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 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중이염 증상 일러스트 출처: www.verywellhealth.com
최근 비인두암 후유증 중 일상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가 귀에 물이 차는 증상이다. 비인두암 전 증상이 바로 이 귀에 계속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라 상당히 신경쓰인다.
튜브 삽입 시 고막 사진 (오른쪽) 출처: www.eulji.or.kr보통 귀에 튜브를 삽입하는데, 너무 자주 하면 나중에 고막피부가 잘 안 아물어서 튜브가 헐랭 해 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한다. 지난 3년 간 튜브를 두 번 삽입했고 올해 1월에 두 번째 튜브가 헐어서 뺏다. 그리고 지금까지 튜브 없이 지냈는데 거의 3~4주에 한 번씩 물이 찬다. 뭐 조심할 방법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어느 순간 물이 차 있다. 코막고 바람불기, 이관이 나쁘면 일상에서 저걸 자주 하는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미지출처: m.taechoclub.com이비인후과에 갈 때마다 코를 손가락으로 막고 바람을 불어서 양 쪽 귀에 바람이 들어오나 안 오나를 체크하는데 언제가부턴가 비인두암이 발생했던 왼쪽 귀에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관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공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이 계속 차고 빠지지 않는 거라고.출처: www.iconfinder.com그동안 항생제를 먹거나, 고막을 째고 물을 빼고 했었는데 최근 또 물이 차서 다니던 동네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큰 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신다. 튜브를 삽입하면 되겠지만 또 1년 후 튜브를 교체할 때 고막 피부에 대한 문제도 깊이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고... 과를 불문하고 동네 작은 병원 다니면서 가장 듣기 두려운 말이다. 나쁜 쪽으로는 책임전가에 대한 문제도 있겠지만 (살면서, 특히 비인두암에 대해 얘기하고 나서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꽤 있다), 환자의 증상에 대한 빠른 혹은 더 효과적인 조치를 위한 것이 있겠다. 이번에 다니던 이비인후과 선생님은 다행히 후자로 계속 케어를 잘해주셨었다. 대학병원들 출처: http://biz.newdaily.co.kr/암튼 당장 귀는 불편 해 죽겠는데 (들리지도 않고 먹먹하고) 대학병원은 빠른 예약이 거의 불가능해서 좀 큰 이비인후과 전문 병원으로 갔다. 비인두암 처음 발견하고 조직 검사를 했던 병원이다. 여기 선생님들은 상당히 젊은 편인데 믿음이 가는 스타일이다. 튜브심기 출처: http://nocoworld.com/뭐 원인이야 알고 있는 이관 문제고, 결국 튜브를 심었다. 원래 고막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매스로 살짝 째면 쑥 벌려져서 거기다가 튜브를 쏙 끼면 되는데... "어, 좀 질겨졌네요 다시 손 좀 대겠습니다" 하심. 결국 그 부드러운 세포가 벌써 질겨지기, 딱딱해져 가기 시작했다는 말 아닌가... 그리고 매스로 좀 더 한 두 번 찢어서 구멍을 냈다.출처: http://kormedi.com/두 번째 튜브를 제거한 후 6월까지 4번인가 5번째로 고막을 짼 거다... 근데 이거 아프고 상당히 공포스럽다... 물론 귀에 마취를 하고 하는데 약하게 할 때도 있고 세게 할 때도 있나 보다 어쩔 때는 많이 아프고 어쩔 때는 느낌만 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마취도 물약을 뿌리거나 주사를 놓는 경우가 있는데 주사 놓을 땐 물론 아프다 ㅜㅜ 그리고 고막 쨀 때도... 물론 아프고. 그리고 무엇보다 물 빼기 위해 귓속에 석션을 집어넣어서 취이이이이이 잉~ 하는 소리가 귀 안에서 울려 퍼지는 그 기분은 정말 공포스럽기 그지없다. (아프진 않다) 근데 튜브 잘 붙었는지 한 일주일 후에 다시 가서 보면 선생님이 튜브를 잡고 깔짝깔짝 흔들어 보는데 이거 아프다.... ㅜㅜ
|이관 풍선 확장술?
암튼 튜브를 심고 선생님이 '이관 풍선 확장술'을 고려해 보자고 하신다. 보통 완치 판정 이후에 받으니 나는 아직 1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서 시술 영상을 보여 주시는데 좀 혐이다... ㅜㅜ 콧 속으로 풍선 카데터? 뭐 이런 걸 쑥쑥 이관까지 집어넣어서 막힌 이관을 팽창시켜서 제 기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출처: Mega Medical Co., Ltd나 같은 비인두암으로 인한 후유증 환자들 말고도 일반인들도 나와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 신규 의술로 보이는 이 수술은 지금까지 발표된 결과로는 (모수는 모른다) 성공률이 90%라고 한다. 다만 비인두암 환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 비인두암을 겪었던 환자들 대상으로 한 수술 결과 데이터는 거의 찾을 수 없고 그나마 외국 논문 중 아래를 찾을 수 있었는데 58명 (74개의 귀)로 대상으로 2년 간 추적 검사한 결과, 완전히 회복된 환자는 단 1 명, 그리고 부분적으로 회복된 환자가 5명에 불과했다. 1%가 조금 넘는 수치다. NLM 비인두암 환자에 대한 이관확장술 논문 캡쳐해당 논문의 결과: 1명 완전회복, 5명 부분회복
암튼 아직 1년 정도 더 남은 시간이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보고 생각해보자고 한다. 지금 데이터로는 수술하면 좀 좋아졌다가 1년 정도 후에 다시 원복 되는 거긴 한데 시간이 있으니 그 때까지 의미 있는 데이터가 더 나올 수도 있고... 뭐 그러하다. 구글 검색 화면 갈무리이 풍선 확장술이란 게 신규 의술이다 보니 일반 수술처럼 그냥 덜컥 결정하고 실행할 건 아니어 보인다. 살짝 찾아보니 더군다나 전신마취로 시술이 진행되는 것 같다. 비용도 수술만 한 50여만 원 들어가 보이고. 위는 '이관 풍선 확장술 비용' 키워드로 구글 검색했을 때 화면이고, 아래는 올해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건강보험 적용 상황이다, 본인 부담률 90%.
출처: AN HSI Company 홈페이지이래저래 항암치료 이후의 삶은 항상 다이내믹하다. 뭐든 멈추지 않는 롤러코스터~다만 코스터 타는 것처럼 즐겁지가 않은 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