감정을 참을 수 없어 결국 포기한 감성으로 말하는 '있잖아~ 자기야'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암튼 좀 과장해서 2인 밴드 츠키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안 좋은 음악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비쥬얼만 따지면 뭔가 일진과 일반 학생이 만나서 결성한 듯한 이 '청춘펑크' 밴드의 감성에서 딱 본인들의 일관적인 사운드를 잘 추구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신보 발표 되면 믿고 듣는 밴드. 작년 11월에 나온 <きえたくなる度君、刻む♡> 이 가장 최근 EP 앨범
ガールズバンドは聴かない by BANNOU VINYL
'걸즈밴드는 듣지 않아' by 반누바이닐 솔직히 이 밴드는 정체를 잘 모르겠다. 이 음악 이후의 디스코그래피는 모두 남성 밴드의 음악인데 모든 작곡 크레디트에 들어가는 combat.jiro라는 이가 메인인 것 같다. 암튼 뭔가 개인적 사연이 있나 싶은 음악 같은데 너 때문에 걸즈밴드 음악은 안 들어하다가 나중에는 "결국 듣고 있는 건 걸즈밴드다~"라고 끝난다. 아마 MV의 엔딩에 나오는 두 남성이 이 밴드의 메인인 듯?
わからないままで by UNFAIR RULE
'모르는 채로' by Unfair Rule 2021년 데뷔 이후 주옥같은 청춘감성의 사운드의 곡들을 선사해 주는 언페어룰. 이 밴드의 킬러튠은 뭐야?라고 묻는 것처럼 어려운 질문은 없다. 짝사랑이라는 청춘의 핵심 요소를 표현한 이 노래 또한 언페어룰의 베스트 튠일까? 잘 모르겠다. 이 밴드에게는 주옥같은 음악들이 너무 많다. 그냥 하루종일 이 밴드 모음 플레이리스트만 틀어 놓고 대청소를 하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노동요 기분
もういいよ、おやすみ by ちゃくら (CHAKRA)
'이제 됐어, 잘 자' by 챠크라 우리나라로 치자면 샤크라겠다. 2022년 데뷔. 멤버 평균 나이가 19.5세라고 하니 꽤나 어린 나이에도 좋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멤버의 실제 경험담을 표현한 노래라고 하는데 2년 3개월 간 연애 기간의 종지부를 찍으며 그동안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고 싶어 했으면서도 마주했던 현실에서 느꼈던 괴리감의 마음, 하지만 난 결국 널 전력으로 사랑했던 것이다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 같다
君にさよなら by カネヨリマサル (KANEYORI MASARU)
'너에게 안녕' by 카네요리마사루 미련 없이 떠나보낸다는 게 이런 마음일까? 떠나보낼 수는 없겠지.. 그러려고 다짐하는 짝사랑이던 썸이던 상대방을 향한 나 혼자 하는 헤어질 결심... 그런 나만의 청춘시절 일기장을 써나가는 느낌의 음악이다. 긁는 느낌의 기타리프의 소름끼치는 디테일까지, 2014년부터 활동한 내공이 꽤 쌓인 밴드. (그래서 MV 배경이 학생 느낌이랑은 좀 벗어나 있는데 이럴 거면 Scandal 스캔달 음악도 올릴 걸 그랬나 ㅎㅎ)
センチメンタルジャーニー by WeekendAll
'센티멘탈 여행' by WeekendAll 위크엔드올 그때는 모르지만 나이 들어 생각해 보면 정말 청춘은 한순간의 순삭이다. 이 노래에서는 쾌속열차처럼 지나가버린다고 표현한다. 서양의 청춘인 하이틴은 말 그대로 '틴'으로 끝나는 나이다. 바로 13살 (Thirteen)부터 19살(nineteen)까지. 이 7년 간의 순간 동안 즐겁던, 슬프던, 행복하던, 무너지던... 그때만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의 감정이 증폭된 청춘 특유의 매일매일 폭풍마냥 '마음을 후벼 파는 경험'은 누구나 겪는 삶의 과정.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그 소중한 시절
ふたり by 35.7
'둘이서' by 35.7 "내일이 이 세계의 마지막 날이라면 넌 어디로 갈 거야, 누구를 만나러 갈 거야?"라는 그 시절스러운 발칙하면서도 클리셰 같은 뻔한 질문을 던지지만, 후반부는 결국 달콤한 우리 둘 만의 추억은 우리끼리만 간직하면 좋겠어라고 깨닫는... (둘만의 추억은 둘만의 것이니까) 두근두근 하면서도 간직하고픈 풋사랑의 추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정말 어린 시절 사랑이라는 감정은 뭘까, 이런건가라며 상상하며 결국 사랑했던 인생 풋내기 남녀끼리의 마음. 그렇게 미친듯이 요동치는 것이 이 세상에 또 존재할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2006 by ma℃ister
2006 by 매드시스터 이제 X (구 트위터) 팔로워 1200을 갓 넘은 신생 밴드다. 중간중간 멘트를 살펴보면 "언제나 혼자였던 그 싫었던 교실에서 죽을 각오로 외친 청춘 순정 록"이라던가 "붙임성 있는 웃음은 힘들고 사회성도 없지만 바보같이 기타 연주하고 외치는 날들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라는 그 들의 외침이 와닿는다. 본격 청춘순정록밴드, 미친자매, 광자매, 매드시스터! 제목이 2006이라는 것 또한 굿! 좀 더 뒤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 정도도 감사!!!
青すぎる空 (Remastered 2022) by the peggies
'너무 푸른 하늘' by 더 페기스 일본 영화 매체 jff+ (https://watch.jff.jpf.go.jp/)는 매년 인터넷 영화제를 개최해서 일본 인디 영화들을 소개한다. (단점이라면 한국 자막 지원이 되지 않아 영어 자막이 최선이다) 이를 통해 2023년 이 프로그램에서 나름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가 <온 디 에지 오브 데어 시트 On the Edge of their Seat>이란 영환데, 마지막 엔딩에 '박차고' 나오며 영화가 빌드업해 온 감성을 한 방에 시원한 기쁨으로 가득한 눈물셈 터뜨려주는 청량감 듬뿍한 트랙이다 . (그렇게 덕질은 시작된다)
Solanin (ソラニン) by ROTTI
소라닌 by 로티 2010년 개봉된 <소라닌>은 "청춘의 모든 것을 하얗게 불살른다"라는 말이 제대로 어울리는 라스트신을 가진 일본 청춘감성 음악영화 최고의 걸작 중 하나다. 주인공 미야자키 아오이는 나라를 대표하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답게 이 영화가 추구하는 악 오른 청춘의 벅차오르는 그 모든 것 그 이상의 이상을 뿜어 내고 있다. (배우라 그런지 노래 부르는 씬인데도 딕션이 또박또박임.) 솔직히 저 배우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질 모르겠다. (이 영상의 감성은 볼때마다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미친 Tear Jerker 신.
개인적으론 원작자인 Asian Kung-Fu Generation의 버전보다 영화 속 미야자키 아오이의 버전이 울림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특히 마지막 콘서트 신의 엔딩에서 주는 이 형용할 수 없이 벅차오르는 여운의 무게감과 충격은 이 영화를 사랑했던 관객들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ROTTI 로티는 영화 속 밴드 이름이다. (참고로 베이스남은 봉준호 감독님이 아닙니다)
味噌汁とバター by 汐れいら
'된장국과 버터' by 우시오 레이라 포스팅에서 열거한 것과는 달리 밴드가 아닌 솔로인 우시오 레이라의 포크록 음악인데 통기타 솔로 특유의 구수한 느낌이 있다. (노래 제목만큼 느끼하진 않다) 옛날에도 펑크, 가라지 록그룹들 앨범 보면 처음부터 시원하게 달리다가 마지막 트랙은 조용하거나 미드템포로 힘을 쫙 빼고 클로징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도 마지막 노래론 이런 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올린 곡. 꽤나 낭만 있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