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컬쳐 매거진 블링에 연재 중인 일렉트로니카 이야기 관련 칼럼인 PLUR & Vibe Upon the World 옛 하드카피 원고들입니다. hyperlink를 통해 좀더 나은 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컬럼이니 잡지와는 시차를 두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퍼가시게 될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07년 2월자
PLUR and Vibe Upon the World 05: (Bye 80s Hello 90s 2) We Will Rock U All Night Long
Electroclash 는온갖비난을받으며사람들의기억속에서점차사라지지만 Electro와 Synth의재탐구는끊임없이이루어지고있다. 그리고이것이바로앞으로다가올새로운클럽/ 레이브문화의한줄기빛이다. Electroclash의창시자인 Larry Tee가뉴욕문화를망쳐놓은빌어먹을인간3위로뽑힌 2004년의시점에서지금까지전자댄스음악문화는대체어디로흘러가고있었던것일까?
80s Revival House, Ministry of Sound
Electroclash의 거품이 빠지며 80년대 서브컬쳐 재건이 실패로 돌아갔다. 결국 2002년 즈음하여 80년대 복고 움직임은 매스 미디어로 넘어가게 된다. 하드코어 synth, 섹스, 죽음, 양성 등의 '대중적 도덕성'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은 배제되고 킴 와일드와 마돈나를 떠올리는 80년대 주류 패션과 어느 클럽에서나 환영 받는 하우스 튠으로 대중은 80년대 복고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이 서막을 울리게 된 것은 바로 2004년 발매 되자 마자 5주간 영국 댄스 싱글 넘버 원을 차지했던 에릭 프리즈Eric Prydz 의 'Call on Me' (Live 버젼 클릭) 다. (프리즈의 믹스에 넋 나간 원작의 주인공 스티브 윈우드는 새로운 보컬을 만들어 주었고 Ministry of Sound 선정 올해의 Sexiest Music Video로도 선정되었다.) 에어로빅을 주 테마로 한 이 뮤직 비디오는 80년대 요소로 가득 차 있다. (붐 박스와 카세트 테이프, 헤어 밴드, 라이크라와 줄무늬 의상, 레그워머 그리고 80 년대 특유의 화려한 원색 등) 더 나아가서는 Ministry of Sound의 신 사업인 (일종의 '몸짱' 붐을 위한) Fitness와 맞물리게 된다.
이 싱글이 발매 된 후의 클럽 하우스 댄스 음악을 살펴보면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80년대 레트로 풍의 사운드라는 패턴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럽 하우스 음악에 있어 진정한 80년대 복고 사운드는 2002년의 ‘So Much Love to Give’를 뽑을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은 바로 80s 사운드의 끝없는 재 탐구를 해왔던 Daft Punk의 Thomas Bangalter다. 클럽 음악을 통한 진정한 유포리아(Euphoria)를 느끼고 싶다면 들어보라. 클럽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이 튠이 흘러나온다면 분명 당신은 그날의 DJ에게 평생 감사하게 될 것이다.
Wigan Pier 의사운드는 Happy Hardcore 식의 90 년대 anthem 들이주를이루고있으며 (여기서는 old skool 또한 90년대 anthem이다 )여기에모이는이들은주류클럽문화에속하지못하고오직자신들만의'자유분방함 '을내세운다. 이씬을막말로표현하자면미친망아지들이날뛰는현장 같다. 하지만이것은우리에게중요한점을
시사한다. 클럽산업의침체기 라는사실하나만으로전자댄스음악문화전체의황폐화라는착각을하고 있었던 것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산업자체는내리막길을걷고있어도그문화만큼은 세분화되고다양화되고있었다는것이다. 특정 DJ나미디어또는프로모션에의해수동적으로따라가는것이아닌자신에게맞는분위기를찾아서로모이는것. 그옛날처럼우리의정신세계를바꿔 버릴 만큼큰충격은주지못할지언정다양함안에서자신의자리를찾고좀더편한유대감을유지할수있는자연스러움을통해침체기 라기보다는성숙기로볼수있지않을까 하는생각을해본다.
Nag Nag Nag:
80 년대 Electro 그룹Cabaret Voltaire 의음악에서이름을따온이클럽나이트는주로양성애/게이 /고딕 등 다양한서브컬쳐인파가주를이룬다. 70, 80년대일렉트로, 팝, funk 의 playlist 들은얼핏보면electroclash와다를 바없어보이지만오히려선전적인 hype을뺀순수하고향수를불러일으키는일렉트로와 punk 요소가더가미되어또하나의가능성과다양성을보여준다. Nag Nag Nag 나이트의 중심인물인Johnny Slut은electroclash와의차별성을더욱강조하지만시기적인측면등을볼때둘의연관성은깊다. 2000 년에서 2002 년사이뉴욕과베를린을중심으로무섭게성장하던일렉트로클래시신의중심에서런던의공백은미디어들을불안하게했다. (아무리 hype 이라지만세계댄스음악의중심이라자처하는런던에꼽을만한일렉트로클럽이없었다는것에대한불안함이었을까?) 어찌하였건뉴욕의 Larry Tee 와는조금다른노선에서시작했을지는모르지만이미Batcave나이트의경험이있는 Johnny Slut의
Nag Nag Nag는그특유의페르소나와맞물려미디어와트렌드리더들을비롯한런던서브컬쳐크라우드가 느끼던 '공백'을채우기에안성맞춤이었다. 50,60명정도의규모에서별과몇달사이에 Nag Nag Nag 의댄스플로어는몰려들어온인파로꽉차게된것이다. 이런던클럽은케이트모스, 그웬스테파니 , 보이조지, 비욕등의주류및패션가사람들의잦은방문으로미디어의덕을보기도했다. 항상트렌드에민감하면서도싫증도잦은패션가사람들은곧사라지긴했지만오히려클러버들은이시점부터를더즐겼다는후문도들린다.
Nu Rave 는대체무엇인가? 음악장르인가, 문화현상인가? 확실치않다. 요즘미디어에서유행하는옛장르에이름덫붙이기정도로보면된다. Nu Nu Wave, Nu Electro 등등처럼. 따라서무작정NME의추천을좇아새로운장르의탄생을널리퍼뜨리고환영하는짓또한위험할수있다.
어쨋든 NME 가선포한 Nu Rave 가장르적으로나문화적으로나덜성숙한것은사실이다. 굳이특징을찾아보자면락밴드의 3 요소인기타, 베이스, 드럼에신디사이저의자리가중요하게자리잡았다는것이다. 하지만기존의electro-rock 혹은 dance-punk 라불리는타밴드의모습과다를것은전혀없지만좀더몽환적인가사와보컬, 그리고레이브문화를직접적으로받아들인다는점이 특징이다. 그들의뮤직비디오나파티씬을보면레이브의아이콘인스마일리페이스, 배기팬츠,
글로우스틱의재 출현과 90년대초의분위기들이많이보인다는것이다. 일렉트로니카관련음악평론가인사이몬레이놀즈는음악의복고유행은20년마다주기적으로찾아온다했다. 따라서이 ' Nu Rave' 라는현상은테크노보다는얼터너티브와브릿팝과같은락과더친숙한 90년대중후반을향유했던어린세대들을위해 20년 만에돌아온 80년대레이브의새로운포장이라할수있다.
NME 지가 Nu Rave를선포하며앞장세웠던밴드, Klaxons조차자신들이레이브라는이미지를통해알려졌지만어떠한문화적장르나움직임에관여된것이아니다라고말한시점에과연 Nu Rave 운운하는것이과연잘하는짓일까? 아니면미국을중심으로움직이던Dance-Punk 에대한영국의응답쯤으로봐야하는것인가?
20년만의레이브의부활과락+전자음악의재결합이라는것이진정한의미라면우리는Happy Mondays, New Order, Paul Oakenfold 등을떠올리면된다. 혹은그시절을상상해보면된다. 락과신스와테크노 /하우스음악이한데어우러져사랑과희열이크로스오버되었다는그 80년대에서 90 년대로넘어가던시점을말이다. 왜굳이 Nu Rave 라는 ' 장르' 적굴레에우리를맞추어야하는가? 락커들을위한댄스음악, 헤드뱅잉이가능한댄스음악, 글로우스틱을돌릴수있는락음악, 댄스와락의만남. 더간단하고포괄적이지않은가? 굳이레이브의특징을가지고있다거나혹은않다거나를떠나서한판의신명나는춤판혹은헤드뱅잉판(?) 이벌어질수있는그런점에흥분되는것이다.
댄스와락의접목에서가장주류에많이알려진것은아마Scissor Sisters가아닐까싶다. 이밴드의유명세로이미많은음악애호가들이언더음악세계에서이미락과댄스의결합이라는거룩한크루세이드가진행되고있다는것을체감했을것이다. 이 '가위자매 (^^)'가이젠너무주류라서싫고또너무언더그라운드적인것도부담스럽다면The Raptures가있다. 이미House of Jealous Lovers 란노래로 3년전영국의클럽가를달군저력이있는이밴드는락음악을통해춤을춘다는것이어떤매력으로다가올수있는지를뼈저리게느끼게해준다.
물론 NME에의해 Nu Rave 로통해지는Klaxons, Shitdisco, DataRock, New Young Pony Club등은아직까지대중의눈에띄기에는성숙하지않은사운드지만(모자란실력이아니라소위말하는 ' 다듬어짐' 이없다는것이다. 그런것이오히려더매력이고…) 앞서말했듯레이브문화와90년대를향한향수를쉽게느낄수있다. Techno sound를중심으로하는Simian Mobile Disco 또한빼놓을수없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왜 비난받는지가 의아할 정도다. 오히려 버지니아 공대 뿐만이 아니라 자주 일어나는 메가톤급 미국 총기 관련 사건의 핵심을 찌른 만평이라는 것은 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문제가 커지는 건 한국에서 나온 한국 사람이 그린 한국의 만평이라는 건가? 그리고 이 만평이 다수의 심정이 불편한 한국민의 감정을 폭발시켰다는 건가?
중국인이 범인으로 알려졌을 때 짱꼴라 욕이 터지다가 한국인으로 알려져 중국인 비난 댓글이 쏙 들어간 후 다시 대정부 사과를 요구하는 댓글이 폭주하다 오히려 미국에서 하지 말라하니 다시 그 부류의 댓글이 들어가고... 이 만평이 발견되니 올커니 너 잘걸렸다..하고 터지는건가? 뭐 이래 간단히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
먼저 대정부 사과와 국내의 민감한 반응은 당연히 국제 정서에 있어 우리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야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진 것이 수치스럽고 또한 미안하고 충격적인 일이다. 따라서 오랜 유교사상을 자랑하는 (원류인 중국보다 더 유교를 챙기는) 동방예의지국 한국은 당연히 미국에게 사과를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을 수 있다. "미국에 사는 우리 교포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FTA 체결로 완화될 기미가 보이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먹물을 뿌리지 않기 위해 등등."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몇 한국인으로서는 주관적인 감정에서 벗어난 아주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얘기일지 모르지만 저 태평양 건너편에서는 지극히 감정에 빠지고 주관적인 (그리고 국제 사정에 미숙함을 보여주는) 얘기일 수 있다. 오히려 미국인들에게 혹은 유럽인들에게 민감한 사항인 '인종차별'의 이슈를 거꾸로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비록 우리의 뜻은 그게 아니었을 테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미 당국에게 더 큰 짐을 안겨 줄 수도 있을테니 그들 입장에서 우리에게 설레 설레 고개 돌리며 사과하지 말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도 모르겠다. 또한 우리가 그렇게 대국민적으로 나서서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며 그들은 의아해 할 것이며 외교 사항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다시 한번 각인 시켜준 경우 밖에 안될 뻔 했다.
이 만평이 번역되어 세계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에 수치스럽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뭐가 수치스럽다는 건가?" 오히려 이 만평이 가지고 있는 핵심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일 외국인이 더 많을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그 근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정의 폭발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하게 추후의 똑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
그리고 정작 사건이 터진 미국 사회 안에서는 "죄없는 미국국민을 살해한 한국계놈들을 삼족을 멸하고 XX를 절단해버려야 한다"가 아니라 이 총기 판매 문제에 대한 여론의 비난과 심층있는 토론이 진행되리라 믿는다. (또한 총기 판매가 주 수입원인 부시를 중심으로 한 네오콘들은 일사천리에 이 일을 무마시키려 노력하겠지만-이 점에 관해선 다큐멘터리 '보울링 포 콜럼바인'이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총기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의 분석과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분열적 특성, 매스 미디어를 통한 잦은 폭력의 노출, 극단의 폭력이 미화되고 해결책이 되는 심리적 특성, 특정 사건이 터졌을 때 일사천리로 민첩하게 일처리가 힘든 '집단'체제의 문제점, 지나친 개인의 프라이버시 인정과 지나친 '감시' 측면의 대립 등등.... 철학, 사회, 문화, 정치, 건축 등등 다양한 백그라운드에서의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심도있는 문제 제기와 토론 그리고 해결방안의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 죽어간 이들에 대한 애도의 표현은 같이 이 세상에서 같이 숨을 쉬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당연하고 기본적인 예의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 점 하나에만 치우쳐 열을 올리다 미래 해결 방안 모색에 써야 할 에너지조차 남겨 놓지 않는 다면 자연스럽게 이 사건은 또 하나가 터질 때까지 망각되고 어느 사이에 싹 덮여져 있을 것이다.
이때즘에서 생각나는 건 김용운씨가 쓴 <제2건국론>의 내용들이다. (Chaos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민의 원형을 찾고 생산적이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자 쓰여진 책이다) 바로 한국민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트레이드마크인 쇄국주의와 사대주의의 깊은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도록 만든 찬란한 518년 조선왕조부터 지금까지의 지도자들이다....(물론 세종대왕같은 우수한 지도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통일 신라서부터 (고려 제외) 떡하니 옛 고구려 땅 다 내주고 이 나라와 민족의 주인은 중국입니다라고 못을 박은 뒤...조선시대말까지 (그리고 지금까지) 치우쳐진 폐쇄적인 쇄국/사대주의는 이 세상으로부터 국민을 고립시키고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었따. 국방의 의무야 뭐 중국이 맡아주고 있으니 지도층은 신경 쓸 필요 없었고 (사실 중국 입장에서 지형적으로 우리나라가 상당히 중요한 곳이었고 이 반도가 자신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좌지우지 될 경우 나라의 존속을 불사하고 우리나라에 원정군을 보냈다...그 여파에 망한 중국왕국도 몇 개 되고...그 역사가 계속 되풀이 되니 6.25 때 지내들 먹고 살기 바쁜데도 북한 원조오고...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게 아닐까)신경 쓰는 건 자신들의 정권 유지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518년동안이나 정권이 바뀌지도 않고 피비랜내 나는 당쟁 싸움을 해왔다.
그리고 그들이 그 때 행하던 몹쓸 관습은 현대 사회인 지금까지 남아 끈질기게 되풀이되고 있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국민의 관심을 좁은 곳에 집중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쓸데 없는 곳에 국민 개개인의 에너지가 낭비되니 국민 뿐만이 아니라 지도층까지도 (세계화 사회를 맞아...ㅠㅠㅋ) 뛰어난 외교 능력은 커녕 세계흐름에 대한 센스가 터무니 없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현상과 감정적인 부분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전체적 사건의 본질이라던가 원형을 영원히 놓쳐버려 생산적인 솔루션을 내고자 하는 것은 꿈같은 얘기고 비 생산적인 에너지 낭비만 주를 이룬다.... 항상 사건들은 다르지만 사건이 터진 후 우리의 반응의 과정은 똑같다...
우리에게 객관적인 것이 남들에게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일 수 있는 것.... 그렇다고 무식하고 우매한 국민들이다 욕하는 것도 우리 얼굴에 침 뱉는 일 아닌가...
일제 치하 동안 일본인들도 이러한 우리의 특성을 잘 알고 이용해 먹었다.... 그리고 해방 후에도 기득권 지도자층이란 작자들 또한 우리의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이용해 먹었다... '지역차별'이 바로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그리고 권력자들이 그들의 기득권 층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가장 자주 써먹는 가장 저질스럽고 잔혹한 정치 수법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똑같은 패턴에 놀아나고 있다.... 우린 그렇게 보이지 않는 그림자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다.