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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가나 시작은 언제나... 휴게소

휴게소 우동

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여전히 '여행이 시작됐다!'는 실감은 나지 않지만 여행의 첫 장면은 언제나 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오전 8시 56분, 우동 한 그릇을 주문했다. 맛은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비주얼에 이끌려 매번 같은 선택을 하게 되고 배만 살짝 채운다. 실망할 걸 알면서도 매번 반복되는 휴게소 식사, 어쩌면 이것도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 같은 순간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은근히 보이는 일상에서 만나지는 않을 작은 풍경들이 앞으로 펼쳐질 여정의 첫 단추가 된다. '나, 이제 어디로 떠나는건가?'라는 설렘이 서서히 스며든다.


| 충청도

서해안 고속도로 서해대교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서해대교를 건너는 순간 바다의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전 11시 47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에 자리한 휴게소인 행담도 휴게소에 잠시 들러 짧은 휴식을 취했다.

행담휴게소 진입 풍경

그래도 섬 쪽이라 바다의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뭔가 외로워 보여 삐뚤하게 한 컷
썰물 시간의 비인해변의 광활한 전경
편안한 인공의 곡선과 복잡하면서도 여유로운 자연의 리듬]
마치 나를 그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듯한 비스타
그곳으로 돌진하는 강아지
인상적이었던 갯벌 초입의 트랙터

서해안의 서천, 비인해변. 이제 뭔가 본격적인 해안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 점심 먹으러 옴. 벌써 오후 2시...

점심으로 선택한 홍어와칼국수 식당의 메뉴는 1인분 8,000원짜리 2인상. 그 당시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 점심 한 끼가 이제야 나를 완전히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듯했다.

점심을 마친 뒤 오후 3시, 서천의 풍경은 층층이 쌓인 레이어처럼 겹쳐져 있었다. 저 멀리 갯벌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고요하게 드리워져, 시간마저도 느리게 흐르는 듯하다. 이런 여유로운 순간들이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지, 문득 깨닫게 된다. (나는 가끔 이렇게 사소한 생각들에 잠겨버리는 피곤한 인간이다.)


다시 이동 후 도착한 죽도, 커다란 밤섬의 모습에 이끌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 섬에서 유명한 상화원에는 들르지 못했지만 바닷가 근처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바다를 바라봤다. 멀리서 낚시꾼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데, 어디를 가도 이들의 모습이 빠지지 않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가을의 비주얼은 참 좋았던 곳

이번 여행 첫번째 숙소 도착 후 근처 산책. 가을의 기운이 스며든 느낌이다.

아름다운 서해의 어두워지기 직전의 모습. 배가 고프다. 다시 비인해변 쪽이다. 저 앞에 밤섬인 쌍도가 보인다. 

굴까지 주는 서해안에서의 조개구이 저녁식사 @웰빙칼국수.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실내 테이블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쾌적해 보이는 수조가 좋았던 곳. "그래, 서해안에 왔으면 조개구이 먹어줘야지!"

이거시 머시고???

숙소로 돌아온 밤, 온통 세기말적 분위기로 가득 찼다. 어둠 속에 멈춘 듯 서 있는 빛나는 풍차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다음날 아침 7시30분 경 장항항의 장항 6080 음식골목 맛나로로 내려갔다. 이곳의 백반을 참 맛보고 싶었는데 '금일 휴업' ㅜㅜ

아침식사 가능한 곳을 급히 찾아보다가 다시 북쪽으로 33km을 이동하여 홍원항으로 간다

홍원항의 모습
1인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차려진 반찬들 중에서도 특히 고추지가 인상적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이거 뭐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찌개도 넉넉한 양으로 한 끼를 든든하게 채워줬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홍원백반집.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지만 이미 현지 어부들은 어업을 끝내고 뒷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거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마치 불타는 주말의 밤을 연상시키는 활기찬 분위기였지만 시계는 겨우 아침 8시 5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지의 강한 에너지가 가득한 이 공간에서, 그 속에 압도되면서도 묘한 편안함이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기분 좋은 집밥 같은 한끼 후 근처에서 사진도 찍어주고,

중간에는 오리님인가 보다

이런 풍경들을 좋아한다. 숨 막히게 채워져 있는 느낌과 간단해 보이지만 또 트여 있는 느낌. 이래서 바다와 항이 좋다. 


세만금방조제 뷰포인트

숙소를 떠나 세만금방조제에 도착하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규모가 눈앞에 펼쳐졌다.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이 구조물을 바라보며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동시에 이 방조제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그 속에 묻혀있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총길이 33.9킬로미터의 세만금방조제

19년에 걸쳐 세계 최대의 방조제로 완성된 이곳은 총 길이 33.9km로 마치 자연과 인간이 대치하는 방패와도 같다. 한쪽에서는 거친 파도가 부딪히고 반대쪽은 평온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이 상반된 풍경은 거대한 인공 구조물의 위력을 더욱 실감케 했다. 

맨날 뻘만 가득한 서해바다만 주로 봤었는데 이런 딥한 풍경도 보고,

대한민국 어느 바닷가를 가도 빠지지 않는 낚시꾼들의 모습. 그들은 바다와 마주하며 자연에 도전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들의 존재는 마치 바다 풍경 사진 속의 완벽한 피사체 같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낚싯대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은 바다와 인간의 끊임없는 교감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서해안에서 느끼는 파도의 철썩임

세만금드라이브

끝없이 펼쳐지는 세만금 드라이브. 바다와 인공 구조물이 맞닿아 만들어내는 이 독특한 풍경이 길 위에서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요거는 움짤보다는 조금 긴 버전의 세만금 드라이브 풍경이다. 


 

| 전라북도

군산을 지나 강아지들의 산책을 위해 도착한 김제 심포항. 조용하고 한적한 이 공간은 마치 일부러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전시회장처럼 방치된 '부서진 조각들'이 인상 깊었다. 주위에는 폐건물처럼 보이는 구조물들이 서 있어 약간 기괴하면서도 흥미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심포항 초입의 풍경

분위기가... 스산하면서도 신기함.

어찌하였던 이 곳도 푸들시츄 연합이 접수합니다.

 


| 잠깐 내륙으로, 전주

한옥마을 저녁 산책
찍을 것들이 참 많은 한옥마을, 비눗방울들이 참 어울리는 곳

남해안으로 내려갈 때는 힘들기 때문에 항상 중간 지점에서 쉰다. 군산이나 변산이 끌리는데 그곳들은 마땅히 갈 애견펜션이 없어 내륙이지만 항상 전주에 들리게 된다. 

한옥마을 한 가운데 괜찮은 애견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이번에 가보니 루프탑도 생겼다. 사장님이 직접 관리를 잘하시는 듯하다. 이름은 '꼴 게스트하우스'.  

전주 한옥마을의 가을 느낌, 그러고 보니 한옥의 나무 색깔 때문인지 가을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상차림이 맛있다는 '경기전막걸리'에서 저녁. 음식보다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백숙을 끓이던 버너의 부탄가스에 불이 붙어, 가스통의 1/4 정도가 불에 휩싸였던 순간은 태어나서 처음 본 광경이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옆 테이블들, 종업원 모두 현실감이 없는 듯 손가락만 가리키며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던 그 약 30초 정도...? 다행히도 불은 결국 달려온 직원분에 의해 꺼지긴 했다.

chatGPT: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저런 분위기였음. 다만 불은 머리에서 붙었던거고

제3자가 이 상황을 듣는다면 "빨리 불부터 꺼야지, 뭐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의 충격은 우리의 상식적인 판단을 마비시켰던 것 같다. 비일상적인 상황은 오히려 빠른 대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재난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밤 묵었던 숙소는 손님이 우리뿐이라 거실까지 전부 쓸 수 있었다. 아늑하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여행의 여운을 느끼며 조용한 밤을 맞이했다.

비밀의 화원 느낌 마냥 거실과 이어진 루프탑으로 가는 계단

편한 전용 쿠션. 이제 한 숨 자자고 친구들~


다음 날 아침 6시 경에 찾은 전주왱이 콩나물국밥 전문점. 가을이라 아직은 아침이 어둡다

연약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느낌의 동글동글 인상적인 계란의 모양

정확히 월요일 아침 6시 22분의 풍경이다. 한 주가 막 시작되었지만, 밖은 여전히 어둡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꽉 들어찬 모습을 보며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얼리버드들의 잔치라고나 할까. 어둠 속에서 이미 하루를 시작한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그들의 결연한 일상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는 듯했다.

작고 소박한 발코니에서 아침 풍경을 바라보는 강아지, 이제 다시 떠날 시간이다. 아침 7시가 조금 넘었다.


| 전라남도, 남해안

다시 바다 여행을 이어가기 위해 다음 행선지인 목포로 향했다. 중간에 오전 10시 즈음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에서 강아지들 산책.

12시 약간 직전이다. 주변의 많은 직장인들이 가게로 모여 들여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목포와 신안은 갈만한 애견펜션이 없어 언젠가 있을 다음 여행에 집중하기로 하여 이번 코스에서는 제외했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기엔 못내 아쉬워 목포 남경회관에 들러 백반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1인분 9,000원에 가성비도 굉장히 좋았고 맛도 만족스러웠다. "다음엔 꼭 목포 여행을 와야지!" 다짐했던 순간이다. 

난영공원, 코스모스들...

밥을 먹고 근처 난영공원에 들러 강아지들과 잠깐 산책을 했다. 나름 테마가 해안로 따라 여행인데 내륙인 전주에서 목포 도심으로 바로 진입하다 보니 바다의 흔적을 잠시 잃은 듯한 느낌이었지만 공원에서 그나마 물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느껴지는 가을의 신호들을 편안히 즐겼다. 

한산하고 넓은 공간 속에서, 사람이 없을 때 강아지를 잠시 풀어줬다. 겁이 많은 녀석이라 할 일 하고 이내 돌아온다.


고금도로 가는 고금대교와 신지도로 가는 장보고대교

이제 다시 해안로 따라의 여행을 위해 고금도의 고금대교를 지나 신지도의 장보고대교를 넘으며 다시 바다로 돌아왔다.


이제 신지도다. 남해안의 섬에 왔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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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점들은 2021년 돌아다닌 곳들

2021년 11월 2주간 시도한 나름의 '해안도로 따라 전국일주'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정리도 못하고 있다가 더 이상 기억 속에서 잊히기 전에 틈틈이 기록하려 한다. <오션드라이브>, <중형 다견 여행>, <백반탐방> 이렇게 3가지의 테마로 떠나 본 2주간의 해안도로 따라 전국일주의 기록

3~4개월 안에 이미 가서 할 수 없이 제외된 곳:
- 서해: 인천 (강화도, 영종도) > 안산 (대부도, 선제도, 영흥도) > 당진, 서산 (태안반도), 변산-군산 애견숙소 없음
- 남해: 여수 (스쳐감), 통영 (스쳐감, 욕지도도 스킵), 삼천포, 부산 (가본지 오래되었지만 스트레스 안 받고 운전할 염두가 안 나서 그냥 피했다. 진도와 완도는 일정과 숙소 문제 상 가질 못했다)
- 동해: 강릉 ~ 고성 라인 (이 라인에선 중형견 3마리를 받아주는 숙소가 없어 강릉에서 일주의 마지막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Day 1-2. 충청도 

-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서 첫 충청도 쪽 바다를 맛보며 대륙을 뚫고 대천 IC에서 빠져 보령 남포면 대천방제대로로

- 충청도 부사방조제 > 갯벌 체험로 : (홍어와 칼국수 백반, 빨간풍차 에띠앙 펜션 1박)


| 비인해변 산책

오후 2시즘 상황은 뻘이다. 11월의 하늘이 여유있게 맑다

강화도를 자주 가는 덕분에 익숙한 서해안의 뻘이지만 나름 여행의 시작점으로서 둘러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홍어와칼국수에서 대만족스러운 백반을 먹었고 펜션 입장도 어차피 3시라

여유 있게 바로 앞에 있는 선도리 비인해변 산책을 해 본다

인적이 거의 없는 텅 빈 공간의 느낌이 좋다

비인해변의 파노라마샷
좀더 멀리서 찍은 파노라마 샷
쌍도

가보고 싶긴 했는데 멀리서만 바라본 밤섬, 쌍도. 앞에 갯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게랑 낙지랑 막 잡히려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쌍도는 내륙에서 300미터의 거리고 썰물 시 걸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저긴 무인도인데 쌍둥이가 아비를 기다리던 나름의 마을 전설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언제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저 안까지 가보고 싶다

출처: 서천이 알렸군 블로그 http://surl.li/jxnfy

다른 블로그에서 퍼 온 사진인데 물이 들어찼을 때는 쌍도를 바라보는 모습은 저렇다. 역시 바다는 무섭고 역동적이다

막내는 움직이고 싶은지...

산책하다가 벤치에 앉아서 뻘 보면서 멍을 때려보기도 하고.. 

비성수기 여행의 장점은 인적 없는 조용한 공간을 우리가 독차지할 수 있다는 거 (딱히 소란 피우는 일은 없지만 ㅎ) 이렇게 맑은 하늘 아무도 없는 넓은 공간, 또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있으니 그냥 멍 때리는 것 자체가 머릿속 잡생각이 없어지고 편안한 느낌이다

강화도를 자주 가다 보니 갯벌은 그냥 그런데 오늘따라 맘이 편해진다. 아마도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겠지? 앞으로 2주간 어떤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갈까?

뻘이라도 바다 인근은 꼭 가봐야 해서 ㅋ 저 앞 포인트만 찍고 다시 돌아오는 중

쌍도의 모습이 인상적인 비진 해수욕장에서의 맛있는 점심과 산책을 끝내고 다시 첫날의 숙소로 향하기로 한다

"자, 이제 다음 여정을 이어가 보자고..."

이제 음식점 주차장에서 숙소로 떠난다


 

| 빨간풍차아띠앙 펜션

빨간풍차 아띠앙펜션 위치 밥먹고 한 여유있게 15~20분 운전 해 간 것 같다
도착

잠깐 이야기를 삼천포로 빠져보자. 2023년 기준으로 보면 정말 많은 애견펜션과 정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네이버지도의 "갈 수 있어 강아지도"를 보면 펜션뿐만 아니라 식당 등의 반려동반 가능 플레이스 정보가 많아졌다.  (아래 링크, 광고 아님)

 

네이버 지도 | 별별저장소

저장 많은 순으로 맛집 정렬 ⬇

campaign.naver.com

하지만 여행 당시인 2021년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정보가 적었다. 뭐 지금도 다견+중형의 조건을 찾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편이라 이런 정보 사이트들이 진화하면서 필터에 다견, 중형 등의 조건도 포함해서 찾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네이버지도 별별저장소의 반려견 가능 숙소 모음 지도 세상 진짜 좋아졌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다견+중형 가능 애견펜션은 사실 '23년 기준으로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전 대비 엄청 많아진 건 사실이다). 그래서 항상 조건이 맞는 곳에 따라 숙소를 정할 수 없는 큰 제한이 따른다. 예를 들어 이번에 서천에서 1박을 하기로 한 것도 정작 돌아보고 싶었던 군산, 변산 쪽에 조건에 맞는 애견펜션을 못 찾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풀빌라니 뭐 요즘 새로 생겨나는 신식 애견펜션은 거의 다 소형(대략 5킬로 이하)+1~2견 기준이라 애초에 가지를 못한다. 그래서 접근성, 퀄리티 등 여행의 주요 부분들은 포기해야 한다. 오히려 가고 싶은 지역에 받아 주는 곳이 있으면 감사할 지경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서울/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어지거나 인프라가 큰 도시 근접이 아닌 경우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다만 '하도 오래돼서' 받아주는 곳이 있기도 한 건 함정)

펜션도착

펜션 이야기로 돌아가서, 도착하니 이미 와 있는 팀이 노닥노닥하고 있다. 우리도 강아지들도 차에서 방출

파노라마 뷰, 왼쪽이 입구 오른쪽이 펜션, 오른 쪽 끝에 풍차 보임
우리집 대장도 신기한가 보다
곳곳에 귀여운 애기 강아지들 숨어 있었다. 본 것만 대여섯 마리 되는 듯

아무튼, 빨간 풍차 에띠앙이란 곳에서 묵었는데 주차장이 운동장 겸용이다.

차에서 내리니 펜션에 사는 애들 같은데 작은 아기 강아지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애기들이라 그런지 너무 귀엽다. 시골강얼지 그 잡채

여기도 연식이 꽤나 보이는 시설인데 퀄리티는 꽤 노후되었다. 특히 이 날 다른 팀의 경우 중규모 가족 팀단위였는데 밤에도 아이들의 우당탕탕 쿵쿵 탕의 향연이 펼쳐졌었고 방음도 딱히 되지는 않았다. 다만 다행히도 우리는 소음에 그닥 개의치 않는 타입이라 별 상관은 없었다. (옛 방 많은 집 같은 형태여서 현관에서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하는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꽤 자유분방한 분위기다. (유스호스텔 수준의 큰 규모 까지는 아니지만 옛 시절 학생들 수련회 가는 그런 느낌의 곳?) 다만 시설이 좀 아쉬웠을 뿐... 암튼 "그래도 3마리 받아준 게 어디냐.." 하면서 군소리 없이 1박 잘하고 왔다 

1층 거실 뷰는.. 음... 바다가 보이지는 않고.. 뭐, 잠만 자고 갈 건데 뭐...

** 참고로 이건 '21년 기준이고 혹시나 해서 2023년 홈피를 보았는데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한 듯하다

 

다른 이야기도 해보자. 일단 놀란 건 사진이 꽤 잘 찍힌다. 왜인지 모르겠다. 계절 탓인가? 특히 저 억새풀 배경을 보니 동화 같은 느낌도 났다. 이래저래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할 겸 다시 애들과 주변 산책을 가 보았다

바다 끝까지 갈 수는 없었고 저렇게 지도상 길이 좀 나 있어서 탐험을 시작해 보았다

이 근방에 많이 보이는 억새풀(맞나?)들이 바람에 살랑살랑거리는 게 분위기 연출이 잘 되고 있었다

왕고와 막내의 똥꼬 샷

저 앞엔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잠깐 풀어준 에너지 넘치는 탐험가들...

계속 내려가니 바다 뷰는 지속적으로 보인다. 원래라면 사무실 공간 안에 갇혀 있을 시간인데 이런 잉여타임이라니

참 편안한 오후의 느낌이다

 11월의 하늘은 맑았고 날씨도 아직은 춥지 않고 딱 좋았다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짧았고 마지막엔 저렇게 막혀 있어서 바로 앞바다 구경은 실패했다

막힌 길목에서 바라본 뷰. 가을 느낌이 물씬하다

막내도 뭔가 돌아가자는 눈빛의 레이저를 쏘는 듯

숙소로 돌아가면서 앞을 보면서, 뒤로 돌아 찍은 사진 한 컷 씩

다시 펜션 쪽으로 올라와서 보니 바다가 다시 보였다.

항상 일찍 다니던 강화도 여행들이다 보니 이 시간에 물이 들어와 있는 서해안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그건 그렇고 살짝 배고파지는 시간이 다가왔고, 애초에 점심만 정하고 온 까닭에

슬슬 저녁 먹을 곳을 찾아봐야 한다

억새풀 맞지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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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점들은 2021년 돌아다닌 곳들

2021년 나름 2주간 시도 한 해안도로 따라 전국일주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정리도 못하고 있다가 더 이상 기억 속에서 잊히기 전에 틈틈이 기록하려 한다. <오션드라이브>, <중형 다견 여행>, <백반탐방> 이렇게 3가지의 테마로 떠나 본 2주간의 해안도로 따라 전국일주의 기록 (아래는 요약 포스팅)

 

2주 간 의 해안도로 따라 전국 일주 - 요약

이번 여행의 테마: - - 이번 포스팅은 요약본이고 시간 날 때마다 인상깊었던 곳들의 포스팅을 따로 올리려고 한다 구글 지도에 가본 곳 정리하다가 우선 중형견 3마리가 가능한 애견펜션과 맛집

electronica.tistory.com

이번 여행 시작 전 3~4개월 안에 이미 가서 할 수 없이 제외된 곳:
- 서해: 인천 (강화도, 영종도) > 안산 (대부도, 선제도, 영흥도) > 당진, 서산 (태안반도), 변산-군산 애견숙소 없음

 

Day 1.

서천

요약

1. 서해안고속도로 따라 충청도 가는 길
2. 경기도 화성휴게소
3. 서해대교 중간의 섬, 행담도 휴게소
4. 충청 보령 죽도 관광지
5. 충청 서천: 홍어와칼국수 백반 

| 서해안고속도로 따라 충청도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서 첫 충청도 쪽 바다를 맛보며 대륙을 뚫고 대천 IC에서 빠져 보령 남포면 대천방제대로 로

- 충청도 부사방조제 > 갯벌 체험로 : (홍어와 칼국수 백반, 빨간풍차 에띠앙 펜션 1박)

이미 날이 밝아지고 있었다...

출발은 항상 설레지만 준비 때문에 늦어져 새벽의 뻥 뚫린 고속도로를 즐길 수 없었다. 계획은 4시 30분 출발이었는데 결국 6 시 다 돼서 출발... 토요일인 관계로 차 밀림 ㅜㅜ

 

| 화성 휴게소 (경기도)

여행 첫날은 항상 공식처럼 아침은 대충 휴게소에서 때우는 것 같다. 이번엔 경기도 화성 휴게소에 멈춰 우동, 김치 우동 한 그릇씩.. 맛은 걍 그랬다 ㅎㅎ

오징어게임이 흥행했던 때라 저런 굿즈들이 있었는데 걍 올망졸망 + 고속도로 휴게소 감성 섞인 느낌이 좋아서 찍어봄

화성휴게소의 ROBOSITA 24시간 로봇 카페

로봇이 서빙하는 커피는 신기해서 첨 먹어 봄. 맛은 사람이 해주는 거랑 그닥 차이 없어서 살짝 놀라긴 했다

화성휴게소 꽃길 미술공원 산책로
우리 푸들이는 잠이 아직 덜 깬 모습이다

다행히 강아지들과 갈만한 산책길이 있어 강아지들도 몸 한번 움직여 준다. 강아지들 산책 때문에 작더라도 이렇게 산책길이 붙어 있는 휴게소들이 좋다. 암튼 위의 모습이 여행 첫날의 딱 평범한 모습 같다. 해뜨기 전 출발 > 휴게소 > 우동 > 산책 > 해 뜨고 출발

 

| 서해대교 중간의 섬, 행담도휴게소

서해대교에서 행당도휴게소로 진입하는 길

사실상 바다를 좀 본 건 충청도 보령에 근접하며 시작되었다. 태안 쪽으로 해서 드라이브로 거쳐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생각했었는데 거기는 그냥 터널 (보령해저터널)이라 뷰를 경험할 순 없을 것 같아 그냥 계속 내륙 길로 찍었다 

낯의 푸른 하늘에 뒤덮인 하얀 구름. 이번 여행엔 소소하더라도 어떤 에피소드가 펼쳐질까?

휴게소에 들러 서해대교의 멋진 모습이 보여 사진 한 장 찰칵. 다리라는 구조물은 참 멋있다

 

여기는 행담도 휴게소라고 평택과 당진을 잇는 서해대교 중간에 아주 작은 섬 속 휴게소다. 그냥 섬에 휴게소인데, 내려서 서해대교 배경으로 사진 찍기 괜찮다. 국내 유일의 섬 위의 휴게소인데 규모도 꽤 커서 아울렛도 있다

행당도휴게소에서 다시 잠깐 바다를 보며 서해대교를 탄다

후다닥 화장실을 마치고 갈 길을 떠난다 벌써 오전 11시 27분, 아직 갈 길이 멀다. 점심은 충청도 서천 비인면에 꼽아 놓은 곳이 있기 때문에 아침은 허접하게 먹었을지언정 휴게소에서 간식 안 먹는다

 

|보령 죽도관광지

내가 향하는 곳은 저 충청도 서천군 비인면의 쪽이었다. 와중, 가는 길에 죽도관광지라는 곳이 가는 길이 있는데 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이 꽤 긴 와중 중간에 조그맣게 똑 삐져나온 섬이 하나 있어서 가던 길에서 잠깐 빠져 잠깐 구경하고 가기로 했다 (진짜 잠깐)

급 궁금해서 챗GPT에게 물어보니, 방파제와 방조제는 둘 다 수로와 해안을 보호하는 구조물이지만, 방파제는 파도의 충돌과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는 반면, 방조제는 풍랑과 조류의 영향을 조절하여 수로 안정화를 목적으로 설치됩니다. 또한, 방파제는 주로 돌로 만들어지는 반면, 방조제는 화강암 등으로 강화된 콘크리트 혹은 강철로 만들어집니다.... 고 한다

방조제 길을 따라 죽도 입성

 관광지 안으로 들어가진 않고 그냥 바다 기분만 느끼려 죽도항이 아닌 죽도슈퍼 쪽 길만 잠깐 걸었다. 주변 시설들은 뭔가 8,90년대에 멈춰 있는 그런 느낌? 같아서 조금이나마 향수가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맑은 11월의 하늘 

파노라마 샷

특히 오랜만에(?) 보는 듯한 뻘 없는 서해안 바다를 보니 벌써 바다 느낌도 나고 좋았다

상화원 공홈에서 이미지 퍼 옴

이 죽도는 저 상화원이라는 한옥 정원이 유명하다고 한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간 김에 함 둘러보고 오면 좋았으련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점심이 다 되어가니 보령팔경의 하나라고 하는 죽도는 입구만 즐기고 일단 밥집을 향해 ㄱㄱ~ (참고로 한옥 숙박도 가능한데 애견 불가지만 산책로는 애견과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

 

| 서천: 홍어와칼국수 백반

서해 비인면, 저기 A라고 표시된 곳이 비인 해수욕장 홍어와칼국수 맛집

충청도의 서천인데, 지도 동선을 보니 바다의 환경이라는 조건에서 운전 시간 상 중간 첫 숙박 및 점심에 안성맞춤인 곳 같아서 이 근방에서 첫날을 보내기로 했다

홍어와칼국수 가는 길

(늦으막에 떠나는 여름여행 치고)나무들이 뭔가 시원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일단 밥 먹을 동안 강아지들을 위해 최대한 최적의 그늘을 찾아 주차

 

밝은 햇살이 우릴 반긴다

첫 번째 이번 여행의 백반 타깃, 홍어와 칼국수 발견. 상당히 낙후된 외관에 '음?' 하긴 했다

백반 맛집이라고 듣고 아침 이후 암 것도 안 먹고 찾아온 홍어와칼국수, 1시 도착이 계획이었지만 벌써 2시가 다 되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외관이 허름하다

밖이 너무 허름해서 처음엔 살짝 걱정했으나 내부는 우려와 달리 나름 깨끗이 잘 정리/관리되고 있어 맘이 놓였다

뭐가 많긴 한데 그 맛있다고 소문난 2인 기준 8,000원 백반 간다. (참고로 2023년 7월 기준 메뉴 확인해 보니 아직도 8천 원이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하 긴 했는데 뒤에서 "좀 도와주세요" 이러길래 속으로 '뭔가?"하고 뒤돌아 보았더니 서빙하시는 분이 엄청난 양의 반찬 그릇들을 들고 오시는데 순간 마주친 그 비주얼이 그냥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아, 네!"하고 튀어나가게 된다

저걸 한 번에 다 지고 오신 거... 쨋든 식탁에 쌓이고 "우와~ 맛있겠다! 이게 8천 원이라고?" 하고 먹으려는데...

... 계속 뭐가 더 나온다. 더 나오고 더 나왔다. 나중엔 몇 첩인지 세다가 포기해버렸다. 근데 여기가 양으로만 승부하는 곳도 아니었다. 맛.있.다. 우린 소식간데 최대한 하나하나 다 먹어 보려고 노력했고 진짜 많이 먹었다. 내 인터넷 하면서 '쩐다', '찢었다', '미쳤다', '레전드다', '꼭 드세요' 등 이런 말 진짜 극혐 하는데 한 마디 한다. 8천 원 기준으로 갠적으로 이건 '레전드 급'이었다. 첫날 여행, 이른 아침 맛없는 휴게소 가락국수 한 그릇 먹고 2시까지 버틴 보람이 있었다. 

사진에 보다시피 몇몇 빼고는 대부분 따듯하지 않은 분위기의 반찬들인데, 이걸 따땃한 밥과 국물과 함께 하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거다. 참... 행복하다. 이 한 끼.

맛있었다. 8천 원의 가성비. 그저 행복함. 아니 무슨 통영 다찌집의 반찬 버전을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요!

이 문구가 정말 '진심'으로 이해가 가는 곳이다

최대한 싹 다 비우고, 반찬 그릇도 많으니 뭔가 이렇게 알아서 짬 처리 하는 게 뭔가 관습(?) 같은 것 같았다. 밥만 먹고 "아, 배부르다, 나가자" 할 뻔했는데 옆 테이블들 보고 배워서 우리도 실천. 너~! 무 잘 먹었어요. 아.. 저녁은 못 먹을 듯싶다... ㅜㅜ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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