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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중인 허영만의 식객 팔도를 간다 서울편, 첫 에피소드인 24시간의 승부는 설렁탕에 관한 이야기다

설렁탕 러버 입장에서 풍무동에서 제일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마땅한 설렁탕 맛집이 없다는 것.

ㅜㅜ

갠적으로 공장개량 생산 양산형 맛 말고 어느 정도는 조금이라도 그 집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게 좋은데 말이다. 설렁탕이 서울 전통 음식이라 그런지 설렁탕 땡기는 날엔 설렁탕 맛집 천지인 서울이 생각날 때가 참 많다.

하.지.만.

다행이야!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곳이 근처에 있으니 바로 옆동네 사우동의 이석근 돌솥 설렁탕 되시겠다.

초록색은 신도심에서, 핑크는 구도심에서 출발할 때

 풍무역 기준으로 자동차로 2.4km, 한 5분 정도의 멀지 않은 거리라 부담이 없다. 풍무동 구도심이라고 해도 장릉 쪽으로 해서 넘어가도 되니 신/구 지역에서 모두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풍무역을 중심으로 한 최근 개발 때문에 풍무동에 새로운 것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렇지 그 전까지만 해도 사우동이 이 근방 메인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이전엔 젊은 층들도 많이 모이던 곳이었을 뿐더러 시간이 지난 맛 집들이 많이 포진한 동네다. 

네이버 로드뷰

주차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가게 앞에 두어대 정도 세울 곳이 있는데 위 사진 왼쪽 보면 멀지 않은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새로 바꾼 인테리어

몇 년전부터 가던 곳이긴 한데 이번에 꽤 오랜만에 찾았더니 인테리어가 바뀌었다. 원래 좌식이었는데 테이블 식으로 바뀌어서 훨씬 편해졌다. (관절이 안 좋아서 좌식이 힘들다..ㅜㅜ)

메뉴판

돌솥(밥)설렁탕 11,000원, 2024년 기준 가격이다. 설렁탕이 귀한 지역에서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 가격으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찬은 대략 이렇게 나온다
오징어 젓갈

이 중 가장 인상적인 건 오징어 젓갈이다. 크기가 제각각인 것을 보면 직접 담그시는 듯? 암튼 설렁탕 고기랑 먹을 때도 좋지만 특히 돌솥 누룽지와 함께 먹을 때 그 빛을 내뿜는다. 맛있다. 설렁탕집하면 맛있는 김치와 깍두기가 기본인데 특별하진 않아도 평타는 치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하진 않는다. 

오이고추인가...

두 번째는 저 큼지막한 오이고추. 역시나 서컹서컹 씹는 식감이 좋다. 설렁탕 나오기 전에 스타터 식으로 먹는 맛이 갠적으로 좋다. 매운 게 먹고 싶으면 청양고추 따로 달라고 하면 주신다.

설렁탕 등장

 설렁탕 등장~ 뜨끈 뜨끈 하다. 

뽀골뽀골 갓나온 설렁탕

갠적으로 무조건 간이 안 된 채로 나오는 설렁탕을 선호하는데, 여기는 간이 된 건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살짝 애매하긴 한데 갠적으로 먹을 때마다 느낌은 거의 간이 안된 상태 같다. 포스팅 하단에 추가한 허영만의 [식객, 팔도를 간다 서울 편] 중 설렁탕 편에 실린 월간식육의 글귀를 보면 국수를 삶아 넣는 경우 국수의 염분으로 간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그런 케이스일지도. 궁금하면 사장님한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숑숑 파 듬뿍

맛의 풍미를 더해주는 파도 따로 떠서 털어 넣는다.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준다는 파, 근데 이 집 설렁탕에서 누린내는 못 느꼈다. 양산형 설렁탕 집들에서 먹을 때는 자연스레 고기 맛이 없어서 아예 안 먹게 되는데 맛집들은 고기도 맛있어서 자연스럽게 먹게 된다. 이 집도 설렁탕 고기는 같이 먹게 된다. 

돌솥은 저렇게 나오는데 뭐 대단할 것 까진 없지만 저 고구마가 뭐라고... 같이 먹는 맛이 은근히 괜찮고 매력 있다.

돌솥 말고 그냥 설렁탕 시키면 완전 흰쌀밥은 아니고 흥미가 살짝 섞인 밥이 나오긴 한다.

돌솥

맛있게 설렁탕 한 그릇 뚝딱하는 동안 뜨거운 물을  부은 돌솥에 쟁여 놓는다. 음식을 먹어도 디저트 먹는 배가 남아 있는 사람들처럼 나는 누룽지 먹을 배는 항상 차 있다.

누룽지

이제 뚜껑 벗기고 먹는 누룽지 타임. 아까 언급한 오징어 젓갈과 먹으면 맛있다. 역시 식 후 먹는 누룽지는 속도 편하게 해 주고 입 안도 말끔하게 해주는 것 같다. 누룽지는 항상 🪄매직이다. 

자알 먹었다

암튼 기절할 만큼 미치도록 맛있는 집은 아니지만 (실제 그런 맛집 거의 없는 듯 하지만 ㅎㅎ) 이렇게 설렁탕 불모지인 풍무동에도 멀지 않은 옆 동네에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도는 위와 같고 영업 시작은 09:00. 매주 화요일 휴무다


허영만 만화책의 서울맛지도. 설렁탕 집은 현재 방이동에 있지만 동대문구 수유에 먼저 터를 잡았던 벽제갈비라고 한다. 고기 가격이 엄청 쎈데 현재 설렁탕 가격은 18,000원으로 확인된다

✅월간식육이란 잡지는 첨 들어보는데 암튼 허영만의 [식객, 팔도를 간다 - 서울편] 중 설렁탕 편 마지막에 포함된 글귀를 가져왔다다. 설렁탕 토막 상식 즈음으로 볼 만할 것 같다. 

•탕을 끓일 때 나일론 망사(일명 양파 망사)는 유해 물질이 생기므로 사용하지 말 아야 한다.
•제대로 된 설렁탕집이라면 반드시 수육이 있어야 한다. 상추쌈에 고기를 얹고 마늘과 쌈장을 같이 싸서 먹으면 맛있다.
* 수육 메뉴가 없으면 진액을 쓰는 집이다.
* 밥은 햅쌀로 지은 밥이 제일 맛있지만 시기가 안 맞으면 보관 시설이 좋은 미곡 처리장에서 필요한 만큼 구해 쓰는 것이 좋다. 쌀은 곡류 중 가장 저장성이 약 하다. 특히 고온 다습한 여름의 경우 장기 보관이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도정 후 20일이 지나면 쌀이 산패해서 밥맛이 떨어진다.
• 곰탕은 고기 국물이고 설렁탕은 뼈 국물이다.
• 설렁탕과 냉면만 잘해도 육수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사골을 너무 오래 끓이면 단내가 나고 맹물처럼 변한다. 누런빛이 나고 삭기도 한다.
•음식점에 대형 가마솥이 없으면 고온 고압 추출기를 이용해서 2시간 만에 사골 진액을 추출하는 체인점 형태로 보면 된다.
•설렁탕은 전혀 간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수를 삶아 넣는 경우 국수의 염분으로 간이 될 수 있다.
•나쁜 사골로 불 조절을 하면서 2~3회 끓일 때 찬물을 넣으면 누린내가 난다. 좋은 사골의 경우는 센 불에서 한 번만 끓이는데 농도를 맞추기 위해 더 졸인 후 찬물을 보충해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월간식육), 2005.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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