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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 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달리-3

비인두암은 5년이 지났지만 폐암전의 의심 치료는 이제 막 5년을 막 바라보고 있다. 다만 상상도 못했던 각종 후유증들의 발생은 항상 삶의 질을 떨어 뜨린다.

비인두암 치료 시의 방사선 치료로 인해 귀와 코와 목이 상당히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중 청력 또한 계속 나빠지던 와중이었는데, 귀는 한 번 손상되면 나아지지 않고, 지금 상황에선 계속 나빠질 수밖에 없으니 되도록 천천히 나쁘지길 바랄 수밖에 없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고 그렇게 생활에 왔다

하지만 난청은 어느 날 갑자기 훅 들어오듯 발생했다.

비인두암의 원인이기도 한 삼출성중이염 때문에 귀 안에 튜브를 항상 껴놓는데 이게 2년, 1년, 6개월 4개월 식으로 훅훅 수명이 줄어든다. 고막을 찢고 삽입해야되는 건데 그만큼 고막 세포 재생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귀가 잘 안들리기에, (먹먹하고, 울림이 심하고, 물속에 빠져 있는 느낌) 또 튜브가 벌써 수명이 다했나 보다 하고 별생각 없이 이비인후과를 찾았는데, 튜브가 수명이 (정확하게는 고막이 못 버텨서 빠진 거) 다한 거는 맞지만 귀가 잘 안 들리는 건 난청이 또 발생했었기 때문이었다.

비인두 좌측 쪽이 문제여서 방사선의 타겟이 주로 좌측으로 쏘여서 그런지 왼쪽 귀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난청은 이곳에 계속 발생했다. (크게는 두 번). 우측은 아직 4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좌측은 10대로 떨어져 버렸다.

발란스가 크게 맞지 않다보니 갑자기 발생한 이 상황들이 또 (그 갑자기 발생했던 다른 후유증들처럼...) 불편한 것은 물론 적응이 되질 않는다. 

달리-3

설명하자면 이어폰을 양 쪽에 끼고 있다가 한 쪽은 잠깐 빼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로 소리가 약간 들리는 식으로 듣는 식이다. 

플러스, 넓고 조용한 공간은 그나마 괜찮지만, 식당, 카페, 엘리베이터처럼 소음이 발생하는 시끄러운 공간에서는 그나마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우측 귀까지 먹먹함과 울림과 이명이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괴롭다. 막말로 너무 심할 때는 모두에게 "제발 좀 닥치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물론 그러진 않는다) 괴로운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그런 상황들을 만나면 발생하는데, 웃긴게 아니 괴로운 게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받거나 피로하면 그런 상황들 안에 있지 않아도 그 괴로운 현상들이 나타난다. 이건 우습게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또 없어진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무리 이런 현상을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들한테 얘기해도 귀는 항상 나빠지면 계속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엔딩은 정신의학과로 가보는 것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당연히 처방받는 신경 안정제들로 인해 스트레스와 각종 피로감을 주는 많은 것들이 정신적으로 완화되기 때문에 그런 미친 귀의 지진 나는 것 같은 현상들도 (치료는 아니지만) 완화되기 때문이다. 나도 알프람을 먹으며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 

암튼 혼자 사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사회 생활도 해야 하다 보니 현 상태의 청력으로는 나 자신도 괴롭지만 많은 민폐가 된다.

"네?"

"죄송하지만 다시 말씀 해 주시겠어요?"

이것도 한두번이지... 계속되면...ㅜㅜ

이비인후과 선생님은 좌측 귀의 상태가 보청기를 낄 수준이긴 하지만 오른쪽이 아직은 괜찮아서 좀 기다려 보자고 한다. 30대 정도까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한다. 

 하지만 개인생활도 사회생활도 너무 불편한 와중에 결국 보청기 체험을 하러 갔다. 

안 들리던 귀가 다시 들리니 너무 좋았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느낌, 갑자기 내 세상이 일반적이고 일상화된 것 같은 느낌.

물론 완전하지는 않지만 꽉 막혔던 그 귀가 다시 들리는 그 경험이, 너무나도 그리웠던 그 상황이 너무 좋았다. 신제품으로 2주 간의 체험 시간을 준다고 했는데 그냥 이 (수많은 손님들을 위해 테스트 용으로 사용했던) 보청기로 2주 체험하면 안 되냐고 물어볼 정도로 내가 기억하는 그 '일상'과 흡사한 그 순간이 너무나도 좋아서 부탁한 것 같다. 

어찌하였건 체험판은 다음 주에 신제품으로 받기로 했다. 

가벼운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내가 필요한 소음 많은 상황들 속에서 발생하는 그 먹먹함, 울림, 이명으로 인한 지진 나는 것 같은 현상은 보청기로 완화되진 않는다고 하신다. 말 그대로 듣는 소리를 증폭시켜 줄 뿐이기에.

보청기를 체험했던 그 사무실은 고요했다. 

내가 소음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담당분께서 창문을 열어 주셨다. 앞은 차들이 다니는 도로였다. 

내가 말하는 그 소음 상황만큼은 아니지만 위층에서 느끼는 그 소음만으로도 울림 현상은 바로 찾아왔다. 

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불편할 정도로 귀가 안 들리던 상황에서 갑자기 들리는 경험. 이건 업그레이드된 사운드 시스템을 경험하는 것보다 훠~얼씬 더 극적인 경험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서 보던 반 쪽만 하면 밸런스가 안 맞아 양 쪽 다 껴야 한다, 비싸다, 병원에서는 기다려 보자 등등 이런 것들이 그 귀가 들리는 한 순간으로서 잊혀 버리는 것이다.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어도 말이다. 그냥 그 순간에 취해서...

이렇게 꽉 막혀 있는 내 왼쪽 귀가 조금이라도 들리는 것을 경험하니 어쩔 수 없이, 당연하다는 듯 2주 체험을 신청했다. 

2주가 지나서 내가 만족하면 그 제품을 그냥 사는 방식이다. 

일반인에게는 양쪽 귀가 잘 들리는 경험은 정말 별 것 아니겠지만 청력을 손실한 상황에서 보청기를 만나는 순간은 정말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운 수준이었다. 

다만 딜레마는 병원에서도 최대한 기다려 보자인데, 사회생활로 인한 불편함을 또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까지 버티다 버티다 왔다. 또한 한쪽만 착용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보청기의 가격도 "에이 한 번 해보고 나중에 좋을 걸로 바꾸지 뭐:" 하는 식으로 무시할 수도 없다.

하지만 다음 주가 너무나 기다려진다. 

오늘 경험한 그 상황 때문에. 너무나도 기다려진다.ㅜㅜ

듣고 싶다...

이건 딜레마가 맞는 것 같다

물론 보청기 착용이란 게 퍼펙트하진 않다. 오늘 체험도 아주아주 안정적인 상황에서 잘 들리는 것일 뿐, 정작 필요한 그 시끄러운 곳에서는 분명 내가 생각하지 못한 그 무언가를 또 경험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2주를 보내고 나는 또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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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33회) 



정말 암 치료 후유증의 세계는 끝이 없나 보다. 

이건 가장 최근의 후유증인데, 어느 날 왼쪽 귀에 느낌이 이상해서 만져보니 누런 고름 줄줄 흐르고 있었다.


정말 누우런 고름...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피도 섞여 나오고,,,,

식업 한거는 이게 몇 시간 동안 멈추지가 않았다.


이건 또 처음 경험하는 거라 정말 걱정도 많이 되고 겁도 팍 나고.... 

생각을 해 봐라... 멀쩡하던 귀에서 갑자기 고름이 멈추지 않고 철철 흘러내린다....


다음 날 급히 동네 병원으로 갔는데 예상 했던대로였다. "큰 병원으로 가세요..."

동네 병원 왜 갔겠나... 큰병원 예약을 바로 못하니 갔지...ㅜㅜ


문제는 그 날 밤에 터졌다.


고름이야 계속 멈추지 않은 건 당연하고,

밤 부터 귀 안에서 찌륵쩌럭 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통증이 시작됬다.

암 치료 전에 중이염이 자꾸 발생해서 왼 쪽 귀에 물이 안 차도록 튜브를 심어 놓았는데 그 놈이 내는 소리 같았다. 


찌륵쩌럭 찌륵쩌럭.... 저 기분 나쁜 소리가 반복하며 뭔가 귀 속이 닫혔다 열렸다 하는 기분

고름이 귀를 타고 흘러내리는 기분도 다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하일라이트, 통증....

뭔가 귀 속을 바늘로 쑤시는 듯한 엄청난 통증... 난 귀 통증도 치통처럼 이렇게 아픈건지 처음 알았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아픈 귀 잡고 침대 위에서 악악 하며 구르는 것 밖에는...

정말 밤 세도록 아팠다... 귀 속에서 천둥 번개가 치면서 그 통증까지 고대로 다 내 몸은 흡수 하고 있었다. 

결국 그 날 밤 밤을 세 버렸는데... 중간에 다행히 암 치료 중에 먹다 남은 마약성 진통제가 하나 있어서 그걸 먹었는데 뭐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


다음 날은 하필이면 공휴일에 주말까지 껴서리.... -_- 병원은 이틀 후에나 갈 수 있는 실정... 더군다나 월요일 예약도 꽉 참. 

다행히 통증은 다음 날 아침 사라졌다. 고름은 계속....

 

가던 병원은 못 가고 처음 조직 검사를 했던 이비인후과는 예약 가능해서 거기로 갔다.


귀에 염증이 생겨서 그러 하단다...

암치료 후유증으로 보이는데 정확히는 모르지만,


1. 항암제 치료 후유증일 수도 있고:

귀에 영향을 주고 청력을 떨어뜨리는 성분을 가진 항암제들이 존재 한다고 한다. 

난 씨스플라틴으로 항암 치료를 받았는데 인터넷을 찾아 보니, 이 놈도 난청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2. 방사선 치료 후유증일 수도 있다:

치료가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쏘는 국수적인 치료기 때문에 그 부분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원래 암치료 받은 병원의 정기 검사는 한 2주 정도 남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후유증의 원인은 물어봐도 알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치료 경험에서 오는 촉이 그렇게 말 해 주고 있다.) 방사선인지 항암제 때문인진 알지 못하고 그냥 둥그러니...치료 후유증이다... 정도로 들을 듯...


암튼 귀에 떨어뜨리는 거랑 먹는 염증약 처방 받고 19박 20일의 여행을 감행 했다. (다 계획 해 놓은 거였는데 취소할 수는 없어서)

적어도 2주는 고름이 계속 흘렀다. 그리고 난청 현상은 좀 심했다. 귀가 먹먹하고... 많이 불편 했다. 


여행이 끝나고 이비인후과에 다시 가니 염증은 없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귀가 계속 불편한 걸 보니 1,2주 좀 두고 보다가 그래도 안 좋으면 청력 검사를 실시 하자고 한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람들 보면 치료 후 청력 손실 때문에 보청기를 끼고 다니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기다리고만 있다.... 호전 되는지... 통증과 고름은 이제 없지만 어느 정도 난청이 있음을 계속 느끼고는 있다. 


음악 안 좋아 하는 사람 세상에 어딧겠냐마는 정말 음악은 내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데.... 청력이 손상되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

물론 한 쪽 귀에 한 한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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