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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ㄱㄱ~

타이오 마을을 걷다 보니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을 흔한 게 마주쳤다. 고양이들은 물론이지만 강아지들 (일반인들에겐 개 크기)이 그냥 자유로운 영혼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흔한 시골 강아지와 고양이들의 삶. 솔직히 무서운 건 없었다. 얘네들도 타지인들한테 익숙한 게 티가 낫다. 물론 쓰다듬거나 해보진 않았다. 강아지들은 오히려 살살 피하거나 경계하거나 조심하는 분위기였는데, 고양이들은 얄짤 없이 대놓고 앵기거나 하는 애들이 더 많았다. 

타이오 마을에서 처음으로 만난 까미

고정되어 있던 괭이

길막하고 있는 애들이 꽤 많다. 상황에 따라 개네들이 비켜주거나 우리가 비켜 가면 된다. 시간이 좀 지나 느낀 건데 재네는 우리한테 그리 큰 관심이 없다. 그냥 빨리 지나가 주면 서로 편안~

보니까 주인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사진엔 안 찍혔지만 좋아서 펄쩍펄쩍 뛰면서 같이 가더라. 찍진 못했는데, 주인 만나 좋다고 살다 살다 유튜버 빅페이스 뒷다리 치기 시전 하는 강아지는 첨 봤음

괭이 특유의 다소 건방진 표정

숙소를 향해 걷는 Shek Tasi Po 쉑차이포 거리에서 본 강아지 대변 처리 장소. 시골에서 이런 곳을 보니 나름 인상적이었다. 도심에서도 이런 공간은 못 본 것 같은데, 차라리 저런 식으로 관리를 하는 게 좋아 보였다. 다만 모순적인 건 이 마을에서 강아지들은 모두 혼자 다닌다. 걔네들이 여기서 알아서 대변볼 일은 없을 것 같긴 한데 암튼 오히려 견주들과 같이 다니며 견주가 대변을 처리해야 하는 도심 생활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될 만한 작은 공간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 봤다.

이건 그냥 숙소에서 찍은 참새들 사진. 참새건 비둘기건 고양이건 강아지들 등등 먹으라고 내 놓은 음식들이 꽤 많이 보인다. 여기는 그게 마을을 굴러가게 하는 장치들인가 보다.

고양이를 테마로 벽화로 꾸민 집. 어촌이라 고양이도 많고, 사람들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고, 마을이 관광화 되면서 고양이 컨셉을 활용하는 곳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상가옥에 살고 있는 민간 고양이. 어려 보인다. 이름도 있는 것 같고. 

내가 관심 보이니 바로 튀어와서 비빈다.

타이오 수산 시장 (아주작다) 바로 옆 벤치에 있던 고양이. 아마 들고양이가 같은데 친화력도 좋고 잘 앵겨서 가는 길에 시간을 좀 같이 보냈다. 

나름 터줏대감인 듯 한 분위기

솔직히 눈빛이 뭘 좀 내놓으라 하는 것 같아서 쬐금 부담이 갔었다. 

얘도 그냥 지 갈 길 가는 애. 누렁이들이 꽤 많다. 

이건 숙소 앞에서 찍은건데, 백로? 왜가리? (맞나?)들도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다. 여기 근처에서 쉬어 가는 애들이 참 많았다. 크진 않지만 중간중간 맹그로브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타이오 마을의 유일한 고급 호텔인 헤리티지 호텔 앞 벽화에도 이 녀석들이 그려져 있는 것 보니 이 놈들의 서식지인가 보다.

타이오 룩아웃의 시그니처 맹그로브 스페셜. 목테일이라 무알콜이긴 한데 달긴 하다

그래서일까? 헤리티지 호텔의 음식점, Tai O Look Out의 시그니처 목테일의 이름이 Mangrove special 맹그로브 스페셜이기도 하다. 색깔이 참 이쁘고 맛도 이쁘다.  

타이오 호텔은 마을의 끝자락이라 더 이상의 도로가 없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만난 강아지 한 마리.

그리고 오는 길에 산책 길을 찾다가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한문을 까먹었어도 저 정도는 기억하기 때문에, "어? 소림? 소림사? 샤올린? Shaolin?"

갑자기 가슴이 쿵쿵 뛴다. 옛 기억 때문에. 하지만 닫힌 저 공간 안에 사람의 인기척은 느낄 수 없었다. 다만 홈페이지를 보니 소림문화센터라고 하는데 25명 정도 예약이 걸리면 소림사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까지 하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그 소림사 앞에는 꽤 큰 공터가 있었는데 거기서 퍼져 있는 강아지. 저 놈이 바라보는게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자전거도 타고 프리즈비를 하며 왁자지껄 노는 모습들이다.

마음이 착해졌다. 굴뚝처럼 뿜어내는 연기 속 더럽혀져 있던 나의 마음 속 정신의 구조물이 닦여지는 기분이었다. 

어촌에선 흔한 풍경일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처음보는 유유적적 갯벌 걸어 다니는 강아지. 꽃게라도 잡아먹으려는 건가...

숙소 근처 미니 슈퍼마켓 같은 곳인데 저 자리가 우리나라로 치면 가맥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괭이들이 꽤 많다. 언제 한번 공구를 했는지 모르겠는데 저 빨간 이케아 의자들이 마을 음식점 등등 곳곳에 많이 보이긴 했다. 음료수 사던 곳인데 430ml 비타 퓨어 생수가 HK7달러 (한국돈 약 1,170원) 정도니 타이오 마을에서도 원주민 주거지 쪽에 있는 먼 곳 치고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본다. (홍콩 도심에선 800~1,000원 정도) 암튼 맨날 저기 빼박으로 앉아 항상 낮술 자시던 할배가 계셨는데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난 영어, 할배는 광둥어) 언어로 꽤 오래 얘기한 곳이라 기억에 남는다. 영어와 광둥어 섞어가며 말 붙이시던 친화력 좋은 할배 사장님도 기억에 남는다.

도성타왕의 한 장면. 모순균과 주성치. 모순균은 장국영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혼했었던 여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위 이미지는 주성치가 <도성타왕>을 찍었던 양후사원이란 곳이다. 타이오마을 Fushan View Point 트레일을 끝내고 내려와서 만난 곳.

양후사원의 내부

작진만 나름 화려하다. 작은 절로 봤는데 그 작음 속에 중국 특유의 화려함과 옛 무협 영화들에서 느꼈던 감성이 곳곳에 녹아져 있어 홀린 듯 구경했다. 

그러다가 어딘가에서 갑자기 훅 튀어 나와 나한테 비비적 비비적거리던 고양이. 나중에는 내 신발에 똥꼬를 내려놓을라고 자리 잡던데 순간 얘가 똥 싸나? 하고 발을 급히 치웠는데 미안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냥 자리 잡으려고 했던 것였던 것 같은데 말이다. 이 동네는 참 고양이들이 외지인들한테 참 많이 안긴다.

어떡하다가 물 한 통 없이 진행된 란타우 트레일 후 완전 지치코 목말라서 급히 뭐 마실 것을 찾으러 급히 이동하고 있던 중 골목의 길막 강아지. 저 놈도 여길 건널라 하나 부다.

원래 이렇게 만난건대 우측으로 틀고 다시 직진하다가 이 골목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가 여기로 지나갈까 눈치 보고 있다가 잠깐 딴 데로 가버리니 이내 안심하고 골목을 넘어온 것 같다. 다시 돌아가니 만나서 헬로~

저 놈 보내고 골목을 지나가니 또 비슷하게 생긴 누렁이가 천진난만하게 지나간다. 도플갱언지 평행우주인지 내 눈엔 아까 그놈과 똑 같이 생겼다. 근데 생각해 보니 이 마을 전체 누렁이들 보면 되게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 사실 생각해 보면 여기 마을 강아지들이 좀 매너가 있는 건지 양보받은 적이 꽤 많다는...

Sun Kee 선키 다리에서 만난 강아지. 얘는 동네 강아지라기보다는 관광견 같았다. 동네 개라면 저렇게 냄새 수컹수컹 맡으면 신나게 돌아다니지는 않았을 듯.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따라 점찍어 놓은 카페들이 죄다 문을 닫아 정처 없이 헤매던 중 만난 팔자 좋은 고양이

그리고 그 뒤에 또 고양이들

그리고 메인거리로 고개를 틀으니, "니 어디 가는데? 못 보던 놈인데?" 하는 듯한 강아지. 딱히 서로 간 트러블은 없었다. 

또 지나가다 만난 괭이

아마 도성타왕에서도 나왔던 곳 같은데, 타이오 마을 작은 광장 포토존 같은 곳이다. 벽화와 땅에도 그림이 그려진 곳. 거기서 만난 강아지. 

약간 무서운 포스를 자랑하던 놈들. 솔직히 앞에 놈이 더 무서워 보이는데 더 순해 보이는 뒷 놈이 이 자유로운 곳에서 목줄 채워져 있는 것 보니... ㄷㄷㄷ... 하는 생각을 하고 지나가 본다. 코카콜라 냉장고가 텅 비어 있는 것이 이 놈들의 갈증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기도.

요건 아까 옆 집의 옆 집 강아지. 여기서 저녁 먹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아니긴 한데... 이번에 못 먹어서 아쉬웠던 어묵용 대왕 오징어. 저거로 피시볼 만들어주는데, 크긴 크더라.

폭풍우가 쓸고 간 다음 날 아침. 어제 불놀이 이후 남긴 음식을 챙겨가고 있는 참새... 어? 비. 둘. 기??? 역시 야만의 사회는 체급이...

왜가린지 백론지는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타이오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 밤색왜가리 새끼인지? 새벽아침에 물고기 잡아온 배에 턱 앉아서니 먹이를 노리고 있는 건지. 여기서는 흔한 어촌의 아침 풍경이 아닐까 싶다. 


옹핑마을 부처상

여기서부터는 타이오 가기 바로 전에 들렀던, 영화 <무간도>와  주성치의 <도성타왕>을 찍었던 옹핑마을에서 본 부처님의 기운을 받고 잘 퍼져 있던 강아지들이다. 

더위를 식히려 병콜라로 팔자 좋게 마시고 있는데 더 팔자 좋은 놈이 앞에 있었다. 

다 다른 누렁이들이다. 관광객들이 뭐라도 줄까 기다리고 있는 걸까?

숨바꼭질 하 듯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대부분 작은 공간이나 그늘 아래로 피신하고 있었다. 

사실 타이오와 옹핑을 통틀어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즈의 '강아지'는 못 봤다. 어디들 있는 건지... 혹은 있는 건지... 얘네도 초고령화 저출산 상황인지... 대부분, 아니 내가 이번에 만난 강아지들은 전부다 사이즈가 큰 놈들이었다. 

부이 오에서 만난 물소

이 것은 또 부이 오 해변가는 길에서 만난 놈인데, 부이 오나 옹핑에선 그냥 이런 엄청난 크기의 물소들이 걍 사람들과 같이 걸어 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가는 길에 소 똥도 꽤 많음. 날씨가 하도 더워서 그런지 실제 걸어가는 놈은 못 만났고 이렇게 다들 퍼져 있었다. 역시 8월의 여름은 짐승에게도 강한가 보다. 귀여운 버전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잠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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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우 섬 메인 촬영 스폿. 다 타, 부 푸, 무 묘이 .. 아 잘 모르겠다 ㅎㅎ 대충 전달만 되면 될 듯

올해 갑자기 10년 묵은 마일리지가 다 소멸되게 돼서 강제 주말 해외여행 계획들을 잡게 되었는데, 지난번 후쿠오카 여행에서 내 몸 상태를 망각한 채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다가 2일 차 돌입하자마자 삼출성 중이염이 재발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이번 홍콩 여행은 좀 더 여유롭게 쉬는 느낌으로 다녀오려 일정을 짜는 중이다.


홍콩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10여 년을 보낸 그곳에서 항상 도심만을 맴돌았던 나에게 이번 여행의 중심지는 란타우 섬이다. 어린 시절에는 자주 가지 않았던 외곽 지역을 탐색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핵심 목표다. (란타우는 그냥 야유회, 학교 소풍, 테니스 치러 가는 그런 곳이었는데 ㅎㅎ..)

후쿠오카 때와 마찬가지로 가고 싶은 영화 촬영지를 모색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란타우  섬의 포인트들이 후보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뺄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 중인 <열혈남아>의 촬영지를 찾아보았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여행의 일정에서 최종적으로 빠진 곳들에 대한 이야기!


장만옥 1983년 미스 홍콩 준우승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경삼림>으로 유명한 홍콩 왕가위 감독의 1988년 데뷔작이다. 유덕화와 함께 주연을 맡은 정말 아름답고 앳된 장만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이미 스타였지만 아직은 '예쁜 배우'로만 여겨지던 장만옥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홍콩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배우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또한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과 왕가위 감독 듀오 특유의 거칠고 몽환적인 카메라워크와 전개를 통한 비주얼의 날 것 같은 초기 감성을 느끼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지금 봐도 스타일리쉬 하다) 

이 작품에서 찾아보고 싶었던 촬영지는 다음과 같다:

1) 영화 포스터 상 유덕화와 장만옥의 격정적 키스신이 이루어지는 공중전화박스, 그 둘의 기다림을 반복시키며 만나게 해주는 페리 선착장 및 버스 정류장 (거기가 다 거기임)

2) 장만옥이 일하던 Cafe, 그리고

3) 장만옥의 고향.

 

INFJ의 후쿠오카 1박 같은 2박 혼자 여행 일정과 실행 결과 (스압)

2024.07.07 - [여행] - 후쿠오카 2박 3일 혼자여행 INFJ의 일정 짜기. 과연 성공할까? 후쿠오카 2박3일 혼자여행 INFJ의 일정짜기. 과연 성공할까?무심코 마일리지를 확인해 보니 10년 만기로 올해 대부

electronica.tistory.com

후쿠오카 여행 때처럼 ChatGPT, Reddit, 웹검색, 구글 스트리트 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열혈남아 As Tears Go By> 촬영지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30여 년 전 영화인 만큼 많은 장소가 변하거나 사라져 있었다. 결국 대부분의 촬영지를 유추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포스팅은 가지도 않았지만 단서와 검색을 통해 찾아본 촬영지 유추 이야기다. 


 

1. 공중전화 박스 키스 신의 배경, 묘이 워 선착장

@ 梅窩渡輪碼頭 Mui Wo Ferry Pier

묘이 워 페리 선착장을 나오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 이어진다. 서로 헤어지고 만나고 기다리고를 반복하는 애증의 장소이면서도메인 홍콩과 극 중 장만옥의 일터를 넘어 그녀의 고향까지 이어지게 만들어 주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다. 

영화 속 장면

페리에 막 도착한 장만옥을 낚아채서 키스신이 이루어질 공중전화박스로 뛰어가는 유덕화, 영화의 하일라이트

현재 구글지도 위성지도

동선 상 페리 피어를 등지고 왼쪽으로 달려가니 저 정도 위치일 것 같지만 지도에는 공중전화 박스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구글스트리트 뷰

스트리트 뷰를 돌려보니 한 저 정도 지점이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공중전화 박스는 없어진 것 같다... 그래 지금은 스마트폰을 넘어 AI를 부르짖는 세상인데 저 때는 그나마 삐삐가 최신 대중 커뮤니케이션 기기였으니...

포스터

영화 포스터 속 키스 장면이 바로 그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이루어지니, 그냥 포스터로 영화 볼 당시를 떠올리는 향수만을 느껴본다.

유덕화에게 컴백홈 삐삐를 친 후 페리로 달려간 장만옥
유덕화가 공중전화 박스에 기대어 장만옥을 기다리는 장면

저기를 방문한다면 공중전화 박스는 없어졌을지언정 그래도 선착장은 당연히 남아있다. 

구글지도 방문자 사진. 보니까 2021년이다

위 두 장면을 비교하면서 보니 카메라는 왼쪽 출입구를 찍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Sea Breeze Hotel & Restaurant

@ 貝澳泳灘 Pui O Beach

 

장만옥이 구룡에 간지 모르고 일하는 카페로 찾아온 유덕화

두 주인공의 만남의 장소이면서도 뭔가 둘 만의 쉘터 같은 느낌을 주던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홍콩 란타우 섬 지도

이게 란타우섬의 지도다. 우측 상단에 표시된 곳은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 묘이 워 선착장이고, 밑에 표시된 곳이 부이 오 해변이다. 이 지역에 장만옥이 일하던 카페, 현실 이름으로는 Sea Breeze Hotel이다. 여행가면 여기도 가자 생각하며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구글지도에 나오질 않았다. 

홍콩대학교 역사 아카이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렇게 영정사진처럼 딸랑 한 장의 모습이 홍콩대학교 디지털 역사 아카이브에 저장되어 있었다. 아마도 사라진 것이겠다. 기록을 보니 1990년에 지어졌다. 

란타우섬 생태연구 보고서- 표시된 곳이 부이 오


급기야는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란타우 섬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발행된 Pui O 및 Shui Hau 생태 연구 보고서까지 뒤적이게 되었다. 물론 PDF 분석은 ChatGPT4-O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PDF 링크)

보고서를 쭉 살펴보니 Sea Breeze Hotel이 잠깐 언급된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Pui O 해변을 중심으로 교통과 관광 개발이 이루어지며, 1983년 무이 워(Mui Wo)와 부이 오(Pui O)를 종점으로 하는 버스 노선이 생겼다. 이 Pui O 버스 종점이 아마도 영화 <열혈남아>에서 둘의 슬픈 이별이 이루어지는 후반부 지역일 것이다.

1990년 부이 오 해변 근처에 Sea Breeze Hotel이 생겼다고 하는데, 지하에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었으니 이곳이 바로 극 중 장만옥이 일하던 곳이다. 개장 당시 방은 약 18개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카이브나 보고서에서도 정확한 위치는 기록되지 않았다.

gagm 블로그의 시브리즈 호텔 위치 설명

이때 gangm.net이라는 어떤 영화 촬영지 일본 덕후의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이미 그는 90년대에 <열혈남아> 촬영지들을 거의 다 섭렵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건물은 부이 오 버스 터미널에서 도보로 약 2분 거리로 로와이 마을 老圍村 과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이 오 버스 터미널도 현재는 없어져 있는 상태였다. (아래는 그의 블로그 링크)

 

As Tears Go By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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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gangm.net

 

이 때까지 찾은 것을 종합해서 챗GPT에게 장소를 유추해 봐달라고 도움을 청해 본다. 과연 맞을까?

챗GPT가 유추해 낸 버스정류장과 시브리즈 호텔 위치

저 보라색 포인트란다. 음... 확대해 보니 저긴 뭐 임도도 없는 것 같은데... 저기에 버스정류장이 있었고 바로 살짝 위에 시브리즈 호텔이 있다고 챗GPT는 말했다. 하지만 블로거가 말한 로와이 마을은 저 지도 상단에 (형광펜) 위치하고 노란색 형광펜으로 내가 그은  도로가 사우스 란타우 로드다. 챗GPT가 틀린 것 같다. 계속 수정을 하고 정보를 주며하는 짓을 한 10번을 넘게 했는데 전혀 맞지 않을 것 같은 곳만 포인팅 해서 챗GPT에게는 많은 실망을 했다. (유료 구독인데 ㅜㅜ)

그리하여 수작업 모드로 들어가는데, 홍콩 디지털 공공 도서관 홈페이지 Hong Kong Public Libraries 홈페이지로 가서 컬렉션 탐색을 통해 보고서에 실린 관련 주석을 따라 <화교일보 華僑日報) > 1990년 12월 27일자 자료를 찾아보았다. 한문으로 된 종이 신문 몇 십장 살펴보는게 느무느무 오래 걸리지만... 그래, 역시 이런거 번역엔 챗GPT가 능력을 발휘했다.

1990년 당시 Sea Breeze Hotel 개관 축하 내용을 찾았다. 불행하게도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관련자료 1983년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한문 키워드. '란타우' 단어만 불을 키고 찾다가 1983년의 짤막한 기사를 발견. 무이 워와 푸이 오 사이 새로운 버스 노선이 개통된다는 뉴스다. 첫차는 무이 워에서 6시 출발, 막차는 푸이 오에서 오후 6시 출발. 요금은 5센트. 역시 아쉽게도 위치에 대한 도움은 되지 않는다.  

1985년 4월 5일자로 간다. 그나마 이번 신문은 20장이다.. 제일 적다..ㅜㅜ 근데 제19장에서 찾았다... 휴가철을 맞아 란타우에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해서 공유일에는 두 번의 추가 운행을 한다는 소식이다. 역시 위치 찾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휴우..."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호텔 찾기는 잠시 멈추고 버스 터미널 찾기를 먼저 해보기로 한다. 

 

커플의 굿바이, PUI O 버스 터미널 종점

영화

첫 번째 단서: 장만옥이 유덕화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곳. 힌트는 'PUI O BUS TERMINUS'라는 표지판이 왼쪽에 있다. 이곳을 찾아야 한다. 또한 마치 로터리처럼 버스가 돌아나갈 수 있어야 한다. (무이 오에서 출발하면 부이 오가 종점이기 때문에 돌아나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영화

두 번째 단서: 유덕화가 타고 떠나는 버스를 하염없이 슬프게 바라보는 장만옥. 버스는 그 로타리를 한 바퀴 삥 돌아 무이 워 방향으로 향했다. 

이건 위에서 언급한 gagm덕후가 1998년에 찍은 사진으로 위위 장만옥의 버스 바라보는 신에서 블러처리된 풍경을 블러 없이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세 번째 단서: 장만옥이 유덕화를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주는 장면에서 보이는 뒤 쪽 산의 능선이었다. 일단 이렇게 해 보니 대략 추정되는 장소가 나왔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생태보고서의 포셰~ 포셰~

생태보고서 PDF 중 도로의 동선과 건물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살짝쿵' 포셰(poché) 형식의 지도가 있는데, 버스가 돌아 나올 수 있는 로터리 구조는 바로 저기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유일할 듯하다. (역시 딱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주는 (검은 색으로 칠하는 저) 포셰의 힘은 강력하다) 이 지도 기준, 북쪽 동선으로 쭉 올라가면 Mui Wo 무이 워다. 그리고 저 빨간 색 원이 그려져 있는 곳이 버스가 Pui O 부이 오 마을들을 하나 씩 들러 최종적으로 해변가에 근접한 것까지 수행하는 종점의 역할에 딱 들어맞을 곳으로 보인다.

구글 위성지도

구글 지도에서 보니 (위위 생태보고서 지도를 시계방향으로 90도 꺾은 시점으로 봐야 한다), 종점 개념의 버스 터미널 자체는 없어졌고 공영주차장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Mui Wo 무이 워에서 저기를 지나친 후 계속 버스 타고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지도상 좌측 동선으로 이동하면 극 중 장만옥의 고향인 Tai O 타이오 마을로 가게 된다. 

좌측 영화, 우측 구글스트리트 뷰

현재 구글 스트리트 뷰로 봤을 때  부이 오 터미널은 저 정도의 지점에서 찍은 것이 아닐까...

구글 스트리트 뷰

또한 위위 스트리트뷰에서 로터리의 1시 방향을 보면 이렇게 "Welcome to PUI O 부이 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사인이 있는데, 버스의 종점 상징으로서도 아다리가 맞아 보인다. 

좌측 덕후 사진, 우측 구글 스트리트뷰, 우측 하단 영화

장만옥이 유덕화가 타고 떠나는 버스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은 우측 사진의 오른쪽 노란 차가 있는 곳까지 좀 더 뒤로 가야할 것 같긴 한데, 왼쪽의 gagm.net 덕후가 찍은 사진을 보면 그 앞 쪽 표지판의 그래픽은 변했지만 표지판 및의 'School' 표시가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세월이 지나 규격이 바뀐 것일 수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학교 표지판 정도의 위치까지 가서 사진을 찍으면 뒷 배경인 산의 능선이 덕후 사진과 스트리트 뷰가 얼추 맞아 보일 것 같다. 

좌측 영화, 우측 스트리트뷰, 우측 하단 영화

영화와 스트리트 뷰를 비교했을 때, 유덕화 뒤의 뚝 떨어지는 산 능선의 모양, 장만옥 좌측에 보이는 정류장 입구로 들어서는 꺾어지는 코너가 서로 유사해 보인다. (오른 쪽 능선이 살짝 의문이긴 하다..)

gngm 덕후의 사진

gngm 덕후의 사진이랑 비교 할 때도 뒤쪽 배경 능선이라던가 꺾어지는 코너도 비슷해 보인다. 그리고 덕후 사진의 저  도로 상 화살표는 구글스트리트에서는 'X' 표시로 보이는데 이는 페인트 칠이 다시 된 것 같다. 정류장에서 주차장으로 변하며 뭔가 변화가 있었던 듯?

그래서,

'이 곳이 Pui O  버스터미널이겠구나!'

라고 일단 확정(가정)을 한 후 gngm 덕후에 말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사우스 란타우 로드를 따라 Lo Wai 로와이 촌 방향으로 도보 2분 거리 (호텔의 옆집은 로이촌 20호) "

이 말을 고대로 구글지도 옮겨 보았다.  위 지도 사진, 로와이촌 20호 옆에 노랑 화살표 표시로 된 저 장소가 아마도 Sea Breeze Hotel & Retaurant 터가 아닐까 싶다. 터미널로부터 도보 2분 거리, 그리고 20호 건물 옆. 딱! 맞아떨어진다. 

영화

장만옥을 만나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Sea Breeze Hotel로 향하는 유덕화. 우측 KENT 간판 건물이 바로 gagm 덕후가 말한 老圍村로와이촌 20호 건물이고 Sea Breeze Hotel은 바로 옆에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좌측 뒤로 보이는 능선의 모습이 영화와 완벽히 일치 해 보이지는 않지만 쨋든 저 건물이 20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유덕화는 대략 이 정도에 내려서 옆 건물인 Sea Breeze Hotel까지 이렇게 이동한 신이 아닌가 싶다. 

구글스트리트뷰

그리하여... 이 곳이 바로 Sea Breeze Hotel로 추정되는 건물이다. 지금은 란타우 국제학교 Lantau International School Pui O Campus가 들어서 있다. 위 영화 신에서 유덕화의 이동 신은 저래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란타우 국제학교 푸이 오 캠퍼스 건물 출처 interschool.co

이 즈음하여 어떤 레딧 유저가 이 LIS 학교가 원래는 호텔이었다는 정보를 내 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웹검색을 해 보니 2008년자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에  관련 내용이 실려 있었다. (아래는 기사 링크)

 

Takeoff for quiet Lantau school

It doesn't look like an international school - more like a building site, with the top two floors derelict and no signs to identify it. In the midst of low-rise houses in a quiet south Lantau village, the three-storey building that houses Lantau Internatio

www.scmp.com

기사 인트로에 짧게 소개되는데, 1978년에 Sea Breeze Hotel로 지어졌으나 이후 버려졌고 2008년에 란타우 국제학교 Pui O 캠퍼스가 이 건물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음, 근데 잠깐만... 아까 홍콩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찾아 본 화교일보의 기사는 시 브리즈 호텔은 1990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1978년이라고라??

CEDD와 SLO의 란타우 역사 생태학 보고서

위에서 참고했던 생태학 보고서 내용 중 Pui O 지역의 70~90년대 사이 대표적인 교통과 관광 발달 기록 페이지를 다시 한 번 찾아 보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1978년부터 도시 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관광지 조성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고 81'년 해변가에 캠핑장 개설, '90년에 Sea Breeze Hotel and Seafood Restaurant의 'opened 개장'을 확인 했다. 'built 지어졌다'라는 워딩이 아니니 건물은 관광과 사람 유입이 시작되던 1978년에 지어지고 1990년에 호텔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해 보지만 더 이상의 팩트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증거는 여기까지다. 

영화 속 sea breeze hotel 입구

쨋든 중요한 건 저 건물이 영화 속 장만옥이 일하던 가게 건물이 맞다는 거고 드디어 찾았다는 것이다.

gagm 덕후의 98년도 사진 속 호텔. 1998년까지도 아직은 호텔로서 기능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홍콩대학교 디지털 아카이브 속 영정사진 같은 호텔. 아마 90년대겠지...

구글 스트리트 뷰

멀게는 극 중 장만옥의 고향, Tai O를, 가깝게는 Pui O 버스 터미널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보아 본 Sea Breeze Hotel (현 란타우 국제학교) 건물

 

3. 극중 장만옥의 고향, Tai O 어촌마을

@ 大澳大澳永安街 타이 오 윙온 스트리트

영화
란타우 섬 메인 촬영 스폿

영화 <열혈남아>의 란타우 섬 메인 촬영지를 크게 나누자면 위와 같다. 키스 신 및 홍콩 센트럴과 란타우를 잇는 무이 워 페리 선착장, 장만옥이 일하는 Sea Breeze와 버스 종점이 있는 부이 오, 그리고 좌측 끝의 극 중 장만옥의 고양인 타이 오 어촌마을. 현재는 부이 오가 종점이 아니기 때문에 버스 타면 저 지도의 길을 따라 무이 워 부터 부이 오를 지나 타이 오 마을까지 갈 수 있어 보인다.

영화 속 타이 오 마을

극 중 장만옥과 유덕화가 닭날개 박스를 옮기는 장면인데 장만옥은 여기서 "난 여기를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거야"라는 대사를 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옛 시절 시골에서 서울로 떠나는 상경 같은 거. 

좌측 영화 우측 스트리트뷰

여기는 Tai O 타이 오 마을의 Wing On Street 윙온 스트리트라고 하는데 아마 그 길의 끄트머리 자락, 이 곳이 촬영지가 맞는 것 같다. (명나라 시절부터 이어 왔다는) 아무리 오래된 외딴 마을이라도 주말엔 관광객들로 꽉꽉 찬다고 하니 이래저래 변화도 많았던 것 같다. 바다를 향해서 끄트머리의 코너를 가지고 있는 윙온 거리는 여기밖에 없기 때문에 왠지 맞다는 확신이 간다. 

대차게 포기한 무이 워와 부이 오 촬영 유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이 촬영지들 답사는 포기하고 (타이 오만 빼고),

짧은 홍콩 여행 일정을 짜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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