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크림 2022>를 보고 <스크림 2023>이 나온다는 얘기에 흥분하며 다시 슬래셔 무비의 매력에 빠져 <2000년대 슬래셔 영화 추천>을 쓰려다가 언제나 그렇듯깊이 빠져버려 또 서문만 엄청 긴 포스팅이 될 까봐 인트로 식으로 (뻔하지만) 슬래셔 영화의 전통적 공식은 무엇이고, 70년부터 2020년대까지 각 시대가 품고 있었던 사회적 불안 요소를 어떻게 이 서스펜스에 반영하며 진화해 왔나를 서너 번에 걸쳐 정리한 후 슬래셔 영화 추천 시리즈를 전개해 보려 한다
Pt.1: 슬래셔 영화의 '그 뻔한' 공식 5개
Pt.2: 슬래셔 영화는 어떻게 각 시대의 불안 요소들을 반영하며 진화했나? (1970~1990s)
Pt.3: 슬래셔 영화는 어떻게 각 시대의 불안 요소들을 반영하며 진화했나? (2000s~2020s)
Pt.4: 2000년대 이후 슬래셔 영화 추천
| 슬래셔 영화의 '그 뻔한' 전통적 공식 5개
슬래셔 영화는 공포(Horror) 영화의 하위 장르로서 일반적으로 가면과 같은 위장을 한 살인범이 잔인한 방식으로 특정 피해자 집단을 쫓고 죽이는 내용인데 특히 비주얼적으로 피가 난무하는 잔인함을 가진다. 바로 폭력, 서스펜스, 공포의 조합으로서 그 주요 요소는 아래와 같으며 이들을 가지고 서사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공식화된 '관습적' 특징을 보인다
1. 무자비한 악당:
보통 캐릭터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가면이나 변장을 하는 악당이 등장한다. 엄청나게 위협적인 캐릭터로서 쉽사리 막거나 죽이기도 힘들다. 특히 이 두 부분 (가면과 위협적인 묘사)가 영화의 서스펜스와 공포를 더해준다.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빌런은 아마도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과 <핼로윈>의 마이크 마이어스가 아닐까 싶다. 사실 상 저 3 영화가 슬래셔 영화의 시작점들이라 보면 된다
근데 다들 7,80년대 주름 잡던 살인마 할아버지들이라 요즘 세대에게는 <스크림>의 마스크 캐릭터가 그나마 더 먼저 연상될 수도 있다
2. 피해자 무리:
위 악당의 표적이 되는 특정 그룹이 등장한다. 슬래셔 영화에서는 통상적으로 소위 하이틴, 틴에이져로 불리우는 10대, 대학생 혹은 젊은 성인 등과 같은 젊고 어린 캐릭터들로 꾸려져 있다. 이는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 젊은이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두려움과 불안 요소를 자극하며 현실적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영화를 보며 이 중 누가 먼저 죽을지를 추리하는 것이 장르적 대표 재미 요소이며, 종종 이 그룹 안에 악당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고, 이 미성숙한 이들이 자신들이 행하는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 행동들이 살인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영화의 도입부에 항상 이들은 즐겁고 세상 최고의 베프들이다 하지만 빌런의 등장과 함께 공포에 빠지고 쉽게 분열되기도 한다
3. 잔인한 장면:
살인과 폭력에 대한 묘사가 방식이나 비주얼 모든 면에서 잔인하고 빈번하게 펼쳐진다. (피칠갑) 악당은 주로 칼, 톱 같은 날카로운 무기를 사용하는데 애초에 슬래셔는 슬래시 slash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칼 같은 날카로운 무기로 인체를 베거가 긋거나 찌르는 행위를 의미한다
4. 긴장감 넘치는 추격 신:
주로 쓰이는 장소적 배경을 큰 기준으로 봤을 땐 숲 속의 오두막, 여름 캠핑장, 대학 캠퍼스, 작은 마을, 버려진 건물 등이 주를 이루는데, 더 세분화해서 들어가면 이 중에서도 어두운 골목 등과 같은 극히 폐쇄된 공간을 노골적으로 부각 시키며 관객의 실생활 속 주위에서도 낯익을만한 공간을 배경으로 (그것을 또 은근 소름끼치게 만들며) 악당이 희생자를 쫓는 신들의 서스펜스가 펼치며 서사를 이끈다. 조용하다가 갑자기 판이 바뀌면서 숨 막히게 몰아치는 추격과 도망의 서스펜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어이없는 죽음, 무자비한 살인과 폭력에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피해자, 혹은 그에 맞써 싸우며 대항하는 피해자의 모습의 묘사도 장르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
5. 파이널 걸 Final Girl: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며 관객들을 가장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역 하자면 '생존한 최종여성? 히로인?' 정도가 되겠다. 악당의 무차별적 공격에서 결국 그를 물리치며 혼자 살아남게 된다. 슬래셔 장르 자체가 젠더적 힘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풀어내는 장르인 만큼 남성 악당에 대항하는 남성 캐릭터들은 같은 남성으로서 폭력을 폭력으로 풀어내려 하지만 이내 무모하게 무너져 버린다. (악당의 공격 레벨은 장난 아니기에...) 하지만 이에 반해 (파이널 걸에 해당하는) 여성 캐릭터는 보통 영화 처음에는 철이 없거나 생각이 묘사되기도 하지만 이 일련의 갑작스러운 사건들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하여 영리하고 자기 보좌적인 이미지가 강조된다. 슬래셔 영화의 파이널 걸 아이콘으로는 <핼러윈> 시리즈의 로리 스트로드 (제이미 리 커티스)가 유명한데 하나하나 찾다 보면 끊임없이 나온다. 심지어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 마저도 영화, <블랙크리스마스>의 파이널걸이었다. 이 파이널걸의 캐릭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최종적 묘미이자 여운으로 남는다
P.S. 영화 제작의 숨은 조력자, 음악:
물론 이 공식들도 중요하겠지만, 악당 캐릭터들의 비밀 (대체 왜 죽이는데??), 위협적인 묘사, 숨막히는 추격과 살인 등을 위한 적절한 조작과 서스펜스적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잘 만든 슬래셔 영화냐 아느냐를 가늠하게 만든다. 당연히 감독의 연출, 배우들의 연기, 조명과 구도와 같은 시네마토그래피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강력한 숨은 조력자 하나를 뽑자면 바로 이 모든 요소들을 청각으로 자극하는 사운드 이펙트와 영화음악을 꼽고 싶다. (각본, 연출, 연기, 촬영을 포함한) 영화의 기술적 요소들과 함께 슬래셔 영화 특유의 위협감과 공포감을 더욱 강조하며 서사를 이끌고, 엑스트라 같은 느낌이라 관객들은 인지할 수 없을 지 몰라도 영화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갑자기 헛웃음을 만들게 하는 갑분싸 유머러스한 상황도 슬래셔 영화의 중요한 서브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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