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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려 선착장으로 들어가는 중

영화 <열혈남아> 트레일 첫 번째 포인트인 무이 워 Mui Wo에 도착했다. 

| 열혈남아 란타우 트레일의 시작

사우스 란타우 로드는. 양방향 한 차선 씩만 있는 꼬불꼬불한 2차로 도로다.

Mui Wo 무이 워는 광둥어로 '메이 웨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북쪽의 Silvermine Beach 실버마인 해변과 함께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던 곳이다. Tung Chung 퉁청 라인이 생기기 전까지는 홍콩 도심에서 이어지는 란타우섬의 각종 휴양지들로 이어주는 첫 관문이었다.

열혈남아, 장만옥을 기다리는 유덕화의 뒷모습

영화 속 장만옥과 유덕화가 홍콩 도심에서 오가던 페리의 출발지이자 종착점이다. 장만옥의 극 중 고향인 타이오 Tai O로 가는 첫 버스도 이곳에서 출발한다.

 

| 무이워 Mui Wo 버스 정류장

영화 포스터

<열혈남아>에서 가장 유명한 공중전화 키스신의 포스터 촬영지다. 아마도 수많은 영화팬들이 여기를 방문했을 것이다. 비록 그 공중전화는 없지만 그럼에도 추억을 기리기 위해 가는 곳. 

무이워에서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자전거들이었다. 불과 5천여명이 산다는 (그것도 2012년 기준) 작은 지역이니 주요 교통수단일만 하다. 현지 주민들 뿐 아니라 여행객 대여용으로도 보이는 수많은 자전거들의 주차장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어렸을 적 이곳을 방문한 기억을 떠올려 보려 했지만 하도 오래전이라 이런 기억이 거의 없다.

열혈남아 무이워 선착장

무이워 선착장과 버스정류장은 짧은 거리로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영화 속 장만옥과 유덕화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였다. 앞서 말했듯 홍콩과 란타우섬을 연결하는 유일한 관문인 만큼 유덕화에게는 비정한 거리를 벗어나 평온한 안식처를 찾는, 장만옥에게는 작고 답답한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으로, 커플의 감정선의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배에서 내려 선착장을 나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버스 정류장
무이워 버스정류장

다행히도 그 뒤로 보이는 굴곡진 계단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건물의 형태는 옛 영화 속 모습 그대로였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상상하고 왔지만, 주변에서 진행 중인 인프라 공사로 다소 번잡한 느낌이 들었다. 4박 5일의 홍콩 여행 내내 비가 많이 왔지만 이 시점의 날씨는 너무나도 화창해서 사진을 찍을 때 빛이 번져 나왔다. 그래서 나와서 한 컷 더 찍고 ㅎ, 암튼 이곳은 영화에서 너무나 자주 봤던 장소라 익숙함이 먼저 다가왔다.

 

| 영화 속 선착장 페리 출입구

열혈남아 속 선착장 페리 출입구
영화의 주무대가 되었던 선착장 좌측 출입구.

영화 속에서 중요한 무대가 되었던 선착장 좌측 출입구. 배에서 내려 버스 정류장 쪽으로 나오다 뒤를 바라보면, 유덕화와 장만옥이 서로를 기다리던 그 배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 속 기둥은 영화에서 자주 봤던 것 같아서 같이 나오게 찍었지만, 어떤 장면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센트럴에서 온 나는 오른쪽 출입구로 나왔지만, 영화 속에서는 항상 이 왼쪽 출입구가 등장한다.

| 공중전화 박스 터를 찾아서

열혈남아 하이라이트

그리고 키스신.

열혈남아 키스신

<열혈남아>의 팬이라면,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찾을 그 키스신의 공중전화박스. 

키스신의 공중전화박스 위치 추정

영화 속에서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한 그 공중전화 박스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이곳에 서면 여전히 그 장면을 떠올리며 영화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위치를 대략 추정해 보면, 노란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 정도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신사업자가 바뀌고, 공중전화의 색깔도 주황색에서 파란색으로, 위치도 조금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이워 촬영지 촬영반경 및 키스신 동선
2016년 기준의 구글스트리트 뷰

2016년의 구글스트리트 뷰에서는 저 PCCW 파란 색의 공중전화박스가 아직 남아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위치조차도 약간 애매해 보인다.  

영화 속 공중전화 박스

영화 속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진 인도 코너와 비교해 보면, 공중전화 박스가 조금 더 내려간 위치에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카메라의 구도나 렌즈 왜곡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16년 PCCW 박스와 영화 속 HKT 박스 위치가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1983년 버스 터미널 사진. 영화속 커플이 타고다니던 버스가 저 1층짜리다. 출처: Leroy W.Demery, Jr.

70,80,90,00년대 옛 무이오 버스 터미널 사진을 한 시간 정도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그 오렌지 공중전화박스를 담은 사진은 찾지 못했다. 위 1983년 버스 중 타이오 행 1번 정류장이 가장 끄트머리라 좀 만 더 오른쪽 샷을 담았더라면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증거나 단서를 찾을 수 없으니 아쉽다. 

홍콩텔레콤은 2000년에 인수되었다.

'54년에 홍콩에 처음 공중전화 생기고 특히 7,80년대에 들어 저변(공중전화박스) 인프라를 확장 시켰다고 하니 저 1983년 사진에 공중전화박스가 존재했을 만도 한데 말이다. (영화는 1989년)

홍콩텔레콤 로고와 오렌지 색상의 영화 속 공중전화

참고로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오렌지 공중전화 박스는 홍콩텔레콤 시절 거고, 2000년 이후로 목격되다가 사라진 파란 색 공중전화박스는 PCCW 것이다.

선착장의 앞의 다른 공중전화 박스

선착장 앞에 있는 다른 공중전화 박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영화 속 공중전화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형태는 같아도 색상과 로고가 바뀌었지만, 이곳에서 그나마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움을 달래 볼 수 있었다.

영화 속 공중전화 박스 추정 위치에 서서, 버스 정류장의 구조물들을 바라보면 그 허름한 모습 때문에 옛 흔적을 가지고 있는 듯하여 아쉬움을 다시 한번 달래준다. 이따가 저기서 버스 타고 장만옥이 일하던 부이 오로 향할 예정이다.  

|무이워 개선 작업으로 인한 변화

키스신 공중전화 박스 터를 지날 때의 느낌. 무이 워의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라 공사가 한창이다.

무이워 개선작업 안. 출처: cedd.gov.hk

이 공사는 무이워의 현대화 및 편리성 강화를 위해 계획된 것으로, 남북 워터프런트 산책로, 광장조성, 교통 개선, 공공시설 재배치 및 신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2023년에 시작된 이 작업은 약 4.5년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우리가 알던 <열혈남아> 속 무이 워 모습은 아마도 영영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영화 속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영화 속 무이워 촬영지 지분은 배경까지 잡더라도 위 노란 사각형 딱 저 정도다) 

| 선착장 주변 산책 한바퀴

사이니지

영화 속 무이워 선착장/정류장이 등장하는 횟수도 많고 그만큼 임팩트도 강하지만 실제 촬영 장소 반경은 아주 좁아 촬영지 순례는 생각보다 금방 끝난다. 대략 100미터 정도만 걸어도 모두 둘러볼 수 있을 수준인데 물론 그 사이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또 다를 것이다.

그 날 동선

계획보다 일찍 온 덕분에, 아침 식사 장소를 찾으며 선착장 주변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영화 속 버스정류장 뒤의 배경이었던 건물도 좀 자세히 살펴보고,

그 건물들 옆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경치도 느껴보고,

공삿길 위로 구도를 잡아보니 야자수들을 보며 열대 지방에 온 느낌도 들었고,

무이워 페리 피어 로드 쪽으로 들어가니 두기봉 감독의 액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집약적인 홍콩 감성의 건물 배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참고로, 우리에게 익숙한 홍콩 택시는 빨간색인데, 이곳 란타우섬에서는 파란색 택시를 볼 수 있다. (사진 오른쪽에 주차된 것처럼)

홍콩의 택시 3종. 출처: td.gov.hk

란타우섬에서만 운행하는 이 파란 택시들은 현재 섬 전체에서 '24년 4월 기준 75여 대가 운행 중이라고 한다. (빨간 도심 15,250데, 녹색 뉴테리토리 2,838대) 다 고유의 운행 영역이 있는데 홍콩국제공항, 디즈니랜드, 홍콩 쪽 홍콩-주하이-마카오 브리지는 예외라고 한다.

홍콩의 간판과 도로 사인들이 건물 배경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감성은 언제는 나를 매료시킨다. 오래전부터 홍콩은 (조금 과장해서) 길을 잃을 수 없을 만큼 도로 표지판이 잘 배치된 도시로 평가받았었다. 

코너 블록을 한 바퀴 돌면서 보니 공사가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저런 화살표 전광판 보니 또 괜찮아 보이고,

맑은 하늘아래 따듯한 오렌지 색조가 돋보여서 그랬는지 피자가 왠지 맛있을 것 같았던 음식점.

구글 지도에서 미리 보았던 바다를 바라보는 중국과 레게 느낌이 뭔가 대조적이었던 차이나베어 음식점. 방문 시 문은 닫아 있었다. 

우와... 그리고 또다시 마주한 자전거들. 공사 때문에 다 밀려나서 이런 것 같은데 빡빡한 홍콩의 도심 건물 분위기가 자전거 공간에서도 느껴졌다. 

블록을 돌며 보이는 무이워 선착장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이 여유로운 산책을 마무리해 갔다. 

 

| 홍콩 로컬 바이브, 카페 파라디소에서 아침식사

구글 지도에서 근처에 실시간으로 열려 있는 곳을 찾아보니, 이름부터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 하는 카페 파라디소 Cafe Paradiso가 눈에 띄었다. 느낌이 왔다. 이번 여행에서 홍콩 특유의 빡빡한 느낌의 건물 사진들을 특히 많이 찍었는데 그렇게 찍은 저 핑크색 아기 돼지같은 건물 아래에 위치했다.

요렇게. 카페는 거리 쪽으로 작은 2인용 테이블 세 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처음에는 위 사진 같이 허~한 느낌이 들어 문이 닫혀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애매~해 보여 한 번 다가가 보았다. 

오픈~

냉방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문이 아주 살짝 열려있었고, 작고 소심한 "오픈" 사인이 걸려 있었다. 오전 8시 30분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테이블에 영국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계셨다. 인테리어와 공간이 아주 작고 귀여운 카페였다. 

아침부터 날이 더웠던 터라, 상큼한 레몬 프레시 소다(설탕 없이!)와 간단한 영국식 아침식사를 주문했다. 먹는 동안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 온 손님들로 작은 공간이 금방 채워졌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곳에서, 동양과 서양의 오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옛날에만 느낄 수 있었던 홍콩의 로컬 바이브가 참 좋았다. 요즘 홍콩 도심은 너무 대륙인들에 의해 잠식되어 많이 변했지만, 이곳 무이워의 조용한 카페에서 옛 홍콩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정말 힐링이 되었다. 이 경험이 너무 좋았기에, 나중에 이 카페에 대해 따로 포스팅할 계획이다. 만약 이 카페가 평행우주 선상에서 열혈남아의 타임라인 속에도 존재했다면 분명 유덕화와 장만옥도 이 곳에서 이국적인 자국의 홍콩 바이브를 흠뻑 느끼며 자신들이 아지트로 삼았지 않았을까 싶다.

카페를 나와 건너편을 보니, 또 다른 홍콩 특유의 건물, 혹은 아파트? 무이워에서의 아침은 이렇게 고요하고 평온하게 마무리되었다.

| 다시 촬영지 순례: Pui O 부이오를 향해 출발

선착장 앞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눈앞에 펼쳐진 복합적인 바다 뷰가 좋았다. 

또다시 마주친 수많은 자전거들이 아까 정박해 있던 페리가 떠나면서 더 눈에 띄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차이나 베어를 지나 멋진 느낌의 큰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나무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울창한 자신감을 뽐내며,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이 나무의 위용을 보니 이 지역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인공적인 마천루 대신 자연이 만들어낸 랜드마크 같았다. 검색해 보니 아마 망고 나무일 가능성이 높다. 

그 나무 바로 옆에는 맥도널드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카페 파라디소의 평온함과는 달리 이곳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바퀴 돌아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이제 유덕화가 장만옥을 만나러 가던 그 루트를 따라 부이 오 Pui O로 떠날 시간이다. 9시 20분 출발 버스를 타기 위해 9시 16분에 여유 있게 도착했다. 3M 번은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운행되지만, 대략 아침 6시부터 밤 11시 45분까지 나름 좁은 간격의 시간대로 운행된다. 주말과 평일의 스케줄도 좀 다르지만, 구글지도나 아래 뉴란타우버스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M 말고 다른 번호들도 간다)

 

3M   梅窩碼頭 > 東涌站巴士總站

31 平日車資: $2.7,   假日車資: $5.4   地圖   巴士預計抵站時間 北大嶼山醫院(北行), 逸東邨美逸樓 [部份班次途經此站] 備註 全程行車時間約為 43 分鐘

www.nlb.com.hk

3M 버스의 종점은 퉁청 케이블카 버스 터미널이다. 여기가 출발점이라 나와 또 다른 한 명의 승객뿐이어서 저 2층의 맨 앞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노선을 보니, 퉁청 쪽에 Wong Ka Wai라는 지점이 있었다. 열혈남아의 감독인 왕가위 Wong Ka'r' Wai랑은 'r' 하나 차이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조금 피식 웃기기도 했다

원래 부이오를 지나치려 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그냥 들르기로 했다. 하차 지점은 부이오 Pui O의 로와이춘 Lo Wai Tsuen이다. 유덕화가 실제로 내렸던 지점은 정식 버스 정류장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지만( 로와이춘과 선와이춘 Sun Wai Tsuen 사이다), 나는 유덕화가 내리기 직전 정류장에서 내려 장만옥이 일하던 (구) 시브리즈 레스토랑 Sea Breeze Restaurant이 있던 터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열혈남아, 무이워에서 버스타고 장만옥 만나러 가는 유덕화

영화에서 잠깐 보였던 저녁 신에서, 장만옥을 만나러 가던 유덕화의 루트다. 영화 속 시절 버스는 1층짜리였지만 아무렴 어떠나, 길은 동일한 사우스란타우로드다. 가자고, 고!  

나중에 무이워 벗어나기 전 찍은 건데 고프로도 정면에 설치 완료. 마을 쪽으로 가니 사람들이 많이 타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저 노랑 안전봉 밑으로 재배치함. 유덕화는 사이드 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일치하는 구도는 아니지만 뭐 ㅎㅎ

아침 8시 14분에 도착해 9시20분의 버스를 타기까지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이 워에서 경험한 생각지도 못했던 힐링과 로컬 바이브의 카페 파라디소, 그리고 맥도널드 옆 망고나무의 인상적인 모습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종점에서 부이 오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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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우 섬 메인 촬영 스폿. 다 타, 부 푸, 무 묘이 .. 아 잘 모르겠다 ㅎㅎ 대충 전달만 되면 될 듯

올해 갑자기 10년 묵은 마일리지가 다 소멸되게 돼서 강제 주말 해외여행 계획들을 잡게 되었는데, 지난번 후쿠오카 여행에서 내 몸 상태를 망각한 채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다가 2일 차 돌입하자마자 삼출성 중이염이 재발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이번 홍콩 여행은 좀 더 여유롭게 쉬는 느낌으로 다녀오려 일정을 짜는 중이다.


홍콩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10여 년을 보낸 그곳에서 항상 도심만을 맴돌았던 나에게 이번 여행의 중심지는 란타우 섬이다. 어린 시절에는 자주 가지 않았던 외곽 지역을 탐색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핵심 목표다. (란타우는 그냥 야유회, 학교 소풍, 테니스 치러 가는 그런 곳이었는데 ㅎㅎ..)

후쿠오카 때와 마찬가지로 가고 싶은 영화 촬영지를 모색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란타우  섬의 포인트들이 후보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뺄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 중인 <열혈남아>의 촬영지를 찾아보았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여행의 일정에서 최종적으로 빠진 곳들에 대한 이야기!


장만옥 1983년 미스 홍콩 준우승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경삼림>으로 유명한 홍콩 왕가위 감독의 1988년 데뷔작이다. 유덕화와 함께 주연을 맡은 정말 아름답고 앳된 장만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이미 스타였지만 아직은 '예쁜 배우'로만 여겨지던 장만옥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홍콩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배우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또한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과 왕가위 감독 듀오 특유의 거칠고 몽환적인 카메라워크와 전개를 통한 비주얼의 날 것 같은 초기 감성을 느끼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지금 봐도 스타일리쉬 하다) 

이 작품에서 찾아보고 싶었던 촬영지는 다음과 같다:

1) 영화 포스터 상 유덕화와 장만옥의 격정적 키스신이 이루어지는 공중전화박스, 그 둘의 기다림을 반복시키며 만나게 해주는 페리 선착장 및 버스 정류장 (거기가 다 거기임)

2) 장만옥이 일하던 Cafe, 그리고

3) 장만옥의 고향.

 

INFJ의 후쿠오카 1박 같은 2박 혼자 여행 일정과 실행 결과 (스압)

2024.07.07 - [여행] - 후쿠오카 2박 3일 혼자여행 INFJ의 일정 짜기. 과연 성공할까? 후쿠오카 2박3일 혼자여행 INFJ의 일정짜기. 과연 성공할까?무심코 마일리지를 확인해 보니 10년 만기로 올해 대부

electronica.tistory.com

후쿠오카 여행 때처럼 ChatGPT, Reddit, 웹검색, 구글 스트리트 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열혈남아 As Tears Go By> 촬영지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30여 년 전 영화인 만큼 많은 장소가 변하거나 사라져 있었다. 결국 대부분의 촬영지를 유추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포스팅은 가지도 않았지만 단서와 검색을 통해 찾아본 촬영지 유추 이야기다. 


 

1. 공중전화 박스 키스 신의 배경, 묘이 워 선착장

@ 梅窩渡輪碼頭 Mui Wo Ferry Pier

묘이 워 페리 선착장을 나오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 이어진다. 서로 헤어지고 만나고 기다리고를 반복하는 애증의 장소이면서도메인 홍콩과 극 중 장만옥의 일터를 넘어 그녀의 고향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주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다. 

영화 속 장면

페리에 막 도착한 장만옥을 낚아채서 키스신이 이루어질 공중전화박스로 뛰어가는 유덕화, 영화의 하일라이트

현재 구글지도 위성지도

동선 상 페리 피어를 등지고 왼쪽으로 달려가니 저 정도 위치일 것 같지만 지도에는 공중전화 박스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구글스트리트 뷰

스트리트 뷰를 돌려보니 한 저 정도 지점이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공중전화 박스는 없어진 것 같다... 그래 지금은 스마트폰을 넘어 AI를 부르짖는 세상인데 저 때는 그나마 삐삐가 최신 대중 커뮤니케이션 기기였으니...

포스터

영화 포스터 속 키스 장면이 바로 그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이루어지니, 그냥 포스터로 영화 볼 당시를 떠올리는 향수만을 느껴본다.

유덕화에게 컴백홈 삐삐를 친 후 페리로 달려간 장만옥
유덕화가 공중전화 박스에 기대어 장만옥을 기다리는 장면

저기를 방문한다면 공중전화 박스는 없어졌을지언정 그래도 선착장은 당연히 남아있다. 

구글지도 방문자 사진. 보니까 2021년이다

위 두 장면을 비교하면서 보니 카메라는 왼쪽 출입구를 찍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Sea Breeze Hotel & Restaurant

@ 貝澳泳灘 Pui O Beach

 

장만옥이 구룡에 간지 모르고 일하는 카페로 찾아온 유덕화

두 주인공의 만남의 장소이면서도 뭔가 둘 만의 쉘터 같은 느낌을 주던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홍콩 란타우 섬 지도

이게 란타우섬의 지도다. 우측 상단에 표시된 곳은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 묘이 워 선착장이고, 밑에 표시된 곳이 부이 오 해변이다. 이 지역에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현실 이름으로는 Sea Breeze Hotel이다. 여행가면 여기도 가자 생각하며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구글지도에 나오질 않았다. 

홍콩대학교 역사 아카이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렇게 영정사진처럼 딸랑 한 장의 모습이 홍콩대학교 디지털 역사 아카이브에 저장되어 있었다. 아마도 사라진 것이겠다. 기록을 보니 1990년에 지어졌다. 

란타우섬 생태연구 보고서- 표시된 곳이 부이 오


급기야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란타우 섬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발행된 Pui O 및 Shui Hau 생태 연구 보고서까지 뒤적이게 되었다. 물론 PDF 분석은 ChatGPT4-O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PDF 링크)

보고서를 쭉 살펴보니 Sea Breeze Hotel이 잠깐 언급된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Pui O 해변을 중심으로 교통과 관광 개발이 이루어지며, 1983년 무이 워(Mui Wo)와 부이 오(Pui O)를 종점으로 하는 버스 노선이 생겼다. 이 Pui O 버스 종점이 아마도 영화 <열혈남아>에서 둘의 슬픈 이별이 이루어지는 후반부 지역일 것이다.

1990년 부이 오 해변 근처에 Sea Breeze Hotel이 생겼다고 하는데, 지하에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었으니 이곳이 바로 극 중 장만옥이 일하던 곳이다. 개장 당시 방은 약 18개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카이브나 보고서에서도 정확한 위치는 기록되지 않았다.

gagm 블로그의 시브리즈 호텔 위치 설명

이때 gangm.net이라는 어떤 영화 촬영지 일본 덕후의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이미 그는 90년대에 <열혈남아> 촬영지들을 거의 다 섭렵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건물은 부이 오 버스 터미널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로 로와이 마을 老圍村 과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이 오 버스 터미널도 현재는 없어져 있는 상태였다. (아래는 그의 블로그 링크)

 

As Tears Go B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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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gangm.net

 

이 때까지 찾은 것을 종합해서 챗GPT에게 장소를 유추해 봐달라고 도움을 청해 본다. 과연 맞을까?

챗GPT가 유추해 낸 버스정류장과 시브리즈 호텔 위치

저 보라색 포인트란다. 음... 확대해 보니 저긴 뭐 임도도 없는 것 같은데... 저기에 버스정류장이 있었고 바로 살짝 위에 시브리즈 호텔이 있다고 챗GPT는 말했다. 하지만 블로거가 말한 로와이 마을은 저 지도 상단에 (형광펜) 위치하고 노란색 형광펜으로 내가 그은  도로가 사우스 란타우 로드다. 챗GPT가 틀린 것 같다. 계속 수정을 하고 정보를 주며하는 짓을 한 10번을 넘게 했는데 전혀 맞지 않을 것 같은 곳만 포인팅 해서 챗GPT에게는 많은 실망을 했다. (유료 구독인데 ㅜㅜ)

그리하여 수작업 모드로 들어가는데, 홍콩 디지털 공공 도서관 홈페이지 Hong Kong Public Libraries 홈페이지로 가서 컬렉션 탐색을 통해 보고서에 실린 관련 주석을 따라 <화교일보 華僑日報) > 1990년 12월 27일자 자료를 찾아보았다. 한문으로 된 종이 신문 몇 십장 살펴보는게 느무느무 오래 걸리지만... 그래, 역시 이런거 번역엔 챗GPT가 능력을 발휘했다.

1990년 당시 Sea Breeze Hotel 개관 축하 내용을 찾았다. 불행하게도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관련자료 1983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한문 키워드. '란타우' 단어만 불을 키고 찾다가 1983년의 짤막한 기사를 발견. 무이 워와 푸이 오 사이 새로운 버스 노선이 개통된다는 뉴스다. 첫차는 무이 워에서 6시 출발, 막차는 푸이 오에서 오후 6시 출발. 요금은 5센트. 역시 아쉽게도 위치에 대한 도움은 되지 않는다.  

1985년 4월 5일자로 간다. 그나마 이번 신문은 20장이다.. 제일 적다..ㅜㅜ 근데 제19장에서 찾았다... 휴가철을 맞아 란타우에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해서 공유일에는 두 번의 추가 운행을 한다는 소식이다. 역시 위치 찾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휴우..."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호텔 찾기는 잠시 멈추고 버스 터미널 찾기를 먼저 해보기로 한다. 

 

커플의 굿바이, PUI O 버스 터미널 종점

영화

첫 번째 단서: 장만옥이 유덕화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곳. 힌트는 'PUI O BUS TERMINUS'라는 표지판이 왼쪽에 있다. 이곳을 찾아야 한다. 또한 마치 로터리처럼 버스가 돌아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이 오에서 출발하면 부이 오가 종점이기 때문에 돌아나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영화

두 번째 단서: 유덕화가 타고 떠나는 버스를 하염없이 슬프게 바라보는 장만옥. 버스는 그 로타리를 한 바퀴 삥 돌아 무이 워 방향으로 향했다. 

이건 위에서 언급한 gagm덕후가 1998년에 찍은 사진으로 위위 장만옥의 버스 바라보는 신에서 블러처리된 풍경을 블러 없이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세 번째 단서: 장만옥이 유덕화를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주는 장면에서 보이는 뒤 쪽 산의 능선이었다. 일단 이렇게 해 보니 대략 추정되는 장소가 나왔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생태보고서의 포셰~ 포셰~

생태보고서 PDF 중 도로의 동선과 건물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살짝쿵' 포셰(poché) 형식의 지도가 있는데, 버스가 돌아 나올 수 있는 로터리 구조는 바로 저기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유일할 듯하다. (역시 딱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주는 (검은 색으로 칠하는 저) 포셰의 힘은 강력하다) 이 지도 기준, 북쪽 동선으로 쭉 올라가면 Mui Wo 무이 워다. 그리고 저 빨간 색 원이 그려져 있는 곳이 버스가 Pui O 부이 오 마을들을 하나 씩 들러 최종적으로 해변가에 근접한 것까지 수행하는 종점의 역할에 딱 들어맞을 곳으로 보인다.

구글 위성지도

구글 지도에서 보니 (위위 생태보고서 지도를 시계방향으로 90도 꺾은 시점으로 봐야 한다), 종점 개념의 버스 터미널 자체는 없어졌고 공영주차장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Mui Wo 무이 워에서 저기를 지나친 후 계속 버스 타고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지도상 좌측 동선으로 이동하면 극 중 장만옥의 고향인 Tai O 타이오 마을로 가게 된다. 

좌측 영화, 우측 구글스트리트 뷰

현재 구글 스트리트 뷰로 봤을 때  부이 오 터미널은 저 정도의 지점에서 찍은 것이 아닐까...

구글 스트리트 뷰

또한 위위 스트리트뷰에서 로터리의 1시 방향을 보면 이렇게 "Welcome to PUI O 부이 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사인이 있는데, 버스의 종점 상징으로서도 아다리가 맞아 보인다. 

좌측 덕후 사진, 우측 구글 스트리트뷰, 우측 하단 영화

장만옥이 유덕화가 타고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은 우측 사진의 오른쪽 노란 차가 있는 곳까지 좀 더 뒤로 가야할 것 같긴 한데, 왼쪽의 gagm.net 덕후가 찍은 사진을 보면 그 앞 쪽 표지판의 그래픽은 변했지만 표지판 및의 'School' 표시가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세월이 지나 규격이 바뀐 것일 수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학교 표지판 정도의 위치까지 가서 사진을 찍으면 뒷 배경인 산의 능선이 덕후 사진과 스트리트 뷰가 얼추 맞아 보일 것 같다. 

좌측 영화, 우측 스트리트뷰, 우측 하단 영화

영화와 스트리트 뷰를 비교했을 때, 유덕화 뒤의 뚝 떨어지는 산 능선의 모양, 장만옥 좌측에 보이는 정류장 입구로 들어서는 꺾어지는 코너가 서로 유사해 보인다. (오른 쪽 능선이 살짝 의문이긴 하다..)

gngm 덕후의 사진

gngm 덕후의 사진이랑 비교 할 때도 뒤쪽 배경 능선이라던가 꺾어지는 코너도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덕후 사진의 저  도로 상 화살표는 구글스트리트에서는 'X' 표시로 보이는데 이는 페인트 칠이 다시 된 것 같다. 정류장에서 주차장으로 변하며 뭔가 변화가 있었던 듯?

그래서,

'이 곳이 Pui O  버스터미널이겠구나!'

라고 일단 확정(가정)을 한 후 gngm 덕후에 말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Lo Wai 로와이 촌 방향으로 도보 2분 거리 (호텔의 옆집은 로이촌 20호) "

이 말을 고대로 구글지도 옮겨 보았다.  위 지도 사진, 로와이촌 20호 옆에 노랑 화살표 표시로 된 저 장소가 아마도 Sea Breeze Hotel & Retaurant 터가 아닐까 싶다. 터미널로부터 도보 2분 거리, 그리고 20호 건물 옆. 딱! 맞아떨어진다. 

영화

장만옥을 만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Sea Breeze Hotel로 향하는 유덕화. 우측 KENT 간판 건물이 바로 gagm 덕후가 말한 老圍村로와이촌 20호 건물이고 Sea Breeze Hotel은 바로 옆에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좌측 뒤로 보이는 능선의 모습이 영화와 완벽히 일치 해 보이지는 않지만 쨋든 저 건물이 20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유덕화는 대략 이 정도에 내려서 옆 건물인 Sea Breeze Hotel까지 이렇게 이동한 신이 아닌가 싶다. 

구글스트리트뷰

그리하여... 이 곳이 바로 Sea Breeze Hotel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지금은 란타우 국제학교 Lantau International School Pui O Campus가 들어서 있다. 위 영화 신에서 유덕화의 이동 신은 저래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란타우 국제학교 푸이 오 캠퍼스 건물 출처 interschool.co

이 즈음하여 어떤 레딧 유저가 이 LIS 학교가 원래는 호텔이었다는 정보를 내 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웹검색을 해 보니 2008년자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에  관련 내용이 실려 있었다. (아래는 기사 링크)

 

Takeoff for quiet Lantau school

It doesn't look like an international school - more like a building site, with the top two floors derelict and no signs to identify it. In the midst of low-rise houses in a quiet south Lantau village, the three-storey building that houses Lantau Internatio

www.scmp.com

기사 인트로에 짧게 소개되는데, 1978년에 Sea Breeze Hotel로 지어졌으나 이후 버려졌고 2008년에 란타우 국제학교 Pui O 캠퍼스가 이 건물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음, 근데 잠깐만... 아까 홍콩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찾아 본 화교일보의 기사는 시 브리즈 호텔은 1990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1978년이라고라??

CEDD와 SLO의 란타우 역사 생태학 보고서

위에서 참고했던 생태학 보고서 내용 중 Pui O 지역의 70~90년대 사이 대표적인 교통과 관광 발달 기록 페이지를 다시 한 번 찾아 보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1978년부터 도시 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관광지 조성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고 81'년 해변가에 캠핑장 개설, '90년에 Sea Breeze Hotel and Seafood Restaurant의 'opened 개장'을 확인 했다. 'built 지어졌다'라는 워딩이 아니니 건물은 관광과 사람 유입이 시작되던 1978년에 지어지고 1990년에 호텔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해 보지만 더 이상의 팩트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증거는 여기까지다. 

영화 속 sea breeze hotel 입구

쨋든 중요한 건 저 건물이 영화 속 장만옥이 일하던 가게 건물이 맞다는 거고 드디어 찾았다는 것이다.

gagm 덕후의 98년도 사진 속 호텔. 1998년까지도 아직은 호텔로서 기능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홍콩대학교 디지털 아카이브 속 영정사진 같은 호텔. 아마 90년대겠지...

구글 스트리트 뷰

멀게는 극 중 장만옥의 고향, Tai O를, 가깝게는 Pui O 버스 터미널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보아 본 Sea Breeze Hotel (현 란타우 국제학교) 건물

 

3. 극중 장만옥의 고향, Tai O 어촌마을

@ 大澳大澳永安街 타이 오 윙온 스트리트

영화
란타우 섬 메인 촬영 스폿

영화 <열혈남아>의 란타우 섬 메인 촬영지를 크게 나누자면 위와 같다. 키스 신 및 홍콩 센트럴과 란타우를 잇는 무이 워 페리 선착장, 장만옥이 일하는 Sea Breeze와 버스 종점이 있는 부이 오, 그리고 좌측 끝의 극 중 장만옥의 고양인 타이 오 어촌마을. 현재는 부이 오가 종점이 아니기 때문에 버스 타면 저 지도의 길을 따라 무이 워 부터 부이 오를 지나 타이 오 마을까지 갈 수 있어 보인다.

영화 속 타이 오 마을

극 중 장만옥과 유덕화가 닭날개 박스를 옮기는 장면인데 장만옥은 여기서 "난 여기를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거야"라는 대사를 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옛 시절 시골에서 서울로 떠나는 상경 같은 거. 

좌측 영화 우측 스트리트뷰

여기는 Tai O 타이 오 마을의 Wing On Street 윙온 스트리트라고 하는데 아마 그 길의 끄트머리 자락, 이 곳이 촬영지가 맞는 것 같다. (명나라 시절부터 이어 왔다는) 아무리 오래된 외딴 마을이라도 주말엔 관광객들로 꽉꽉 찬다고 하니 이래저래 변화도 많았던 것 같다. 바다를 향해서 끄트머리의 코너를 가지고 있는 윙온 거리는 여기밖에 없기 때문에 왠지 맞다는 확신이 간다. 

대차게 포기한 무이 워와 부이 오 촬영 유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이 촬영지들 답사는 포기하고 (타이 오만 빼고),

짧은 홍콩 여행 일정을 짜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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