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풍무동에는 숨은 맛집 3개가 있는데 3개의 공통점이 있다"
1. 눈에 띄지 않는 위치와 비주얼:
인구 5만의 작은 풍무동인데 현지인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알아도 모르는 사람들도 은근 꽤 된다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혹은 본 적은 있어도 가 본 적은 없데 한 번만 가본 적은 없을 맛집들
2. 노포 느낌:
대대손손 이어져 오는 그런 50년, 60년 된 집들은 아니지만 그 터에 꽤나 오래 있었겠구나 하는 비주얼이 딱 보이는 점에서 '노포' 단어를 빌려왔다.
허름하기야 마찬가지긴 하지만 심지어 두 집은 지나면서 장사를 하는 집인지 아닌지 지나가며 구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그랬고) "거기 장사하는 거였어요???"라는 반응 꽤 나옴 ㅎ 당연히 세월의 흔적이 조금 느껴지는 공간들이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3. 사장님들의 프라이드: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것 봐도 모두 본인들 요리와 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느껴진다. 거기다가 손 맛도 좋다.
종종 지원타자들이 오거나 도움주는 일원들이 있지만 모든 절차를 보면 1인 가게 같은 느낌이다. 한 명이 모든 걸 책임지는 그런 느낌.
백반 위주의 직접 만드는 반찬들이 맛있어서 메인 메뉴 나오기 전에 손 많이 가는 스타일.
그날그날/시즌에 따라 종류가 살짝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어? 오늘은 이거 나왔네?" 하며 맛보는 게 은근 즐김 포인트 임.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던 그런 집밥 맛집 스타일.
지방 여행 가서 맛있는 백반을 만날 때 느낌.
풍무동은 최근 개발을 통해 요즘 느낌의 신규 식당들도 꽤나 많이 생겨났는데
개인적으로 아직 이 터줏대감들에 비빌 만큼의 맛집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물론 다는 못 가봤고 주관적이라는 점은 참고)
동네에서 이런 가성비 넘치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맛집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행복이다
다른 점이라면 1번 집사장님은 과묵하시고 (일단 너무 바쁨),
2-3번 집은(바쁘신건 마찬가지지만) 지나가다 이런저런 얘기하기 괜찮으심
1. 그때그집
장릉 입구에서 도보로 1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다. 장릉 입구 근처에서 강릉해변메밀막국수와 지호한방삼계탕이 다른 곳으로 옮긴 이후로는 그 근처에서 '맛을 찾아' 가볼 만한 곳은 여기뿐이다. (1km 정도 좀 더 이동하면 아래 3번의 맛집 촌으로 갈 수 있다. 아니면 반대방향인 사우동으로 가던가)
위치와 비주얼부터가 '숨어있는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사장 할머님이 진짜 부지런한 모습이 눈에 띄며, 세팅, 조리, 청소, 계산 등 모든 면에서 전방위적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 느껴진다.
반찬들이 맛있어서 메인 메뉴 나오기 전에 새우깡 마냥 손이 자주 간다. 백반 말고 메인 메뉴로는, 지금까지 눈치로 은근스을쩍 딴 테이블들을 봐 왔을 때, 생삽겹 > 김치 갈비찜 > 두부버섯전골 순으로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다 추천할만하다. 눈치챘겠지만 다 김치와 연관이 많고, 김치 참 맛있다.
생삼겹 시켜도 작은 그릇에 그날따라 만든 국을 주시는데 백반 먹는 느낌이라 항상 뭐가 나올지 설렘 포인트. 다만 작은 그릇에 사이드 식으로 나와서 빨리 식으니 호로록 먹는 걸 추천.
참고로 평일만 영업한다. 손님 입장에서 주말에 갈 수 없다는 게 상당히 안타까운데 주변 공단 상대 장사기도 하고 사장님 일하시는 그 엄청난 활동량을 보면 주말 워라밸은 보장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저녁 시간에는 근처 회사 회식이나 방문 손님들이 많은 편인데 단체 회식은 주로 2층에서 치러지니 그닥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방문 시 문 닫았은건가 하고 놀라지 말고 그냥 문 열고 들어가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장사 안 하는 집인가 하고 착각하곤 한다. (직접 가보면 이해된다) 주차 공간은 가게 앞 딱 한 대 정도 있고 아니면 불법주차 해야 함. 근처 장릉 유료 주차장에 두는 게 좋음. (저거 네이버 로드뷰 오래된 것 같은데 지금은 저 모닝 사이드 문짝 쪽에 장식들이 생겨 있어서 주차 추가로 못함)
2. 절라도
여긴 뭐 평일주말 할 것 없이 항상 손님들이 들어차 있어서 가끔 한가한 경우라도 있으면 "어? 오늘은 한가하네?" 하는 집이다. 메뉴가 꽤 많은데 주로 홍어, 과메기, 꼬막, 전이 인기 좋다. 경험 상 어르신들 70프로 및 연령불문 남성 90프로인데 개인적으로 어르신들 북적한 곳은 맛에 대한 믿음이 간다.
내가 초짜긴 해도 삭힌 홍어에 빠진 이후에 목포, 서울 등에서 흑산도, 대청도 산부터 시작해 마트,편의점 홍어까지 많이는 아니어도 이것저것 조금 먹어봤는데 웬만한 고수 집 아니라면 엔간한 흑산도/대청도 홍어집 안 부럽다. 심지어 여기는 아르헨티나 산임! 홍어 초보라고 사장님한테 말하면 귀찮긴 하시겠지만 많이 안 바쁘시면 얇게 썰어주시기도 한다. (아래는 나의 홍어 탐방기)
2023.11.11 - [일상/Food] - (초보의) 목포 흑산도산 홍어삼합 양대산맥 후기: 덕인집, 금메달식당
홍어삼합 시킬 때 가끔 절라도의 자체 '볶음묵은지'를 주시는데 이때가 땡잡은 날임.
남도 맛집이라지만 이 집의 초 인기 메뉴 중 하나는 바로 경상도 구룡포 향토음식인 과메기다. 초장 말고 쌈장 주는데 별미다. 그냥 여기 사장님이 손 맛이 좋은 거다. 미리 배부르니 반찬도 항상 조금만 먹을라고 노력한다. 밥 시키면 가끔 어릴 적 옛날 엄마가 구워주시던 조미김 주시는데 ㅜㅜ 맛있어... 당연한 얘기지만 여기도 김치 맛있다
추가로 탕 메뉴 중 유일한 지리인 간재미탕 또한 칼칼~하고 시원~하니 밥도둑임. (거의 맨날 고정으로 먹음) 한참 먹다가 변화를 위해 여기에 홍어뼈 함 투척해 주면... 와 씨... 장난 아님... (삭힌홍어급) 알싸한 완전 다른 음식으로 변신함. (홍어탕 맛본 사람은 알 듯) 나머지는 빨간 매운탕인데 조기매운탕도 나쁘지 않다. 역시 칼칼~한데 갠적으론 간재미탕 굿!!!
위치는 웰라움 풍무사거리에서 승가대학교 방향 인접. 주차장은 가게 뒤편에 있는데 다른 가게들이랑 같이 쓰기 때문에 피크 시간엔 다소 복잡할 수도 있다.
3. 풍무골고기마을 (aka 풍미골고기마을)
여기도 1번과 마찬가지로 근처 회사에서 백반/한식뷔페 식으로 많이 찾아오는 곳 같고, 한식뷔페처럼 반찬을 셀프로 떠먹을 수 있다. 먹고 싶은 거 적당히 가져다 먹으면 되는데 카레도 있음 ㅎㅎ 미니 함바집 느낌이 구수함.
인기메뉴는 오겹살과 생고기다. 1번과 마찬가지로 첨으로 생고기 맛보면 "오? 괜찮은데?"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1번도 그런데, 여기도 처음 온 손님들로 보이는 테이블들은 여기저기 다 그 소리가 자주 들린다. 원래 풍무동에 오랫동안 도축장이 있었는데, 직접 따오시는 것 같은데 1,2번 집 고기 맛들이 그래서 좋은 건가 싶기도 하다.
껍데기도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먹어보진 않아서 모르겠고 갠적으로 하나만 고르라면 생고기 추천. 하지만 2인분이라도 하나씩 따로따로 시킬 수 있다. 그래서 보통은 오겹 1+생고기 1.
여기 핵심은 요즘은 보기 힘든 연탄 구이라는 거. 먹어본 사람들은 그 향과 불 세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듯? 된장찌개도 추천하는데 8,000 원인데 양 많음. 부담 없이 ㄱㄱ~
여기는 미친 듯이 맛있는 건 아니지만 반찬 가짓수가 1,2번 대비 많다. 셀프 반찬까지 가져오다 보면 내가 고깃집에 온 건지 백반집에 온 건지 착각할 정도다. 고기+찌개(가스버너에 가져다 주심) 시키는 기준으로 반찬 다 내오면 여기 테이블에 다 담을 수가 없다. 인심도 좋으셔서 기분 좋으실 때 이것저것 내 주심.
네이버에는 '풍미골고기마을'이라고 등록되어 있디. 오타 같은데 걍 거기 찍고 가면 됨. 주차는 가게 바로 앞 3대 정도? 공간 있음. 사장님께 미안한 얘기지만 이 집이 1,2번과 같이 올라가는 건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1,2번은 그냥 이 동네 '원탑'이라는 점을 참고바람.
여기는 풍무동 승가대 근처 맛집촌으로 해물로, 둘레, 소래버섯마을, 풍천장어 같은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인기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는 지역이라 이 집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1번과 마찬가지로 "장사하나?"라는 비주얼 카뮤플라쥐를 갖춘 곳이라 숨은 맛집 찾는 재미를 충분히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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