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07년 2월자
PLUR and Vibe Upon the World 05: (Bye 80s Hello 90s 2) We Will Rock U All Night Long
Electroclash 는온갖비난을받으며사람들의기억속에서점차사라지지만 Electro와 Synth의재탐구는끊임없이이루어지고있다. 그리고이것이바로앞으로다가올새로운클럽/ 레이브문화의한줄기빛이다. Electroclash의창시자인 Larry Tee가뉴욕문화를망쳐놓은빌어먹을인간3위로뽑힌 2004년의시점에서지금까지전자댄스음악문화는대체어디로흘러가고있었던것일까?
80s Revival House, Ministry of Sound
Electroclash의 거품이 빠지며 80년대 서브컬쳐 재건이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2002년 즈음하여 80년대 복고 움직임은 매스 미디어로 넘어가게 된다. 하드코어 synth, 섹스, 죽음, 양성 등의 '대중적 도덕성'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은 배제되고 킴 와일드와 마돈나를 떠올리는 80년대 주류 패션과 어느 클럽에서나 환영 받는 하우스 튠으로 대중은 80년대 복고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이 서막을 울리게 된 것은 바로 2004년 발매 되자 마자 5주간 영국 댄스 싱글 넘버 원을 차지했던 에릭 프리즈Eric Prydz 의 'Call on Me' (Live 버젼 클릭) 다. (프리즈의 믹스에 넋 나간 원작의 주인공 스티브 윈우드는 새로운 보컬을 만들어 주었고 Ministry of Sound 선정 올해의 Sexiest Music Video로도 선정되었다.) 에어로빅을 주 테마로 한 이 뮤직 비디오는 80년대 요소로 가득 차 있다. (붐 박스와 카세트 테이프, 헤어 밴드, 라이크라와 줄무늬 의상, 레그워머 그리고 80 년대 특유의 화려한 원색 등) 더 나아가서는 Ministry of Sound의 신 사업인 (일종의 '몸짱' 붐을 위한) Fitness와 맞물리게 된다.
이 싱글이 발매 된 후의 클럽 하우스 댄스 음악을 살펴보면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80년대 레트로 풍의 사운드라는 패턴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럽 하우스 음악에 있어 진정한 80년대 복고 사운드는 2002년의 ‘So Much Love to Give’를 뽑을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은 바로 80s 사운드의 끝없는 재 탐구를 해왔던 Daft Punk의 Thomas Bangalter다. 클럽 음악을 통한 진정한 유포리아(Euphoria)를 느끼고 싶다면 들어보라. 클럽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이 튠이 흘러나온다면 분명 당신은 그날의 DJ에게 평생 감사하게 될 것이다.
Wigan Pier 의사운드는 Happy Hardcore 식의 90 년대 anthem 들이주를이루고있으며 (여기서는 old skool 또한 90년대 anthem이다 )여기에모이는이들은주류클럽문화에속하지못하고오직자신들만의'자유분방함 '을내세운다. 이씬을막말로표현하자면미친망아지들이날뛰는현장 같다. 하지만이것은우리에게중요한점을시사한다. 클럽산업의침체기 라는사실하나만으로전자댄스음악문화전체의황폐화라는착각을하고 있었던 것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산업자체는내리막길을걷고있어도그문화만큼은 세분화되고다양화되고있었다는것이다. 특정 DJ나미디어또는프로모션에의해수동적으로따라가는것이아닌자신에게맞는분위기를찾아서로모이는것. 그옛날처럼우리의정신세계를바꿔 버릴 만큼큰충격은주지못할지언정다양함안에서자신의자리를찾고좀더편한유대감을유지할수있는자연스러움을통해침체기 라기보다는성숙기로볼수있지않을까 하는생각을해본다.
Nag Nag Nag:
80 년대 Electro 그룹Cabaret Voltaire 의음악에서이름을따온이클럽나이트는주로양성애/게이 /고딕 등 다양한서브컬쳐인파가주를이룬다. 70, 80년대일렉트로, 팝, funk 의 playlist 들은얼핏보면electroclash와다를 바없어보이지만오히려선전적인 hype을뺀순수하고향수를불러일으키는일렉트로와 punk 요소가더가미되어또하나의가능성과다양성을보여준다. Nag Nag Nag 나이트의 중심인물인Johnny Slut은electroclash와의차별성을더욱강조하지만시기적인측면등을볼때둘의연관성은깊다. 2000 년에서 2002 년사이뉴욕과베를린을중심으로무섭게성장하던일렉트로클래시신의중심에서런던의공백은미디어들을불안하게했다. (아무리 hype 이라지만세계댄스음악의중심이라자처하는런던에꼽을만한일렉트로클럽이없었다는것에대한불안함이었을까?) 어찌하였건뉴욕의 Larry Tee 와는조금다른노선에서시작했을지는모르지만이미Batcave나이트의경험이있는 Johnny Slut의
Nag Nag Nag는그특유의페르소나와맞물려미디어와트렌드리더들을비롯한런던서브컬쳐크라우드가 느끼던 '공백'을채우기에안성맞춤이었다. 50,60명정도의규모에서별과몇달사이에 Nag Nag Nag 의댄스플로어는몰려들어온인파로꽉차게된것이다. 이런던클럽은케이트모스, 그웬스테파니 , 보이조지, 비욕등의주류및패션가사람들의잦은방문으로미디어의덕을보기도했다. 항상트렌드에민감하면서도싫증도잦은패션가사람들은곧사라지긴했지만오히려클러버들은이시점부터를더즐겼다는후문도들린다.
Nu Rave 는대체무엇인가? 음악장르인가, 문화현상인가? 확실치않다. 요즘미디어에서유행하는옛장르에이름덫붙이기정도로보면된다. Nu Nu Wave, Nu Electro 등등처럼. 따라서무작정NME의추천을좇아새로운장르의탄생을널리퍼뜨리고환영하는짓또한위험할수있다.
어쨋든 NME 가선포한 Nu Rave 가장르적으로나문화적으로나덜성숙한것은사실이다. 굳이특징을찾아보자면락밴드의 3 요소인기타, 베이스, 드럼에신디사이저의자리가중요하게자리잡았다는것이다. 하지만기존의electro-rock 혹은 dance-punk 라불리는타밴드의모습과다를것은전혀없지만좀더몽환적인가사와보컬, 그리고레이브문화를직접적으로받아들인다는점이 특징이다. 그들의뮤직비디오나파티씬을보면레이브의아이콘인스마일리페이스, 배기팬츠,
글로우스틱의재 출현과 90년대초의분위기들이많이보인다는것이다. 일렉트로니카관련음악평론가인사이몬레이놀즈는음악의복고유행은20년마다주기적으로찾아온다했다. 따라서이 ' Nu Rave' 라는현상은테크노보다는얼터너티브와브릿팝과같은락과더친숙한 90년대중후반을향유했던어린세대들을위해 20년 만에돌아온 80년대레이브의새로운포장이라할수있다.
NME 지가 Nu Rave를선포하며앞장세웠던밴드, Klaxons조차자신들이레이브라는이미지를통해알려졌지만어떠한문화적장르나움직임에관여된것이아니다라고말한시점에과연 Nu Rave 운운하는것이과연잘하는짓일까? 아니면미국을중심으로움직이던Dance-Punk 에대한영국의응답쯤으로봐야하는것인가?
20년만의레이브의부활과락+전자음악의재결합이라는것이진정한의미라면우리는Happy Mondays, New Order, Paul Oakenfold 등을떠올리면된다. 혹은그시절을상상해보면된다. 락과신스와테크노 /하우스음악이한데어우러져사랑과희열이크로스오버되었다는그 80년대에서 90 년대로넘어가던시점을말이다. 왜굳이 Nu Rave 라는 ' 장르' 적굴레에우리를맞추어야하는가? 락커들을위한댄스음악, 헤드뱅잉이가능한댄스음악, 글로우스틱을돌릴수있는락음악, 댄스와락의만남. 더간단하고포괄적이지않은가? 굳이레이브의특징을가지고있다거나혹은않다거나를떠나서한판의신명나는춤판혹은헤드뱅잉판(?) 이벌어질수있는그런점에흥분되는것이다.
댄스와락의접목에서가장주류에많이알려진것은아마Scissor Sisters가아닐까싶다. 이밴드의유명세로이미많은음악애호가들이언더음악세계에서이미락과댄스의결합이라는거룩한크루세이드가진행되고있다는것을체감했을것이다. 이 '가위자매 (^^)'가이젠너무주류라서싫고또너무언더그라운드적인것도부담스럽다면The Raptures가있다. 이미House of Jealous Lovers 란노래로 3년전영국의클럽가를달군저력이있는이밴드는락음악을통해춤을춘다는것이어떤매력으로다가올수있는지를뼈저리게느끼게해준다.
물론 NME에의해 Nu Rave 로통해지는Klaxons, Shitdisco, DataRock, New Young Pony Club등은아직까지대중의눈에띄기에는성숙하지않은사운드지만(모자란실력이아니라소위말하는 ' 다듬어짐' 이없다는것이다. 그런것이오히려더매력이고…) 앞서말했듯레이브문화와90년대를향한향수를쉽게느낄수있다. Techno sound를중심으로하는Simian Mobile Disco 또한빼놓을수없다.
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PLUR and Vibe Upon the World Vol 4:
Bye 80s, Hello 90s part1: Electroclash
2002년모든음악잡지기사들은 Electroclash scene의이야기로가득찼다.90년대말네덜란드에서시작되어 2000년경뉴욕의Larry Tee에의해이른바새로운 '장르'가대중의눈앞에새로이나타난것이다. (이것은최근몇년사이폭풍처럼밀려온 80년대복고유행의시작을의미한다) 하지만Electro 사운드의유행(?)은이미전세계적인언더그라운드문화현상이었다. 장르구분도모호했던(지금도그렇지만)이시기에 80년대 electro와new wave성향을가진음악들은여러가지이름으로불리고있었다; (Nu Nu Wave, Neo-Italo, Nu NRG, Nu Electro 등등) 베를린의DJ Hell을필두로한International DJ Gigolo 레이블, Electro 복고사운드의서막을알린네덜란드의I-F의"Space Invaders are Smoking Grass"등이그예이다. 따라서 Larry Tee는이모든 'ELCTRO' 현상에대한창시자로볼수는없지만가장많은미디어의스포트라이트를받은장본인이라고볼수있다. 그리고지금그가뉴욕을망쳐놓은인간3위로등극하며욕을먹는가장큰이유도그때문이아닐까. (2위는모르겠고 1위는뉴욕시장이라고한다.)
일렉트로니카역사에있어 70년대 Larry Levan의 Garage 씬과 90년대초반 Frankie Bones의레이브씬 (이때 PLUR라는말이처음으로나왔다.) 이후로뉴욕의서브컬쳐씬은이렇다할뉴스거리를만들어내지못하고있었던상황이었기에 Electroclash는뉴욕의힙스터들에게는한없이반가운사건이었을지모른다. 항간에는Velvet Underground와Andy Warhol의 The Factory Years, Sonic Youth와Glenn Branca의 Glitch에이은최고의음악과예술의만남이라는 hype까지조성되었다. 본거지인뉴욕의Williamsburg윌리암즈버그는이미 70, 80년대부터소호에서빠져나온언더문화, 예술가, 음악, 패션관련사람들이모이며 2000년대뉴욕의문화중심지로서이새로운움직임의동지들을얻기에인프라적으로도유리했다. 또한 9/11과맞물려이틀간열린 'The 1st Electroclash Festival'은뉴욕, 미국그리고나아가전세계를향해새로운변화의물결을외치며전략적인타이밍의성공과더불어각종미디어의주목을받기시작한다. 뉴욕에근거지를둔Fischerspooner, A.R.E Weapons, W.I.T, Ladytron, the Soviet 등의아티스트들을중심으로 Larry Tee는Club Luxx에서 (지금은 Trash Bar로 문을 새로 연 상태 임) Berliniamsburg 나이트를열며지속적인 Electroclash의확산을꾀한다. 또한Felix da Housecat 과Miss Kittin and the Hacker의가세로더욱큰탄력을받는다. 2002년에피크를때리지만여기저기서‘Electroclash Sucks!’ 티셔츠들이등장하고결국 Electroclash는몰락하고만다. (Larry Tee는‘Electroclash’에대한저작권을소유하기도했고이는관련아티스트들의반발을사게된다)
Electroclash는현일렉트로니카댄스문화에대한일종의 '발칙한' 쿠데타였다. Larry Tee에게유로트랜스, 하우스그리고Sasha와John Digweed로대변되는 Progressive (혹은 instrumental과미니멀사운드)로일관되는클럽문화는너무지루해보였다. Vibe를이끌어내는가이드라는명분이실종되고엘리티즘과매너리즘에빠진사운드로많은DJ들은그들이만들어낸 'progressive' 세계에클러버들을가두려했다. Techno라는굴레에서벗어나지못하는틀에박힌사운드와댄싱. 거기다가미니멀적인요소까지더해지다니. 이제우리는지난시절 Progressive Rocker들의컨서트를관람하듯 DJ들의예술적인음악성과고상함을즐겨야하는것인가! "이음악과 DJ들은전혀섹시하지않아!"라고외치며 Larry Tee는Techno의종속성에서벗어나지못하는현재 (2000년) 댄스음악문화현상이재미와혁신과상상력을오히려거세하고있다고믿었다. 따라서이를뒤집기위해정면으로승부수를띄운다. 바로전자댄스음악계의판도가 DJ 음악의 instrumental하고미니멀한성향에서밴드위주의퍼포먼스와팝성향으로바뀌게되는흐름에동참한것이다. (그리고이현상은지금까지다른형태로탈바꿈되며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볼수없었던전자댄스음악에있어보컬과가사의화려한귀환이었다. 또한전자댄스음악에깊은뿌리를두고있는 80년대 Rave 문화의유산을미련없이던져버렸다. 레이브문화가추구하던인종, 계층, 나이, 성별을초월한평등주의, 음악과춤을통한샤머니즘적트랜스의경험그리고모두가하나됨이라는엑스터시바이브를 80년대 new wave와 new romanticism에근거한기계적이고펑크적이며패셔너블하고슬릭, 럭셔리한코케인바이브로대체하려했다. (80년대후반레이브의문화를접하지않은많은 10,20대들은오히려 Nirvana와같은얼터너티브락이나펑크가더친숙한부류이기때문에이러한환경에쉽게적응하고환영할수있었다.)
Electroclash는음악의장르라기하기에는너무나많은요소들이뒤섞여있다. Synthpop 성향이강한음악이있는가하면 punk rock에더가까운음악들도있다. 굳이이들의공통점을찾자면로봇보컬을떠올리는잦은보코더의사용과New Order의Blue Monday와Giorgio Moroder 식의신스베이스라인이깔려있구나정도다. 따라서 Electroclash 음악은기존의 trance, house 혹은 drum n base처럼 BPM으로정의할수없다. 바로음악이아닌스타일이라는것이다. 어떤음악이던 80년대new wave의성향을어느정도가지고있고춤을출수있고 punk 혹은 glitch스럽고 sexy 하다면 Electroclash라할수있을것이다. 따라서음악의한장르로서이를구분하는것은불가능하다. 굳이음악적인차원에서풀자면초기 electro retro 성향의음악은오히려 techno가가진미니멀적이었다는것. 하지만 Electroclash 가 pop적성향을어필하면서비로소보컬, 가사, 노래, 멜로디라는요소들이부각되었다는것정도다. 일종의록성향을가진사람들을위한댄스음악이라고나할까?
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PLUR and Vibe Upon the World 03: 06년 12월자
The Last Christmas, I gave you my Heart at the Club, but now WHAT?
이미 많은 클러버들이 홍대 앞을 외면한지 오래되었고 클러빙의 메카로 새로 자리잡은 모 호텔과 그 옆의 Bar 또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 것 같다. 웬만한 클러빙 이벤트가 열리면 “또 거기야?”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곳은 클럽인가? 그렇지는 않다. 분명 Ibiza, 이비자를 (Es Vive Ibiza가 대표적이다) 중심으로 호텔 중심의 one shot 이벤트를 여는 것이 트렌드 임은 분명하지만 누가 주최 하던 어떤 DJ가 오던 뭐가 달라지는 지 모르겠다.
엇비슷한 분위기와 엇비슷한 음악.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는데, 모든 하우스는 OM Record로 통하는가? 점점 광장동으로 향하는 길이 이제 지겹기만 하다. 비슷한 장소에서 열리더라도, 비슷한 소속의 DJ들이 오더라도 나름대로의 정체성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건 프로모션의 몫이 아닐까 싶다. 분명 국내의 장소, 사운드 시스템, 마케팅 측면을 볼 때 사정이 열악한 건 사실 이겠지만 그 옛날 홍대 앞 르네상스 시절의 언더그라운드 스피릿에서라도 배울 점은 조금이라도 없었던 것 일까?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사정이 너무 열악해서라는 것은 핑계거리다. 프로모션의 목적이 이윤이건 순수한 atmosphere의 구성이건 변화가 필요한 건 바로 이 순간, 지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나마 홍대 앞에서 외롭게 고군 분투하고 있는 Tool에 감사할 따름이다. 장사 속이건 순수한 열정이건 기본 적으로 필요한 건 치밀한 리서치와 나름대로의 철학 구축이 아닌가 싶다.
배워야 할 '파티 프로모터'들: (왼쪽부터 PLUR의 Frankie Bones 프랭키 본즈; Sunrise의 Tony Colston-Hayter 토니 콜츤 헤이터; Loft Party의 David Mancuso 데이빗 만쿠소; Shoom의 Danny Rampling 대니 램플링; Haicenda의 Tony Wilson 토니 윌슨)
frm BBC NEWS
2000년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의 클럽 산업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2002년도에 영국의 간판 클럽인 Cream도 많은 클러버들의 아쉬움 속에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 이 침체기의 많은 이유들 중 하나가 수퍼 스타 DJ에서 비롯되었다. 그들에게 돌아가는 금전적인 몫이 점점 커지면서 급기야 클럽 산업의 악영향까지 끼치게 된 것이다. 비단 Cream 뿐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대형 클럽들이 문을 닫고 있다. 하지만 위험이 닥치면 대응도 필요한 법. 이번에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변해가는 새로운 클럽들의 모습을 보기로 한다.
Cocoon Club, Frankfurt, Germany by DJ Sven Vath and 3 Deluxe
음악과 클럽이라는 공간, 멀티 미디어 그리고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Cocoon Club은 한 차원 향상된 clubbing experience를 제공한다. "끝이란 마지막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절대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라는 트랜스 음악의 아버지 격인 독일의 스타 DJ, Sven Vath의 철학을 여지 없이 보여 주듯 인테리어 건축 회사인 3 Delux와 함께 Sven Vath는 현존 최고의 미래 지향적 Clubbing experience (그렇다. 그저 공간이 아닌 초감각적 경험이다)를 일구어 냈다.
밀레니엄이 다가오기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전설의 클럽 Omen이 문을 닫고 독일 클러빙 메카의 자리는 서서히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이후 프랑크푸르트의 클럽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고 좀더 고급스럽고 특정 계층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 변화의 흐름의 최전선에 서서 아방가르드 도시의 옛 영광을 되찾은 일등 공신이 바로 Cocoon Club이다. Cocoon Club은 이미 1996년부터 다른 예술 매체와 전자음악의 결합이라는 테마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1999년 이후로 Cocoon 이벤트는 이비자의 Amnesia 클럽에서 음악/댄스와 멀티미디어 요소가 결합된 초감각적 경험을 선사하였고 나아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2004년 UFO의 건물에 Cocoon Club의 실질적 공간이 들어 앉으며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프랑크푸르트 클럽신의 침체기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
약 1500명을 수용하는 이 공간은 클러빙, 라운징, 다이닝 (clubbing/lounging/dining)이라는 경험을 감각적 인테리어 디자인과 최첨단 테크놀로지에 결합한다는 컨셉트 아래 3개의 대표적인 디자인 존(zone)을 제공한다.
마이크로(Micro)는 시간에 따라 라운지에서 댄스 플로어로 변한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수백 개의 파이버글라스 튜브에 의해 반사되는 프로젝션 이미지들은 서로 엮어져서 일종의 멀티 미디어 장식 효과를 자아낸다. 그 옆에 자리 잡은 실크(Silk)는 백색 가죽의 가구가 인상적인 레스토랑으로 dining의 경험을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 시킨다는 컨셉트로 지어졌다. 또한 VIP용으로 만들어진 마이크로 캡슐 그리고 메인 댄스 플로어에 마련된 360도의 벌집 모양 membrane, 멤브레인 벽은 인테리어 건축의 절정에 이른다.
Cocoon Club은 클러버들 뿐만이 아니라 DJ, VJ, LJ에게도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쉽게 연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클러버들과 하나될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사운드 시스템과 jockey, 쟈키 용 세트들 또한 최첨단을 자랑한다. 아마도 70년대 Larry Levan과 Michael Brody가 Paradise Garage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 Cocoon Club이 아닌가 싶다.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의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이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빌바오라는 도시 자체를 되살려 냈다면 3delux와 DJ Sven Vath의 Cocoon Club은 음악과 디자인 철학의 결합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현 클럽 문화를 재 정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BabyCream, Liverpool and Leeds, UK by Cream
전 세계 클럽 브랜드를 대표하던 Cream도 클럽 산업 침체기의 여파는 피할 수 없었다. 2002년 클러버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오랜 고향인 리버풀에서 문을 닫고 만 것이다. 그 후 크림의 각종 이벤트와 레이블 산업은 계속 되었고 2003년 BabyCream과 함께 리버풀을 다시 찾았다. 유럽 연합으로부터 리버풀이 2008년 유럽 문화의 도시로 지정되면서 크림은 Lyceum Group과 조인하여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문화를 개척하고자 새로운 라운지-바-레스토랑 컨셉트를 내놓았다. BabyCream은 정확히 클럽은 아니지만 Cocoon Club과 맥을 같이 한다. 클럽 음악을 중심으로 스타일과 디자인이 접목하여 제공하는 고 품격 Dining과 Bar 문화가 바로 BabyCream이 추구하는 바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Girl's Powder Room으로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 되어 있다 (남성의 출입은 초대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마음 놓고 화장을 고치거나 여자들만의 수다가 필요하다거나(“woooo, He's so hot…) 말이다. 파우더 룸은 헐리우드 세트를 연상 시키는 화장대, 필립 스탁의 의자 등 여성들에게 주인공이 한편의 연극 출연을 위해 무대 뒤에서 준비할 수 있는 화려한 분장실의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부둣가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저녁에는 아주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다.
Minibar, Harrogate, UK by Ministry of Sound
명실공히 클럽산업 최대 공룡인 Ministry of Sound의 벌여놓은 사업만 따지고 보면 기업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초 클럽 가 최대의 뉴스거리는 Hed Kandi 브랜드의 인수였다. 당연히 인수한 이는 Ministry of Sound다. 얼마 전 요가 비디오 사업까지 뛰어 들은 마당에 새로운 흐름인 restaurant-lounge-bar 컨셉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만하다.
미니바는 700명 수용 공간에 커다란 샹젤리에 밑에 위치한 그네 식 의자, 자쿠지, VIP 룸을 (VIP 룸은 터치스크린으로 웨이터의 존재를 없애고 프라이버시와 편안함을 더 중요시 하였다) 제공하고 발레릭 비트와 헤드칸디 스타일의 음악이 Martin Audio의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온다. 유리, 철, 가죽, 털 등으로 장식된 인테리어는 200만 파운드가 들어간 작품이다. (헤드칸디 컨셉트를 살려 백색 가죽의 편안함을 무기로 한 'Kandi-Bar'를 밑 층에 따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90년대 한국의 나이트 클럽을 연상케 하는 드레스 코드를 통한 까다로운 '물 관리' 또한 프리미엄 바 이미지에 한 몫 한다.
BabyCream의 아류라는 비아냥을 면치 못하고는 있지만 클럽 브랜드의 거인으로서 Ministry of Sound의 미니바가 질적으로 좋고 낮음을 떠나 클럽의 변화라는 이 새로운 트렌드의 정상에 오를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 헤드칸디 앨범들도 이젠 공장에서 물품 찍어내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장 식으로 체인화 될 이 미니바도 멀지 않아 국내에도 생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한번 해본다.
블링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때 즈음이면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마음이 이리저리 들 떠 있을 때다. 프로모션도 연말 파티 준비에 바쁠 것이고. 이번 연말의 최고의 파티는 어디일까? 언제나 그렇듯 광장동, 홍대 앞, 압구정, 이태원 등으로 헤쳐 모이겠지만 이 공간적 Identity Crisis에서 벗어난 이벤트를 맛보기란 과연 가능한 걸까?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and PLUR you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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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Plur & Vibe Upon the World 06년 11월자
02_Money’s Too Tight to Mention
미디어는 세상은 날이 갈수록 편해진다고 한다. 핸드폰을 비롯하여 쏟아져 나오는 첨단 기기들의 칩에는 더욱 향상된 인간의 기억과 논리가 탑재되어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 (더 이상 기기 (gadget)가 아닌 인공지능의 로봇으로 탈바꿈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또한 개인화 되어 가는 사회를 지적하며 유전적, 문화적, 개인적 차별화는 서로의 다양성을 공유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이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공해 가득한 도시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전원의 쾌적함, 숨막히는 일상에서 느낄 줄 아는 커피 한잔의 여유, 몸에 좋은 유기농 식품과 금연, 당당함과 자신감을 찾아주는 자기관리 등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뭔가가 많아진 건 사실이며 틀린 말 또한 아니다. 문제는 미디어는 유행을 만들고 우리에게 삶의 요소들을 끊임없이 정의하고 강요한다는 것이며 그 강도는 심해지고 있다.
결국 공식은 하나다. 이 특권들을 누리는 대신 우리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어차피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이미지를 먹고 사는 우리는 끊임 없이 소비를 해야 하는 운명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상당한 뒷받침이 되어 주지 않는 경우라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이미지를 먹기 위해 치열하게 삶과 부딪히고 있는 초라한 자신을 발견할 뿐이다. 돈이라는 것이 자신의 의지를 뛰어 넘는 것에 대한 괴리감에 빠지는 신세기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사회가 시끄럽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이념을 뛰어넘은 지 오래되었고 결국 경제력 확보에 관한 싸움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맞은 핵실험 후의 ‘타인’들의 반응은 전쟁이 아닌 ‘돈 있으면 빨리 주식을 사야 되는데. 어차피 전쟁 날리는 없는데 반등할 것 아냐’였다. 이미 안전불감증에 빠져 버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미지를 먹기 위한 끝없는 도약인가? 과연 첨단의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특권을 누리는 것은 우리 자신인가 미디어인가? 미디어가 말하는 다양성이라는 이름에 감춰진 일관성과 폐쇄성이란 소용돌이 안에서 빠져 나갈 수 없는 것인가? 해답도 없이 인간 사회에서 두고두고 되풀이 되기만 하는 질문이다.
레이브 문화의 매력은 바로 그 다양성 안에 있었다. 소수의 모임이면서도 타인을 수용할 수 있고 음악과 춤을 통한 트랜스 (trance)라는 보다 원시적인 요소를 통해 자신과 사람들 그리고 자연의 소중함에 눈떠가는 사랑의 여정이었다. 독자적인 문화이기에 레이브만의 언어는 존재할 지라도 그것을 강요하고 정의하지 않았다. 또한 기나긴 히피의 트레일러 여정처럼 일상의 삶이란 바퀴에서 빠져 나오도록 하지도 않았다. (on-going이 아닌 one-shot event이기에) 인종도 사회적인 지위도 그리고 나이도 묻지 않았으며 모두가 뒤섞여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오직 음악과 춤으로 하나가 될 뿐이었다. 레이브도 산업화와 상업화의 과정 속에 죽어 버린 지 오래지만 그 요소들은 곳곳에 살아 있음이 분명하다.
상업적인 캐릭터가 강한 클러빙은 아직도 건재한 것 같다. (죽어버린 레이브에 비하면) 그리고 한국의 클럽 문화는 그래도 아직까지는 소수의 문화라고 불려지고 있기에 (기준이야 어찌하였건) 이러한 레이브의 요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무작정 가져본다. 일이 커지면 사람들 눈에 띄기 마련이고 눈에 띄기 시작하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변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지난 호에 잠깐 언급했듯이 2000년도 이후의 댄스음악 문화는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볼 수 있다. 필자의 취지는 어디 까지나 댄스 음악 문화의 옛 모습을 찾아보는 것임으로 산업으로서의 현재 댄스 음악 신에 대해 그다지 할 말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상업화의 공식은 같기 때문에) 따라서 근 몇 년간의 모습은 새로 발생하고 있는 전자 음악 신의 몇 가지 트랜드나 사건만을 꼽아서 2부에 걸쳐 나열해보려 한다.
Politics of Dancing
“세계 #1 DJ가 되었으니 이제 정부에 가서 자선 이벤트 좀 하게 도와달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겠군요” 2005년 당시 Paul Van Dyke의 말이다. 워낙 장난기 많은 사람이라 가볍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 말을 한번쯤 곱씹어 볼만하다. 어두운 창고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담배 연기나 날리며 이성이나 탐닉하는 것처럼 보이던 이상한 양아치들이 쪽수가 많아지더니 제법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힘이란 사회에서의 발언권과 추진력 그리고 존재성을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정치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들어 반가운 소식은 미국 일리노이 주 경제청과 관광청에서 추진한Chicago Move! House Festival이다. 참여자들의 반응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하우스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거의 20년이 지난 시점에서나마 그 역사적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고 실천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무적이다. (시카고 시청 장이 하우스 음악에 심취해 있다는 야담도 들린다)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행사의 번복을 거듭했던 샌프란시스코의 러브퍼레이드가 지난 9월 열렸다. 독일 러브퍼레이드의 자매 행사였지만 이번에는 독일과는 무관하게 San Francisco Love Fest란 새 이름으로 독자적으로 열렸다. Peace, Tolerance, Understanding (평화, 박애, 이해)의 모토와 함께 미국의 암울한 전시 분위기를 바꾸고 라디오나 MTV 등의 주류 미디어에서는 알 수 없는 일렉 댄스 음악문화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였다. 옛날 레이버들의 본거지 였던 글라츤베리 페스티벌 (Glastonbury Festival) 또한 2007년엔 17만이 넘는 인파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대규모 일렉 댄스 음악 관련 행사들이 펼쳐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누가 더 많은 이슈를 끌어낼 것인가 하는 ‘숫자놀이’에 치우치는 경향도 지적을 받고 있기에 조심스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성장과 함께 당연히 DJ들의 지위도 몰라보게 높아졌다. (물론 수퍼스타 DJ들에게만 한한 것이겠지만) 이번 올림픽과 월드컵의 음악을 Tiesto와 Bob Sinclar가 각각 맡은 것만 보아도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수퍼스타 DJ 시대가 도래하며 클러버들은 이른바 ‘빅 이벤트’만을 좇아 다니게 되었다. 모두의 손과 눈은 DJ를 향해 있고 그는 뒤에서 신,scene의 전체적 흐름을 이끄는 가이드가 아닌 화려한 유명세와 테크닉을 선사하는 지미 헨드릭스가 되어 간다. 이것은 락 콘서트가 아님을 말하고 싶다. 우린 아직도 디즈니랜드에서 캐리비언 해적의 주제가를 트는 Tiesto보다는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에서 은은히 만나는 언더월드 (Underworld)가 더 반갑다.- 야담이지만 ‘큰형님’ 띠에스또가 심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그의 최근 상업적 행적에 괘씸해 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쾌유를 빌어주자. Gouryella를 떠올리며…
The Rise of VJing Culture
근 몇 년간의 전자 댄스 음악 신에서 가장 주시하고 싶은 건 빠르게 자라고 있는 VJ(Video Jockey) 문화다. 음악과 영상의 실시간 싱크의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야 주류의 눈에 띄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수도 있다. 아직까지는 DJ와 VJ가 분리 되어 완벽한 싱크를 보여줄 수는 없다. 새로 나온 DVJ 기구를 통해 기술적으로나마 싱크를 보여주려는 시도는 벌써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극복되겠지만 말이다)
수많은 아티스트 중Addictive TV는 가장 먼저 상업적 주류와 손을 잡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개봉 예정인 안토니스 반데라스 주연의 ‘Take the Lead’의 Trailer를 맡아 영상의 리믹스를 하게 된 것이다. 과연 Hollywood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건’을 벌였을까? 그 속셈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보다 트레일러가 더 기다려지긴 처음이었다. 물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www.youtube.com에서 take the lead trailer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벌써 리믹스 버전이 몇 개 더 나왔던데 addictive TV remix 강추!) – 얼마 전 모 케이블 채널 광고에서 이 Take the Lead 리믹스의 무심한 표절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딴 방법은 없었을까…ㅠㅠㅋ
언제부턴가 Motion Graphics가 영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제 헐리우드는 영화 보다 더 멋진 오프닝을 선사한다. 또한 소수 영화 매니아들의 전유물이었던 엔딩 크레딧 (보통은 자리를 빨리 뜨라는 큐 사인으로 인식 되는 것 같으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고층 건물 극장에서 이에 반응하는 관객들의 민첩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종종 사람들을 끝까지 붙잡아 놓고 있다. 이제는 트레일러 마저 영화의 종속성에서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거듭나다니! 영상과 음악 디자인의 앞날은 희망차 보인다. DVJing이 활성화되는 그 날이 올 때 클럽 신은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 과연 음악과 영상의 싱크의 개념이 우리 클러버들과 레이버들에게 통할지. 우리는 그것 (음악과 영상이 하나된 무언가)을 보아야 할지 들어야 할지 또는 우리의 몸과 눈은 어떻게 반응할지.
VJ 문화와 관련해 유럽의 Sonar Festival은 1997년에 시작되어 이제는 전자 음악 댄스 신에서 가장 중요한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2006년도는 흑인 음악을 테마로 일렉 음악의 역사를 돌아보고 ‘일본의 소리’라는 사이드 테마로 이루어졌다. 유럽은 너무 멀어 갈 수 없지만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도 국내 최초 소나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 호가 발매 되면 벌써 끝나 있을 것이어서 소개를 일찍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홍대 M2에서 벌써 두 번째 VJ 파티 소식이 들리는 바 한국에서의 VJ신의 발전이 기대된다.
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PLUR & Vibe Upon the World: 01. 파티는 시작되었다.
필자가 보아도 참 거창한 제목이다.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길래 서슴지 않고 원고의 대문에 떡 하니 가져다 놓았는지. 실은 제목하나 붙여 놓고 몇 일째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수많은 정보들은 어떻게 처리 할 것이며 어떻게 정리할 것이며 문제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은 방대한 이야기들을 깔끔히 정리해주는 일은 누구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이의 딜레마는 짧은 지면에 비해 항상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하고. 항상 필요한 건 그 결단의 시기라는 것. 필자도 이만 이야기 시작의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 “그래, 이번 호 원고는 통 크게 서론으로 삼자…ㅠㅠㅋ”
필자는 지난 2,3년부터 지금까지의 기간을 제 2의 한국 클럽문화의 르네상스라 보고 싶다. 분명 이 관점엔 어폐가 있다. 지금 클럽 문화를 보면 분명 눈꼴 시린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30대의 삶을 헤쳐나가고 있는 많은 초기 홍대 클러버들이 바라보는 지금의 실정은 마치 1세대 모뎀 통신 세대가 지금의 xx버 게시판의 리플들을 보고 있는 마음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필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화에 대해 알아 가고 참여하고 있고 미디어는 눈떠가며 그 산업 또한 덩치를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이 문화를 동경한 이라면 이런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어느 레코드 가게를 뒤져도 찾을 수 없어 어렵사리 p2p 등을 통해 음악을 다운받아 듣고 무한감동에 빠져버린 기억이 있을 테고 어렵게 구한 외국 음악 잡지를 통해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인터넷 등을 통해 Creamfileds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Paul Van Dyk의 모습을 보며 혼자 상상하며 열광한 적도 있을 것이다. (너무 오타쿠 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 왔다. 분명 우리는 이 땅에서 Tiesto, Ferry Corsten, Paul Van Dyk, Dimitri from Paris, DJ Shadow 등의 이른바 ‘전설’들을 만났고 Paulo Mojo, DJ Colette 등의 ‘현재 진행형 트렌드’를 만나고 있다. 비록 아무 Friday Night에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예전의 환상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기대와 행복을 감추지 못한다. 문제는 이런 기분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냐가 아닐까 한다.
제기할 문제점은 수도 없이 많다. 무차별 적인 스타 DJ들의 방한, 우리 클러버들이 댄스음악 문화를 대하는 모습들, 국내 DJ들의 양성과 그들을 향한 관심 등등. 하지만 필자는 당당하게 혹은 비겁하게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버리겠다. 핑계 거리는 많다. 필자는 한국 전자음악 댄스 문화에 깊이 연관된 사람도 아니며 민감한 트랜드 정보통도 아니기에 주제넘게 이 자리에서 뭐라고 할말이 없다. 진정으로 댄스 신을 즐기고 사랑하는 이라면 나름대로의 ‘한마디’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여러분 주위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한마디’를 해줄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현재의 신을 바라볼 때 외래문화와 우리 문화가 섞이는 그 하이브리드 현상 이외에 항상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수면으로 떠오를 때 걸리는 홍역을 또 다시 겪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전자 댄스 음악 신의 분위기를 볼 때 일단 2000년도 이후의 모습은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거대한 공룡 혹은 ‘괴물’로 변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에 좀더 자세히 말하겠다) 단지 그것이 너무나 살벌하고 무섭게 느껴질 뿐이다. 마치 졸업식장에서 정든 친구를 떠나 보내는 마음과 뒤섞이며 … ㅠㅠㅋ
이 즈음에서 블링 독자들에게 영화 한편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9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레이브씬을 다룬 ‘Groove’란 영화다. 몇 달 전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이 영화가 한국에도 소리 없이 (적어도 필자에게는) 상륙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 제목 하여 ‘파티는 시작되었다.’ 그 동안’24 Hour Party People’, ’Modulations’, ’Hey DJ’, ‘Midnight Summer’s Rave’등의 결코 적지 만은 않은 숫자의 전자음악 신 관련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진행형 언더그라운드 문화라는 가정하에) 이 영화야 말로 레이브의 에센스를 정말 솔직하고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고 필자는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영화를 본다면 꼭 사운드에도 신경 써주기 바란다. ‘파티는 시작되었다’의 soundtrack은 그저 좋은 댄스 음악의 나열이 아니라 오히려 영화와 한 몸이 되어 일종의 VIBE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왜 이 인간이 클럽 얘길 하다 갑자기 레이브 얘기로 빠져버리나. 물론 레이브와 클러빙은 차이가 있다. 그리고 주로 우리가 접하는 ‘파티’ 이벤트는 클러빙에 가깝고 레이브의 요소들이 올망졸망 뒤섞여 있는 형태다. 하지만 클럽의 메카인 이비자의 초기 모습은 60년대 이후 남아있었던 히피 찌꺼기들의 보금자리였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히피문화와 레이브 문화를 직접적으로 연결 시키기엔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사랑과 평화 그리고 전쟁에 반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젊음과 인생을 향유하는 점에서 둘은 알게 모르게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발레릭(Balearic- 이비자가 속한)이라는 뿌리를 나누고 있는 클러빙과 레이브 문화 또한 어딘가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굳이 칼로 자르듯 둘을 다르게 보고 싶지도 않다. 이 둘의 차이 또한 앞으로 길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즘에서 접어두고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본다.
‘파티는 시작되었다’는 하루 밤의 ‘평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경험을 다루고 있다.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깊이는 없을 지라도 레이브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PDA, e-Mail 등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벤트를 알리고 고전적인 인쇄 매체인 플라이어를 통해 파티 장소를 숨바꼭질 하듯 찾아가는 모습들. 하나씩 챙겨가는 레이브 장난감과 소품들.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중성적인 유니섹스의 문화. 처음 보지만 오랜 친구 같은 타인의 모습들. 동심으로 회귀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 마약과 술을 필요로 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모습들. 타인과의 덧없는 순간과 교감. 마지막으로 PLUR와 VIBE. 여기까지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바로 그 ‘모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들은 John Digweed의 Heaven Scent와 함께 보는 이의 몸을 녹아 내리게 한다. 직접 보고 느끼길 바란다. 댄스 음악 문화에 관심 있는 이에게는 분명 좋은 소개가 될 것이다.
음악과 내가 속해있는 공간이 하나됨을 느끼며 희열 감 또는 행복을 느낄 때 우리는 이것을 VIBE라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레이브의 모토인 PLUR를 비로소 알게 된다. Peace, Love, Unity, Respect의 약자로 음악과 춤을 통해 내 마음의 평화를 찾고 나를 사랑하고 남을 사랑하고 우리가 하나됨을 느끼며 비로서 ‘남’과 세상을 존중하게 됨을 지칭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모토인가. 출퇴근 길 교통 대란 속 존재하지 않는 양보, 이제는 대중 언어가 되어 버린 ‘왕따,’ 리플을 통한 대대적인 마녀사냥 등등 관심과 배려가 무색한 이 치열한 삶 속에 PLUR란 한번 즘 돌아볼 만한 개념이다. 우리가 지금 찾아가고 있는 클럽과 레이브는 분명 이성에게 작업을 걸거나 트렌드를 앞서 가는 ‘나’를 뽐내고 증명할 수 있는 것 혹은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벤트 그 이상일 것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듯싶다. 다만 Paul Van Dyk의 이 말 한번 즘은 음미해 보자.
“종교는 사람을 갈라놓지만 댄스 음악은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준다.”
장황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고 슬슬 전자 댄스음악이라는 이 외래 문화가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그 궤적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이 여정의 본격적인 시작은 다음 호로 미루고 들어볼 만한 몇몇 레이브 Anthem의 소개와 함께 키보드에서 손을 때려 한다.
처음 봤을 때만 해도 걍 수많은 일본 아이돌 그룹 중 하나겠지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초콜레이또 디스코를 열어봤을 때 조금 놀랐다...90년대 레이브 리페키지 현상과 맞물려...
그리고 또 콤퓨따 시띠를 듣고 간만에 싱글벙글 미소지었다... 굉장히 신경 써서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퍼퓸의 뮤직비디오를 볼 때 마다 많은 사람들의 앞서가는 '센스'를 여러군데에서 느낀다... 그들의 춤동작 하나 하나, 목소리 변조 하나하나, 라이팅 하나하나 등등...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런 류의 아이돌 음악은 대놓고 쓰레기라고 무시하던 시절... 하지만...퍼퓸은 조금 다르다.... 인기는 많을지 의심되지만...
메트로폴리스 도쿄 문화가 이런 식으로 ... 아이돌 식으로...해석되고 표현될 수 있다니... J-Pop 아이돌 버젼의 블레이드 러너를 보는 느낌이다...
내가 괜한 오바 감정을 느끼는 건진 몰라도... 퍼퓸은 매터리얼 월드에서 태어난 몇 안되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Porque Te Vas (왜 가니라는 뜻 ㅠㅠㅋ)
영화 'Cria Cuervos 까마귀 기르기'의 한 장면에 어린아이들이 Porque te Vas에 맞춰 춤추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Youtube 동영상을 찾으며 한 리플을 보니....
요렇게 써져 있은 즉, "까마귀를 기르면 나중에 그넘들이 당신의 눈을 뽑아 버린다"라는 말인데 보통 '부모-자식' 이나 '선생-학생' 관계에 자주 빗대여 쓰여지는 말로, 무엇을 기를 때 (자식이던 뭐던ㅠㅠㅋ) 얼마나 고것을 사랑했고 최선을 다했어도 고것은 결국 길러준 사람에게 대항하게 된다/반항적으로 자라나게 된다라는 뜻이라 한다.
영상은 그 영화의 한 장면으로 Jeanette의 버젼이다.
오리지날 버젼도 상당히 괜찮지만 내 갠적 취향은 Los Super Elegantes 의 펑크 버젼..ㅋㅋ
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Perfume이란 일본그룹의 초꼴레이또 디스꼬라는 영상을 발견... 솔직히 감탄했다... 뭐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일본의 언더문화 주류로 끌어올리기의 과정은 언제나 빠르다.
문득 어디선가 읽은 문구가 떠올랐다... 어느 미국인이 Jpop과 Shibuya Kei 장르를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 The Japanese does everything we do,but in a strange way" (일본인은 우리가 (미국이) 하는 모든 것을 한다...하지만 요상한 방법으로)
번역이 쪼께 이상하지만... 암튼 굉장히 동감했던 부분이라...
쵸콜렛 디스코 뮤직비됴를 보며 떠오른 것은 단연 지금 화두가 (한 반년 즘 되었을라나) 되고 있는 Nu Rave 열풍이다.
미국의 Dance Punk에 대한 영국의 응답정도로 밖에 보이진 않지만 어쩃든 레이브 문화가 돌아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고로 패션업계도 초긴장 상태로 주시하고 있고...
위의 사진은 NME지가 Nu Rave의 선봉장으로 밀고 있는 밴드 Klaxons의 사진이다..Perfume의 분위기와 너무 비슷하게 떨어진다.
Perfume의 MV에서 보여지는 원색의 색상들, 반짝이는 의상들은 누가 뭐래도 이 트렌드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심지어 뒤에서 쏴대는 빛의 향연은 레이브의 글로우 스틱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신기한건 '베낀다'라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잘 하는 바로 그것... 서양 문화를 가져와 자기내 식으로 어떻게든 modify시키는 것... 그 점에 감탄했다..
음악 또한 그 들의 jpop 댄스의 틀을 벗어나지 않게 적절하게 5%의 일렉트로와 95%의 뿅뿅대는 유로댄스로 처리했다. 아주 전통적인 남성 우월적 그리고 남성의 소비적 시각에 입각한 귀여운 여성 3인조 설정도 그대로 이어간다. Nu Rave는 이제 전 세계 미디어가 주목하고 있는 주류 트랜드 임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명실공히 MTV의 성전에 들어가지 못한 언더 문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일본은 그러한 언더 문화를 빠르게 가져와 자신들의 상업/주류 문화에 기가막히게 코드화 시켜 버렸다.
한 때 전 세계가 보컬 트랜스 열풍에 시달렸을 때 가장 먼저 주류화 시킨 것도 일본이었다. (아유미 하마사키, ELT, Globe 등의 트랜스 리믹스 앨범 발표 등) 그 때 그들의 '서양 것의 일본화' 와 빠른 상업적 행동에 놀랐는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한 방 먹은 느낌이었다.
밑에는 쵸콜렛 디스코의 MV와 Trashfashion의 It's a Rave Dave 동영상... 비교해봄직 스럽다..
요 사진은 조금 억지 스럽긴 하지만 이미지와 릴리즈 타이밍이 기가막히게 잘 먹혀 들어가길래 올려봤다. 퍼퓸의 모노크롬 이펙트와 50,60년대 복고를 외치는 Candy Pop 그룹, the Pipettes의 'Pull Shapes' 동영상 Pull Shapes는 영화 Valley of the Dolls의 한 장면을 기가막히게 패러디했다. 그리고 이 여성 3인조에게서 Riot Grrrr 시절의 Punk 냄세를 맡는 건 나 뿐일까?
The Pipettes가 좀 더 전통적인 '~etts' 식의 40,50, 60년대 백보컬 식의 캔디팝 그룹을 지향한다면 (영화 드림걸즈를 상상해보라) Perfume 은 캔디팝 그룹이지만서도 좀더 도쿄라는 최첨단 메트로폴리스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